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이야기다.
과거에 한 사찰이 있었는데 그 사찰에 곰 한마리가 자주 놀러왔다.
처음에는 먹을거 냄새를 맡고서 슬금 오다가 스님들이 먹을것을 조금씩 주자 곰도 그 절에 자주 오게되었다.
하루는 곰이 슬며시 와서 스님들이 수행하거나 부처님 불상 앞에서 엎드려 절하는걸 보더니
자신도 스님들이 하는걸 흉내내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세월이 흘러 곰은 노환으로 죽었는데
스님들을 흉내낸 공덕인지 축생의 몸을 벗고서 사람으로 환생하였다.
전생에 곰이었어도 스님들과 사찰에 인연이 있었던지라 사람으로 환생한 그 곰은
그 절에 우연히 가서 부모님께 간청하여 결국엔 출가하게되었다.
주지 스님은 그 청년을 데리고 여러가지를 가르쳐봤으나
전생에 곰이어서 그런지 도무지 이해도 못하고 와우는것도 못하더란다.
다른 답이 없다 싶었던 주지 스님은 그 청년에게 말했다.
"아무래도 너는 머리가 둔하여 다른 가르침은 어려울듯 싶구나."
주지 스님은 그 청년에게 나무 아미타불 이란 염불을 가르쳐주며
계속 하루종일 일하면서도 입에서 떼지 말라고 가르쳤다.
다른 일이 없어진 청년은 하루종일 스님이 시키신데로 나무 아미타불을 염불하였다.
전생에 곰이어서 그런지 머리만 둔할분 그는 순수하고 착하며 힘도 장사여서
나무를 해오거나 힘스는 일을 곧잘 잘하였다.
하지만 하도 아둔하여 스님들은 그를 가리켜서 행자라고 부르되 앞에 곰이라는 뜻의 웅자를 붙혀서
웅행자라고 불렀다.
그렇게 몇년이 지난 어느날 웅행자는 아궁이에 불을 지피는데 자신도 모르게 염불하다가
삼매에 들었다.
그렇게 깊이 삼매에 드니 자신의 발등에 불똥이 튀어 불에 타는지도 몰랐다.
지나가던 주지 스님이 다급히 불렀으나 삼매에 빠져든 웅행자가
깨어나질 않자 빗자루로 머리를 치며 호통쳤다.
"이 미련한 녀석아!!발등에 화상 입지 않느냐?"
바로 그 순간 웅행자는 자신도 모르게 게송을 불렀다고 한다.
'태어나고 죽고 태어나고 죽고 영원토록 이 굴레를 겪어왔네.
언제쯤에야 이 굴레를 벗어날꼬?'
웅행자는 자신의 전생을 말하며 그런 게송을 불렀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