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밝히자면 이 글은 "실드치는 글"이다.
솔직히 이번 발키리 신작은 만들다만 스토리, 저예산이 묻어나는 연출, 미묘하게 거슬리는 그래픽, 메인스토리 진행만으론 부족한 플탐....
깔건 이외에도 넘쳐나서, (졸작,망작)과 (평작) 사이에 위치한 느낌이 드는게 사실이다.
다만 전작을 플레이해봤던(의외로 파생작이 여럿있지만 여기서는 발키리프로파일1,2위주로 이야기하겠다) 유저로선,
구작들 과는 아예 별개의 게임으로 봐야한다는 세간의 평가에는 조금 부정적인 입장이다.
일단 제일 말많은 장르변경에 대해 말해 보자면.... 이 점은 글쓴이처럼 액션의 합을 맞춰 결정기를 터트리던 옛 시스템을 그리워하던 올드 유저입장에서 매우 서글픈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판하긴 어려울 것 같다.
실제로도 발키리1,2를 제외한 파생작들은 SRPG, 카드배틀 등의 다른 장르로 출시되었고, 요즘 대세도 죄다 로그라이크나 액션RPG다.
그러니 제작자 입장에서는 (아직도 턴제가 넘치는) 갈라파고스 '일본'에만 팔 생각이 아니라면, 어느정도 대세에 따라가서 위험부담을 줄이고 싶었을 거다.
게다가 다행히도 현 제작사의 전작들이 액션위주라, 이번 엘리시움도 전투적인 측면에선 긍정적인 평가도 여럿 받았다.
물론 저예산과 노하우부족으로 "생각했던거 보다는" 이라는 꼬리표가 붙긴했지만....
암튼, 다음으로 까이는건 아마 부족한 완성도(영어기준으로만 싱크를 맞춘 입모양, 불편한 카메라와 록온, 각도에 따라 미인과 추녀를 넘나드는
모델디자인, 생략이 너무 많아 뜬금없게 느껴지는 발키리의 태세전환 등..)일 텐데..
이건 제작사가 사실상 명맥이 끊어져 투자도 거의 못 받을 옛날 옛적 IP를 붙들고 돌아왔으니 이미 예정된 수순이 아닐까?
오히려 발키리 시리즈에 처음 도전한 제작사가 저예산에 시달리면서도 끝내 출시해준게 대견할 정도다.
뭣보다 이 제작자들이 발키리 전작들에 진심이란건 느낄 수 있었다.
없는 예산에도 불구하고 호화 (일본) 성우진을 기용했고, 그 중엔 전작의 레나스 성우도 계셔서 매우 기뻤다. 덕분에 연기는 훌륭했지 않았나?
그 외에도 전작의 몇몇 마법이나 기술, 대사들을 가져 오면서 너무 생뚱맞지않게 담아냈다. 되려 지나친 재해석이 없어서 좋았달까.
번스톰다운 번스톰, 익숙한 니벨룽발레스티 등...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후속작에 목말랐던 유저입장에선 이것만으로도 환호할만한 일이었다.
다만 이 진심이란게, 전작의 단점까지도 고대로 이어받았다는건 웃픈일이었다.
시대에 뒤떨어진 세이브포인트 시스템, 1편처럼 도트였을땐 별로 눈에 띄지 않았던 나루토식 달리기 모션, 1편의 장점이었던 에인페리아들의
개인스토리(1편에선 매 챕터당 2명정도의 에인페리아 개인사를 다뤄줬으나, 2편은 이게 죄다 텍스트로 대체되서 혹평을 받았다)를 심도있게
다루려다보니.... 되려 메인스토리엔 거의 엮이지 않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게다가 이 점은 저예산과 만나 에인페리아가 총 4명(힐다는 에인페리아가 아니다)이 되는 기적에도 한몫한다.
쓰다보니 글이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는데, 슬슬 쓰기가 귀찮아져서 마무리하자면...
"건담게임을 생각해라"라고 말하고 싶다.
아시다시피 건담류 게임들은 대게 동세대 다른 게임들에 비해 퀄리티가 높지않다. 이는 건담게임 유저들 스스로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은 더딘 발전속도에도 나아지는 부분이 있으면 솔직하게 인정해주고, 쿠소겜이라 욕하면서도 투자를 멈추지않는다.
물론 이게 제작사의 방만한 운영으로 돌아와 홧병이 나게하지만.... 암튼 신작을 꾸준히 뱉어내게하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러면 다시 돌아와서, 현 발키리 엘리시움을 보자. 사실상 후속작을 포기했던 발키리팬으로서 미약하나마 가능성은 보여줬다고 본다.
그리고 이 가느다란 산소호흡기를 뗄지 말지는 팬들의 투자에 달렸다. 후속작을 원한다면 이 게임 한 작품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조금 기다릴줄 아는 자세를 가져보면 어떨까? 자칫 후속작은 고사하고 발키리IP 자체가 사장되는 상황은 한 명의 팬으로서 보고싶지않다.
(글쓴이도 원래 일반판 예구했다가 평가가 너무 박하여 디럭스판으로 재구매했다.)
이상 다분히 개인적인 소감이었다. *** 첨에 글쓸때 제작사가 서양제작사인줄 알았는데 댓글에서 지적해주셔서 수정했습니다ㅣ***
PS/ "발키리겜이 투자가 없지, 가오가 없나?"
게임을 만든 솔레유는 일본 제작사임.
앗, 지적감사합니다. 작품을 소개하던 개발자가 서양인이라 정작 중요한 사실 확인도 안하고 글을 썼네요. 수정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