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말에 벚꽃을 보러 오사카에 다녀 올 때 교토를 잠깐 들린적이 있었습니다.
잠시만 들렸던 터라 조금 아쉬웠던 참에 교토 단풍이 그리 이쁘다는 말을 많이 들어
올해 연차가 많이 남았던 참에 쭉 질러서 갔다 왔습니다.
교토 단풍이 메인이었으나 오사카에 있는 형을 저녁마다 만날려다 보니 숙소는 오사카에 둬서
왔다 갔다 하는데 힘들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만 장거리 이동엔 익숙해 있어서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1일차
12시 비행기였으나 아침 일찍부터 움직여 대기를 합니다.
아직 이때까진 크게 실감이 안나더라구요.
비행기에서 내려 도톤보리에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나오니
이제 여행을 왔다는 실감이 듭니다.
왔으니 먹으러 가야죠
1차는 야끼니쿠 집을 갑니다.
동생도 9월에 여행을 왔었는데 제가 추천 해줬던 시오라멘 집 옆에 야끼니쿠가 맛있었다고 이야길 해줬습니다.
동생이 꽤 추천을 하길래 첫번째 타깃으로 정했습니다.
첫째로 모듬.
하라미를 첫입 먹고 나선 형이나 저나 다 놀랐습니다.
아마 이걸 먼저 먹었으면 이거만 시켰을 정도로요.
적당히(?) 먹고 2차 자리로 움직입니다.
전에 방문 했던 곳인데 기억을 해주시며 반겨주시던
일본어를 좀더 잘했으면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을텐데 공부 좀 더 해야겠습니다 =ㅂ=...
3차
다음으론 제가 만두를 좋아하니 난바에 괜찮은 교자집 있다 해서 들렸습니다.
마늘이 듬뿍 추가된 교자. 시그니처라는데 한국인에겐 맛없을수가 없죠.
거봉 츄하이
가장 좋아 했던 츄하이입니다.
여기 마스터 분도 절 기억 해주시고 우리나라 말로 반겨주셨습니다.
1일차 마지막은 역시 시오라멘이죠
형은 재택이었으면 더 널널했었겠지만 계속 출근해야 하므로 여기서 마무리 합니다.
2일차.
장거리 이동 + 아침출근 러쉬 + 미지의 환승에 걱정이 합쳐
오래걸릴까봐 일찍 움직였습니다.
구글신을 믿고 지하철을 타러 갔...는데
처음 방향부터 해매기 시작합니다.
텐가차야 방향이 아닌 텐진바시스지로쿠초메(이름도 어려워...)로 가야 하는데
첨에 텐가차야 방향으로 갔다가 다음역 이름이 반대인걸 보고
부랴부랴 반대로 이동
텐진바시스지로쿠초메에서 내린 건 좋았는데 한큐 센리선을 갈아타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도 환승하는 구간이 안보여서 뭐지 하는데 알고 보니 같은 자리에서 탔으면 되는 거였더군요.
위에 삽질로 30분을 까먹고
마음이 급해진 저는 아와지에서 준특급을 타야 하는데 이거도 제대로 안보고
내리자 마자 앞에 보이는 차가 맞겠지 하고 탄 게 이건 또 보통이었습니다(.....)
준특급이 서는 역에서 내려 다시 갈아탄 후 겨우 겨우 교토에 도착,
버스를 탄 후 목적지 청수사에 도착합니다. 사람들이 그리 많다는 이야길 들어서
사람들에 치이겠네 했는데 생각외로는 없었네요.
수학여행온 학생들이 많이 보이긴 했었습니다.
단풍이 많이 떨어졌으면 어쩌나 했는데 쓸데없는 기우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단풍을 보느라 여념이 없으시더라구요.
저도 마찬가지 였구요.
청수사를 나와 신넨자카,니넨자카를 쭉 둘러봅니다.
크게 흥미를 못느껴 간단하게 당 보충 하고 이동합니다.
그래도 왔었다는 증거는 남길려는데 점점 사람들이 늘어나더라구요(....)
교토를 돌아다니며 보니 오밀조밀하게 모여있는 집들이 확실히 오사카랑은 다른 맛이 있더라구요.
기온거리를 들려본 후 후시미 이나리 신사로 이동해봅니다.
이때부터 기모노 입고 다니는 이쁜 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도리이들이 잔뜩 있는 광경은 확실히 신기 했지만 정상까지 왕복 2시간 이기에
오후 시간을 오롯이 여기에 쓰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다른 곳이 더 없을까 하고 검색 해보니
근처에 도후쿠지란 절이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마침 단풍 명소라는 것도 있기에 럭키 하며 바로 이동합니다.
정원에 들어가는데 1000엔을 받습니다.
검색시엔 좀 더 쌌던거 같은데...단풍 특수인가 =_=
그래도 왔으니 들어가봅니다.
들어가자마자 오길 잘 했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연치 않게 알게되어 온 곳이어서 그런지 정말 만족했던 장소였습니다.
2일차의 여정은 여기서 마무리 하고 오사카로 복귀합니다.
하루 열심히 걷고 고생했으니 고기로 시작합니다.
얇은 우설.
열심히 흡입해주고 오사카 왔으면 쿠시카츠도 먹어줘야죠
형이 아는 곳으로 가려고 했으나....만석이라 빠질 기미가 안보입니다.
어쩌나 하고 있는 찰나에 옆에 가게도 무엇을 파나 하고 보니
여기도 괜찮겠다 싶어 들어갑니다.
모두 다 되는 건 줄 알았는데 사장님이 섞여있는거라고 하시던 ㅋㅋ...
그래도 맛있었습니다.
커리고로게. 얇은 튀김옷 안에 들어가 있는 커리가 어후....
위의 연근튀김도 튀김옷이 바삭하니 튀김에 진심인게 분명합니다.
올 쿠시카츠는 아니었지만 만족스런 가게를 찾고 이젠 늘상 들리는 코스가 된 마스터집으로 갑니다.
더 들어 갈 수 있을까 싶은데도 잘 들어가네요(.....)
3일차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막 등교하는 타이밍이었습니다.
마침 역에서부터 은각사까지 30분 거리기에
느긋하게 걸어가자 싶어 걸어보았습니다.
은각사 앞에 딱 도착하니 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제가 도착 한 시간이 딱 오픈시간이었습니다.
3월말에 봤던 은각사와 다른 느낌으로 한가로이 보던 중에
슬슬 학생들과 사람들이 몰려오는게 보여 철학의 길로 이동합니다.
꽤 길 줄은 몰랐었습니다만 혼자 천천히 걸어보니 나쁘지 않았습니다.
철학의 길에 이어진 젠린지(에이칸도)에 도착해서
입구에 서자마자 탄성이 나왔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이건 이쁘다 라는 말밖에 나오진 않았습니다.
옆에 사진찍는 분들을 따라서 저도 찍어보고 싶었지만 스킬부족 ㅎㅎ...
본당 안으로 들어오니 안에서도 보는 각도에 따라 느낌이 확 달랐습니다.
본당에서 나와 구경하지 못한 나머지 구간을 쭉 둘러봅니다.
젠린지에서만 2시간 가량을 보낸 후
난젠지쪽으로 이동합니다. 도착하니 반겨주는 수로길.
또 근처에 호조정원이란 곳이 있다길래 방문해봅니다.
그리 넓지 않은 공간이라 한바퀴 쓱 도는데 오래걸리진 않았네요
그렇게 수로교를 통해 게아게 인클라인까지 이동합니다.
도착했지만 여긴 벚꽃명소인지 아무것도 없더라구요(옆에 커플들...ㅂㄷㅂㄷ...)
시간이 많이 남았던 터라 오후는 친구가 이야기 해줬던 루리코인으로 이동을 해봅니다.
검색을 해보니 꽤 시간이 걸리는 곳이었습니다.
지하철 -> 버스를 통해 이동하는데 일본버스는 중간에서 타서 앞으로 내리는데
내릴때까지도 왠 사람들이 그리 바글바글 한지 어휴...
빛이 너무 쎄서 가리고 찍는다는게 손가락까지도...(.....)
루리코인 앞까지 가보니 왠 대기줄과 함께 표지판이 있는게 보였습니다.
느낌이 왠지 예약인가 싶었는데 구글렌즈로 번역을 해보니 역시나 ㅎㅎ...
11월 ~ 12월 초까진 예약제로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근처 공원을 돌다 케이블카를 보고 전경이나 볼까 하고 올라갔었는데
교토날씨가 나름 포근했던거에 비해 역시 산은 산입니다.
약간 얇게 입고 있었던 터라 너무 추워서 구경은 커녕 다음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왔습니다.
차라리 근처 공원을 더 돌아보는게 나았을지도 몰랐겠네요.
시간은 조금 남았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차가워져가는 느낌이었기에 복귀를 택했습니다.
산위에서 찬바람을 맞았던 때문인지 따끈한게 땡깁니다.
오뎅으로 간단히 시작.
솥밥집으로 이동해서
여알바생분에게 그동안 찍었던 사진 보여드렸더니 너무 이쁘다고 좋아 하시더라구요.
4일차
이번엔 아라시야마쪽으로 왔습니다.
단풍을 즐기는 마지막 동네이기도 하구요
형이 아마 많이 져 있을 거라 한 부분도 있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습니다.
다리를 지나 왼쪽으로 강을 따라서 올라가던 중
왠 공원이 보여 길을 따라 이리저리 가던 중 뭔가 사람들이 대기하는게 보입니다.
사람들이 꽤 길게 대기 하고 있기에 저도 모르게 줄을 섰습니다.
대기 줄 옆에 단풍도 이뻤던게 한몫을 했구요.
직원 한분이 저에게 뭔가 이야길 하셨는데 잘 못 알아 들어 파파고로 돌려
예약인지 여쭤보니 그런 건 아니고 대기하면 된다고 하셔 마음을 놓습니다.
입장료는 2천엔. 입장료 낸 거 중엔 가장 비쌌지만(...)
기왕 선거 쭉 들어가봅니다.
줄을 가지런히 서며 들어가보니 반상에 비친 단풍을 찍는 모습이었습니다.
저도 다른분들과 같이 잘 찍어보려 했는데
처음엔 반상에 두지 않고 살짝 띄운게 실패였습니다.
사진의 수평이 안맞고 삐뚤삐뚤 나오게 되어 아쉽던 찰나
다음 방에서도 같은 반상이 있었기에 이땐 아예 반상에 올려두고 찍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가서 찍은 사진중에선 베스트 오브 베스트 아닐까 싶습니다.
나무상자에 담겨있던 수면위에 비친 단풍을 찍는데 많은 분들이 물결을 만들면서 찍으시더라구요.
개인적으론 잔잔한 상태서 찍고 싶었습니다만 다른 분들도 계속 들어오시던 터라
여기에서 만족하고 나오게 되었습니다.
다시 공원으로 들어와서 전망대가 있다고 하여 쭉 올라와 봅니다.
토롯코 전차 발매역으로 갔습니다.
당시 10시였는데 입석 1시부터 파는 것을 보고 살짝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때쯤이면 사람들 물밀듯이 들어올 때라 어찌할까 하고 조금뒤에 사야지 했던게
잠시뒤 오니 오후 4시 이전은 솔드 아웃 크리....
고민하지 말고 살걸 그랬나봅니다 =___=;
아쉬운 마음에 근처 천룡사를 방문
이미 다른 절들도 돌면서 많이 봤던 때문인지 크게 감흥이 오지 않아
빠르게 나온 후 허기가 져 검색해보니 근처에 소바 맛집이 있다고 하여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리뷰에서 튀김도 그리 맛있다는 평이 있어 빠질 수가 없죠.
그런데 제가 올해들어 갑자기 갑각류 알르레기가 생겨 새우튀김을 못먹습니다(ㅂㄷㅂㄷ....)
직원분께 파파고로 해당 내용을 보여드리면서 바꿀 수 있는지 여쭤보니 된다고 하셔서 안도 했었는데
막상 나오는거 보니 그대로 나왔습니다.
뭔가 의사소통에서 잘 안된건지 고민을 엄청하다
알르레기약은 있었지만
혹시 모를 상황이 생길지도 몰라 새우튀김은 포기했습니다.(흑흑)
추가로 시킨 당고
나머지 오후 시간은 돈키호테에서 쇼핑을 합니다.
돈키호테에서만이 아닌 다른데에서도 마찬 가지였지만 우리나라분들 정말 많으시더라구요;;
쇼핑을 하고도 시간이 남아 지나가면서 봤던 유명한 타코야키집에 가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런데 멍청하게 1개를 시킬걸 두개 시켜 포장도 아니고 바로 먹는걸로 받았습니다.
어쩌겠습니까 시켰는데 먹어야죠 ㅎㅎ
옆에 커플분들이 희한하게 보셧을지도.....?
타코야키 2접시나 먹고 나니 배가 좀 부른 상태서 형과 만나
5년만에 츠케멘집을 방문합니다.
맵기를 3단계로 했는데 예전에 먹었던 2단계보다 소스 농도가 훨신 진하네요
매운거 그냥저냥 먹는다 생각했는데 이건 꽤나 매웠습니다.
일본분들 매운거 못먹는다는거 다 뻥 아닐까 싶을정도로요
위장에 밀가루가 잔뜩 들어가 차지하니 더이상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날은 여기서 마무리 짓고 다음날을 기약 합니다.
5일차
이날부턴 널널히 움직입니다.
우메다 다이마루의 닌텐도스토어 부터 방문했습니다.
이번에 몬헌 와일즈가 발표 되었는데 25년이라...
친구들이 부탁한 내용을 찾아보러 덴덴타운으로 이동합니다.
이번에 구하고 싶긴 했던 슈로대OG SMP R2, R3
근데 가격이 미쳤습니다.
야이 새퀴들아 ㅠㅠ
원래가 3만인가 하는데 저건 너무하잖아...
가격을 보고 놀라고 친구도 놀랐습니다.
(가게 점주분에게 허락받고 찍었습니다.)
제노블2 히로인들 피규어
지인 한분이 그렇게 찾는데 있어서 사진찍어 보여드렸죠(히히히)
처음엔 안맵다가 나중가니 살살 매콤해지는데 끝맛이 달달하니 맛있었습니다.
여자분들은 사진찍느라 바쁘신 ㅋㅋ
다음으로 형의 단골 술집에서 추천 받은 스텐딩 술집으로 왔습니다.
내장 육회였는데 이거 정말 맛있었습니다.
저번에 먹었던 커리고로게가 너무 맛있어서 또 들림
역시나 그 가게.
이건 크림고로게였던걸로 기억합니다.
6일차
길었던 여행도 슬슬 마무리 되어 갑니다.
고베는 한번도 안가봤던 지라 형에게 이야기 해서 살짝쿵 들려보기로 했습니다.
타워쪽도 가봤지만 아쉽게도 공사중이라 들어가보진 못했네요.
고베에는 나중에 좀더 시간을내서 오는걸로 마무리짓습니다.
국물이 진짜 밥 말아 먹고 싶어집니다.
사진엔 없지만 다른 반찬이 있는데 이게 또 별미라 밥과 같이 먹으니 술술 들어갑니다.
전 잘 모르는데 이렇게 관리 잘된 옛차 보기 힘들다더라구요.
어제 봤던 SMP있는 곳에 마징카이저와 그레이트 마징카이저 G를 업어옵니다.
안먹어 본게 뭐 있나 싶다가 오꼬노미야끼집을 선택 했습니다.
사과 츄하이를 첨 봤는데 이거도 너무 맛있었습니다.
다음날 돌아간다 하니 다들 아쉬워 해주셨습니다.
7일차
아침 11시 비행기여서 부랴부랴 움직여 짐을 부치고 탑승 수속을 마칩니다.
6박 7일이란 시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 아쉬웠지만
다음에 또 올 수 있겠지 하며 여행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그것도 외국으로 다녀온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나름 성공적인 여행이었던 거 같습니다.
첫날 지하철에서 해맸던거도 추억이고 오롯이 혼자서 길을 결정하고 해매본거도 다 추억이죠
나중에는 좀더 사진 이쁘게 찍을 수 있도록 사진 구도라든지 공부를 하고 가야 겠네요 ㅎㅎ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교토 단풍 여행기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ㅋㅋ
단풍이 절경이네요 ㅋㅋ 잘보고가요
날씨도 모두 좋았고 단풍 절정시기가 잘 맞았던거 같습니다 ㅎㅎ
예쁜 빨간 단풍들이 많네요.. 오사카랑 교토는 저도 한번 더 가보고 싶은.. 잘보고 갑니다..
저도 가서 색상이 너무 이쁘더라구요 올해엔 어머니 모시고 가볼까 고민중입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