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터 게임이 주목 받기 힘든 PS2 독점 게임이었다는 점이 아무래도 가장 큰 이유일 겁니다.
조작이나 그래픽 모두 엑스박스나 PC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열악했기 때문에, 사실 PS2에는 상당한 수의 슈터 게임들이 나왔음에도 큰 주목을 받은 게임들이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PS3에 와서 소콤의 팬들은 여전히 소콤의 신작을 기대했지만 사실 기존에 이 시리즈를 즐긴 팬이 아니라면 그다지 기대하고 있던 게임은 아니었어요. 소콤은 사실 '그들만의 리그'인 게임이었습니다.
PS3로 실험적 성격의 멀티플레이 전용 버전이 한 번 나오고 드디어 4편이 등장했죠.
그렇게 4편이 등장하기까지, 슈터 장르에서는 그동안 굉장한 프랜차이즈들이 입지를 강화해나갔죠.
헤일로, 콜 오브 듀티(esp.모던워페어)라는 괴물에 크라이시스도 가세를 했죠. 같은 PS3 독점작에서도 어드벤처의 탈을 쓴 TPS인 언차티드가 기세등등합니다. 킬존 프랜차이즈는 여전히 방황하지만 일단 소니의 지원은 빵빵하게 받았죠.
헤일로나 콜 오브 듀티에 비하면 크라이시스나 킬존의 프랜차이즈 가치 역시 그닥인 수준인 게 현실인데요,(두 게임이 어떤 기술적 우위를 보여주건간에 말이죠)소콤은 그보다도 한참 아래인 게 현실이죠.
소콤은 PS3로 오면서 이런 슈터 장르의 프랜차이즈들과 비교를 당하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톰클랜시의 GRAW나 레인보우6 시리즈와 같은 전술이 포함된 전통의 프랜차이즈들과도 비교 당하게 되죠.
사실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프랜차이즈에 비한다면 소콤의 프랜차이즈 가치는 참 보잘 것 없습니다. 그렇다고 완전 무명의 게임으로 치고 들어와 자신만의 아우라를 강렬하게 남긴 신규 프랜차이즈 진출작도 아니고요(데드 스페이스처럼).
어중간함. 비교는 비교대로 실컷 당하고 신규 프랜차이즈로서의 가능성 평가 조차 받지 못하는, 바로 그 어중간함이 이번 소콤4의 위상입니다.
그런 위상은 바로 리뷰 점수들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이런 저런 슈터 장르 게임들을 잡식으로 즐기는 제가 보기에 소콤은 꽤 잘 만든 슈터 게임입니다.
그래픽도 연출은 조금 빈약하지만 전체적으로 쨍한 느낌인게 깔끔하고 좋습니다.
사운드도 괜찮습니다. 싱글은 짧지만 간결하고 레벨 디자인이 좋습니다.
홍보와 마케팅을 엄청 해대는 대작 게임들에게 리뷰어들은 웬만해선 점수를 후려치지 못합니다. 돈을 많이 들인 게임의 패착은 게임산업 전체를 위축시키고 그건 리뷰어들의 입지와도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7~8점 정도면 소콤4에 대한 평가는 사실 적절합니다. 점수를 덜 받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솔직히.
문제는 점수에 거품이 없는 상태에서의 공정한 평가를 받은 7~8점 정도의 게임은 망작이 아니라 충분히 재밌고 할만한 게임이라는 겁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게임의 재미라는 부분에서 가장 최근에 나온 두 작품인 킬존이나 크라이시스에 비해서 소콤이 그렇게 떨어지진 않는다는 겁니다. 다만 이 두 작품은 어느 정도의 점수 버프를 받고 있지요.
헤일로의 최신작도, 콜 오브 듀티의 최신작도 사실 엄정히 말하자면 7~8점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재밌긴 하지만 전작들의 아성에 못 미치죠. 하지만 점수 버프를 받습니다. 이 게임들에게 낮은 점수를 주는 건 정말 회사 내에서도 못말리는 괴짜 리뷰어거나 이슈를 만들어서 뜨고자하는 신규 사이트들 정도죠.(EDGE 같이 원래 짠 점수로 유명한 사이트를 뺀다면 말입니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대로 자기 목을 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콤4는 꽤 공정한 점수를 받았고, 그 점수는 충분히 재밌게 할만한 게임이라는 평가입니다. 그 평가가 낮다고 여겨지는 건 소콤에게는 점수 거품이 낄만한 부분이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리뷰 점수 때문에 꺼려지신다면 한 번 플레이해봐도 좋다고 전 추천합니다. 최소한 크라이시스나 킬존 정도의 재미는 주는 게임입니다. 물론 취향의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요.
소콤4의 망작 취급은 스스로의 형편없는 프랜차이즈 가치를 원망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점수 버프 받는 대작 게임들에게 비교되어 낮게 평가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요.
저도 개인적으로 소콤시리즈를 좋게 평가합니다. 소콤의 문제는 '소콤'만의 특징적인 게임시스템이 없다는 점이죠. 지인들과 하는 멀티플레이는 추억을 곱씹기에 좋습니다. 소콤이 대작대열에 올라서려면 다음 넘버링 부터는 철저하게 탈피하여 전혀 새로운 작품으로써의 면모를 보여주지 않으면 힘들것 같네요
팬들에 팬들의 팬들을 위한 작품
현대전을 좋아해서 이번 소콤4도 만족합니다. 다른 게임의 좋은점이 있다면 수용해야 합니다. 나쁜점을 끄집어 내면 끝도 없죠 ㅎ. 패치로 해결되는 부분도 있으니 좋아질듯 하구요.
이 글에 동의하는 면도 많은데,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프랜차이즈 가치'로 평가한다는 리뷰점수라는 것 자체가 이미 '공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입니다. 말 자체가 모순이지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리뷰점수란건 더이상 고려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객관성을 잃었다고 봅니다. 루리웹에서야 점수 퍼오는 애들이 원문은 읽지도 않고 숫자만 갖고 놀지만, 원문을 찬찬히 읽으면 실제 게임 내용과 완전히 동떨어진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리고 잘못 알고 계시는데 소콤시리즈의 판매량은 한편당 수백만장 수준이었습니다. 절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