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전에서 방문수령 후 스토리모드 전원 클리어 하고 아레나 모드 좀 뛰고 느낀 점을 간단히 올려봅니다.
개인적으로 토니 선생이 참여한 샤이닝 시리즈에 호감을 갖고 꾸준히 사기도 했고 격투게임에도 애착을 갖고 있는 편인지라
아케이드판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부터 관심을 제법 갖고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와 장르가 합쳐졌으니 기대해봄직하지 않을까란 생각에서요.
다만 아케이드판이 처음 로케 테스트 때 반응이 영 좋지 않았고(장풍을 뛰어넘을 수 없던 캐릭터가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캐릭터의 모션이 어설픈 3d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딱 그것인데다가 외주를 담당한 개발사도 격투게임을 전문으로 만들던 곳이 아니란 게 밝혀져서
또 토니 일러스트에만 목숨 건 그저그런 게임이 나오겠다는 생각에 기대를 접고 있었습니다.
역시 예상대로 아케이드판 정식 출시 후 반응이 미적지근 하긴 했는데 패치를 거듭하면서 게임이 괜찮아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정용 발매가 되면 그래도 할만한 수준은 되겠구나라고 좋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결론적으로는 이번에 이식된 가정용은 그 작은 기대를 배신한 게임이 되어버렸네요.
일단 기본적인 대전 감각은 생각외로 꽤 괜찮습니다.
그동안 영상에서 봐온대로 어색한 모션이 다소 거슬리기는 하지만 조작감이나 타격감이 괜찮아서 하다보면 크게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닙니다.
콤보 시스템도 같은 통상기를 계속 넣으면 이후 추격타에 제한을 넣는다던지 하는 식으로 적절히 조절해서
단순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복잡하지는 않은 수준으로 적정선을 지키고 있구요.
게이지를 사용한 반격 시스템이나 파트너를 활용한 압박 등 공방 시스템도 의외로 잘 갖춰져 있습니다.
다만 걱정했던 격투게임으로서의 기본을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함량미달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일단 발매전부터 말 많았던 온라인모드의 부재...게임 자체가 할만해졌다고는 하나 정작 대전을 즐길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하다못해 이 블레이드 아크스보다도 더 마이너한 격투게임(원래 비슷한 시기에 나와야했으나 발매가 연기된 연희 연무라던지 5pb의 팬텀 브레이커 같은 게임)들도
갖추고 있는 게 온라인 대전인데, 이 게임은 그 기본마저도 못해주고 있죠.
단순히 개발사의 능력탓만 하기에는 퍼블리셔인 세가의 문제도 크다고 보여집니다.
예를 들어 아크시스템의 경우 퍼블리셔로서 활동할 경우에는 자사의 넷코드와 온라인 환경을 지원하는 식으로
언더나이트 인버스나 알카나 하트를 발매한 전례가 있죠. 자사의 ip가 아닌 게임도 퍼블리셔로 활동할 때는 이런식으로 지원해주는데 세가는 도대체가...
그리고 온라인 대전이 빠져있다면 혼자 즐길 요소라도 충분해야하는데 이 게임은 그마저도 참 부실합니다.
오프닝조차 없는 썰렁함을 시작으로 처음 메인메뉴화면에 들어가면 참 휑~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혼자서 즐길 요소라고는 스토리모드, vs모드, 아레나 모드(일종의 서바이벌 모드입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튜토리얼이 없는 건 그렇다치고 요즘 격투게임에는 예의상 들어가는 콤보 챌린지 모드 같은 것도 찾아볼 수가 없고...
스토리모드는 발매 전에 굉장히 홍보하긴 했지만 그 볼륨은 딱 격투게임 아케이드판에 들어가는 그 정도 수준에 불과합니다.
전투 전에 서로 몇 마디 나누는 게 전부인 전형적인 그것이요. 게다가 스토리모드 중에 만나는 모든 적에게 대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나마 이 부실한 스토리모드를 한 번 클리어하고 나면 할 수 있는 거라곤 아레나 모드 뺑뺑이 돌면서 cg 해금하는 게 전부입니다.
cg들은 토니가 담당한 역대 샤이닝 시리즈에 쓰여진 일러스트를 망라해놓기는 했는데...
토니의 개인 코멘트는 고사하고 최소한 이 일러스트가 어떤 용도로 쓰였던 일러스트인지조차(예를들어 샤이닝 하츠의 점포 특전 일러스트로 사용이라던지)
표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냥 ps4로 볼 수 있다는 걸 제외하면 그동안 나온 화보집에 비할 수도 없어요. 뭐 굳이 좋은 점을 찾자면 스크린샷을 캡쳐해서 파일로 보관할 수 있다는 점이 있긴 하겠네요.
결론적으로 온라인모드의 부재가 너무나 크고, 온라인 모드가 빠진 만큼의 공백을 싱글 컨텐츠가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조금만 더 신경썼더라도 이보단 나은 결과물이 나왔을 것 같은데 참 아쉽네요...
저도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구입했지만 기대를 상콤하게 밟아주네요
구매전 구입고민 했는데 도움돼네요 게임 개발사들이 유저의견 안듣는곳이 많은지.. 제가 게임 기획한다해도 온라인 짧은스토리, 오프닝 , 절대 안뺄텐게 말이죠
온라인 요소가 없는게 가장 큽니다. 애초에 유명해서 기대하던 게임은 아닌지라 하는사람이라도 같이 온라인으로 즐겨야 하는데 완전 배제가 됐으니 해보지도 않고 반쪽짜리 게임이 된거 같습니다. 일본에서는 오프라인이 활성화 되어있다는데 우리나라는 전혀 그런게 없어서 더더욱 이 게임을 해야하는 이유가 없는거죠. 적어도 이 게임이 오래 있으려면 온라인을 패치로 넣어줘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오래 파보려는 코어유저를 제외하면 몇달만에 사장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