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란 짐승은 대체로 산이나 숲에 살며 개인생활 내지는 가족 단위의 무리를 지으며 작은 동물을 잡아먹고 삽니다.
그리고 그 성향은 개과의 공통조상이 여우가 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누군가에게 여우는 머리싸움을 유발하는 영악한 존재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 여우는 가축을 해치고 과일을 훔치는 해로운 야수이며
어느 누군가에게 여우는 곡식을 갉아먹는 쥐를 잡아주는 이로운 동물이 되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이겁니다. 여우는 그저 평소처럼 자기 터전에서 살고 있던건데, 사람들 인식 따라 여우의 취급이 달라진거죠.
선생님은 모를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저는 미야코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하는 무기다.' 라고.
이제와서 '너희는 무기가 아니며 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부정하는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그대로 앉아있는 여우를 보고 선생님은 어떤 식으로 여우를 인식하고 있을지, 어떤 식으로 여우를 활용할지 궁금할 따름입니다.
사냥꾼과 머리싸움을 하는 여우?
가축과 과일을 망치는 여우?
쥐를 잡아 곡물을 지키는 여우?
물론 상대가 선생님이라면 어떤 결정을 한다고 해도 믿고 따를 수 있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