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쳐 어드벤처 장르를 좋아해서 평이 좋지 않음에도 큰 맘 먹고 구매했습니다.
플레이 소감은....미묘하더군요. 솔직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주인공이 너무 예의가 없다는 것이 거슬렀고.(물론 물건너 중2병 주인공들이 넘쳐나는 미디어들을 보면 내성이 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은 32살인 나이 먹을대로 먹은 성인.;)
맥스모드는 대체 왜 있는지 모르겠더군요. 차라리 선택지로 고르게 해도 되지 않았을까. (맥스모드는 실패해도 패널티도 없더군요..도무지 왜 있는지 모르겠어요. )
가장 이해 안 가는 것은 루트별 분기입니다. 각 장의 초반 부에 펜팔친구인 아야의 질문에 답변하는 선택지가 나오는데 거기에서 무슨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분기가 갈라집니다... 솔직히 왜 그쪽 분기로 가는지 이해 안가는 것 투성이더군요... (선택지라는것이 쉬는 날엔 뭘 하나요? 좋아하는 여성이 있나요? 등등. )
거기다 이건 겜하다가 짜증난것인데 다른 엔딩을 보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각 장 마다 스킵이 가능한데 마지막 직전인 8장은 스킵이 안되더군요. 절친 추궁하는 장면만 몇번을 봤는지 나중에는 반사적으로 무슨 증거를 드밀어야 진행되는지 알겠더군요. (다른 장은 스킵이 되는데 왜 이 장만 스킵이 안되는지 의문.)
스토리는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해피엔딩에 비해서 배드엔딩들은 볼륨이 너무 부족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어딘가 좀 모자라고 맹맹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어차피 배드엔딩이니 대충대충 하자 .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비록 배드엔딩이긴 하지만 히로인이 외계인이 되거나 유령이 되거나 빙의를 당하거나 해외로 떠나는 등 여러가지 캐릭성이 변화되는 점은 무척 신선하고 마음에 들었는데 스토리 전개가 너무 날림으로 나가서 아쉽더군요.. 특히 저주의 편지편. 친구들이 저주받아서 한명한명 뒤질때 까마귀에 쪼여 죽는건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전 텍스트 어드벤쳐 장르를 좋아합니다. 루트레터가 카토카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텍스처 어드벤처 1탄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첫 단추부터 삐걱 거려서 후속작은 어찌 될지 걱정이네요... 후속작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트로피 수집은 매우 쉬워서 저에게 백금 트로피를 처음으로 얻는 경험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ㅎㅎ)
평범한 펜팔처럼 보이려고 가려놔서 그렇긴 한데, 루트별로 답장만 모아서 보면 느낌이 조금(?) 옵니다. 저주루트에서는 폐허/불가사의/정령, 히메가모리에서는 민속학/전승, 외계인에서는 우주인/이성인 같은 키워드가 있지요. 결연이나 엇갈림 같은 경우에는 주인공이 아야에게 관심을 갖고 있다는 걸 유추할 수 있구요. 제 생각에는 메인 시나리오를 해피엔딩으로 그려두고 나머지를 곁다리로 급조한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신하야리가미도 그렇고 루트레터도 그렇고, 긴장감을 위해 도입한 요소가 별로라는 것이...
그렇게 보면 그렇긴 한데 너무 약하다고 봅니다...엔딩 분기를 가르는 요소라면 좀 강한 느낌이 오게 했으면 좋았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