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둠 리부트 만악의 근원인 UAC를 해체해 보겠습니다.
Welcome to the UAC!
일명 우주항공 산업연합(Union Aerospace Corporation)입니다.
그 이름답게 작중 시점에서 태양계 곳곳에 진출하여 식민지를 건설했으며, 2095년경 화성에서 아전트 균열(Argent Fracture-이 균열이란 지옥과 연결된 차원의 틈새로, 본편 마지막 챕터인 아전트 드'누르(Argent D'nur)의 에너지가 화성과 이어져 여기로 새는 겁니다)을 발견하고 승승장구합니다. 그 균열에서 아전트 에너지(실상은 지옥 에너지)라는 무한동력을 찾아냈거든요. UAC의 현 CEO인 새뮤얼 헤이든의 말대로라면 지옥 에너지를 정제한 아전트 에너지는 안전하고 완벽하며 무한합니다. 그리고 이 아전트 균열을 찾아낸 새뮤얼은 태양계의 에너지 문제를 좌지우지 하는, 그야말로 인류의 정점에 선 존재가 되죠.
그럼 그 아전트 에너지의 효율은 얼마냐?
지구에서 원자로를 12개월 동안 돌려 얻을 에너지를 몇 초만에 얻습니다. 문송할 따름인 저조차 이게 끝내주는 효율을 가졌음을 알 수 있어요. 악마 숭배자 올리비아 Bitch가 챕터 5에서 지옥문 열려고 써먹은 아전트 축전지(Argent Accumulator)는 30,000MWh의 효율을 낸답니다. 손바닥에 들어가는 12,000MW의 24볼트 전지가 나왔을 때 태양계의 에너지 문제는 해결됐다죠. 아전트 에너지 탑은 그 정점이자 세계 에너지 유통망(Global Energy Distribution Matrix)으로, 태양계 어디든지 아전트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습니다(재미있게도 아전트 에너지 탑과 그 공급방식은 본편에서 썼던 최첨단 무기인 가우스 캐논의 설계구조가 바탕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우리가 게임에서 업그레이드 할 때 써먹었던 아전트 조각은 아전트 축전지의 원형입니다. 이 손톱만한 조각이 둠 슬레이어의 체력, 방어력, 장탄량을 영구 확장해주는 것만 봐도 능력이 끝내주죠.
...이쯤해서 UAC가 만족했더라면 본편의 대참사(직원 61,337명 사망)는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니, 이들은 아전트 에너지의 실상을 파헤치려 연구했고(화성 곳곳에 남은 고대 유물을 바탕으로 분석한듯), 그 결과 이 에너지의 출처가 지옥이라는 걸 밝혀냅니다. 성경과 신곡에 나오는 그 지옥이요.
새뮤얼 헤이든을 비롯한 UAC의 높으신 분들은 이 사실을 철저히 비밀에 붙입니다. 아전트 에너지를 써먹기 시작한 이래, 세계 과학 위원회는 이 에너지가 풀풀 풍기는 유사과학-즉 오컬트 냄새를 맡고 집요하게 아전트 에너지의 출처를, 그것도 세계 과학 위원회의 최고 책임자인 새뮤얼에게 캐묻지만 묵살당합니다. 제가 새뮤얼이었어도 이 사항은 절대 밝히지 않을 거예요. 태양계를 구원할 대체 에너지가 지옥 에너지라니...어찌 알았겠는가. 아니, 애초에 이 에너지가 아니면 작중 시점에서 인류의 앞날은 어두워져요. 이미 지구의 플루토늄과 우라늄이 고갈됐거든요.
어쨌든. UAC는 만족하지 못했으니 지옥을 탐사하기로 결정합니다. 때맞춰 올리비아 피어스가 영입됐고, 올리비아의 주도로 지옥 개발 계획이 수립되니, 바로 라자루스 계획(Lazarus Project)입니다.
이 때부터 UAC는 서서히 미쳐돌아가는데, 얘네가 본편에서 대체 뭐하는 집단인지 알아봅시다.
1. 인류 최고의 지성들이 모두 UAC에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지식의 정수죠. 새뮤얼 헤이든은 그 중에서도 일인자이고, 과학계의 재능 있는 어린 인재들을 위해 재단을 세워 아낌없이 지원하기도 했으며, 그 인재들은 십중팔구 UAC에 영입됐을 겁니다. 여튼 이들 덕에 본편의 첨단 연구 단지가 UAC에 설립됩니다. 더욱이 첨단 연구 단지에 근무하는 모든 이들(3급 연구원)은 당연히 아전트 기술의 실상인 지옥을 알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정보 유출을 막고자 연구 단지의 지상 부분 전체가 패러데이의 새장 효과로 처리됐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 로봇 공학, 병기, 이공간 통신체계, BFG9000, 공간이동, 기계적 강화가 주요 연구 분야입니다.
1.1. 지옥 연구 및 악마 개발 부서는 첨단 연구 단지보다 비밀스러운 라자루스 연구소입니다. 이곳은 UAC의 최고참 직원만(3급 직원 한정)이 접근할 수 있으며, 모든 사항은 철저한 기밀입니다. 올리비아가 흑화하고 나서 보고를 하지 않아 CEO인 새뮤얼도 제때 정보를 받지 못한 적이 있을 정도로 폐쇄적입니다. 더불어 둠 슬레이어와 관련된 연구(특히 크루시블)를 할 당시엔 불면불휴로 근무한 것으로 보아 3급 직원은 상상도 못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듯 합니다. 이렇게 보면 올리비아가 흑화한 것도 이해할만 합니다...자세한 건 직접 플레이해서 알아보시는 게 더 빠릅니다.
2. 지옥의 차원문에선 라자루스 파동(Lazarus Wave)이라는, 일반인이 쬐면 죽거나 망령(좀비)로 변하는 흠좀무한 파동이 뿜어져 나옵니다. 그리고 UAC는 이 파동을 사람한테 쬐서 연구를 하는데,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악마 레버넌트입니다! 제트팩+견착식 캐논을 장착한 피설험자에게 뿅 하고 라자루스 파동을 쐬면 짠! 레버넌트가 탄생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실험자가 겪는 고통이나 피해는 고려 사항이 아닙니다. 이는 라자루스 연구소에서 실행됐으며, 나중엔 사로잡아온 맨큐버스에 UAC의 과학 기술을 접목해 사이버 맨큐버스를 만들어내는 등, 홀로그램의 프로파간다로 보자면 레버넌트를 비롯해 악마 무기화(Weaponizing Demon)로 뽕을 좀 뽑을 생각이었나 봅니다. 어따 써먹으려고?
2.1. 악마의 강화 유물(Power Up Artifact) 적용 실험. 버서크(Berserk), 헤이스트(Haste), 무적(Invulnerability), 쿼드 대미지(Quad Damage) 등등. 이 유물들을 쓴 피실험자들의 운명은 영 좋지 않았습니다.
2.2. 라자루스 계획의 전말을 아는 열렬한 신봉자들, 즉 라자루스 연구소의 3급 연구원들은 올리비아 피어스를 따라 때에 따라선 산제물이 되거나, 레버넌트가 되거나, 까라면 까야 합니다. 라자루스 연구소 챕터에선 이미 수많은 직원들이 의식 거행, 희생, 생체 해부, 인신공양으로 죽었습니다. 만일 저항했다간 UAC의 치안을 책임지는 막강한 권한과 무력을 가진 정예 경비대(Elite Guard)가 마중 나옵니다.
2.3. 정예 경비대는 둠 슬레이어의 전투복을 본뜬 특제 전투복을 입었으며(그래서 본편에서 프레이터 징표(Token)가 호환되는 겁니다), 둠 슬레이어급은 아니나 적어도 악마와 맞짱을 뜰 능력을 가졌습니다. 권한도 권한인데, UAC의 모든 직원은 이들의 요구 사항에 반드시 따라야 합니다. 이 친구들이 여러분에게 찾아와서 '라자루스 연구소까지 가주셔야겠습니다', 하면, 여러분은 라자루스 연구소로 가셔야합니다.
2.3.1. 만약에 일어날지 모를 돌발 사태에 대비하여, 정예 경비대는 해병과 더불어 UAC의 질서를 바로잡습니다. 이 둘 모두 프레이터 전투복의 복사품을 입었으며, 그에 걸맞게 강력합니다. UAC는 얘네들이 만에 하나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대책이 없기 때문에 정예 경비대를 한 큐에 죽이는 킬 칩(Kill Chip)을 전투복에 장착합니다. 문제는 이 킬 칩의 발동 조건이 라자루스 파동에 노출되는 것이었고, 그 발동권한은 새뮤얼과 올리비아만 갖고 있었으며, 둠 인트로 기준 24시간 전에 올리비아가 기지 전체로 퍼뜨린 파동 때문에 경비대는 즉사하고 맙니다. 경비대가 기지 전체와 지옥에 널부러진 건 그 때문입니다.
3. 라자루스 유인조사계획 수립, UAC의 해병을 비롯한 정예 경비대를 지옥으로 파견보내 유물을 조사하고 가능하면 악마를 사로잡아 표본으로 가져옵니다. 라자루스 연구소 챕터의 표본실을 보면 지옥 경비대(Hell Guard)의 본체도 포르말린에 담가놨는데, 이미 새뮤얼은 크루시블의 중요성을 알고 본편의 네크로폴리스까지 UAC의 병력을 보냈던 모양입니다. 뭐 알다시피 실패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옥 남작님(Baron of Hell)만 빼고는 다 산채로 잡아오는 성과를 거둬, 그들의 생태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악마 무기화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이 와중에 핑키를 갖고 잘못 실험하다(카코데몬의 시신경을 핑키한테 이식했다고 합니다) 투명 악마인 스펙터를 만들어낸 건 덤.
4. 유물 집중 탐구. 그 결과로 헬릭스 비석(Hellix Stone) 확보. 이를 통해 지옥의 정보를 얻고 지옥 에너지를 다루는 법을 알아냈습니다. UAC의 과학 기술을 급격히 끌어올려준 유물이죠. 그 밖에도 라자루스 연구소를 보면 얼마나 많은 지옥의 유물을 꼬불쳐놨는지 알 수 있습니다.
4.1. 선술했듯 헬릭스 비석을 연구해 아전트 에너지를 더 수월하게 갈무리하죠. 그 결과물인 아전트 에너지 탑은 인류의 가장 큰 수확입니다.
5. 기술적 특이점을 넘은 강인공지능, VEGA(아나그램입니다. 아직 밝혀지진 않음)개발.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완전 자립 인공지능입니다. 본편 역사상 가장 지능이 뛰어난 컴퓨터 시스템이기도 하죠.
튜링 테스트란 질의자 하나, 응답자 둘로 실험하여 질의자는 응답자 중 누가 컴퓨터인지 판별해야 하는데, 질의자의 92%가 VEGA를 사람으로 판단했고, 8%의 질의자만이 VEGA를 컴퓨터라 판단했으나, VEGA는 그 실험에서 응답자 둘을 모두 맡았던 겁니다.
새뮤얼 헤이든이 고안, 개발했으며, 동력원은 당연히 순수한 지옥 에너지입니다. 왜냐하면 VEGA를 가동하는데 드는 동력은 2.4TW거든요. 게다가 초기 원형질 회로를 가동할 당시 절대온도 1,200,000도(태양의 표면 온도보다 173배 높습니다)까지 발열온도가 올랐기에 본편에서 본 절대영도 냉각소를 마련해야 했습니다. 기지 밖에서는 당연히 눈보라가 펄펄.
능력도 끝내줍니다. UAC 기지 전체를 빅 브라더급 감시 능력으로 꿰차고 있으며, 아전트 조각과 축전지는 VEGA의 발명품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기지 하나를 통째로 세워야 할 정도로 거대한 이 인공지능의 인격을 하드디스크만한 칩에 백업할 수 있다는 겁니다!
6. 무기 개발. 그중에서도 BFG9000. 현존하는 최강의 개인화기를 개발했습니다. 대악마 결전병기인 이 무기는, 아전트 에너지를 가진 모든 대상(다시 말해 악마!)을 사정거리 내에서 산채로 끓여버리며, 끝내는 형체도 알아보지 못하게 작살냅니다. 본편에선 보스 몹을 제외한 모든 악마가 정통으로 맞으면 끔살이며, 스쳐 맞아도 살기 어렵습니다. 찬양하라, BFG9000!
6.1. 무한탄창 권총인 에너지 물질 젤 총기(EMGP) 개발. 자원난에 구애받을 필요 없는 플라즈마 소총 개발. 값싸고 강력한 휴대용 레일건 가우스 캐논 개발. 초속 5000피트로 쏴갈기는 45kg짜리 남자의 무기 체인건, 그 두 배의 속도를 내서 쏠 수 있는 기동식 터렛 개발(BFG9000 다음으로 제압력이 뛰어남). 구시대의 병기를 오늘날에 맞게 개량(중형 돌격소총, 로켓 발사기), 그리고 암시장의 단골무기인 훌륭한 대화수단-전기톱 확보!!!!
7. 본편 시점에서 많은 직원이 악마를 추종하고 지옥을 숭배합니다. 게임을 진행할 수록 노골적으로 드러내며, 이를 알 수 있는 홀로그램의 몇몇 문구가 있습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아전트 에너지로 포장됐습니다!" (지옥으로 가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있다)-아전트 에너지 탑 챕터
"악마 무기화, 희망찬 내일을 위하여!"-첨단 연구 단지 챕터
"Kadum mosimegna, kraios Illigma!"-라자루스 연구소 챕터
세 번째 문장은 라자루스 연구소에서 들을 수 있는 악마의 언어입니다.
7.1. 그러나 직원들 모두가 맛이 가진 않았어요. 악마가 UAC 기지에 나타나는 게 꽤 흔한 일인지, 악마적 존재를 감지하면 바로 구역을 격리하고 이들을 다 없애기 전까지 절대 격리조치를 풀지 않으며, 악마 침공이 감지될 시 직원들에게 알립니다. 인트로의 '악마 침공 진행 중(DEMONIC INVASION IN PROGRESS)' 이라는 모니터 문구 기억하시죠? 해병들도 사건이 터지고 직원들을 보호, 대피시키듯 이들은 마냥 UAC의 개가 아닙니다. 더욱이 라자루스 파동을 발동하기 직전 죄책감에 빠진 듯한, 회의적인 직원도 홀로그램으로 비춰졌었죠. 결국 일은 터지지만.
8. 사이버데몬 부활. UAC의 멍청이들이 이룬, 라자루스 계획 최고의 성과랍니다. 원래 사이버데몬의 원본 악마는 바알가르(Baalgar)로, 오래전에 화석이 된 악마였습니다.
UAC는 이거 가져다가 야, 그냥 전시물이나 하나 만들자 했는데, 혹시나 해서 아전트 에너지를 화석에 쬔 결과, 사이버데몬의 세포조직이 되살아났습니다. 당연히 UAC는 눈에 불을 켜고 이 악마의 모든 것을 파헤치려 했죠.
결국엔 야, 이거 개쩌는 생체 무기로 만들어보자! 해서 다리 떼고, 팔 떼고, 기계 붙이고, UAC제 암 캐논 붙이고, 등짝 발라내서 유도 MLRS 박아넣고, 아전트 임플란트(축전지)를 가슴 부근에 심어 궁극의 생체병기를 창조하고 맙니다. 이게 얘네 뜻대로 돌아갔으면 정말 좋았겠죠? 하지만 그럴 리가 있나. UAC가 살짝 살짝 아전트 에너지를 쬐며 간을 보고 있던 사이, 웬 흑막(정황상 아이콘 오브 신)이 얘를 깨워버리고, 사이버데몬은 세포에 투사되던 아전트 에너지를 뇌로 빨아들여 뇌사상태에서 깨어나 발광을 합니다.
신봉자 제이콥슨이 목숨바쳐 격리소로 유인한 끝(사이버데몬을 만나기 직전에 볼 수 있는 직원의 시체가 바로 제이콥슨입니다)에 사이버데몬은 격리되고, 나중에 본편에서 우리가 만나게 됩니다.
9. UAC에겐 가장 어리석은 악수이자 새뮤얼에겐 신의 한수인, 둠 슬레이어의 석관 탈취.
10. 결론: 어찌됐든 UAC가 없으면 인류의 앞날은 어둡다! 온갖 뻘짓과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을 저질렀어도, 얘네가 아니면 태양계는 망합니다. 새뮤얼 헤이든은 그 때문에 둠 슬레이어를 배신할 수 밖에 없었고요.
그러니까.
빨랑 후속작을 내놔라 id야. 새뮤얼 그 쇳덩이를 뽀개버릴 거야. VEGA와 손잡고.
궁금한 사항이나 잘못 기재된 정보,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정말 이번 설정은 흥미진진합니다.
에너지 물질 총기, 플라즈마 소총, 가우스캐논, 채인건 다 개발했으면 슈퍼샷건같은거 하나 더 만들어주지....쓍....
슈퍼샷건은 그 자체로 손 볼 필요가 없는 갓-무기입니다. BFG와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