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2020년, 어느 패미컴 전문 공략 인터넷 기자 앞으로, 드래곤 퀘스트 3에는 숨겨진 비기가 있다는 썰이 제보됨
제보자는 30년도 전에 특정한 방식으로 시작하자마자 99렙을 찍는 비기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그 방식을 올림.
문제는 그 방식이 시작하자마자 세이브하면서 리셋 버튼을 누르면서 다시 키고 한다는, 보통 도시전설에 흔한 "세이브 데이터 날리는" 방식이었다는 점임.
참고로 이 기자는 무려 200개의 드래곤퀘스트 3 중고를 사들여 얼마나 많은 유저가 엔딩까지 갔는지(약 30퍼센트) 조사한다던가
초기 생산판과 후기 생산판의 차이, 버그의 사양 등을 검토하는 것도 한 굉장히 이 업계 베테랑 기자였음.
타카하시 명인 이름을 달고 나온 패드의 색 다른 버전이 짝퉁인지 아닌지 확인하려고 타카하시 명인 본인에게 전화를 걸 정도로 인지도도 있는 기자임.
이 기자가 30년 넘게 한번도 못 들어본 드퀘3 관련 이야기라고? 지금 RTA도 자주 이루어지는 명작에서?
기자가 실제로 보내준 썰에 맞춰서 테스트해봄.
놀랍게도 하라는 대로 한 결과
99렙은 아닌데 52렙까지 바로 올리는 버그가 성공해버림!
일본과 미국 인터넷을 전부 뒤진 결과 해당 사례에 대한 보고는 제보자 외에 1건이 있었고,
"리셋 버튼을 누르며 전원을 빠르게 껐다 켠다"에서 "리셋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된다"/후기판 롬에선 불가능하다라는 점까지 밝혀냄
문제는 이 과정에서 캐릭터가 버그로 변하면서,
루라(텔레포트) 주문의 도착장소에 있을 리 없는 장소들이 나타난다는 거임
아직 게임 시작한 직후의 캐릭터가, 보스룸에 가기 위한 아이템인 "무지개의 눈물"이라던가,
보스룸 근처의 마을로 이동가능한 텔레포트가 찍혀있다던가 등을 검증 과정에서 확인하는데 성공함.
그리고 이 소식은 바로 RTA 주자들에게 들어감.
가뜩이나 빠른 클리어를 노리는 유저들에게 이 방식의 등장은 말 그대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었던 거라,
1분 줄이는데 수 년씩 써온 과거의 기록경신과 다른 대규모 경신이 이뤄짐
무려 약 2/3의 시간을 절약하는 데 성공하면서,
그리고 이걸 라이브 방송에서 4명이 동시에 도전해 그 중에 한 유저가 저 기록을,
나머지 세 유저도 기존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전설이 되었음.
어? 근데 제목에서 3분에 세상을 구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이 뒤에 기인이 또 등장했거든.
1. 전원버그를 일으킨다
2. 전원버그가 일어난 상태에서 닥터 마리오를 킨다
3. 닥터 마리오를 도중에 뽑아버리고 별의 커비 팩을 꼽는다.
4. 리셋 버튼을 누르고 커비를 플레이하다가, 팩을 뽑아버리고 닥터 마리오를 꽂는다.
5. 리셋 버튼을 누르고 다시 닥터 마리오를 플레이하다가, 팩을 뽑아버리고 드래곤퀘스트 3을 꽂는다.
6. 다시 전원버그를 일으킨다.
7. 파이널 판타지를 켜서, 플레이하다가 뽑아버리고 드래곤퀘스트 3을 꼽고 리셋한다.
8. 드퀘3에서 특정한 순서대로 아이템을 버리고, 사고 장비한 뒤, 세이브하고 리셋 + 세이브데이터를 팩 내의 다른 위치로 카피
9. 다시 시작해서 특정한 버튼을 누르며 버그가 일어난 아이템을 버린다.
10. 타이트 화면으로 강제적으로 돌아가지는데, 이때 세이브를 로드하고 왕에게 대화하면 엔딩
뭔...소리야?
싶을 수 있는데, 이건 그거다.
게임을 켜놓은 상태로 팩을 꽂아버리면, 게임기 자체 안의 RAM의 데이터가 삭제되지 않은 채로 다른 게임의 데이터가 들어와서 덮어씌운다.
이 방식을 이용해서, 드래곤퀘스트 3의 정보를 램에 남긴 채로 커비, 닥터마리오의 데이터를 덮어씌워서, 특정한 위치의 메모리를 플레이를 통해 조작하는 거다.
엔딩을 위해서 드퀘3에서 해야 할 조건이 a,b,c가 있을 때,
이 조건은 각각 기기/세이브파일 내의 특정한 메모리에 0 또는 1로 저장되고,
0이면 아직 조건 미달성, 1이면 조건 달성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다.
이 조건을 플래그라고 하고, 플래그 떴다! 플래그 사라졌다...의 플래그가 이걸 의미하는 거기도 한데
이 플래그를 강제로 다른 게임을 통해 활성화시키고,
그러면서도 rom 간 메모리 간섭으로 게임이 켜지지 않는 사태까지는 안 가는 롬끼리만 모아서
보스 클리어 조건 플래그를 다 달성시켜버린 게 바로 이 공략 차트.
그 결과 4분 클리어라는 컵라면 타임이 나오게 됩니다....
21세기에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숏컷이 나온 이야기였음
2주뒤면 드퀘3이 나와요!!!!
여러분 드퀘3 리메이크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아는 일본 판타지의 용사물 컨셉은 거의 다 드퀘3이 원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장송의 프리렌 포함)
참고로 이번 리메이크
용사 남캐로 하면 히야마 노부유키 목소리로 나옴
역시 경력직 목소리야!
젤다성우가 용자왕이었어?
모든 시리즈는 아니고 시간의 오카리나라던가 이런 유명한 시리즈 기준 스카이워드나 이번 두 연작은 다른 사람임
과정이 복잡해서 그렇지 메모리에딧이란 얘기네
맞습니당 정합성이 맞는 메모리에딧을 실기로 해치우는 방법
가끔 스피드런 하는 애들 보면 저걸 어떻게 생각하는거야? 싶은게 존나 많음...
벽뚫기, 상정되지 않은 루트, 데미지 버그 까지는 상상할 수 있는 영역인데 세이브 파일 창조까지 가면 정신나갈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