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하니까 그냥 집어넣은 브금)
제가 발하임을 시작하기 전엔 게임 내에서 건물을 구조부터 쌓아올리는 경험이 폴아웃 4가 유일했습니다. 폴아웃 4의 건축 부품들은, 발하임과 비교하자면 부속이라기보단 모듈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면 벽을 세우고 싶다면 1m 벽 2개 + 나무기둥 2개 + 45도 지붕 2개를 이은 벽과 2m 벽 4개를 붙인 벽 뭐 이런 종류중에 골라서 짓는거죠.
심지어 작은 집과 큰 나무집 등등 집도 프리셋이 존재했습니다 ㅎㅎ 그러다보니 제가 발하임 초기 건물을 지을 때는 창문과 발코니, 공간 구성 모두 폴아웃 4의 부품 모양을 따서 지었죠. 짓다 보니 그래 되더라고요...
그런 건축 경향이 바뀌게 된 게 유게랑 발하임 게시판 눈팅을 하면서였습니다. 엘더를 잡고 이제 내가 팁이 필요한 때가 온 거 같구나 하면서 발하임 검색 때려보니 멋진 건축하신 분들이 많았고, 또 저기 물건너 레딧의 현자들도 뵙고 말이죠 ㅎㅎ 건축센스야 없는 놈이었으니, 실제로 한 거는 그냥 베끼는 거 뿐이었습니다만 나름대로는 내가 그걸 지었을 때 보기 어떤지, 나는 어떤 모양을 좋아하는지 등등 생각하면서 재미있게 놀았네요.
그리고 최근에는 재건축에 맛을 들렸습니다. 주 거점 재건축을 시작으로, 기존에 지었지만 아무래도 아쉬운 점이 많았던 그런 건축들이 한둘이 아니었는데 레딧에서 배웠던 어떤 집짓기 노하우가 제 마음에 쏙 들어서 지금이라면 그 때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할 수 있을 거라는 근자감이 들었거든요. 지금의 저라면 한국을 유리궁전으로 도배한 높으신 분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실 주 거점에 지을 대륙횡단다리에 들어가는 자원이 너무 상상초월이라(일단 계산만 해보니 철만 최소 1350개가 들어갑니다) 질린 나머지 일단 리모델링 쪽으로 선회를 한 쪽에 더 가깝긴 해요 ㅋㅋ...
사족이 길었네요. 아무튼 오늘 소개해드릴 두 집은 과거에 지었던 거점에서 아쉬운 부분을 나름 체신 양식을 적용해서 제가 보기에 좋게 고쳐본, 그런 사례입니다.
1. Torch house
제가 목초지에서 거점을 다 짓고 제딴에는 첫 원정을 떠났다가 '여기 정말 위치가 좋군' 싶어서 검은 숲 안에 지었던 제 첫 원정 거점입니다. 지금와서 보면 에이크쉬르 버프가 식기 전에 주 거점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긴 한데 당시엔 '우오오옷!! 모닥불 위에 고기를 걸면 구운 고기가 된다 바이킹쿤 스게에에에에' 하던 시절이라 ㅋㅋㅋㅋㅋ
이름이 Torch House 가 된 이유는 간단합니다. 밤이면 밤마다 떼거지로 몰려오는 회색 난쟁이들 쫒아볼려고 횃불을 오지게 꽂았거든요. 포탈 지을 수르틀링 핵도 없고, 어찌저찌 간신히 용해로랑 숯가마 하나씩 지어서 열심히 구리 녹이다보면 그렇게 밤이 깊어지고 전쟁이 벌어졌죠. 집 안에서 투사랑 주술사들한테 다굴맞아서 죽었을 땐 헛웃음만 나왔었습니다 ㅋㅋㅋㅋ
이 녀석을 지었을 때 원래 계획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 경사진 곳이니 불을 낮은 곳에 피우고 한단 높여서 1층으로 쓰면 구조가 재밋어질 거 같다.
- 주 거점 1층은 너무 복잡했으니 단순하게 짓지만, 역시 침대는 2층에 둬야 한다!
- 아래층엔 발코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의 결과가 바로 윗짤입니다. 2층에 놓고 싶었던 침대는 그놈의 거리제한 때문에 결국 실패하고, 짓고 싶었던 발코니는 왠지 폴아웃 4의 '그 부품' 느낌이 나버리고, 이유는 모르겠는데 건물도 좀 밋밋하고 그랬죠. 막상 짓고 살았던 때에는 먹고살기 바빠서 '내가 뭐 그렇지' 하면서 별 감흥도 없었고, 나중에는 주변 자원도 고갈되고 주 거점이 완전 메인이 되면서 잊혀진, 그런 거점이죠.
그래서 이 건물을 재건축 할 때는 위의 사항들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금방 다시 지을 걸 알면서도 괜히 아쉬워집니다 ㅋ
1층의 발코니는 기존의 형상을 이어간단 느낌으로 지었고, 한 단 아래로 내리는 화톳불이라는 아이디어는 그대로 계승을 했습니다. 다만 계단을 달아보니 기존의 그 각진 느낌이 줄어들어서 조금 애매하긴 한데, 일단 집 안에서는 점프를 안해도 모든 곳을 갈 수 있도록 짓는 편입니다. 걸이식 화로도 달긴 했지만 화로 위치가 집 중앙으로 가니깐 자연스레 2층 침대도 가능해지더군요 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횃불과 화로를 예전만큼 다시 달아줘서 화사한 느낌을 다시 살려줬습니다. 오히려 요즘 아무 이유없이 다시 찾아오기도 하고 제 마음에 들게 잘 된 케이스네요.
2. Pinebeach house
다리 오른쪽에 보면 뭔가 여기저기 구멍난 형상의 집이 보이실 건데 그겁니다. 제가 이곳에서 처음 소나무의 존재를 깨달아서 거점 이름을 pinebeach로 지은 곳입니다. 키 큰 전나무넹 ㅎㅎ 이러고만 있었는데...몽총이 ㅠㅠ
여기는 다리짓기 테스트베드로 지어본 곳인데 -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하나 이상의 작업대를 사용한 첫 작업이 되겠네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예전에 지은 저 건물이 초라해보이더라고요 =-=;
그래서 '경사진 곳에 지을만한 아이디어'가 생기면 다시 짓기로 했는데 어느날 좋은 컨셉아트를 발견해서 이곳에 짓게 되었습니다.
https://fzdschool.com/blog_posts/for-students-designing-your-surroundings
이겁니다. 제가 이거 보고 어 이거 거기에 지으면 되겠는데? 하고 바닥 견적 재보니까 딱 맞아떨어졌을 때 정말 기뻣지요.
이 건물을 지을 때는 나름 고생을 했는데, 건물 짓는 초반에 컨셉아트를 제가 잘못 이해한 것이 있어서 고쳐 짓느라 고생을 좀 했거든요 ㅋㅋ...
이게 제가 처음 지었을 때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게 나중에 다시 고쳐지었을 때의 모습이고요.
캐릭터 뒷면으로 보이는 간이부두나 용 대가리가 2개로 늘어난거, 아래쪽 침실건물 위에 들보로 윤곽선 잡아준 것은 그냥 추가요소고, 핵심은 맨 위의 발코니 부분의 폭이 확 줄어들었죠. 이게 내부 구조에 정말 큰 영향을 줬습니다.
고쳐짓기 전의 내부 구조입니다. 작업실엔 창문도 없이 어둡게 유지한다던가, 방패걸이라던가 화로 주변에 장비 두기라던가 나름 컨셉아트 내부의 인테리어를 최대한 반영을 해봤습니다 ㅋㅋ...
중간층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스샷 왼편에 화로에서 뻗어나온 덕트같이 생긴 구조는 덕트가 맞습니다. 연기가 덕트를 타고 현관문 위에 있는 환기구로 빠져나가죠.
'왜 난간을 달지 않고 놀이기구 안전바 마냥 통나무를 달았지?' 란 생각을 하실 수도 있는데, 난간을 달면 딱 플레이어 눈높이가 난간으로 가려졌습니다. 카메라가 윗층 천장에 눌렸거든요.
그리고 이게 고쳐지은 다음 내부 인테리어입니다.
집 안이 확 넓어보이더군요. 특히 통나무로 만들지 않고 1m 높이로 난간을 지어도 카메라 앵글이 여유가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내려다보는 뷰가 되어서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고치기 전 최상층의 모습입니다. 고치기 전에는 '다락방'의 느낌이 너무 강했고 저도 지으면서 어.........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래서 컨셉 아트를 다시 찾아봤었죠.
우상단의 모델링을 보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최상층은 다락방이 아니라 원래 1층을 내려다볼 수 있게 설계된 전망대 였다는 것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양 옆을 허물어서 1층이 내려다보이도록 트고 지붕도 2중 지붕으로 다시 설계하고 한 것이 아래의 모습입니다.
아 공간을 트니까 느낌이 이렇게까지 달라지는구나 솔직히 컨셉 아트 그린 분께 엄청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중앙의 쇠기둥은 컨셉아트 존중 차원에서 양 옆으로 붙여도 사실 구조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횃불을 저기 저렇게 중앙에 다는 게 광원이 더 예쁘게 퍼져서 그냥 저렇게 내비뒀습니다
멋진 컨셉 아트를 발견한 게 끝이 아니라 그걸 제대로 이해하고 또 어느 부분을 고쳐 쓸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던 건물이었네요.
"바닷가, 이상 무"
침실은 아래와 같습니다.
수상해보이는 문짝이 하나 보이죠.
문을 열면 건물 아래의 공간으로 나오게 되고, 여기서 그대로 바깥으로 빠져나올수도 있습니다. 짓다보니 이렇게 되었는데 개구멍 하나 있으면 구조가 재미있어질 거 같아서 그냥 냅뒀습니다 ㅋㅋ..
측면샷은 보시다시피 별로 멋이 없어서 잘 안찍으려 합니다 ㅎㅎ
사실 아래에 간이부두도 컨셉아트를 재현해보자! 하고 의욕적으로 시작했었습니다.
요것인데, 특히 물가에 들어가는 부분을 넓대대한 판자를 한단한단 아래로 내려가면서 만든 것이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래서 한창 열심히 만들고 지붕만 딱 이어주면 됬는데... 제가 벽 높이를 1m 차이나게 만들어서 글쎄 지붕에 유격이 나버리더라고요. 깊은 빡침에 전부 박살내고 그냥 간이부두로 만든 게 저겁니다.
아무튼 이곳은 생각보다 고생을 너무 많이 했지만, 컨셉 아트를 내 세상 안에 구현한다는 게 생각외로 즐거워서 짜증나지는 않았습니다. 내부구조도 재미있고, 다 짓고나니까 컨셉 아트 따라하겠답시고 쓸데없이 작업대랑 대장간 레벨도 올려놔서 자주 들락날락 하고 있네요 ㅋㅋ...
이거 짓느라 철을 꽤 쓰긴 했지만 어쨋든 철이 대충 900개 정도 남았고, 숙원사업인 주거점 다리건설을 위해선 철이 500개 가량 더 필요하더군요. 마침 좋은 늪지대 하나를 찾았고, 거점으로 쓸 장소가 꽤 재미있는 구조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예전에 거점 터로 잡았던 북부 심층 지역(Deep North)도 레딧에서 돚거할만한참고할만한 멋진 건물을 봐서 한번 제 식대로 만들어보려 합니다.
다음 제가 스샷을 올리게 된다면 아무래도 두 거점 관련이 되겠네요 ㅎㅎ 열심히 지어서 다시 글 써보겠습니다.
그럼 다들 즐거운 바이킹 라이프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점점 발전하시네요. 전 유튭에서 보면서 영감 얻으면서 조금식 발전 시키고 있습니다. 이게 지어봐야 알더라구요. 유튭 보고 비슷하게 지어보면 이런 저런 난관 생기고 해결하다 보면 생각했던것과 틀리고 짓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 생기고 이런거 반복하더군요.
멋지네요. 나름 컨셉을 갖고 그대로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는게 마냥 부럽습니다. 전 그냥 손 가는대로 의식의 흐름으로 짓다보니 건물형태가 점점 산으로 가는..;; 저도 이것저것 지어서 글 올리려고 스샷은 제법 남겨뒀는데, 최근 지은 건물은 제가 시청 중인 유튜버님이 영상으로 올려주셔서 여기엔 따로 올리지 않게되네요ㅎㅎ;
칭찬 감사합니다 ㅎㅎ 사실 요즘 엄청 잘 짓는 분들이 많으셔서 이거 짓기 전에 한번 따라해 봤는데 잘 되진 않더라고요. 제 방식은 아무래도 이런 건가 봅니다. 유투브에 소개되시다니 축하드리고, 건승 기원합니다!
ㅋㅋㅋㅋㅋ 점점 발전하시네요. 전 유튭에서 보면서 영감 얻으면서 조금식 발전 시키고 있습니다. 이게 지어봐야 알더라구요. 유튭 보고 비슷하게 지어보면 이런 저런 난관 생기고 해결하다 보면 생각했던것과 틀리고 짓다보면 새로운 아이디어 생기고 이런거 반복하더군요.
감사합니다. 직접 해보고 손에 익으면 다음 작업이 많이 수월해지죠 ㅎㅎ
이야.. 발하임 하다 보면 동네에 이쁜집들 보면서 저렇게 지어 볼까 했는데 컨셉 아트도 좀 봐바ㅗ야 겠네요
멋진 것들이 많더라고요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