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볼 깎는 아재 유리달입니다. 이번에는 모처럼 귀여운 볼가이로 돌아왔습니다.
이거 실은 8월에 만지작대던 거였는데... 하여간 이번에는 뭔가 특이한 부품을 가져왔습니다.
아틀라스 건담이었나요? "썬더볼트"에 등장한 볼을 개조한 건담이라는데 어쨌거나 거기에 들어있는 부품입니다. 뭔가 비슷한 모양을 찾아다니다 발견하고 부품만 따로 구해왔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과 모양은 비슷하지만 두께는 많이 부족해서 부품 두 개를 잘라 붙여 폭을 넓히기로 합니다. 볼 머리에는 그 폭에 맞게 커다란 홈을 내주고요.
두 부품을 접착한 뒤 에폭시로 덮어씌우고는 갈아내면서 모양을 다듬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좌우 대칭과 곡률을 딱 맞추기가 쉽지 않네요. 뭐 세세한 건 나중에 수정하기로 하고...
앞쪽은 자연스럽게 수렴되지만 뒷쪽은 붕 떠있으므로 수습을 해야겠죠? 마찬가지로 아틀라스 건담의 원 부품 두 개를 합쳐 뼈대로 삼고 사이를 채워넣은 뒤 깎아내면서 모양을 만듭니다. 볼의 뒷통수에는 이 부품이 들어갈 자리를 만들구요.
대보고 밀고를 무념무상으로 반복한 끝에 결국 모든 부품이 맞춰졌습니다. 와 실력 없는 형편에 많은 곡면이 한 데 겹치는 작업은 쉽지 않네요;;;
디테일업을 위한 소품으로 왕년 자동차 모형에 쓰려고 재어둔 스프링과 레고 테크닉에서 쓰이는 주름관, B 워커 이지에서 쓰고 하나 남은 썬더볼트 짐의 폴딩 암도 마져 가져와 정리해 붙여 머리통이 대강 나왔습니다.
어쩌다보니 스프링이 디테일의 핵심이 되었네요. 몸통에 구멍을 내고 어깨뽕(?)도 만들어 주고, 등의 돌기도 만들어 주고~ 옵션 파이프와 리드선, 적당한 부품을 조합해서 꼬리도 만듭니다. 원래는 여기까지 하고 나머지는 붓으로 적당히 그려줄 생각이었는데...
붓으로 그리는게 도저히 모양이 안날 것 같아 결국 디테일을 추가하기로 합니다. 뱃가죽 한 마디를 잘라내고 스프링으로 복근(?)을 만들어 넣고, 프라판을 가늘게 뽑아 갈비뼈(??)도 붙여줍니다. 팔다리에도 여기저기 파내고 스프링을 집어넣었죠.
여기서 잠깐 건너뛰어 추가 재료로 쓰고 남은 30MM 장갑돌격메카의 몸통과 30MM 포르타노바에 들어있던 로이로이?를 투입합니다. 장갑돌격메카 자체가 안에 부속 메카를 수납하고 있기는 한데 크기도 형태도 마음에 안들어서 따로 가져왔죠.
모양이 다른 메카를 수납하기 위해 안팎으로 걸리적거리는 것들을 걷어내고 머리 뚜껑의 빈 부분은 안쪽에 들어가던 부품의 한 구석을 잘라 막았습니다. 포르타노바의 로이로이가 형태는 좋은데 다소 껑충해서 몸통 밑판을 뒤집어 붙여 높이를 줄이고 발도 잘라낸 뒤 다시 붙이면서 각도를 낮춥니다. 다른 로이로이에서 발 두 개를 잘라와 추가하고 본체와 같은 방식으로 꼬리도 만들어 줍니다.
다시 한 번 점프해서 30MM 알토의 헤드, 그 헤드에 붙는 무언가의 옵션, 그 외 짜투리 부품과 관절 등등을 모아왔습니다.
머리를 길쭉하게 늘이고 굴곡을 주기 위해 알토 헤드와 옵션 부품 사이를 채워넣고 다듬습니다. 아래쪽 빈 자리에는 본체에 썼던 레고 주름관 조각을 잘라넣고 외계의 증명(?)인 파이프 디테일을 위해 적당히 자리를 파낸 뒤 스프링을 끼워넣었죠. 몸통의 뒷부분은 파이프 부품들을 크기 순서대로 연결하고 축관절로 윗부분과 연결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들어진 부품들을 모두 조립해서 외계에서 온 우뢰.. 아니 볼가이의 생태 연구 패키지(?)가 구성되었습니다. 뭔가 좀 억지스러운 것도 같지만 흐흥, 제가 하는게 다 이런 식이니까 괜찮습니다!?
최종 정리하다보니 중요한 머리통이 불량이라 에폭시를 다시 씌우고 새로 모양 잡느라 시간을 또 잡아먹었습니다. 빡친 김에 왕년 자동차 모형 만들듯이 빡세게 정리하고 검은 밑색 깔고 은색 칠하고 스모크로 오버 코팅! 근데 그냥 라이트 건메탈 도장한 것과 별 차이가 없네? orz 실력있는 제작자라면 버큠폼같은 방법으로 이 부분을 클리어로 뜬 뒤 내부의 이너 스컬까지 재현하겠지만 어휴, 전 그렇게까지는 못합니다.
모양 만드는데 한 세월 걸린 거에 비하면 색은 허무할만큼 단순하네요. 부분 도색할 꺼리도 없이 그냥 저먼 그레이, 다크 옐로우, 군함색 칠하고 끝? 물론 이대로는 너무 무성의해 보이니까 살짝 덧칠을 해야겠는데 볼가이 시리즈가 원래 깔끔 단순 도장이 기조였다보니 어디를 어디까지 할지 고민하다가 역시 얼렁뚱땅 마무리하고 완성했습니다.
우주를 여행하던 볼가이는 MM-30 행성에서 멋진 항아리?를 발견하고 가져왔습니다. 이 안에 뭔가 담겨있나 봐요!
이 항아리는 행성의 토착 애완동물을 담은 선물 상자였던 모양입니다. 귀여운 동물이 들어있어요!
이 외계 강아지는 얼굴을 핥는 걸 무척 좋아합니다. 아하하 요 녀석~ 그만해 간지럽다구~
그런데 볼가이의 품 속에서 또 다른 외계 동물이 나왔습니다! 항아리를 열었을 때 옷 속에 숨었나 봐요.
먼저 강아지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볼가이를 닮은 것 같기도 한 이 귀여운 동물은 무럭무럭 자라서~
외계 볼가이가 되었습니다!! 원래 볼가이는 어떻게 됐냐구요? 글쎄 안 보이네요~
앞뒤로 뻗은 머리, 길게 말린 꼬리, 등에 돋아난 돌기, 몸 여기저기의 파이프까지 참 이상한 구석이 많은 수수께끼의 볼가이입니다.
우주에서는 어차피 듣는 사람 없으니 괜히 언성 높이지 말고 조용조용~
마을 주민들이 외계의 볼가이를 환대합니다.
'이름이 어떻게 되니?' '보.. 볼로모프 XX79' '어디서 왔니?' '저도 몰라요' '저런 불법 체류인가 봐'
'뭐 잘 하는 건 있고?' '입에도 손이 있으니 일은 잘 하겠네' '잘 부탁드려요'
이렇게 해서 외계 볼가이는 외계인 노동자가 되었습니다. 타지 생활이 쉽지 않겠지만 꿋꿋이 헤쳐나가길 바래~
음.. 뭔가 이미지랑 이야기가 따로 노는 것 같다면 당신의 착각입니다.
"로물루스" 개봉도 지나고 8월도 지나고 추석 연휴 전에 간신히 끝냈네요. 디테일이랍시고 입혀놓은 게 하나도 안 보여서 + 기거 스타일 흉내 내겠다고 드라이 브러싱을 했더니 지저분해지기만 한 듯;;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고 다른 세계에서 온 이 녀석만의 개성이라 칩시다. 아무튼 이것으로 볼가이 마을에 세 번째 마왕 자리가 채워졌습니다(볼 베이더 가슴 패널 디테일이 없네요. 전시 다녀오다 떨어져나갔나ㅠㅠ). 볼 세계에 멸망을 가져온다는 네 마왕 중 마지막은 내년에 찾아온다나 어쨌다나. 여러분 즐거운 추석 연휴 되세요~
진짜 좋은 작품입니다~
에일리언이 정말 귀여워요!
에일리언 ㅋㅋㅋ 잘 만드셨습니다 ㅎㅎ
저런 귀여운 에일리언이라면 숙주가 되어도... 음... 아니다 역시 숙주가 되는건 좀 그래요
저런 귀여운 에일리언이라면 숙주가 되어도... 음... 아니다 역시 숙주가 되는건 좀 그래요
이 세계관에서는 숙주가 죽지 않고 살아난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에일리언 ㅋㅋㅋ 잘 만드셨습니다 ㅎㅎ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 꼭 만들고 싶었습니다!
진짜 좋은 작품입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볼가이 클리어 내부에 해골보이게 하면 진짜 에일리언 같을것 같네요
본문에도 언급했지만 욕심은 나는데 제가 거기까지 실력이 안되네요. 시도라도 해볼까 하다가 견적이 안나와 접었습니다;;
에일리언이 정말 귀여워요!
정말 귀엽고 에일리언이 맛있어요!
이글루스 사라진 후 여기서 볼을 보게 되는군요
이글루스가 망한 뒤 네이버로 옮겼습니다. 이삿짐은 아직도 다 옮기지 못했지만 가끔 찾아와주세요~ https://blog.naver.com/glasmoon00
페이스허거한테 프리허그 팻말 달아줘도 이쁠거같네요
체스트 버스터, 저거.....철충 아닙니까!?
제작기 사진 보다보니까 바운드독 모빌아머 헝태도 잘 어울릴 것 같네요
대단하십니다. 볼과 앗가이의 끝은 어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