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출처 : http://www.4gamer.net/games/134/G013480/20130726117/
구글 번역(비타게 테르진님 글)
비타 게임게시판에 한 번 올렸던 글인데, 제작과정에 관해 궁금하신 분들도 있으신 거 같아서 재탕합니다.
구글 번역기랑 별 차이없는 퀄리티이긴 한데,
그냥 조금이나마 편하게 읽으시라고 발번역 한 번 했습니다.
의역이나 맞춤법은 애교로 봐 주시길 바랍니다.
참고로 스크롤 압박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한 번쯤 시간내어 전문을 읽어보시면,
바닐라웨어가 지향하는 방향이라던가, 재미있는 제작 비화 등을 알 수 있어서 괜찮을 거 같네요.
<드래곤즈 크라운>은 자신이 가장 만들고 싶었던 게임
- 바닐라웨어의 카미타니 조지 씨에게 완성까지의 도정을 듣고
1. "이렇게까지 하는 바보는 없다"라는 수준을 목표로
4Gamer :
이전에는 카미타니 씨에 관한 것이나, 바닐라웨어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만,
이번에는 오히려, 이번에야말로 드래곤즈 크라운의 내용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카미타니 씨 :
예. 잘 부탁합니다.
4Gamer :
그럼 우선 "드래곤즈 크라운"의 기획 당초의 목적부터 가르쳐주시죠.
주: 카미타니 조지(神谷盛治): 바닐라웨어 대표 이사. 게임 디렉터 겸 일러스트레이터.
학창 시절에 게임 제작 회사에 아르바이트로 참여한 후, 기획자로 캡콤에 입사.
캡콤 퇴사 후, 아틀라스, 라쿠진, SCE, 스퀘어 에닉스 등 여러 회사에서 게임 개발에 종사.
그 후 2002 년에 바닐라웨어를 설립했다. 대표작은 "프린세스 크라운" "오딘스피어" "오보로 무라마사"등.
카미타니 씨 :
목적이라고 할까요, 바닐라웨어의 목표라고 할까요.
배경 그래픽을 담당했던 니시무라 씨와 개발 전에 말한 것은 '바닐라웨어의 금자탑을 세워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2D 게임에 "이렇게까지 하는 바보는 없다" 라는 바닐라웨어의 한계를 목표로 말이죠 (웃음).
4Gamer :
예?
카미타니 씨 :
이렇게 제대로 벨트스크롤 액션을 만들어 볼 기회는 요즘 세상에는 좀처럼 없죠.
오랜 세월 열렬히 품어 온 꿈의 기획이고,
이왕이면 회사 여건이 허락되는 동안 무리한 곳까지 발돋움을 해 보려고 했거든요.
4Gamer :
아무리 들어도 역시 바닐라웨어라고 밖에...
카미타니 씨 :
게임 부분도 꽤 열심히 만들었지만, 그래픽은 특히 더욱 그러했습니다.
2D 부분에서는 10년은 추월당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이야기했죠.
4Gamer :
재미있는 생각이군요. 정말로 실천하고 있는 것도 굉장하지만요.
카미타니 씨 :
실제로 10년 동안 추월당하지 않는 2D그래픽이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목표로 만든 까닭에 드래곤 크라운은 좋든 나쁘든 바닐라웨어의 집대성이라고 할까,
의외로 총력을 걸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Gamer :
2D 그래픽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게임 일러스트 면에서 어떤 계획이 있었습니까?
카미타니 씨 :
정통 판타지로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서양 회화를 모티브로 하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저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 수 없었던 까닭에,
2010 년 연하장 그림 Three Graces 를 실험적으로 그려보고,
(역주: Three Graces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카리스라 불리는 3명의 여신들로, 많은 미술품의 소재가 되었음.
카미타니 조지의 Three Graces는 제 프로필 사진을 참조 수위가 있는 까닭에 링크로 대체.
http://gamovr.mx981.com/data/images/2010/01/threegraces28.jpg)
그러한 느낌이 괜찮은지 사람들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었기에 그 느낌대로 그려보았습니다만,
의도대로 훌륭한 고전적 풍치를 낼 수 있었을지는 잘 모르겠네요.
4Gamer :
드래곤즈 크라운의 세계관은 정통 판타지인 까닭에, 이젠 그리운 느낌도 드네요.
카미타니 씨 :
세계관에 관해서는, 배경 팀의 성과가 큽니다.
서양 회화라는 주제로 놀라운 배경 그래픽을 계속해서 그려 주었습니다.
개발 초기에는 위저드리 시리즈와 유사하게, 무대는 도시와 던전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배경 디자이너 니시무라 씨가 마음대로 도시 밖으로 풍경화를 더해왔습니다.
던전 하나만 그려놓으면 아름다운 배경이 부족하다고 말이죠(웃음).
4Gamer :
그 그래픽을 실현하는데는 역시 개발상의 어려움도 많았겠죠?
카미타니 씨 :
드래곤즈 크라운의 그래픽이 소위 말하는 "도트 그래픽"과 다른 점은,
"팔레트의 개념 '이 없는 것입니다.
(역주: 팔레트: 정해진 색 기준표, 팔레트 스왑 - 흔히 말하는 색깔놀이- 을 가능케 함)
즉, 예전 게임처럼 팔레트 체인지로 쉽게 색상을 바꾸는 방법이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본 작품은 플레이어 캐릭터가 양지에 들어갔을 때와 횃불에 비춰질 때 halation 효과를 주고 있는데,
(역주: 할레이션, 혹은 헐레이션은 강한 빛으로 인해 영상 혹은 촬영물이 뿌옇게 왜곡되는 것을 일컫는 말.
정확한 용어는 아니지만, 흔히 역광효과라고 표현되기도 함.)
팔레트가 없기 때문에 픽셀 셰이더의 레벨을 이용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상당히 고생스러운 작업이에요(쓴웃음).
4Gamer :
2D 그래픽이라고 해서 결코 편한 일이 아니네요.
카미타니 씨 :
장비의 외형 변화는 3D 같은 경우 무기 모델을 만들기만 하면 해결되지만,
2D의 경우 무기가 하나 증가하면, 모든 무기 애니메이션 패턴 이미지를 그려넣지 않으면 안되죠.
캐릭터의 색상 변화도 팔레트가 있으면 2D가 더 편하지만,
저희와 같은 풀 컬러 방식을 사용하면, 컬러 종류별로 각각의 애니메이션 패턴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4Gamer :
아, 캐릭터 바리에이션이 있다 라는 정보가 공개되었을 때
업계- 주로 디자이너- 에서 "이것은..." 이라며 놀란 반응을 보였던 건, 그러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군요...
카미타니 씨 :
제가 캐릭터를 디자인 할 때는 색상에 대한 것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플레이어 캐릭터 담당 디자이너는 그러한 색상별 대응 및 고해상도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야 해서 힘들었을 거라 봅니다.
4Gamer :
캐릭터 애니메이션의 매끄러움 등은 과연 바닐라웨어라고 말할 퀄리티네요.
카미타니 씨 :
감사합니다.
2. 플레이어로서가 아닌, 제작자로서
(역주: 이후에 벨트스크롤, 벨트액션, 벨트플로어 등 유사 단어가 다양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편의상 벨트스크롤 하나로 번역합니다.)
4Gamer :
이것은 계속 궁금했던 점인데, 대체 왜 요즘 세상에 벨트스크롤 액션을 만들고자 했습니까?
카미타니 씨 :
궁금하실만 할 거 같네요.
계기 중 하나는 캡콤 프로듀서를 하고 계시는 선배님이 "뭔가 만들어보지 않겠냐"며 찾아오신 것입니다.
동경하는 캡콤에서 만들고 싶은 것을 물으니, 오랜 세월 열렬히 품어왔던 "드래곤즈 크라운'이 제일 먼저 생각났죠.
당황하며 기획을 제안했습니다.
4Gamer :
네, 처음에는 캡콤을 위한 기획이었다고 하더군요.
카미타니 씨 :
"드래곤즈 크라운"의 기획에 대한 평가는 나름대로 좋았다고 들었습니다만,
불행히도 최종 승인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드디어 만든다고 한껏 고조되어 있었던 저는 이대로 포기할 수가 없었던 까닭에,
이그니션 엔터테인먼트에서 도움을 받아 "드래곤즈 크라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당시를 이야기하면 또 아틀라스 쪽에게 껄끄러운 이야기가 되지만요 (쓴웃음).
(역주: 드래곤즈 크라운은 위에서도 언급했듯 본래 캡콤을 위한 기획. 기획을 승인받지 못한 이후 이그니션의 투자로 제작됨.
이그니션의 게임사업 철수로 프로젝트를 폐지해야 할 위기에서 아틀라스가 투자. 이후 드래곤즈 발매 전, 아틀라스의 모회사인 인덱스가 도산.
이처럼 게임 하나에 굉장히 복잡한 사업관계가 얽혀있는 까닭에, 아틀라스에게 껄끄러운 문제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임)
4Gamer :
꽤 흥미롭군요.
카미타니 씨 :
그리고 또 하나는 메인 프로그래머를 담당하는 오오니시 씨가 "오보로 무라마사"를 만든 후,
"라인(역주: 횡스크롤)이 아닌, 벨트(역주: 벨트스크롤)방식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 시작한 점을 들 수 있겠네요.
그는 오보로 무라마사도 마스터 업 일주일 전에 사광(시구루이) 모드를 첨가하여
디버깅 회사 쪽을 눈물흘리게 만들 정도의 남자인 까닭에,
보다 더 높은 게임성을 지닌 작품을 만들 것을 요구했습니다.
4Gamer :
마스터 업 일주일 전에 사양 추가...!?
카미타니 씨 :
그런 사람이죠.
어쨌든 오오니시 씨는 오보로 무라마사 이후의 새로운 도전으로,
'선'의 플레이 방식 - 저희 회사는 사이드뷰가 자신있는 까닭에 - 을 넘어선,
벨트스크롤을 이용한 "면"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저는 과거에 캡콤에서 실제로 벨트 스크롤 액션이 만들어지는 것을 보고 있었던 적이 있기에,
"만드는 것은 힘들다"라고 그를 위협하고 있었지만요.
(역주: 카미타니 조지는 캡콤 D&D 시리즈 1편 타워 오브 둠의 기획자)
4Gamer :
밸런스 조정이 어렵다던가...하는 문제입니까?
카미타니 씨 :
캡콤의 선배들이 고생하면서 밸런스 조정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을 보고 있었던 까닭에
그 정도 수준을 목표로 한다면 개발 기간 내 완성이 어렵지 않을까 했습니다.
게다가 이번은 오보로 무라마사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플레이어 캐릭터마다의 다른 조작법",
그리고 "스테이지 연출과 특수 효과"라는 야망도 있었으므로, 대단한 볼륨이 될 것이니까 말이죠.
4Gamer :
그렇군요.
카미타니 씨 :
어쨌든, "왜 만들고자 했습니까?" 라는 질문에 쉽게 답하자면,
캡콤의 '던전 앤 드래곤'이나 '외계인 VS 프레데터'같은 벨트 스크롤 액션을 만들고 싶다는 기분이 강했다 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4Gamer :
올드게이머들에게는 벨트스크롤이란 매우 추억이 깊은 장르라고 생각합니다.
카미타니 씨 :
그 아케이드 세대에게 "벨트 스크롤 게임 중 기억에 남는 것은?"라고 물으면
곧바로 나오는 타이틀은 캡콤의 작품일 거란 생각이 드네요.
앞선 두 작품 외에도 '파이널 파이트' '더 킹 오브 드래곤즈' '천지를 먹다' "캡틴 코만도" "캐딜락' 등 말이죠.
4Gamer :
확실히 "재미있었다!"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의 대부분은 캡콤의 타이틀이 연상되는군요.
카미타니 씨 :
벨트스크롤의 원류인 '열혈경파 쿠니오군'이나 '골든 액스' 같은 명작도 있긴 합니다만,
벨트스크롤이라는 장르를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 것은, 캡콤의 타이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
카미타니 씨 스스로도, 역시 벨트스크롤에 대한 애착은 상당히 강한 건가요?
카미타니 씨 :
저의 경우는 플레이어로서보다는, 캡콤의 선배들이 만들고 있는 것을 보고 감동한 것이 더 크네요.
개발 도중의 작품이, 조정을 거쳐 점점 재미있어가는 모습은 정말 눈이 휘둥그레지는 점이 있었으니까요.
그 때의 기억을 통해 이번 드래곤즈 크라운 제작을 결정한 건지도 모르겠네요.
3. 현세대에 맞는 벨트스크롤을
4Gamer :
"전통의 벨트스크롤 게임을 현대의 기술로 만든다" 라고 하는 것은
드래곤즈 크라운의 큰 특징이라고 생각 합니다만,
한편으로는, 본 작품은 새로운 요소라든지 현대의 플레이어에 맞춘 다양한 시스템 또한 구현하고 있지요.
RPG 요소가 매우 강한 것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카미타니 씨 :
100 엔으로 놀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과 달리, 패키지는 높은 가격인 까닭에 플레이타임이 길지 않으면 문제이지요.
RPG 요소는 이를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다만, 본 작품에서는 기존 작품들보다 액션과 잘 융합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아케이드 게임은 "100 엔 동전을 넣는" 것을 기준으로 게임 디자인이 되어있죠.
예를 들어 "첫 판 보스는 이길 수 있지만 두 번째 보스에서 죽고 컨티뉴한다" 하는 방식으로요.
뭐, 플레이어가 익숙해지면 동전 하나로 40분 동안 놀 수 있는 게임도 있었지만 말이죠(웃음).
4Gamer :
돈 없는 학생 시절은 오래 플레이 할 수 있다는 이유로, 흔히 '던전 & 드래곤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를 플레이했습니다.
카미타니 씨 :
드래곤즈 크라운은 플레이 중에 죽으면 아케이드처럼 컨티뉴를 할 수 있습니다만,
그 "돈"이라는 것이 플레이어가 벌어 들인 골드에요.
그리고 컨티뉴 할 때마다 들어가는 골드가 높아집니다.
계속 컨티뉴 하면서 골드를 잃다보면, 반드시 오락실에서 동전을 털리던 그 감각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해요(웃음).
4Gamer :
난이도를 조정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육성 요소도 큰 의미가 있지요.
액션이 서투른 사람은 레벨을 올리고 나서 도전하면 클리어가 쉬워지니까요.
카미타니 씨 :
확실히 액션에 약한 사람은 레벨을 올리면 편하죠.
또한 4인 파티로 도전하여, 컨티뉴를 아끼지 않으면 비교적 난이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액션을 제대로 즐기고 싶을 때, 솔플이라던가 2인 파티로 높은 레벨 보스전을 플레이 할 경우, 실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결과적으로 난이도는 좋은 수준에 맞춰져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4Gamer :
벨트스크롤 게임에서 이 정도까지 제대로 육성 요소와 보물찾기 요소가 담겨있는 타이틀이 또 있을까요?
좀처럼 생각나지 않는데.
카미타니 씨 :
글쎄요.
PC 게임 중에서는 '던전 앤 파이터'등이 그러할까요.
그 밖에도 인디 작품 중에서는 상당히 있긴 합니다만, 원래 벨트스크롤 자체가 희소하니까요.
4Gamer :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카미타니 씨 :
드래곤즈 크라운에서 보물찾기 요소가 제대로 구현된 것도 오오니시씨 덕분이군요.
위저드리 시리즈나 소서리안 시리즈처럼, 각 던전과 거점 도시를 넘나 드는 구조는 1998년에 만든 최초의 기획부터 있었죠.
다만, 장비의 매개 변수를 무작위로 하여 Diablo스럽게 하자고 제안한 것이 오오니시 씨입니다.
드래곤즈 크라운을 어떤 게임인지 설명하려면 "Diablo 스타일 벨트 스크롤 액션"이라는 표현이 가장 간단할지도요.
4Gamer :
무작위 던전도 있는 걸 보면, 확실히 Diablo 같네요.
카미타니 씨 :
실은 개발 초기에는 "컨텐츠 수를 억제하면서도 긴 플레이타임을'이라는 오오니시 씨의 의견을 수렴하고,
스토리 던전 이외는 기본적으로 랜덤 던전을 계획했습니다.
그렇지만 전통적인 벨트스크롤은 각 스테이지를 기억해서 공략하는 재미가 있고,
던전도 지역성이 있는 것이 연출 및 스테이지 구성 면에서 재미있다고 생각하여, 지금의 고정형으로 되돌렸습니다.
그런데 개발 도중에 "고정 스테이지라면 질려버리지 않을까?"하는 의견이 올라왔죠.
4Gamer :
일리있군요.
카미타니 씨 :
그것을 보고 오오니시 씨가 "그것 봐, 역시!"라고 말했죠(웃음).
결국 기획자인 나카니시 씨도 "제가 조정할게요" 라고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무작위 던전을 대폭 첨가하기로 결정했죠.
그 이후에는 마음대로 사양이 늘어나고, 나중에는 내가 모르는 무작위 던전 전용 보스까지 놓여 있고(웃음).
4Gamer :
아하하.
4. "카미타니를 기다린' 덕분에 밸런스 조정시간이 생겼다
(역주: 본문을 직역하자면 '카미타니 대기', 혹은 '카미타니 지연' 등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인 까닭에 의미를 풀어 의역했습니다.)
4Gamer :
드래곤즈 크라운은 아틀라스에게 부탁해 비교적 초기 단계 - 만들다가 만 버전 - 부터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만,
빌드가 오를 때마다 점점 재미있게 되어가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 마무리 단계에서 유의하고 있던 부분, 또는 조정의 포인트같은 물건은 있었던 건가요?
카미타니 씨 :
그것은 테스트 플레이 및 밸런스 조정에 제대로 시간을 들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정말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컨텐츠들 중 크게 지연되는 부분이 있었고, 그 컨텐츠들이 모두 마무리 될 때까지 계속해서 튜닝을 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리고, 그러한 컨텐츠의 지연 원인이 바로 저입니다.
4Gamer :
정말입니까?
카미타니 씨 :
"게임 중 이벤트 그래픽은 내가 혼자서 다 그린다"라는 멋진 말을 내뱉었지만,
시나리오든지 감수든지 그 밖에도 일이 너무 많았죠.
어설픈 변명입니다만, 어쨌든 엄청 늦어 버렸습니다.
중간에 눈물을 흘리며, 시가타케 군(※)에게 대신하여 줄 것을 부탁했는데,
시가타케 군은 "갑자기 그림체가 바뀌는 건 곤란하잖아요" 라고 말하며 웃는 얼굴로 거절해버렸습니다.
막판에는 오보로 무라마사 DLC 작업과 드래곤즈 크라운을 동시에 진행하다보니 모두가 '저를 기다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어쨌든 그려야 할 작업은 쌓였고, 저는 그림만 그리는 게 아니기도 했고,
그렇다고 막 들어온 신입사원에게 디렉터를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구요. (쓴웃음).
※ 바닐라웨어 소속 일러스트레이터. 회사의 거의 모든 작품에 종사했으며, "하바네로땅'의 원작자로 알려졌다.
4Gamer :
아하하 (웃음).
카미타니 씨 :
트레저아트도 실은 제 일이 늦어지는 동안 만들어진 부산물입니다.
괴물 디자인 및 패턴화가 늦어지는 동안에 디자이너에게 그려달라고 한 것이죠.
아무튼, 이벤트 그래픽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가지 지연이 있었습니다.
어쨌거나 드래곤즈 크라운은 테스트 플레이를 계속 거듭해 튜닝에 시간을 들인 것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
흔히 '게임 개발은 마지막 튜닝에 들이는 1 ~ 2 개월이 가장 중요"라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만,
그것을 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카미타니 씨 :
또 모든 그래픽을 제가 그릴거라는 근사한 대사는,
다음부턴 절대로 말하지 않겠습니다(웃음)!
그러고 보면, 베이시스 케이프의 사키모토 씨도 "모든 곡, 내가 혼자 만들겠어' 같은 것을 말해서, 음악도 상당히 빠듯했었네요.
(역주: 베이시스 케이프는 주로 게임음악을 제작하는 일본의 작곡자 집단.
본문의 사키모토 히토시는 베이시스 케이프의 대표 이사이며, 이번 드래곤즈 크라운의 음악을 담당하였음.
평소에는 주로 스퀘어-에닉스 작품의 음악을 맡곤 함.
파이널 판타지 택틱스, 베이그란트 스토리, 전장의 발큐리아 등의 음악을 담당한 것으로 유명하며,
택틱스 오우거, 브레스 오브 화이어, 파이널 판타지 12 등에서도 일부 곡을 담당)
4Gamer :
결과는 뭐 좋지 않았습니까(웃음). 아무튼, 조정에 그만큼의 긴 기간을 가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요.
5. 오히려 역을 노리는 전략: 왕도 / 강경파 노선
4Gamer :
드래곤즈 크라운은 실제로 플레이 해 봐도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한편으론 지금의 젊은 게이머들은 이 작품을, 또한 벨트스크롤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생각할까?
라고 생각해보면 흥미롭죠.
카미타니 씨 :
그 점은 글쎄요.
원래 벨트 스크롤은, 지금은 거의 레트로 게임이고, 젊은 사람들에게는 상당히 마이너하다고 생각하거든요.
4Gamer :
그럼 그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보자면, 드래곤즈 크라운은, 누구를 위해 만든 게임입니까?
카미타니 씨 :
누구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저를 위해서라고 할까요(웃음).
저 자신이 가장 이런 게임을 즐기고 싶었고, 만들고 싶었거든요.
그렇다고 게이머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아마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도 어느 정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4Gamer :
제작이라는 관점에서 볼 경우,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것"과 "게이머에게 맞추는 것" 둘 중에 하나로 쏠리게 되면 곤란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카미타니 씨는 그 점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균형을 잡으신 건가요?
카미타니 씨 :
글쎄요. 아마 완벽하게 판단하는 것은 무리예요(쓴웃음).
적어도 자신이 사서 플레이 할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드래곤즈 크라운의 경우, 원래 이그니션에게 "북미 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했었습니다만,
결국은 좋아하는 방식대로 만들어서 이렇게 나왔으니까요.
4Gamer :
하지만 "바닐라웨어 다움"이라고 할까요,
바닐라웨어의 "색깔"은 확실히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카미타니 씨 :
음, 바닐라웨어는 인디 개발에서 주목받는 회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통파 타이틀로 일반 게이머층을 두루 노리기보다는, 매니아층을 노려 승부하는 위치에 있는 회사입니다.
하지만 대기업들이 전성기만큼 야심찬 정통 타이틀을 별로 내지 않고 있고, 대신 게임 시장에는 미소녀를 이용한 작품이 많아졌죠.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공급이 충족되는 곳보다는, '예전에는 굳이 만들지 않아도 되었던' 정통 스타일 쪽으로 나가게 되었죠.
4Gamer :
오히려 역으로, 정통 / 강경파 노선입니까?
카미타니 씨 :
바닐라웨어에서 한때 일세를 풍미했던 정통 RPG를 본격적으로 만든다면 어떤 느낌일까요?
뭐, 실제로 만들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웃음).
4Gamer :
그런 의미에서 말하면, 드래곤즈 크라운도 "바라는 사람은 많지만 없었던" 느낌의 게임이군요.
장르도 그렇고, 세계관적으로도.
카미타니 씨 :
그렇게 받아들여주시면 기쁘네요.
조금 취향이 들어간 까닭에 평범하지 않은 구석도 있지만요.
6. 바닐라웨어라고 하면 "식사"
4Gamer :
드래곤즈 크라운은 멀티 플레이가 상당히 강하게 지원되고 있지요.
카미타니 씨 :
예. 목표로 한 것은, 게임 센터에서 친구와 함께 한껏 열을 올리거나,
친구의 집에 모여 와글와글 플레이하는 느낌입니다.
온라인 플레이 시 매칭을 대기하지 않고 그냥 플레이하고 있다보면 누군가가 난입하기 때문에,
부담없이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
멀티플레이 면에서 플레이어끼리 싸울 "투기장"은 어떤 느낌입니까?
카미타니 씨 :
대전 격투라기보다는 '대난투 스매쉬 브라더스" 스타일이라고 할까요.
테스트 플레이 마지막 무렵에는 3 명을 혼자 쓰러뜨리는 용자도 나오고 있었어요.
4Gamer :
오, 그것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카미타니 씨 :
투기장도 무작위 던전과 마찬가지로 개발 예정에 없던 모드입니다.
"이번에는 무리겠지만, 사실은 도심에 투기장을 넣고 싶었다"라고 내가 흘려 말한 것을
프로그래머인 노마 씨가 듣더니 바쁜 업무 틈틈히 무엇인가 만들고있는 거에요.
4Gamer :
호오.
카미타니 씨 :
그러더니 "어쩌다보니 대전 모드를 넣어 봤다"고 말하는 겁니다.
배경 담당인 니시무라 씨가 투기장 전용 그래픽까지 붙여놔서 좋은 느낌으로 작동되고 있더라구요.
게다가 온라인 매칭까지 준비된 상태였지요(웃음).
4Gamer :
이사인 카미타니 씨도 몰랐던 겁니까?
카미타니 씨 :
예(쓴웃음). 조정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불안하긴 했지만, 그런 걸 보고 취소하십시오 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노마 씨는 "어쩌다 보니"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만, 반드시 틀림없는 확신범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4Gamer :
그러고 보면, 바닐라웨어라고 하면 "식사"의 요소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멀티 플레이를 의식해서 지원되고 있지요.
카미타니 씨 :
계획하고 싶었던 것은 "괴물재료로 대충 만든 캠핑 요리"입니다.
던전을 탐험한다면, 역시 현지의 괴물 고기를 요리하는 것이
'던전 마스터"에서 전통이지 않을까 해서요.
또한, 그 기분 나쁜 괴물 요리를 "타인에게 먹인다" 라고 하는 것이, 시스템의 초기 개념이군요 (웃음).
4Gamer :
그렇군요.
카미타니 씨 :
그렇지만, 요리 그래픽을 담당한 야마시타 군이
시가타케 군이 그린 오보로 무라마사의 요리 그래픽에 묘한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다보니...
왠지 뭐든 맛있게 만들어져버렸습니다. 웜 고기조차 맛있는 요리로...
4Gamer :
확실히 캠핑 요리는 그렇게 능숙하게 만들어지지는 않지요 ...
카미타니 씨 :
그래서 기획과는 달라져버렸지만, 뭐 이건 이거대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6. 전력을 다해 제작하지만 높은 수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4Gamer :
바닐라웨어 수준의 조건에서 질 높은 액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적다고 생각합니다만,
스스로는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요?
카미타니 씨 :
그 말씀은 바닐라웨어가 "수준 높은 액션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의미로 질문하신 건가요?
4Gamer :
예.
카미타니 씨 :
음, 매번 전신전령을 담아 게임을 만들고 있습니다만,
바닐라웨어가 "수준 높은 액션 게임"을 만들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4Gamer :
그렇지만, 예를 들면 오보로 무라마사 등도 그랬지만,
적어도 점프와 공격시의 "타격감" 같은 부분은 아주 좋다고 생각합니다.
카미타니 씨 :
오보로 무라마사는 '오딘스피어'에 대한 반성으로, 바로 그 부분에 주력한 작품입니다.
우리로서는, 오딘스피어는 어디까지나 프린세스 크라운 후속 작품이었습니다.
정밀한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직접 조작할 수 있는 재미를 보다 수준 높게 끌어올리고,
아이템 합성이나 요리 등의 다양한 행위를 통해,
게임성, 그리고 무엇보다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실시간 RPG"로 만들고자 했거든요.
하지만 그런 의도는 이 쪽의 제멋대로인 생각일 뿐이었고,
외형이 액션이라서인지, 역시 액션으로 돌파하려는 게이머가 대부분이었죠 (웃음).
결과적으로 액션이나 시스템이 부족하고, 중요한 아이템 합성도 이해하기 어렵고,
몹들보다 앞선 레벨을 갖추지 못하게 되는 등, 시나리오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목적에도 장애가 있었죠.
4Gamer :
카미타니 씨에겐, 오딘스피어는 후회가 남는 작품이었다는 것이군요.
카미타니 씨 :
그래서 오보로 무라마사는 불필요한 요소는 배제하고,
"즐거운 기분으로 마구 날뛰는 짜릿한 전투' 와 '누구나 이야기를 끝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을 목표로 했죠.
그러나 당시 바닐라웨어는 소규모이기 때문에, 개발 자원은 한정되어 있었죠.
특정 작업에 주력한다면 다른 부분에 들이는 힘은 줄어듭니다.
오딘스피어를 플레이한 게이머들은 시나리오가 줄었다고 정확히 지적했어요.
제작에서 들인 공은 오딘스피어가 액션 2 :시나리오 8 이었다고 하면, 오보로 무라마사는 6 : 4 였으니까요
4Gamer :
그런 측면에서, 드래곤즈 크라운은 개발 자원의 배분을 어떻게 하셨습니까?
카미타니 씨 :
드래곤즈 크라운은 액션과 시스템이 9 , 시나리오가 1 정도의 비율 이네요.
그래도 시나리오는 오보로 무라마사의 텍스트 양을 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게임 수준은 아니지만, 액션의 높은 완성도를 감안하면 시나리오 부분도 어느 정도 수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4Gamer :
방금 "수준 높은 액션 게임은 만들 수 없습니다"라는 말씀을 하고 있으셨는데,
드래곤즈 크라운에 관해서는 자신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카미타니 씨 :
글쎄요.
드래곤즈 크라운은 바닐라웨어로 보자면 가장 자신있는 타이틀입니다.
오딘스피어와 오보로 무라마사의 경험에서 느낀 점들은 보완했으므로, 나머지는 게이머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외형은 복고풍이지만, 어디까지나 2013 년에 발매하는 게임이니, 넓은 세대의 게이머가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죠.
그래서 왕년의 올드게이머 같은 분은 물론, 벨트스크롤을 해 본 적이 없는 분들도 꼭 본 작품을 플레이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4Gamer :
알았습니다.
카미타니 씨 :
기적적으로 이렇게 발매를 맞이했지만 정말 마지막 순간까지 파란만장한 프로젝트네요
(옆에있는 아틀라스의 담당자를 보면서).
바닐라웨어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4Gamer :
아, 이번에는 인덱스가 곤란한 상황(※)이 되어있죠...
※ 2013 년 6 월 27 일, 인덱스가 도쿄 지방 재판소에 민사 재생 절차 개시 신청을 했다
카미타니 씨 :
저도 한 때 아틀라스 직원이고, 여러가지 깊은 추억이 있는 회사이므로, 잘 처리되었으면 하네요.
4Gamer :
뭐... 어쨌든, 꼭 드래곤즈 크라운을 플레이 해 주세요,라고 하는 말씀입니까.
카미타니 씨 :
네, 감사합니다 (웃음).
4Gamer :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카미타니 씨 :
감사합니다.
- 7 월 5 일 수록
이것만 보면 캡콤이 정말 레전드 회사였는데 어쩌다 저런 병맛의 대명사가 되었는지... 넥슨이냐?!? 넥슨의 독기가 너를 이렇게 만든거냐?!!!!
ㅋㅋㅋ 넥슨병 전염이였나?
정독했습니다 역시 바닐라웨어! 유저정보게에도 올리시면 좋을거같습니다
캡콤은 현세대기 나오면서 망테크탐 그전에도 자사 게임의 사골화로 욕먹었지만 이정도로 막나가진 않았음 아니지 플투 끝물때쯤 부터인가? 핵심개발자들 하나씩 내쳐질때부터 이렇게 될 운명이었는지도ㅠㅠ 아무튼 사골+DLC+ULC까지 나오니 그냥 미친게 아니고 단단히 미쳤음
글을 읽어보니 외형DLC는 힘들겟구나 생각이드네여 ㅠㅠ 힘내줘요
정말 카미타니씨는 생각한대로의 사람이네요. 바닐라웨어 작품은 나오는 대로 다 구해서 하고있는데 게임하나하나 마다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고 생각되더군요. 그런건 역시 중심인물의 욕심이나 고집 없이는 안되는거라 생각했는데.. 그런부분이 잘드러나는 인터뷰 같네요. 그리고 함께 제작하는 사람들도 그런 부분에서 비슷한 분들인거 같구요.(그냥 해봤다 식으로 투기장을 만들었다니..) 대기업이 정통파를 안만드니까 자기들같이 매니아를 노리던 작은회사가 정통파겜을 만들게되었다는게 인상적이네요. 앞으로도 좋은 게임 만들어주시면 좋겠슴다.
좋네요. 아주 잘 봤습니다. :-)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투기장이 만들어진 과정이 놀랍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