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가 없어서 이스7은 못 해봤고.. 어쨌건 이스 시리즈는 이스 오리진 이후 오랜만에 해봤습니다.
여태까지 나피쉬팀, 페르가나, 오리진 정도 밖에 안 해봤지만요.
팔콤겜은 이스 몇 개, 궤적시리즈 전부 이렇게 해봤는데 이스8 이거 생각도 안 했는데 대단한 작품이 나온 느낌입니다.
근래 팔콤 게임에서도 괄목할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어요.
※ 이하는 스포일러 왕창 써놨으니까 주의를
일단 눈에 먼저 들어온건 아돌의 얼굴이 아주 제대로 나왔다는 점이었습니다.
여태까지 2.5등신 캐러가 폴짝폴짝 뛰는거 밖에 못 봤고 이스7은 안 해봤지만 스샷으로 봤을 때도 얼굴 클로즈업은 거의 안 나오더군요.
캐릭터 모델링도 섬궤2랑 좀 달라서 얼굴 표정이 잘 나와서 생각보다 만족했습니다.
아돌이 설정상으론 굉장한 수다쟁이라는데 시리즈 전통상 말 한마디는 안 했지만 표정으로 다 보여주더군요. 만족.
그리고 동료 시스템인데요, 첨에 인연도랑 선택지 보고서 섬궤가 떠올랐습니다. 인연도로 엄청 욕 먹은 그 시리즈요.
근데 이스8 에서 인연도는 퀘스트를 맞물려 굉장히 재미있는 시스템이 되어있었습니다.
갠적으로 섬궤 만들면서 지적당한거 전부 고쳐서 나온게 이스8 같다는 느낌이더라고요.
안 해도 딱히 무리는 없지만, 엔딩 시점에선 전 캐릭터 인연이벤트 보는게 크게 어려운 것도 아니고요.
관련 퀘스트 1개, 선물 1개 정도 해주면 무난하게 인연이벤트가 나오고, 표류촌이라는 상황에 맞물려 자신의 이야기를 해주는게 좋았습니다.
섬궤에서 인연도 시스템이 욕먹은건 메인 스토리랑도 관련있는 캐릭터의 중요 에피소드까지 인연이벤트로 해놔서 욕을 먹은거였지만
이스8 인연이벤트는 자신의 결의, 약간의 과거 이야기 정도로 딱 적당한거 같아요.
인연이벤트 중엔 흄멜이랑 수녀님이 갠적으론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수녀님은 처음부터 신만 찾아서 비호감이었는데 신을 찾기 전에 먼저 사람으로 최대한 할 수 있는 것을 행하자, 라고 바뀌더군요.
그리고 이스 시리즈에서 이렇게 주요 NPC가 많이 나오는 것도 꽤 드문거 같은데
이번엔 아돌 말고 다른 사람들도 전부 표류해서 그런가 생각보다 괜찮은 스토리가 나와준거 같네요.
그래픽 부분인데 전 처음에 롬바르디아 부분 나왔을 때 그래픽 보고 잠깐 짜게 식었는데
세이렌 섬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거.. 생각보다 (팔콤치곤)그래픽이 괜찮은데? 이런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특히 맵들이 전부 이어져있는 부분이 멀리서 봤을 때 배경으로 쭉 보이는게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돌아다니면서 어 저기 있는 큰 소나무는 뭐지? 했는데 나중에 그 지역에 가니 그게 로케이션포인트인걸 알았을 때의 느낌이란.. 크.
참고로 전 표류촌 근처에 큰 나무 있는 섬이 최종던전 뭐 그런거일줄 알았는데 걍 지나가던 이벤트 장소더군요. 아쉽.
그리고 이 진엔딩 보스와의 대결 장면에서 드디어 '이야 그래픽 좋다' 이런 생각까지 해버리고 말았죠.
직전에 니어 오토마타와 호라이즌 제로 뎐을 했는데 말이죠..
이스8이 지금보다 그래픽이 뛰어났다면 물론 더 좋았겠지만,
적어도 그래픽 때문에 게임가치를 떨어트릴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를 못 줄지언정 적어도 - 요소는 아니었다 정도?
건물 폴리곤만 좀 고치면 좋겠더군요. 배경그래픽은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히로인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또 다른 주인공이었던 다나 양.
디자인부터 제 취향을 덕지덕지 구현해놓은거 같은 소녀였는데(긴 파란머리, 아담한 키, 빈유, 반월도 등등)
일단 저는 스포를 최대한 피해서 꿈에서 만나는 소녀, 로 알다가 나중에 아돌일행과 합류하는거 보고 깜짝 놀랐고
그 뒤에 이어지는 이타니아 시점 에피소드랑 엔딩까지의 내용 보고 감탄이 나오더군요.
여린거 같지만 강인하고 자기주관 확실하고 인류애도 있죠. 게다가 잘 싸워요. 이쁘기도 하죠.
그야말로 여신님이에요. 근데 진짜 여신님이 되던..
'이오'라는 캐릭터는 개인적으로 별로 안 좋아했습니다.
좀 작위적인 캐릭터 같았고, 데우스 마키나처럼 난 사실 다 알고 있지만 안 알려줄거지롱 이런 분위기가 풍겨서..
팔콤이 좀 자주 써먹던 소악마 캐릭터 컨셉(궤적시리즈 렌 같은)이라 그닥 기대는 안 했는데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로 나오더군요.
정체는 사실 석판에서 현자에게 감화된 소녀 종자 얘기 나올 때부터 대충 짐작하고 있었습니다. 옷이 똑같잖아..
별로 호감가는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결전 후 대화랑 브금 듣고 호감도가 올랐습니다. 보스 브금 중엔 제일 맘에 드네요.
여담인데 이오의 에피소드를 보려면 지하성당 최하층까지 가야하는데..
1층 남겨두고 다나 과거 이야기가 끝나버려서 못 보고 끝나는줄 알았습니다.
알고보니 최종보스 깨기 전에 수정만 만져주면 언제든지 다시 갈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진엔딩 후에 이오 에피소드를 봤네요. 못 보신 분들은 꼭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돌이 말을 안 하지만 팔콤 특유의 개그센스도 여기저기 나오더군요.
특히 다나와의 기억을 잊어서 양색금에 대한 것도 잊자 아 한번이라도 양색금을 보고싶다~ 이러니까
선택지에서 아돌이 이 검이 그건대요 뜨는거 보고 빵 웃었습니다.
첨엔 좀 비호감으로 시작한 인물들도 있었지만 플레이하다보니 대부분 호감캐로 변하더군요. 귀족아저씨랑 살인귀 빼고요.
엔딩에서 동료들의 이후 이야기를 풀어주는거보니 역시 이후 시리즈에선 나올 일이 없을거 같고
이스는 차기작으로 전작 얘기 많이 안 나오는 편이지만 그래도 까메오 정도로 언급해주는건 어떨까 할 정도로 이번 동료들이 마음에 들었네요.
셀세타의 그리젤다도 나왔으니까 리코타랑 타나토스는 잘 하면 차기작에서 나와줄지도 모르겠네요.
전투는 시원시원해서 맘에 들었고, 엑스트라 스킬이 1개 뿐인거랑 이펙트 스킵 안 되는거 빼면 다 좋았습니다. 손맛이 좋더라고요.
브금은 말할 것도 없이 갓브금이었고요. 스토리는 기대 안 했는데 훌륭했고, 캐릭터텔링도 잘 되어있더군요.
팔콤 섬궤3도 좀 기대되고 언제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스9도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담인데 초회 특전으로 설정집을 주더군요. 전 그거 별 생각 없이 보다가 중대 스포일러를 5개쯤 봐버린거 같습니다.
스포 피하려고 나무위키도 안 키고 루리웹도 안 들어왔는데.. 큽.
설정집 스포일러라니ㅠㅠ 스크린샷 중에 저도 감탄하면서 스크린샷 찍은 장면이 몇 개 보이네요ㅎㅎ 이벤트는 단순 대화는 R로 넘기는 수밖에 없고 스크립트 처리되는 건 option으로 스킵이 가능합니다.
진엔딩 직전 여명이 비추면서 A to Z 도입부 피아노 연주가 나올때 소름이 돋았습니다 비타로 했는데도 말이죠. 이럴땐 이스 8 안한 뇌 사고싶어요 ㅠㅠ
브금 제목도 멋지지 않나요? A to Z 라니 적절하다 ㅠ
클리어 후 설정집을 보니 이건 뭐 자폭..............
그래서 전 설정집 안 보고 놔두다가 까먹고는 합니다.....이번에 이스8 설정집 보관하려고 딱 봤더니 "나중에 봐야지~"하고 버려뒀던 절대절망소녀 설정집이....ㅋㅋㅋ 확실히 섬궤2에서 욕 드릅게 먹었던 걸 모두 고친 느낌이 딱 좋았습니다. 원래 이스는 정통 RPG 느낌이라 NPC들은 궤적 시리즈에 비해 모브였는데, 이번에는 수가 적어선지 뭔지. NPC 마라톤도 할 만 했고요. 섬궤 인연 이벤트도 딱 이 정도만 해주면 좋으련만......재너두처럼 맹물로 하거나, 아니면 주요 이벤트를 인연 이벤트에 배치해서 메인 이벤트에서 공기 만들기. 제발 안했음 좋겠습니다.... 게다가 공략왕도 좀 그만했으면....팔콤 시리즈는 원래 동료들끼리의 러브스토리가 진짜 좋았는데 말이죠.
맞아요. 티타랑 애거트를 팬들이 얼마나 좋아하는데..!
셰라&올리비에라던가, 진&키리카라던가. 하궤때 그것 때문에라도 캐릭터들 분량 살고, 입체성도 생기고 정도 가고 했던 거 보면 진짜.....솔직히 로이드 정도면 뭐 그러려니 하겠는데. 섬궤는 보면 알리샤를 메인으로 미는 것 같은데 왜이러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