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로버트 O.팩스턴
역자 - 손명희, 최희영
출판사 - 교양인
쪽수 - 608쪽
가격 - 27,000원
* 개정판
정치적 욕설로 전락한 파시즘의 개념을 명료하게 해부해 의미의 오용과 남용에서 구출한다!
한국에서도 ‘일상적 파시즘’ 논쟁이나 박정희 체제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대중 독재론’ 논쟁까지 ‘파시즘’은 치열한 논쟁의 중심 주제이며, 언론 매체에 수없이 등장하는 단골 메뉴의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파시즘’이란 말 속에 반대파에게 뒤집어씌우는 ‘욕설’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을까? 파시즘에 대한, 합의된 정확한 학문적ㆍ역사적 규정이 존재하는가?
《파시즘(The Anatomy of Fascism)》은 파시즘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로버트 팩스턴의 40년에 걸친 연구의 총결산이다. 20세기 최대의 논란거리인 ‘파시즘’을 생생한 현재적 문제로 조명하는 대중적 학술서임과 동시에 60여 년간 지속된 모든 파시즘 논쟁을 잠재울 결정적 저작이다.
이 책은 역사서임과 동시에 파시즘의 사회과학적 분석서이다. 연대기적으로 파시즘의 역사를 서술하면서 각 시대별 사회ㆍ경제적 조건과 정치적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을 명료하게 파헤치고 비판하고 종합하고 있다. 저자는 ‘파시즘’을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흔히 파시즘으로 인식되는 핵심적 운동과 체제(주로 이탈리아와 독일)를 역사적으로 철저하게 살펴본 후 그것으로부터 파시즘의 실체를 명료하게 추출해낸다. 즉, 파시즘 운동의 발생에서부터 집권 과정, 권력 행사, 몰락까지를 생생하게 살펴봄으로써 도대체 ‘파시즘이란 무엇인가’를 밝히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쯤이면 모든 군부 독재나 모든 권위주의 체제가 파시즘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곧 파시즘은 실로 대단히 특정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발생했던 대단히 특정한 정치 운동임과 동시에, 또한 천의 얼굴을 한 모순투성이의 카멜레온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 파시즘에 관한 대부분의 이론서는 파시즘을 이데올로기적 기원과 특성 중심으로 설명해왔다. 그러나 팩스턴은 이러한 추상적이고 고리타분한 이데올로기 분석으로는 파시즘의 정체를 제대로 규명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파시즘의 본질을 먼저 상정하고 파시즘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를 해명해가는 방식으로는 결코 파시즘의 본질적 특성을 이해할 수도, 해명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파시즘은 그 이념적 기원과 발생에서부터 성장과 집권, 권력 행사와 몰락까지를 총체적으로 조감할 때만 역동적이고도 모순적인 성격이 제대로 드러날 수 있음을 이 책은 광범위한 역사 관찰을 통해 입증하고 있다.
“우리는 살아 움직이는 파시즘을 보아야 한다. 탄생 순간부터 격변을 맞으며 생을 마치는 마지막 단계까지 파시즘과 사회가 형성한 복잡하게 얽힌 상호관계 속에서 파시즘을 보아야 한다. 파시즘에 힘을 보탰거나, 파시즘을 거부했지만 실패하고 만 일반 시민들, 그리고 정치ㆍ사회ㆍ문화ㆍ경제적 힘을 지닌 사람들 모두가 이야기의 등장인물이 될 것이다.” - 1장 ‘운동하는 파시즘’ (65쪽)
파시즘의 가장 중요한 현상은 열광적 대중 운동이다!
대중의 열광을 통해 좌파에 대항하는 독재를 조직하는 일은 19세기에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파시즘은 실로 20세기의 독특한 현상이다.
파시즘은 대중 정치의 산물이다.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동원된 대중들은 전쟁 후의 피폐한 현실의 쓰라림을 맛보면서 적극적인 정치 참여자로 변모하였다. 나라를 위해 싸운 대가를 원하는 퇴역군인들, 근대화 과정에서 경제적 기반을 잃어버린 자작농ㆍ숙련공ㆍ소상인 등의 중간계급들,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물질주의를 경멸한 지식인ㆍ예술가들은 각기 다른 이유로 파시즘의 깃발 아래 하나가 되어 새로운 공동체를 향한 열정을 표출하였다.
대중을 다시 탈정치화시키려는 보수주의자들과는 달리 파시즘은 대중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파시즘 운동의 동력으로 삼았다. 대중을 움직이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던 파시스트들은 대중들의 두려움과 분노와 원한을 민족 갱생 운동으로 전환하였고, 카리스마 넘치는 강력한 지도자를 통해 제멋대로 날뛰는 대중 운동을 굳건한 하나의 운동 조직으로 통합할 수 있었다.
파시즘은 자유주의 체제에 대한 대중의 환멸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파시즘은 자유주의 체제의 성립을 발전의 전제조건으로 삼는다. 자유주의 체제는 이제껏 정치의 바깥에 놓여 있던 일반 대중을 정치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 체제가 다양한 대중의 욕구를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지 못할 때 대중의 불만과 분노는 자유주의 체제 자체를 향하게 된다. 이 반자유주의적 열정이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결합할 때 대중은 급속히 파시즘으로 빨려들게 된다.
이탈리아와 독일은 자유주의 체제의 위기가 가장 심각했던 나라였다. 이들은 유럽에서 대중 선거를 가장 나중에 채택한 국가였으며, 산업화 측면에서도 가장 뒤떨어진 상태였다. 이 두 나라에서 자유주의 정부는 무능하거나 아예 기능이 전무한 상태였다. 파시즘은 역사적으로 볼 때 성공한 국가가 아닌 허약하거나 실패한 자유주의 국가, 혹은 지체되거나 망가진 자본주의 체제에서 나타난 현상이었다. 흔히들 파시즘은 자유주의의 위기로부터 생겨났다고 단언하는데, 허약하거나 실패한 자유주의의 위기라고 수정하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 3장 ‘뿌리 내리기’ (192쪽)
파시즘 세력은 쿠데타로 집권하지 않았다!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것이 아니다. 집권 전에 폭력적 대중 운동으로 기존 정권을 위협하기는 했지만, 어느 쪽도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하지는 않았다. 무솔리니와 히틀러 두 사람 모두 합법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원수에 의해 정부의 수반으로 끌어올려졌다. 즉, 두 사람 모두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와 힌덴부르크 대통령이 헌법에 기초해 정당하게 권력을 행사한 결과 정부의 수장이 된 것이다.
1923년 쿠데타에 실패한 히틀러를 구출해준 것은 1929년의 대공황으로 침몰 위기에 처한 연립 정부였다. 보수 세력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선택의 순간이 닥칠 때마다 다른 대안보다 반(反)사회주의적인 해결책을 택했다. 그들은 파시즘의 힘을 이용해 자신들의 지배력을 강화하고자 했으나, 결국 최악의 불행한 선택을 했던 것이다. 파시즘의 집권을 결정지은 것은 파시즘 세력이 아니라, 파시즘에 맞선다면 자신들의 권력이 위험에 처하리라는 보수주의자들의 두려움이었던 것이다. - 4장 ‘권력 장악’ (268~269쪽)
유대인 대학살은 처음부터 기획된 것인가, 아니면 우발적 사건인가?
파시즘의 급진화가 극에 달해 나타난 사건이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이다. 이 책은 홀로코스트가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소극적인 행동에서 출발해 일정 단계를 거치면서 점점 더 광포한 방향으로 나아갔음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다. 첫 번째 단계는 ‘격리’, 다시 말해 내부의 적을 규정하여 국가로부터 격리하고 시민으로서 지니는 권리를 금하는 단계였다. 이 단계는 1933년부터 시작되었다. 1939년경이 되면 다음 단계인 ‘추방’이 시작된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합병과 폴란드 점령으로 유대인 인구가 수백만 명으로 증가하자 이들을 몰아넣을 땅이 부족해졌다. 유대인들은 적절한 하치장을 찾지 못한 쓰레기더미처럼 이리 옮겨지고 저리 옮겨졌다. 인구 이동의 ‘도미노 게임’은 곧 ‘교통 체증’을 만들어냈다.
1941년 소련의 침공으로 새로운 영토를 확보해 유대인 문제를 해결하려던 나치의 계획은 장기전으로 난관에 부딪쳤다. 그런 사태 때문에 점령지 장관들은 유대인들을 감당할 수 없는 짐으로 여기게 되었다. 모스크바 점령 실패는 동유럽 점령지의 유대인을 모조리 소련 내륙으로 추방해버릴 수 있다는 기대를 산산조각내버린 커다란 장애였다. 독일군의 식량 부족으로 사태는 더욱 심각해졌다. 1942년경부터 시작된 유대인 대량 학살은 다른 대안이 없었던 각 지역 행정관들이 현지에서 주도한 몰살 작전을 정부에서 추인한 형태였다.
권위주의 독재 체제와 파시즘은 어떻게 다른가?
권위주의 체제 혹은 제3세계 독재체제를 파시즘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그것이 자유주의 체제에 대한 대중적 환멸의 산물이 아니라 소수의 야심가들의 음모에 의한 권력 탈취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열광적인 대중 운동을 동반하여 이루어진 체제가 아니며, 정권 장악 뒤에도 대중 운동을 활성화하기보다는 억압하는 체제이기 때문이다. 초기에 파시즘적 성격을 지녔지만 권력을 장악한 뒤 대중 운동을 통해 권력의 지반을 강화하지 않고 반대로 대중 운동을 무력화시킨 스페인의 프랑코 정권이 파시즘 정권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1930~1940년대 일본의 정권도 아래로부터의 파시즘 운동을 철저하게 분쇄한 후에 위로부터 군국주의 체제를 강요하였다는 점에서 파시즘 체제로 보기 어렵다고 팩스턴은 지적한다. 일본 군국주의 정권은 파시즘 특유의 대중 동원 기술을 원용하기는 했지만, 지도자들과 경쟁을 벌이는 공식 정당이나 자생적 대중 운동이 존재하지 않았다. 더구나 그 전 단계에서 자유주의 체제가 만개한 적이 없었고, 그 체제에 대한 대중의 환멸이 없었다는 점에서 일본 군국주의는 파시즘으로 볼 수 없다고 이 책은 결론 내린다.
‘우리 안의 파시즘’은 없다!
최근에 불붙었던 ‘일상적 파시즘’ 또는 ‘우리 안의 파시즘’ 논쟁은 우리 사회에도 미시적 억압 구조에 대한 주의 환기, 그리고 파시즘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또한 ‘대중 독재론’과 파시즘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놓고 일각에서 치열한 논전도 현재 진행형으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대중 독재 체제가 모두 파시즘은 아니며, 군부 독재가 모두 파시즘인 것도 아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일상적 파시즘’이나 ‘대중 독재’ 등의 논의가 왜 파시즘의 이해를 명료하게 해주기보다는 오히려 흐리게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이 책의 제3세계 독재 정권에 관한 설명을 보면 간혹 ‘유신 파시즘’으로 지칭되는 박정희 정권은 전통적 독재, 혹은 폭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함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파시즘을 정확한 기술적 용어로 쓰지 않고 일종의 유행어로 안이하게 남발하는 것은 파시즘을 예방하기보다는 오히려 파시즘의 독성에 무감각해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 그럼으로써 ‘진짜’ 파시즘이 출현하더라도 우리 모두가 이미 양치기 소년 증후군에 중독되어 파시즘을 알아보지 못하게 될 우려도 있다. 이 책은 레토릭 차원에서 통용되고 있는 파시즘 개념으로부터 과도하게 부풀려진 거품을 제거하는 데 준거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머리글 (14쪽)
한국에서 파시즘은 가능한가?
저자는 보수주의자들의 ‘협력’이 없었다면 파시즘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중요한 지적을 하고 있다. 시대 변화를 두려워한 보수 엘리트들의 비겁함과, 좌파를 막기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을 잡겠다는 거꾸로 된 사고방식이 파시즘을 초래했다는 진단은 우리 사회에서도 진지하게 음미할 만한 대목이다. 더 나아가 파시즘 그 자체만큼이나 ‘파시즘적 경향성’도 중요하다는 가정을 해보아야 한다.
정치적 방황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의 보수 우파 세력이 ‘파시즘적 경향’ 및 그 세력의 현실적 유혹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가 향후 한국의 민주주의 그리고 한반도 평화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 정치 전면에 직접 나서지는 못하지만 보수 우파의 그늘에 기생하면서 여러 경로로 일정한 영향력과 거부권을 행사하는 ‘제한적 파시즘’의 존재, 그리고 그들과 결별하지 못하는 보수 우파에 대해 보수주의 스스로가 냉정한 자기 성찰을 해볼 일이다. 히틀러가 독일의 우파 세력을 어떻게 이용했고 이들을 종국에 어떻게 파멸시켰는지를 한국의 보수 우파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국의 파시즘화를 우려한다!
지구화 시대에 일국적 자본주의 국가 체제의 위기가 파시즘 전야를 예고하지는 않는가? 게다가 9ㆍ11 사태 이후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국가 안보 지상주의의 부활, 그리고 종교 근본주의와 국가 근본주의 간의 충돌은 전지구적 파시즘의 부상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은 상징이나 의례 같은 겉모습만으로 한 나라가 파시즘을 지향하는지 아닌지 판단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자신들은 파시스트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도 파시즘을 실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파시즘의 상투적 레토릭이나 상징에 집착하기보다는 파시즘 운동의 본질적 특성을 변별해내는 것이다.
미국은 결코 파시즘의 혐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은 기능적으로는 파시즘을 닮았으면서 명백히 미국적 주제를 차용하는 운동들이다. 2001년 9월 11일의 테러 공격 이후 테러리스트들에 맞선 애국적 전쟁이 열렬한 지지를 받으면서 시민의 자유는 크게 축소되었다. 미국식 파시즘이 사용하는 언어와 상징은 유럽식 원본 파시즘과는 거의 관련이 없을 것이다. 미국 파시즘에는 스와스티카는 없어도 대신 성조기와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가 있다. 또 파시스트식 경례는 없어도 국기에 대한 맹세를 되풀이하는 의식이 있다. 미국식 파시즘은 그러한 상징이나 의식을 내부의 적을 추려내기 위한 리트머스 시험지로 바꾸어버릴 것이다. - 7장 ‘다른 시대, 다른 장소의 파시즘’ (452쪽)
파시즘적 열정을 구성하는 정서적 요소는 무엇인가?
저자는 파시즘적인 행동에 깔려 있는 이념은 그 행동 자체로부터 추론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이야기한다. 파시즘의 공적인 언어에 표현되지 않은 채 암시적으로 남아 있는 이념도 일부 존재하기 때문이다. 파시즘 이념 중에는 합리적인 계획의 영역이 아니라 본능적인 느낌이나 감정의 영역에 속하는 것들이 많다. 저자는 이것을 ‘결집된 열정’이라고 부르며 그 정서적 기초 요소를 9가지로 정리한다.
ㆍ어떤 전통적인 해결책도 소용없는 불가항력적 위기감.
ㆍ개인의 어떤 권리보다 집단에 대한 의무를 우선시해야 하며, 개인은 집단에 복종해야 한다는 집단 우월주의.
ㆍ자신의 집단이 희생자라는 믿음. 내부의 적이건 외부의 적이건 모든 적에 대해 법률적ㆍ도덕적으로 한계가 없이 어떤 행동도 정당화하는 정서.
ㆍ개인주의적 자유주의, 계급 갈등, 외부의 영향으로 공동체가 몰락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ㆍ가능하다면 동의를 구하겠지만 필요할 경우 배제적 폭력이라도 동원해, 공동체를 더 깨끗하게 더 긴밀히 통합해야 한다는 요구.
ㆍ(예외 없이 남성인) 타고난 지도자의 권위의 요청. 공동체의 운명을 단독으로 구현할 국가 지도자에 대한 갈망.
ㆍ지도자의 본능이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이성보다 우월하다는 믿음.
ㆍ집단의 성공에 바쳐지는 폭력의 아름다움과 의지의 위력을 찬미하는 태도.
ㆍ선택된 민족이 인간의 법이건 신의 법이건 어떠한 형태의 법적 제약도 받지 않고 다른 민족을 지배할 권리. 사회진화론적 투쟁 속에서 공동체의 용맹성이라는 유일한 기준으로 결정되는 권리.
- 8장 ‘파시즘이란 무엇인가’ (488쪽)
그렇다면 무엇이 파시즘인가?
파시즘의 역사적 전개 과정과 각국의 파시즘 운동을 철저히 비교 검토한 뒤 저자는 최종적으로 파시즘을 귀납적으로 정의 내린다.
파시즘은 ‘공동체의 쇠퇴와 굴욕, 희생에 대한 강박적인 두려움과 이를 상쇄하는 일체감, 에너지, 순수성의 숭배를 두드러진 특징으로 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이자, 그 안에서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결연한 민족주의 과격파 정당이 전통적 엘리트층과 불편하지만 효과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민주주의적 자유를 포기하며 윤리적ㆍ법적 제약 없이 폭력을 행사하여 내부 정화와 외부적 팽창이라는 목표를 추구하는 정치적 행동의 한 형태’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8장 파시즘이란 무엇인가? (487쪽)
- 머리글 - 파시즘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결정판 (조효제)
1장 운동하는 파시즘
파시즘의 발명 / 파시즘의 이미지 / 파시즘의 전략 /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2장 파시즘의 탄생
분노의 시대 / 직접적 배경 / 지적ㆍ문화적ㆍ정서적 뿌리 / 장기적 전제조건 / 파시즘의 전조 / 새로운 지지 세력 / 기원을 통해 파시즘 이해하기
3장 뿌리 내리기
파시즘의 개선 행진 / 실패로 끝난 프랑스의 파시즘, 1924~1940 / 실패한 파시즘의 또 다른 사례 / 비교와 결론
4장 권력 장악
무솔리니와 ‘로마 진군’ / 히틀러와 ‘비밀 음모’ / 가지 않은 길 : 선거, 쿠데타, 단독 승리 / 연합전선 구축 / 파시즘이 기득권 세력에게 제공한 것 / 파시즘 집권 전의 위기 / 집권 후의 혁명 / 비교와 대안
5장 권력 행사
파시즘 통치의 성격 : ‘이중 국가’와 무형의 역동성 / 파시스트들과 보수 세력의 주도권 다툼 / 지도자와 당의 갈등 / 당과 국가의 권력 투쟁 / 동조, 열광, 공포 / 파시즘 ‘혁명’
6장 급진화인가, 정상화인가?
급진화와 정상화의 딜레마 / 어떤 요소가 급진화를 부추기는가? / 홀로코스트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이탈리아의 급진화 : 사회 질서, 에티오피아, 살로 공화국 / 마지막 고찰
7장 다른 시대, 다른 장소의 파시즘
파시즘은 지금도 가능한가? / 1945년 이후 서유럽 / 소련 붕괴 후 동유럽 / 비유럽권의 파시즘
8장 파시즘이란 무엇인가?
파시즘의 정의 내리기 / 상반된 해석들 / 파시즘의 경계 / 파시즘은 무엇인가?
주석
파시즘 연표
찾아보기(용어, 인명)
추 천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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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대가답다. 로버트 팩스턴은 뛰어난 솜씨와 예리한 분석을 통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이루어냈다. 케케묵은 논쟁에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고 이미 구석구석 연구가 이루어진 파시즘이라는 현상에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 것이다.
지금도 스스로를 정의로 착각하는 파시즘이 판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