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0호기의 코어에는 1대 레이의 영혼이 담겨있다.
그런데 릴리스의 영혼이 담긴 1대 레이가 코어에
있고 역시 릴리스의 영혼이 담긴 2대 레이가
파일럿인 상황이 가능한 걸까?
이런 상황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영혼이 둘
이상으로 분리(이하 영혼 분리) 되어야만 한다. 이
영혼 분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작중에 등장하는 또
다른 영혼 분리의 사례인 아스카의 엄마, 쿄코의
사례를 살펴보자.
에바 2호기 코어에서 들려오는 쿄코 목소리. 분리된 두 영혼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쿄코는 코어와의 접촉 실험에서 영혼이 분리되는
사고를 겪어 정신이 붕괴되는데 이는 영혼 중
리비도를 발산하는 영혼의 일부분이 코어에 흡수
되면서 항구적으로 데스트루도가 높은 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생의 육동으로 리비도의
대상이었던 자신의 아이인 아스카 마저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
접촉 실험으로 영혼 중 리비도를 발산하는 영혼의 일부를 코어에 흡수당해 리비도의 대상이었던 아스카를 알아보지 못하게 된 쿄코.
지난 글에서 설명했듯이 생의 육동인 리비도보다
죽음의 육동인 데스트루도의 에너지가 놓을 때
자신이나 타인의 파괴와 죽음을 욕망하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쿄코 역시 결국 이런 파괴와 죽음의
욕망을 위해 딸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인형과 함께
스스로 목을 매어 죽는 선택한다. 자신의 욕망이
충족되어 기쁜 얼굴로 말이다.
리비도를 발산하는 영혼의 일부를 코어에 흡수당한 쿄코는 높은 데스트루도로 인해 스스로 목을 졸라 죽는 선택한다.
쿄코의 사례에서처럼 1대 레이도 쿄코와 같이
릴리스의 영혼 중 리비도를 발산하는 일부분을
잃은 영혼을 담고 있었고, 이 때문에 쿄코와
마찬가지로 항구적으로 데스트루도가 높은
상태였다.
쿄코와 마찬가지로 릴리스의 영혼에서 불완전하게 분리된 영혼이 담긴 1대 레이는 데스트루도가 높은 상태였다.
하지만 겐도는 이런 1대 레이의 문제점을 간과했다.
1대 레이는 자신이나 타인의 파괴와 죽음을 욕망
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자신에 대한 의심과 유이에
대한 질투심을 갖고 있던 나오코를 도발한다. 그렇게
1대 레이는 나오코의 손에 목이 졸려 죽고 이후
나오코 마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1대 레이는
나오코에 의해 죽었지만 이는 자신의 파괴와 죽음의
욕망을 위해 결국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셈이다.
항구적으로 데스트루도가 높았던 쿄코의 죽음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항구적으로 높은 데스트루도를 발산하는 영혼을 가지게 된 1대 레이와 쿄코는 마찬가지로 죽는 선택을 한다.
1대 레이가 죽은 뒤 그 영혼은 겐도와 겐도의 계획을
돕던 리츠코에 의해 다시 에바 0호기의 코어에
담기게 된다. 이 때문에 에바 0호기가 폭주할 때의
행동은 초호기의 폭주 때와는 달리 자신이나 타인의
죽음과 파괴를 욕망하는 행동으로 나타난다.
에바 0호기의 코어에는 자신이나 타인의 파괴와 죽음을 욕망하는 1대 레이의 영혼이 담긴다.
에바 0호기는 폭주할 때마다 머리를 쥐고 괴로워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고는 겐도와 리츠코, 2대
레이 등을 공격하는데 이는 또 다른 자신인 2대
레이는 물론 자신을 그렇게 만든 타인인 겐도와
리츠코에 대한 파괴와 죽음의 욕망 때문이었다.
이후에 에바 0호기는 활동 정지까지 계속 벽에
머리를 박는 행동을 하는데 이는 명백한 자신에 대한
파괴와 죽음을 위한 자해행위이다.
1대 레이의 영혼이 담긴 코어의 에바 0호기는 폭주 시 타인에 대한 파괴 행위와 자신에 대한 자살행위를 보인다.
겐도의 계획을 도와 에바 0호기와 레이의 제작과
관리를 맡아 0호기 코어와 레이의 비밀을 알고 있던
리츠코는 0호기가 폭주하며 했었던 행동을 보며
0호기가 공격하려던 대상이 자신일 거라고 생각했다.
에바 0호기와 레이의 제작과 관리를 맡아 0호기 코어의 비밀을 알고 있던 리츠코.
이처럼 겐도는 자신의 계획을 위해 릴리스의 영혼의
존재를 제레로부터 숨겨야 했고 이를 위해 릴리스의
영혼을 빼내는 과정에서 영혼이 불완전하게 분리된
것이다. 그중 항구적으로 데스트루도가 높은 상태의
1대 레이가 죽자 이 영혼을 다시 회수해 에바
0호기의 코어에 넣고 분리되고 남은 영혼을 담아
2대 레이를 제작하였다.
제레의 계획에는 불필요했던 릴리스의 영혼을 자신의 계획에 이용하기 위해 겐도는 릴리스의 영혼과 레이의 정체를 숨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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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도와 데스트루도의 분리. 인간의 양면성 또는 자아분열의 또 다른 해석이네요! @@ PS. 평소 조력자살 복지화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저렇게 '데스트루도'가 높아져서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전에 죽고 싶네요!
댓글 감ㅅ... 네?;
오... 뭔가 맞는 것 같은데요? 바로 아! 아~ 아? 느낌 분석력 좋으시네요
아! 아~ 아?! 느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도 흥미로운 글을 잘 읽었습니다. 무표정인 다른 레이가 절대하지 지을것 같지않은 표정을 짓고 시커먼 말을 하는 첫번째 레이를 처음 보고 "쟤 뭐야... 무서워..."하고 느꼈지요. 폭주 시 타인에 대한 파괴 행위와 자신에 대한 자살행위라... 얼마전에도 본 로보캅2에서 로보캅2 프로토 타입 2대가 테스트 중에 딴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고 자멸하는 장면도 떠오르네요.(45초부터 시작) 이쪽의 경우는 생전에는 경찰관이였던 사람이 개조후 자신의 몸이 기계로 바뀐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서 벌인 행위지만요. https://www.youtube.com/watch?v=NJIjNs_s2NI&ab_channel=Movieclips
1대 레이가 처음부터 그랬던것과는 다르긴 하지만 자신의 의지와 달리 변해버린 모습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점에서 에바 0호기의 폭주와 비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