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여름방학,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고등학교 친구 두명과 여름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던중
폐교에 놀러가 하룻밤 자고오는것으로 결정했다.
평소 자주 들르던 인터넷까페로 들어가 최근에 올라온 충주의 한 폐교를 선택했다.
경회고교라고 소개된 폐교는 비록 멀지만 글을 올린 까페회원이 까페내에서도 알려진적이 없는 희귀한 장소라고
소개해 구미가 당겼고 다른회원이 먼저가기전에 우리가 먼저 선점하자는 일념으로
그곳을 선택하게 되었다. 우린 비디오카메라까지 철저히 준비한후 그곳으로 출발하게 되었다.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장마철이라그런지 비가 후두둑 떨어지기시작했지만
친한친구끼리가는 첫 여행이라 우리들은 즐겁기만 했다.
서울에서 충주까지 갔기때문에 2시간이나 족히 걸렸지만
폐교에서 밤을 새기위해 버스안에서 내내 잠만잤기에 짧게만 느껴졌다.
그렇게 충주에 도착하자 땅거미가 지기 시작했고 그쳤었던 비가 다시 떨어지기 시작해 서둘러 슈퍼에서 소주몇병을 사들고 폐교를 향해 출발했다.
폐교는 산속에 있는만큼 폐교 주위엔 잡초들밖에 없었고 어디있는지 모를 귀뚜라미들만이 우릴향해 연신 울어댔다.
폐교안에서 텐트를 치고 슬슬 무서운분위기를 전환하기위해 술을까기 시작했다.
한참 얘기가 무르익어가면서 고등학교때 얘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때 철민이와 민수는 이과라 같은반이었으나 나는 문과인 다른반이어서 대부분 공감하진 못했지만
둘의 에피소드를 듣는것만으로 같이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야 노처녀 김미자 선생님 이번에 결혼했더라 ㅋㅋ 우리 졸업하자마자 ㅋㅋ"
"아.. 그..그 김미자? 그 선...선생 이름이 김미자였나?"
"그래, 기억안나냐? 그때 철민이 너 맨날 김미자한태 지각해서 얻어터지고 그랬자나"
철민이가 가끔씩 기억이 안나는듯 민수는 물론이고 나에게까지 반복해서 물어보는통에 나는 귀찮아했지만
개의치않고 그렇게 서로 얘기를 해대며 소주를 먹으니 1병.. 2병.. 4병씩이나 까기 시작했다.
텐트안에서부터 연신 폰만 쳐다보던 술약한 철민이가 소주를 4병깐 뒤부터 갑자기 말까지 더듬으며
이상한소리를 해대기 시작했다.
"야.. 시..시발 아..아기우는 소리 안들리냐?"
민수와 나는 술까는도중에 주위에서 계속 고양이가 울었었기 때문에
철민이새끼가 술을 많이 마셔서 착각하나보다란식으로 무시했다.
그런데 소주를 마시면서도 계속 철민이는 부적이라도 되는듯 계속해서 폰을 쳐다보기도하고 만지작거리기도하며
아기우는 소리가 안들리냐며 덜덜 떨면서까지 연신 말해댔다.
그러다 갑자기 쉬가 마렵다며 나랑 오줌을싸러 가자고 졸라댔다.
나는 "사내새끼가 무슨.. 혼자 가." 라며 거절했지만
철민이는 아기울음소리때매 무섭다며 계속 매달렸고 결국 난 민수를 폐교에 홀로 내버려둔체 철민이와 오줌을 싸러
폐교밖으로 나갔다. 그런데 폐교를 벗어날때쯤 갑자기 철민이가 웃는건지 우는건지 ㅁㅊㄴ처럼 "와아아~~"하며 뛰기시작했다.
'
아 시발 저새끼 술취해서 미쳤나.. 잡아야되는데..'
그렇게 갑자기 한밤중에 비를맞으며 달리기를 하기시작했는데
철민이새끼가 갑자기 빨라졌는지 술을 많이마셔서 내가 느려진건지
따라잡기가 거의 불가능해보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철민이와의 거리는 멀어지지 않았다.
술에 취해 처음엔 장난인것처럼 느껴져 웃으며 달렸지만
이내 10분이나 질퍽거리는 진흙탕에서 철민이와의 거리가 좁혀지지않자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야 시1발 박철민!! 뭐하냐고!! 병1신아!!"
숨이 턱까지 차오를정도가 되자 너무힘이든나머지 소리를 질렀다.
그재서야 철민이가 멈춰섰는데 우린 벌써 시내 한복판까지 와있었다.
철민이가 가쁜 숨을 내뱉고있는 나에게 다가왔다.
"야...헉..헉... .시..씨1발.. 이거..이거 봐봐"
울었었던듯 눈이 팅팅 부어있는 철민이는 내게 내내 만지작거리던 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야 나 민순데 미안하다 나오늘못가. 삼촌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지금 장례식장에있다
너 전화안받어서 엄마폰으로 문자 보낸다 내껀 배터리죽었어 폰번호 너꺼만 기억나서
너한태만 보내는거니깐 현기한태 미안하다고해 봤으면 꼭 답장줘.」
그리고 통화기록엔 문자가 도착한 후 30분간격으로 같은 번호로 4번이나 전화연결이 왔었다가 철민이가 받자마자 끊었던 기록이 남아있었다.
나는 그제서야 철민이의 모든 행동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후 우린 젖은 몸으로 주위 시내 모텔에서 방을 빌린후 해가 뜨자마자 도망치듯 서울로 올라왔다.
그 일이 있은후 1년이 지난 지금, 나와 철민이는 평소대로 잘 살고있지만
아직도 폐교에 남아있을, 그날 녹화했던 비디오카메라엔 뭐가 녹화되있을까하고 가끔가다 철민이와 얘기하곤 한다.
그러나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와 철민이 누구도 다시 폐교로 돌아가보고싶은 생각은 없다.
아직도 그곳에서 나와 철민이를 기다리고있을 누군가를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해지기 때문이다.
요즘 더운데 괴담하나 듣고 가라
첨에 같이간 민순 누군데
첨부터 귀신이 같이 갔다는건가?
냄궁민수인가부지
오.. 무셔.. ㄷ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