50여일 동안의 여정이 오늘 끝났습니다. 프로필 상으론 265시간 플레이, 게임 속 발자국 모드로는 약 175시간 채운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진짜 인생을 살지 못했네요... 다른 게임들도 거의 못 했고 정말 인생 게임이었습니다.
제가 재밌는 게임 잡으면 파고들 수 있는 건 대부분 해보는 터라 코록도 710개는 제가 찾고 (나머지는 어플로..)
모든 사당 + 4신수 + 최후의 시련 올클리어는 물론이고 보물상자도 모두 찾았습니다.
엔딩을 보고 난 뒤 여운에 잠겨서 남은 사진 사러 가면서 맵을 열었더니 바로 100%가 뜨더군요 ㅠㅠ
코록 다 찾았다고 생각했을 때 3개 남은것과는 전혀 다른 상황 ㅋㅋㅋ
개인적으론 제일 처음 맞닥뜨린 코끼리 신수가 제일 어려웠습니다. 원래 퍼즐 같은건 곧잘 하는 편인데 코끼리 신수는 딱 한 부분
어거지(?)가 있어서 거기서 꽤 헤맸네요. 경험치가 쌓여서 그런지 새 - 도마뱀 - 낙타 - 최후의 시련은 조금도 막힘없이 술술 풀었네요.
중간에 두어번 슬럼프가 오긴 했지만 대부분 코록만 찾아다니는 여행도 즐겁게 했던 것 같습니다.
특히 하이랄 성이 기억에 남네요. 음악도 음악이거니와 그 분위기가 하이랄 전반적인 느낌과 사뭇 달라서 야숨을 처음 하던 때의 재미를
느끼는 것 같은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검색해보니 저같은 분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깨알 같은 개그 포인트들도 좋았고, 제가 생각해도 너무 찐~하게 즐겨서 마스터모드는 못 할 것 같아요. 시작의 대지는 끝냈지만요 ㅎㅎ
얼마나 징하게 했는지.. 추가 대사가 있다는 정보를 우연히 보고 dlc 신수의 기억을 각각 5번씩 더 깼습니다..ㄷㄷ
여운이 길게 남을 것 같아요. 이제 무슨 게임을 해야 할지 고민도 되구요. 사놓은 게임은 한가득인데 이걸 어쩌나..
dlc스토리들이 정말 좋았습니다. 본편에서는 잘 이해되지 않던 캐릭터들의 관계를 확실히 잡아주고 모자란 부분을 알맞게 채워주네요.
영걸들의 노래 마지막 장면에서는 꽤나 찡했네요. 참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인데도 애착이 간단 말이죠.
저는 야숨이 스토리가 단점이라는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왕도적인 스토리를 어찌보면 안전한 연출이지만 깔끔하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이 중구난방으로 찾게되어서 그렇지 저는 가논 잡기 직전에 모든 기억을 다시 순서대로 쭉 봤거든요.
젤다가 처음엔 별로였는데 다시 쭉 보고 엔딩까지 달리니까 젤다 캐릭터의 고뇌와 링크와의 갈등 같은게 잘 와닿더군요.
하나 아쉬운 점은 아무리 시리즈의 전통이라지만 컷신에서까지 말 한마디 안 하는 주인공은 좀 답답했어요.
상대방만 한참을 떠들고 아무런 반응도 없으니까 오히려 주인공한테 이입이 덜 되는 느낌
혹 후일담이 없어서 스토리가 아쉬운 거라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어려운 것도 아니고 엔딩 후에 젤다와 영걸들의 마을에 가서
간단한 대사를 나누고 카카리코 마을에 가서 임파랑도 해후하고 그런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다른 게임도 아니고 고작 미니 챌린지를 깨는데도 전혀 상관 없다고 생각했던 NPC의 대사가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와 이런 디테일이~ 하면서 감탄했던 야숨인지라 더더욱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투의 재미가 떨어지는게 단점이네요. 라이넬은 계속 잡아도 재밌는데 다른 보스급 몹인 히녹스, 몰드래고, 바위록은 정말 노잼...
게다가 마지막 보스인 가논은 패턴이 진짜 한숨이 나올 정도더군요. 그냥 덩치 큰 가디언 + 비행훈련장이라니..
이런 점을 다 감안하더라도 제 마음속에서 야생의 숨결은 만점입니다. 음악, 그래픽, 게임성, 탐험 등등 완벽에 가까운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런 게임을 또 할 수 있을까요? ㅠㅠ 꿈꾸는 섬 리메이크는 얼마나 재밌을까요? 그때가 되면 또 이 게시판을 열심히 들락날락 거리겠죠.
새롭게 하시는 분들 계속 즐기시는 분들 모두 즐거운 젤다 라이프 되세요~!
그럼 이제 스카이림을 하세요 젤다보다 더 방대합니다. 젤다가 어린이용 오픈월드게임이라면 스카이림은 성인용 ㅎㅎㅎ
"저는 야숨이 스토리가 단점이라는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왕도적인 스토리를 어찌보면 안전한 연출이지만 깔끔하게 잘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이부분 적극 공감합니다. 스토리가 왕도이고 단순해서 그렇지, 단순하다는게 나쁜게 아닙니다. 세계관은 탄탄하고 연출은 A급 입니다. 이부분에서 나쁘고 모자랐다면 메타 고득점은 어려웠을꺼에요. 워낙 게임성이 출중해서 그렇지 스토리로 까일만한 부분은 없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