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전설과도 같은 베타맥스...
과거 VTR 초창기떄 잠깐 반짝이고 나타난것을 제외하고 한국과는 별 인연이 없는 제품으로 유명합니다.
일본에서도 VHS에 밀려 콩라인이 되었지만... 일본의 인구빨 덕분인지 일본에 영상마니아들의 숫자가 많아,
일반가정에 보급은 실패했지만, 영상마니아들 사이에서는 계속 숨쉬고 있었던 덕분에, 어떻게든 수명이 유지되고 있었고..
소니가 VHS에게 패배당한뒤로 "무조껀 우리가 길게 갈거라 데스!"라고 고집 계속해서 생산 보수를 이어간 것인지,
공테이프 생산과 수리대응은 2016년까지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VHS는 일본에서는 2012년쯤에 대부분의 기종 수리대응과 공테이프 생산종료)
VHS는 녹화방식이 두가지 존재하였습니다.
표준/3배속
반대로 베타의 경우는 녹화방식이 3가지 존재하였는데...
베타1,베타2,베타3라는 녹화빙식이 존재했습니다.
실질적으로 베타2/베타3가 베타규격의 표준방식이고, VHS의 표준/3배속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럼 이 베타1이 무엇인가 싶으실텐데..
베타맥스는 VHS와 비교하여 짧은 녹화시간때문에 패배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1975년 5월 베타맥스가 처음 출시했을 당시, 베타맥스의 녹화방식은 단 하나만 존재했습니다.
표준/3배속같은 녹화시간이 아닌,
아예 그냥 녹화시간은 단 하나, 이것이 "베타1"입니다.
베타1은 발매 당시 가장 긴 수록시간을 가진 테이프로 1시간 녹화가 가능했습니다.
소니가 녹화시간을 짧게 잡은 이유는, 과거 대하드라마가 "45분"이였고,
"아 그럼 뭐 1시간정도 녹화되게 하면 충분하겠네"란게 이유라고..
그러다가 1976년 10월31일 중소기업이였던 일본빅터(Japan Victor company=JVC)에서 없는 기술로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베타보다 몇개월 늦게나온 VHS 데크
VHS 역시 초창기 모델에는 3배속 녹화기능이 없었던 때였는데,
베타보다 화질은 좋지 않지만, 테이프가 큰만큼 수록시간이 조금 더 길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소니는 VHS를 보고 "저게뭐냐데스네 ㅋㅋㅋ" 하고 비웃었기 바뻣다고 합니다..
VTR기술의 대부분의 특허를 소니가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소니의 특허를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만든 흔적만 보이고 테이프 크기는 크고,
화질도 베타보다 별로였으니 "신경쓸꺼없다 데스네"하는 수준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게 VHS진영에서 나쇼날, 지금의 파나소닉인 마츠시타 전기를 이끌고 상황이 달라집니다.
당시 대부분의 일본가전회사(미츠비시, 샤프, 히타치)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VHS에 크게 매료되었고,
정식 출시하지도 않은 VHS 데크를 아예 한대를 직접 빌려주었다고 하는데 이게 당시로써는 엄청 파격적인 행위였다고 합니다.
카피하고 출시할지도 모르는 일인데도 그냥 무상으로 VHS 데크를 대여해주고 "함 써보고 괜찮으면 우리랑 계약 맺어달라데스네" 는
그냥 우리 알몸 다 보여줄테니 마음에 들면 나를 사십쇼 수준이였다고..
반면 소니는 "우리 베타맥스 보고 좋으면, 알아서 찾아와서 기어다니고, 우리가 원하는 액수 지불하고 사가라데스라 ㅋㅋㅋ"수준으로
거만한 행동에 다들 질려있었을때였고, 대부분의 큰 가전회사는 자연히 VHS를 지지하게 되었습니다.
단, 하나의 회사만 VHS도 베타도 어느쪽을 밀어야하는지 고민하는 회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회사는 바로 나쇼날(파나소닉)
세계에서는 소니가 남바완으로 보이지만, 일본국내에서는 나쇼날의 쉐어가 남바완이였고,
어마무시하게 쎗던 덕분에 타기업들이 쉽게 대들기도 힘들었고, 거만했던 소니도 나쇼날을 끌어들이려고 조금은 고분고분 했다고 합니다.
창업자 마츠시타 코노스케는
"VHS를 밀어야하나, 베타를 밀어야하나, 혹은 나쇼날에서 자사에서 자체개발하고 저질 품질로 엄청 욕먹고 있었던 VX방식을 계속 개발하고 밀어야하나"를 고민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1976년 4월3일 일본빅터 요코하마 공장에서 VHS, 베타맥스, VX를 나란히 두고 소니의 모리타회장과 빅터의 간부 나쇼날의 간부들이 보여 제품을 시연회를 엽니다.
VX는 아예 품질이 저질이여서 논의에서 제외되었고, 베타맥스 VHS만 논의되고 있었는데,
마츠시타 코노스케는 화질 음질이 훨씬 좋은 베타맥스보다, 화질도 소비자가 만족할만 하면서 부품수도 적고 조금 더 가벼운 VHS방식으로 점점 마음이 기울었다고 합니다.
결국 1976년 5월 7일에는 마츠시타 코노스케가 나쇼날 동경지사에 모리타 회장만을 불러,
"비디오 규격통일은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안됩니더. 그래서예 지가예
우리회사 비디오 사업부에게 베타맥스랑 VHS 동시에 사용이 가능한 데크를 개발을 부탁했는데 기술적으로 그건 좀 안된다고 들었십니더(베타&VHS콤보? ㅋㅋㅋㅋ)
그래서 내는예 모리타씨가 말한대로예, 그냥 어느 한쪽의 기기로 통일하는길밖에 없다고 그때 확신했는데예,
하지만 지가 봤을때는 베타맥스는 100점이지만, VHS는 150점이라고 생각합니더
만약에 베타가 120점이였으면 일본빅터에게 베타를 생산하라고 압력 좀 줬을텐데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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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타씨 내 솔직히 말합니데이 소니에서 VHS의 규격을 채용할수는 없는겁니꺼?"
(왜 경상도 사투리냐면 진짜 본문이 간사이 사투리로 써있어서 ㅋㅋㅋ)
라고 말하자 자존심 대마왕인 소니의 모리타 회장은 굉장히 불쾌했는지
"괜한 소란 피웠습니다"라고 한마디만 대답 하고 그냥 나왔다고...
마츠시타가 VHS를 밀었던 이유는 당시에는 일본빅터(JVC)가 마츠시타 전기에 자회사였던 이유도 있고,
실제로는 뒤에서 일본의 국가기관 경제통산성의 부탁으로 "본인이 좀 보시고 가장 나은 규격으로 통일하게 설득좀 부탁드립니다." 라는 뒷거래가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마츠시타도 설득을 실패한뒤 VHS를 밀어주게 되고, 소니는 고집으로 베타 개발 생산에 뛰어들게 됩니다.
(일본빅터는 VHS의 성공으로 때돈을 벌고 80년대~2000년대까지는 꽤 짱짱한 기업이였지만...
원래 기술력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고, 고장율 불량률이 상당히 높은 기업이였으므로 지금은 중소기업 수준이 아닌 일본에서도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ㅋㅋㅋ)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20033/read/371814
VHS에 관해서는 살짝 글을 적은적이 있는데.. 위 게시글을 참고해주세용
소니가 베타맥스 라이센스 계약을 맺은 회사는 도씨바, 산요, NEC가 있습니다.
이 회사들과 계약을 맺은 이유는 소니가 베타의 대부분의 핵심 부품들을 이 회사들을 통해서 제공받았던 이유가 있습니다.
(핵심 IC는 또씨바, 산요는 자잘한 부품, NEC는 반도체나 표시부,기판등)
이 회사들을 통해 베타진영을 다잡아지고, 80년대 본격적인 비디오 전생이 시작되기 전에 소니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것이 있습니다.
바로 VHS보다 월등히 짧은 녹화시간...!
(베타2로 녹화되었다는 표기가 되어있는 프로소프트)
영화한편 온전히 담을수 없는 수록시간에, 소니는 베타1 녹화방식을 폐지하고,
베타2/베타3를 베타진영의 표준규격으로 통일하게 됩니다.
이 부분은 비디오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전에 완전히 보완했으므로,
베타가 녹화시간 때문에, VHS에 패배했다는 잘못된 정보이기도 합니다.
(또씨바, 산요, NEC의 베타데크 전면부에 베타2/3만 지원된다고 표기되어 있음)
또씨바, 산요, NEC에서 개발 판매된 베타데크의 경우는 베타1의 녹화는 물론, 녹화 테이프의 "재생조차" 완전히 불가능했고,
소니는 자사 제품으로 녹화한 테이프를 그냥 못보게 되면 욕 먹을께 뻔했으니
소니에서 출시한 모든 기종은 베타1 녹화기능이 폐지된뒤에도 모든 기기에서 베타1 재생만은 가능하게 제작되었습니다.
비디오 전쟁이 시작되고 출시된 모든 프로 테이프들은 베타2로 녹화가 되어있는게 기본이였고,
일반적인 소비자들이 공테이프로 녹화시에 녹화시간이 긴 베타3를 사용하였습니다.
즉, 녹화방식에 관해서는 VHS와 완전히 동일한 방식이 되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카셋트가 더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테이프의 밀도가 좋고,
헤드회전속도도 훨씬 빨랐기 때문에 VHS보다 화질은 월등히 더 좋았습니다.
위에 적은대로,
베타1은 소니만의 특수 녹화기능
베타2는 베타진영의 표준
베타3는 VHS의 3배속 녹화를 말합니다.
사진의 테이프는 베타맥스 공테이프중 가장 긴 T-830
표준인 베타2가 무려 "3시간 20분" 녹화가 가능했습니다.
VHS진영은 T-180이 최대길이였는데,
이 테이프로는 표준 3시간만이 녹화가 가능했죠.
(VHS끝물에 T-210 출시하여 겨우 베타맥스의 표준 녹화시간을 이김)
소니는 비디오전쟁전에 "VHS보다 녹화시간이 적잖아?"란 말에 꽤나 자존심이 상한건지,
화질이 가장 좋은 베타1을 폐지시키면서,
VHS카셋트보다 크기가 더 작은 베타카셋트에 테이프 필름의 밀도는 있는대로 높여서 녹화시간에 승부에서 이기게 됩니다.
사진의 종이는 소니 공테이프 브랜드 다이나미크론의 홍보지입니다.
일본TV 방송국에서 외화(洋画)를 방영할 당시, 소니가 후원했던 방송(영화)의 작품명을 적어서 라벨지를 첨부해서 판매했습니다.
이때 좀 웃겼던게, 소니가 스폰서로 제작된 방송은 "3시간이상"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표준으로는 3시간까지만 녹화되는 VHS보다 더 우월하다는걸 증명하기 위해서... ㅋㅋㅋ
표준으로 3시간 이상 녹화가 가능했지만...
소비자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화질을 고수하기보단 긴 녹화시간을 더 선호했기 때문에, VHS "3배속 녹화"로 6시간~9시간 녹화시키면 장땡이였고,
베타테이프의 공테이프값은 VHS와 비교해서 적게 생산되어 가격도 비쌌다고 하니
그리고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테이프 길이가 너무 긴 공테이프의 경우는 필름을 최대한 얇게해서 꽉꽉채워 수록하는데,
녹화시간이 적은 테이프와 비교하면 화질이 떨어지고, 테이프 필름이 쉽게 상하는 단점도 있었지요.
https://bbs.ruliweb.com/hobby/board/320033/read/370064
많은 동영상자료가 삭제되었지만.. 과거 적었던 베타가 망한 이유의 게시글을 보셔도 도움이 되실듯!
그러다가 1986년
베타맥스 10주년 기념으로 SL-HF900이라는 모델이 출시되는데..
이때 과거 유산으로 묻혔던 베타1 녹화방식이 새롭게 부활하게 됩니다.
베타1 녹화는 헤드회전도 테이프 주행속도도 겁나 빠른 덕분에 수록시간이 짧은 단점이 있지만,
이 단점을 다 상쇄할 정도의 깨끗한 화질을 보여줍니다.
파이오니아 베타맥스 데크 하이 비스타 VX-9 (소니의 OEM으로 SL-HF900과 동일모델)
이 베타1 녹화가 부활된뒤로 베타마니아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소니제품 한정 고급 모델에 베타1 녹화방식을 계속해서 투입시키고,
최종적으로 슈퍼 하이밴드(SHB) B1s 방식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이 방식은 정말 화질 음질이 끝내주지만
정말 아쉽게도 베타1s로 녹화되어 판매된 프로테이프는 단 한장도 없습니다.. ㅠㅠ(가게 진열용으로 비매품으로 나온 테이프가 존재하는 정도..)
베타2/슈퍼하이밴드(HQ기능)/하이파이적용
베타1 하이파이 없음/슈퍼 하이밴드 기능 적용
베타1 길게 녹화한것 (영상 중간에 영상이 바뀌는건 일시정지후 녹화재개)
슈퍼하이밴드(HQ기능)/하이파이적용
베타2 테이프 돌아가는 속도
베타1 테이프 돌아가는 속도
베타1 테이프 재생 촬영
슈퍼하이밴드(HQ기능)/하이파이적용
영상속에 나오는 베타캠 테이프는 방송용 테이프입니다.
일단 가정용 베타맥스에 베타캠 테이프가 호환되긴 하나, 베타맥스 테이프와 밀도가 달라, 테이프로딩 실패
화질이 좀 떨리거나, 헤드가 쉽게 오염되는 문제가 있으므로, 베타맥스 데크에는 절대 베타캠 테이프를 사용하지 마시길 추천드립니다!
キレイだから、私はベータが好きです。
깨끗하니, 전 베타가 좋아요.
(뭔가 생리대 광고 같네 ㅋㅋㅋ)
여튼 끝 ㅋ
잘읽고갑니당
지금 시대에 비디오가 완전히 의미없는 매체여서 무플로 끝날줄 알았는데 댓글 감사합니다 ㅠㅠ
카우보이비밥 에피소드중 베타가 나왔던 에피소드를 보며 '그냥 VHS의 종류중 하나구나'정도로 넘어가고 말았었는데 완전히 다른 매체였었군요 얼추 비슷한 시대를 살아왔음에도 정말 한국하곤 연이 없어서인지 전부 처음 알게 된 내용이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ㅎㅎ
다들 카우보이 비밥으로 기억하시는군요 ㅋㅋㅋ https://bbs.ruliweb.com/av/board/320035/read/19625 그 카오보이 비밥에 나온 베타기기도 오픈한적이 있습니다 ㅎㅎ 덩치가 너무 커서 이젠 제 손에는 없지만요..
저 위에 있는 소니 베타1 기기 비슷하게 생긴 게 작은 할아버지 댁에 있었는데, 버튼이 금속색이었습니다. SVHS 시대까지도 그걸 계속 사용하셨었더랬죠. 어렸을 적에 전설의 고향 녹화본을 틀어주셨었는데, 화질이 방송 그대로 같아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전설의 고향 내용은 어느 명의의 전설(장기알 달여먹이기)
꺄악! 베타1 기기를 가지고 계셨군요. 말씀하신대로 베타는 방송화질을 그대로 녹화해주어서 이게 비디오를 보고 있는건지 방송을 보고 있는건지 구분이 안될정도로 화질이 좋죠 ㅎㅎ 전설의 고향이면 80년대 녹화본일텐데 방송국에서도 보존못하고 있는 작품일수도 있겠네요.
비싸고 짧아. 어지간한 소비자들 입장에선 고화질을 그렇게까지 추구할 이유는 없었는데... 거기다 그거 말고도 여러가지 병크같은 선택지를 골라버린 바람에 결국. 규격은 비디오 테이프로 넘어온 시절이었죠. 헌데 한국에선 소니의 저장 매체쪽을 볼 일이 없었던 건 뭐가 원인이려나 합니다. 일단 드문드문 이런게 있다는 정도는 들어봤었지만, 정작 사용을 한다는 분은 확실히 적었죠.
비디오 테이프로 넘어온게 VHS죠? ㅎㅎ 베타도 일단 비디오고, 테이프를 비디오 테이프라고 합니다. 그래도 이 베타맥스의 기술을 거의 그대로 살려서 방송용 "베타캠"으로 규격을 개발, 전세계의 방송장비를 독점하면서 재미를 봤으니 완전한 실패라고 보기도 어렵죠. 베타캠과 베타맥스는 호환성이 없지만, 기술적으로는 거의 동일합니다. 소니는 그러고보니 민간쪽 저장매체로는 크게 재미를 본 적이 없는거 같습니다. CD의 경우는 독자개발이 아닌 필립스와 공동 개발이고, 블루레이는 그렇게 재미를 못 보고 시대가 빨리 저물었고.. 실패한 PSP UMD, 메모리스틱, MD등등...
묘하게 하드웨어 자체에서 손해만 본건 아니지만, 재미를 봤다기엔 일반 소비자 눈으로 봐도 좀 미묘했죠. -~-;
90년에 친구네 집에서 처음으로 베타맥스로 마크로스를 봤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요즘 이런 기기나 제품들을 모으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 듭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꺄 감사합니다. 저는 일본에서 보고 싶은 테이프 한장 때문에 어쩌다가 베타에 빠지게 되었는데.. 지금은 테이프가 수백장으로 늘어났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