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7 시리즈의 스포)
미키 17의 예고편에 잠깐 등장한 이 털투성이 괴생명체들,
블랙 코미디 SF에 갑자기 외계인이 등장해서 당황한 사람들도 있을 텐데, 이들의 정체와 자세한 생태는 원작 소설 미키7의 후속작 미키7-반물질의 블루스에서 제대로 설명된다.
우선 이 녀석들의 명칭은 크리퍼다.
미키가 소속된 개척선이 착륙한 행성 니플하임의 원주민으로, 얼음과 암석을 파고 굴을 지어 생활하는 절지동물이다.
(소설에선 수 미터짜리 지네, 영화에선 털로 뒤덮인 모습)
SF에 흔히 등장하는 하이브 마인드를 지닌 생명체다.
하지만 독특한 점은, 단순히 벌이나 개미때처럼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야생동물은 아니라는 점.
크리퍼들은 몇 가지 계급으로 나뉘는데,
우선 아주 크고, 둥지의 중심에서 움직이지 않고 무리의 주요 결정을 담당하는 프라임.
대충 에이리언 퀸 같은 놈이다.
그리고 수 미터 정도 크기에, 자아를 가지고는 있지만 프라임에게 행동과 결정이 종속되어 있는 상위 부속물.
대충 타이라니드 워리어 같은 놈이다.
마지막으로 1미터 내외의, 대량생산해서 소모품으로 투입하는 일반 부속물.
얘네들은 그냥 드론 같은 놈들이다.
이들의 문명 수준은 인류보단 딸리지만
(문화는 그냥 없다고 보면 되고 대형 구조물도 안 만든다)
생체공학 하나만에선 인류를 아득하게 능가한다.
종족 특성상 프라임을 제외한 모든 개체는 용도에 따라 미량의 금속+유기물을 조합해 자유롭게 생산, 폐기, 교체가 가능한 공산품에 가까운데,
인간 몇 체 잡아다 분해한 거 가지고 인간의 발성기관+언어체계를 100% 똑같이 구사 가능한 개체를 맞춤 생산해내 투입할 정도.
거기다 프라임만 있으면 부속물들은 얼마든지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무리들이 접촉하면 부속물들을 교환해 분해해 보는 기묘한 문화가 존재한다.
문제는 얘네들은 모든 개체가 프라임인 종족이 있단 발상을 못 해서 인간들을 만나자 미키들+다른 개척대원들을 납치해 해부하는 절차를 그대로 밟아 버렸고...
그렇게 해서 개판이 벌어진 게 미키7 시리즈의 상황.
작가가 양자물리학 교수라 그런지 설정은 진짜 미치도록 재미있는데 표현이나 줄거리가 밋밋한 게 원작 특징이었던지라, 봉준호가 얼마나 맛깔나게 살릴지 기대되는 설정이다.
엔더스게임도 외계인들이 가벼운 파악전 했을 뿐인데 인류가 전멸전 걸어서 당황했다는거 같았는데
??? : 아 연습겜이 왜케 빡세.. ??? : 축하한다! 네가 인류를 구원했어!
선빵으로 인류 80퍼가 죽었지만 멸종시키는건 좀 아닌듯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