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엔 큐브 i7 스타일러스-레노버 믹스 700을 거쳐 레노버 헬릭스 2세대를 쓰고 있었습니다만 은근은근한 와콤 EMR 디지타이저의 오차(이건 헬릭스 2세대의 강화유리의 두께와도 상관이 있어 보입니다)와 참을 수 없는 16:9 비율의 압박에 지쳐 수소문하던 도중 연말즈음 인트릭스에서 16GB RAM/512GB SSD 리퍼비시(해외)를 136만 원에 파는 걸 보고 냅다 질렀었습니다. 리퍼라곤 해도 화면 가장자리의 빛샘이랄까 뭔가 좀 옅은 느낌이 드는 것만 뺴곤 헬릭스와는 넘사벽의 스펙이라... 콜드 부팅으로 몇 초만에 윈도우 로그인 화면 뜨는 거 보면 역시 PCIe가 최고죠.
아무튼 엔트리그 방식의 스타일러스도 차라리 이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매우 좋은 성능을 보여줘서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계단에서 굴러서 들고 있던 걸 떨궈서 액정을 깨먹지만 않았어도 모든 건 잘 끝났을 테지만요.
부랴부랴 구입해서 투입한 8GB/256GB 버전으로 예토전생을 시도했다가 둘 다 2콤보로 망했어요!
중고나라 눈팅하다 지쳐서 그냥 이베이에서 16GB/512G짜리를 긁었습니다. 리퍼인 것은 동일. 2주 좀 안 돼서 페덱스로 도착했고 결제할 때 미리 모든 세금 같은 걸 때려버려서 그런지 처음 1400달러 긁고 기다리다가 그냥 페덱스로 받고 끝. 이번엔 화면 왼쪽에 살짝 바랜 느낌이 있지만 무시할 정도입니다. 그나저나 이놈들 리퍼라고 다른 기종의 어댑터를 줘갖고(...)... 그건 갖고 있던 어댑터로 해결. 어차피 그냥 써도 돼서 그건 오른쪽의 512GB 버전에 끼워놓고 업무볼 때 쓰고 있습니다. 두 대 모두 액정만 날려먹은 거라 나머지 기능은 멀쩡해서 그냥 데스크탑 쓰듯 쓰고 있음. 512 버전은 떨어뜨릴 때 뭐가 작살났는지 배터리가 맛이 갔지만요. 어차피 데탑으로 쓰니까 신경 안 쓰기로 했습니다.
물론 이걸 산 이유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였지만 막상 사고 나서도 맨날 출퇴근하면서 동영상 머신으로 쓰고 있었다는 게 함정.
클립 스튜디오가 있는데 귀찮아서 테스트나 간단한 낙서는 뱀부 페이퍼로 합니다. 레이어 기능이 없기 때문에 채색하기가 굉장히 골때리는 게 문제.
핸드폰용 스탠드를 산 김에 테스트도 해봤습니다. 루미아 950XL로 촬영.
기기에 대한 설명은 쭉 아래 다른 분이 해놓으신 게 있기 때문에 거길 참조하시는 게 좋을 듯요. 개인적으론 필요한 모든 기능(스탠드 내장이기도 하고 랜포트도 있고...)을 본체에 가지고 있고 키보드를 분리해서 운용한다는 점에서 드로잉할 때 이만한 기기가 없다고 봅니다. 화면비도 16:9보다는 세로가 길어서 훨씬 시야확보에 좋고요. 바이오 피트 계열도 생각해 봤었지만 그건 본체와 키보드가 붙어 있는 형태고 일단 좀 오래된 기종이라 구하는 게 더 문제기도 했죠. 후지쯔에서도 1440p 디스플레이에 와콤 EMR, 게다가 초기 TPC의 스위블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방식을 꾸준히 고수해 왔지만 그건 더더욱 국내에서 구하긴 힘드니 그냥 아이쇼핑만 하는 것으로 끝.
결정적으로 이번에 나온 와콤 모바일 스튜디오 프로도 쿼드로를 집어넣은 걸 빼면 CPU조차 u 계열인 데다가 그나마 비슷한 사양으로 맞춰 보려면 가격이 끝도 없이 올라가는 관계로 취미로 하는 것에 그만큼의 돈을 투자하는 건 무리라고 봤습니다. 아니 이미 바이오 Z 캔버스 세 대를 사버린 상태에서 그런 말을 하는 게 좀 웃기긴 하지만요. 사실 뭐 와콤제 쓸 거면 그냥 집에다가 신티크 27 QHD 모셔놓고 쓰는 게 훨씬 낫겠다 싶기도 하고... 일단 만져본 기기 중에선 27QHD 앞에선 모든 게 오징어로 보일 정도였습니다.
아참, 아이리스 프로 5200은 옵션을 거의 다 까내리면 와우도 필드에서 그럭저럭 퀘스트할 수준의 프레임이 나오더군요.
잡담은 여기까지고, 이로써 당분간은 드로잉 디바이스에 대한 탐방은 끝입니다. 큐브 i7 스타일러스->레노버 믹스 700(대실패!)->레노버 헬릭스 2세대를 거쳐 돈지랄 쩔게 했군요. 아무튼 양품만 골라서 쭈욱 문제 없이 쓰실 수만 있다면 리퍼비시 버전의 바이오 Z 캔버스는 드로잉용으로 매우 추천할 만한 기기입니다. 물론 저처럼 부셔먹거나 고장이 나기 시작하면 얘기는 달라지지만요.
그나저나 헬릭스 2는 팔리지도 않고... 아직도 끝나지 않은 태블릿과의 전쟁...
스즈키 나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