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나보다 4살 연상임..
뭐 이런저런 과정으로 지금까지 3년 넘게 연애하고 있음.
나는 진짜 그저그런 서민 집안(아버지 현금 운용 불가. 곧 70대 중반임에도 계속 일 찾아다니심)에 내 직장도 중소-중견 사이 회사였음..
여친은 내츄럴 본 부잣집 사람임. 가족도 본인도 쟁쟁한 직장, 직업을 가지고 있고 뭔가 이게 부자들의 클라쓰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까지 가난하게 살아온 나와는 다른 생각과 태도, 에너지들을 가지고 있었음.
문득 여친이 갑자기 고향에 어머니 집(3층 짜리 상가주택) 1층에 세가 안나가니 그거 놀리기도 아깝고 거기서 장사를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 재밌을 것 같다고..
울 엄마 건강하실 때, 돌아가시기 전 까지 장사하시던 분 이어서 장사는 쥰내 힘들다. 재미로 달려들 영역이 아니라고 뜯어 말리고 싶었으나 생각부터 실행까지 이틀이 안걸림..
모든 주방집기 중고로 구입하고 주류업체 공급 계약으로 냉장고 제공 받으면서 장사 시작함. 인테리어는 그냥 건들지 않고 노포 느낌으로 가자고 하더라..
장사를 준비 하면서 예비 장모님이 나를 미워하기 시작하는게 슬슬 느껴짐. 장사를 해보셨다곤 하는데 정작 대화를 나눠보니 장사적인 마인드 셋팅이 1도 없음. 매번 왜 오픈이 늦는가에 대한 의문이나 짜증이 마치 돈 1억이상 때려부은 프랜차이즈 사장같았음..
확인해보니 식당 장사를 하시긴 하였으나 아주 목 좋은데서 직원들한테 일 시키고 본인은 돈만 세고 정산만 하셨던 거..
당장에 운용 할 현금이 없으니 프랜차이즈 보다는 개인 매장으로 틀을 잡고 이곳 저곳에서 발품 폰품 인품을 팔아 레시피를 만들고 메뉴를 결정 했음. 메뉴 개발의 90퍼센트는 내 지분임..
예비 장모님 식재료 손질이나 전처리 과정, 그리고 청소를 하기로 하셨으나 식재료가 본인의 비위에 맞지 않아 못하겠다고 하셨고 결국 여친이 식재료 손질 및 조리, 서브까지 하게 됨.
난 장사 시작 전 부터 반대하던 입장이었고, 때문에 메뉴 개발이나 장사 방법, 그리고 서비스의 질에 대한 조언만 해주고 더이상 개입하지 않기로 했음. 추가 메뉴 개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도움을 준다거나 장사하느라 바쁜 여친 대신해서 부엌에서 메뉴개발을 하기도, 서빙을 돕기도 했음.
나는 개인적으로 깔끔한 성격은 못 되지만, 적어도 남한테 파는 음식은 내가 먹는다는 생각을 안 해야 깔끔한 음식이 나온다고 생각함.
그렇기에 마감 시 그날 썼던 오븐에 약품을 써서라도 깔끔하게 상태를 유지 하는것을 중요하게 생각함.
1차 충돌. 오븐을 약품으로 세척하면 손님이 달아난다 vs 청결하지 못한걸 보여주는게 더 독이다.
예비 장모님은 약품(오븐크리너)을 쓰는걸 손님들이 알아서도 안되고 써서도 안된다고 하심.
내 입장은 약품을 안쓰고도 지저분하면 손님이 달아난다. 오븐크리너를 쓰되 마무리 과정에서 세척만 잘 하면 된다. 라는 입장임.
이 문제로 대립이 있었고 결국 합의안으로 평소엔 베이킹소다, 식초를 활용한 세척, 오븐크리너는 주에 1회만 쓰기로 내가 양보함.
2차 충돌. 너는 왜 내 딸의 장사에 올인(All in)하지 않는가. vs 난 애당초 반대했던 장사인데 왜 올인해야 하는가.
예비 장모님 입장은 본인의 딸과 곧 결혼할 예비 사위가 고향까지 내려와서 이걸 한다는건 결국 두 사람의 협의하에 장사에 집중 하기로 이뤄졌다고 생각하심. But 나는 그럴 생각이 없었음. 마침 퇴사한 참이고 잠시 휴식 기간을 거치면서 구직활동을 하면서 장사에 필요한 일부를 돕기로 했던 것임.
실제로 장사에 올인 할 시 내가 신혼집으로 얻은 집도 포기해야하고(신축 아파트로 전세나 월세를 주고 여친 고향으로 내려가 살아야 함) 실제로 해당 장사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내게 숙고 할 시간은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음.. 굉장한 결단력의 여친 덕에 일에 휩쓸리고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수 밖에는 선택지가 없더라..
장사라는게 수개월만에 승부를 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여친도 어느순간부터 아파트 입주 전에 세를 주고 고향으로 내려와서 같이 장사를 했으면 하는 듯 한 눈치를 주다보니 다툼이 잦아짐.. 난 신혼집으로 생각하고 얻은 집인데 그걸 예상치도 못한, 단 하루 반나절만에 결정한 일 때문에 다 엎어야 한다는게 너무 화가 났음..
예비 장모님은 내가 내려와서 시간만 죽이고 있고 장사도 제대로 안한다고 꼴비싫다고 눈치 주고.. 여자친구도 이미 벌린 장사때문에 어떻게 접지도 못하고.. 난 앞으로 직장 생활과 아파트 입주 및 대출로 골치 아프고..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
그럼 예비 장모님은 뭐함?? 식재료 손질, 조리, 서빙까지 다 여친이 하는데
오픈 마감 때 청소랑 설겆이 하나는 진짜 기가막히심
여친집 부자라며 그럼 올인해.그리고 잘한다잘한다 칭찬하면서 점점 니가 일을 안하고 넘겨
성장과정에서나 부자였지.. 지금은 몰락한 권세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