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청법적용사례) 지옥에 떨어진 아이돌 2권 13화 검열

최근에 알게 되어 리디북스에서 맛보기를 시작한 만화 중에 <지옥에 떨어진 아이돌>이라는, 에로 겸 격투 만화가 있더라구요.
그런데 찾아보니, 이 책의 2권 13화가 한국판에서 아예 통째로 삭제되어, 한국판의 13화는 일본판의 14화에 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판은 그러니까 12화에서 14화로 바로 넘어가서, 13화의 내용을 알 수가 없는 거죠.
그래서 내용이 갑자기 붕 떠버리는 게 너무 아쉽더라구요.
찾아보니, 이유가 이러했습니다.
"고등학생으로 추정되는 교복을 입고 있는 캐릭터가 회상 장면에서 교복을 입은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하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에 서비스가 불가하다."
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무위키에서 해당 장면이 대충 어떤 내용인지 찾아봤는데,
"집에 칼을 든 범인이 집에 침입해 우타코(위 설명문에서 나온 미소라의 소속사 후배)를 범하려고 했는데 우타코의 가슴에 파묻고 범인이 그대로 자수해버렸다"라고 하는 거예요.
정황상 아마 성폭행 미수? 같은 건가 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요, "미성년자로 보이는" 캐릭터가 성폭행을 당하는, 혹을 당할 뻔하는 장면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죄다 서비스가 불법인 것은 아닙니다.

가령 이 <박화영>이라는 영화에는, 가출청소년인 은미정(강민아 분)이 조건 만남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할 뻔하다가 친구에게 구해지는 장면이 나와요.
그런데 아무 문제 없이 각 ott에서 서비스 중이고, 최근에는 네이버 치지직에서 다시보기까지 했습니다.
당연하게도 해당 장면이 그것을 미화하기 위한 것이 아닌, 명백한 범죄로서 비판하는 장면이라면 성착취물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이 상식이겠죠.
그런데 오늘 있었던 추가 답변에서 이런 답변을 하는 겁니다.
"영상매체의 심의 기준과 전자출판물에 대한 심의기준이 달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으며, 전자출판물은 아청법에 의해 철저히 관리된다. 때문에 해당 장면의 서비스 자체가 불가능하다.
라더라구요.
이것도 결국, 아청법이 영상 매체와 전자출판물(혹은 웹툰, 개인 인디 창작만화 등)에 대해 너무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사례, 현행법상 "음란물"로 볼 수 없는 창작물까지 아청법으로 검열되거나 처벌받을 수 있는 사례의 하나로서 들 수 있을까요?
그리고 혹시 몰라서 찾아보니,
해당 에피소드는 카도카와 북스의 북미판 e북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그대로 수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어판 리디에서 1권과 2권을 합친 쪽수가 340쪽인데,
1권과 2권을 합쳐 한 권으로 낸 북미판 e북에서는 370페이지로, 정확히 한 에피소드 분량만큼 더 많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해당 에피소드가 대체 어느 정도 표현이길래 한국에서 삭제되었는가, 북미판 e북을 사서 확인해보는 것조차 저는 못한다는 겁니다.
확인하는 순간 아청물 화상을 시청한 죄로 범죄자가 될 테니까요.
yes24에서 일본판 원서를 7천원에 팔던데, 그걸 사서 확인해보는 게 유일한 방법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