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틀의 스토리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인게이지의 전체적인 주제의식을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스토리와 연출의 훌륭한 완성도를 논하긴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전체적인 줄기는 비극적이고 디스토피아적인데도.. 뭔가 묘하게 그런 느낌을 받기가 어렵습니다. 동료가 되는 등장인물들이 상당히 많은데, 제각각이 다 자기 개성을 살려서 행동하고 말하는 모습 때문일까요?
여튼.
인게이지의 스토리에서 가장 큰 비중을 다루는 것은, 역시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기 자식들을 도구로 쓰고 내다버리는 사룡
그런 사룡을 설득하여 언젠가는 가족으로서 사랑을 받을 수 있을거라 믿은 베일
친 어머니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으로서 서로 사랑을 주고 받은 뤼미에르와 뤼에르
가족을 잃었거나, 가족에게 버림받았거나, 혹은 가족이 필요한 이들이 모여 가족이 된 '사구'
뤼에르의 여정 중에 겪는 비극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베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가족이기에 구원하고자 했던 뤼에르.
그 외에도 각 왕국별로 왕족인 형제, 자매, 남매가 모두 골고루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가족의 이야기에 대한 경향은 DLC인 사룡의 장에서도 나타납니다.
이미 오래 전 부터 친남매가 아님을 알았던 서로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가족으로 여긴 엘과 일(라팔)
이쪽 세계에서의 서로에게 가학적인 형태로 존재했던 사구가 아닌, 정말로 서로를 가족으로서 아끼고 따스하게 보살폈던 '사익'
이처럼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끊임없에 나오는 파이어 엠블렘 '인게이지'입니다.
engage란 용어는 흔히 교전하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뭔가 묘합니다. 게임의 큰 제목으로 삼을 만큼 중요한 단어인지는 애매모호 합니다..
engage가 쓰이는 다른 용법은, 보통 약혼을 하거나 (이해심을 갖고)~과 관계를 맺다 등으로 쓰입니다.
여기에 더해 일본어 원판에서 주인공의 문장사 이름인 "반염의 문장사(파이어 엠블렘)"의 '반'은 유대라는 뜻의 한자라고 합니다.
즉 engage라는 단어의 용어에는 교전이라는 뜻과 ~과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 동시에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장사들과의 계약을 맺거나, 등장인물들과의 관계를 맺거나,
혹은 그런 사회적 관계의 결정체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선정한 제목일까요?
사실 많이 아쉽습니다.
뭔가 스토리의 큰 틀과 주제를 보여주고 싶은건 알겠는데...
뼈대를 만들어 놓고 살을 붙이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문제가 생긴 기분입니다. 참 아쉽네요!
이제 스토리가 거의 최종장을 코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작은 소감을 남겨봅니다.
p.s - 아니;; 근데 린덴 이 영감탱이 뭐지 하고 죽여버렸는데 얘도 동료가 되는거였다니요..?
전투는 재밌는데 스토리가 좀 심각했죠;; 린덴 동료 되기는 하는데 그냥 트론?이었나 무기만 얻고 기지에서 쉬고 계십니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