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오후,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실]
"선생님, 선생님!"
"응?"
"혹시, 골프 쳐 보신 적, 있을까요?"
"에~이, 선생님이 무슨 골프야."
"아, 아닌데 아닌데?"
"가끔씩 치는데? 스크린이지만?"
"으헤~ 선생, 부르주아구만? 아저씨에게는 꽁꽁 숨겨둔 취미일까나~?"
"아, 아니, 그건 그냥 말할 기회가 없었을 뿐이고..."
"농담이야~ 오히려 다행이랄까나~"
"이번에, 새로 지어진 골프장에 다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게 됐어요!"
"선생님도 같이 가면 알바비를 두 배로 준댔어."
"거기 사장이 선생님을 엄청 좋아하는 걸까."
"아하하... 광고 효과를 노리는 거겠죠."
"그리고, 나나 시로코 선배는 골프에 대해 하나도 모르거든. 선생님이 좀 가르쳐 줘."
"그런데, 공을 치는데 왜 캐드가 필요한 거야? 엄청 복잡하네..."
"세리카 쨩, 캐디, 캐디."
[다음 날, ㅇㅇㅇ 골프 클럽]
"와, 날씨 엄청 좋네."
"그럼, 선생님께서는 저와 라운딩 하시면 돼요. 원래는 4명이 해야 하는데, 이번에는 클럽의 이벤트성 라운딩아라..."
"그래서 시로코가 날 카메라로 촬영하는 거구나."
"응... 놓치지 않아..."
"그럼, 티샷을 쳐 볼까..."
[부웅]
[팡!]
"요시! 그란도 시... 아니 이게 아니지."
"선생님, 나이스 샷~"
"으음~ 코스 한 가운데 떨어졌어. 잘 쳤네?"
"우와, 필드는 오랜만인데, 잘 맞네ㅎㅎㅎ"
"방금 비거리가 180미터인 건 비밀로 해 줄께."
"세리카 쨩, 쉿!"
[파-앙!]
"노노미 선배, 엄청난데? 270미터 정도 날아갔어!"
"우, 우와..."
"운이 좋았네요, 응!"
[5번 홀, 센세 티샷]
"노노미 왤케 잘 쳐..."
"나도 질 수 없지!"
[팡!]
[슈우우---웅]
"오, 잘 맞았다!"
"앗, 볼이 벙커 쪽으로 가요!"
"아, 앙대!"
"(벙커 모래에서 불쑥 일어나며)으헤~ 여기 모래는 찜질하기엔 별로네~"
"위험해!!!!"
[빡!]
"아야!!"
[풀썩]
"아이고, 호시노!!!"
"!!!!!!!!"
[잠시 후, 클럽하우스]
"호시노... 좀 어때? 괜찮아?"
"머리가 왱왱 울리는데에에..."
"아픈 곳을 선생이 쓰담쓰담 해주면 좀 나을지도?"
"어, 그거야 어렵지 않지."
[쓰담쓰담]
"어지러워서 속도 울렁거리는데... '선생 손은 약손' 해 주면 좋을 것 같은데..."
"으, 응? 뭐라고?"
"아이고 어지러워~"
"자, 잠깐만! (쓱 쓱)선생 손은 약-손~"
"으헤~"
"저기... 시로코? 왜 아직도 카메라를...?"
"아, 끄는 거 깜박했다."
"왠지 심사가 뒤틀려서."
"(소근소근)총알에 맞아도 '아, 씨'로 끝나지 않았나요?"
"그, 그런 거야?"
[다음 날]
"에? 오늘 다시 라운딩을?"
"사장님께서 엄청 부탁하시더라구요. 어제 제대로 못 끝냈으니까, 한 번만 다시 해 달라구요."
"하긴... 아무튼 호시노 이 녀석, 엄살일 줄은 몰랐다니까?"
[1번 홀, 센세 티샷]
"어..."
"......"
"어째서 페어웨이에 사람들이 있죠?"
"나무 뒤에 숨어 있는 사람도 있고, 벙커 모래에 숨은 사람도 있어."
".........."
"미소노 미카 씨, 앞에서 어슬렁거리지 말고 잠깐 와 봐요."
"(저벅저벅)으, 응? 왜 불렀을까, 선생님?"
"스윙을 하려는데 볼 바로 앞에 있으면 위험하지 않을까요?"
"아, 나는 강하니까 괜찮아!"
"신경 쓰지 말고 스윙 해!"
"하겠냐!!"
"으헤~ 총에 맞아도 괜찮은데 골프공이 대수겠어?"
"볼을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어제 생방송으로 수작 부리던 게 너였지?"
"으응? 아조씨에게 할 말이 있을까아?"
"거 참, 매너의 스포츠인 골프 라운딩 중에 이게 무슨 짓인가요? 역시 트리니티 답네요."
"넌 왜 여깄니!"
"노노미? 이거 어떻게 된 거야?"
"저기... 선생님의 공을 맞고 싶다는 분들이 100만엔씩 내고 입장하시기로 했다고..."
"(휘파람)응, 절대 일부러 카메라를 끄지 않은 게 아니야."
"(불쑥)자, 선생님, 빨리 제게 홀인원을!"
"나 집에 보내줘--------------!!!"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