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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처음으로 가슴이 찢어진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디서 위로라도 받고싶은데 얘기할 곳도 없고 해서 이 곳에 글을 남겨봅니다.
4년전 데려온 저의 반려동물인 페럿.. 조그맣고 너무나 귀여운 아이였습니다.
다들 그렇겠지만 내 아이라서 그런지 유독 다른 애들보다 잘생기고 성격도 좋아보였습니다.
페럿의 평균적인 수명이 8-10년이기에 4살이면 아직 어리고 건강할 시기입니다.
작년 중반부터 아이가 마르고 걸음걸이가 수상해서 매달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는 검사결과 수치상으로 다 매번 정상이고 건강하다 였습니다.
만약 정확한 검사를 하고 싶으면 mri를 찍어야하지만 만약 문제가 있어서 원인을 알아낸다해도
우리나라에서는 고칠수 없을것이니 비싼 mri촬영은 추천하지 않는다 하셨습니다.
혈액검사나 초음파검사나 결과는 다 정상이었기에 크게 걱정안하고 주기적으로 병원을 다녔습니다.
그런데 .. 작년 12월 31일 송년회를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아이가 바닥에 누워서 움직이질 않았습니다. 눈물부터 나더군요.
페럿은 야간진료 해주는 곳도 없고 일반 병원을 갈수도 없어서 일단은 은신처에 눞혀놓고 잠을 잤습니다.
다음날은 신정이었기때문에 원래 다니던 병원은 못가고 페럿을 봐주는 다른 병원으로 부리나케 가서 검사를 받은 결과 장이 이물이 있는거 같아 응급수술해야한다.
수술하고 나니 이물이 아니라 위와 장이 심하게 부어 있어 세척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 뒤로 아이는 걷지 못했습니다. 회복도 더디고 선생님은 기다려보자는 말뿐 ..
알고보니 수술한 병원은 평이 좋지않은 곳이더군요. 2주정도 입원했지만 회복이 더뎌 원래 다니던 병원에 데려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장과 위가 부은것은 신경손상일 확률이 높다고 하시고 개복수술까지 했어야 했나 의아해하시더라구요.
처음에는 수술한 병원을 원망하다 그다음에 저에 대한 죄책감이 너무나 들었습니다.
개복이라는 것이 간단한 일이 아닌데 왜 신중하지 못했나 .. 병원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았나.. 너무나 아이한테 미안하고 또 미안했습니다.
수액을 맞히고 스테로이드와 간보로제를 처방받아 먹이니 걷지는 못하지만 예전보다는 기운을 차렸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을 상태가 호전되지 않더군요. 자발적 배뇨도 못하는 상황이고 매일을 누워지내는 아이 .. 벌써 4개월이 되어가네요.
어느순간 머리속으로 안락사에 대한 생각을 했지만 아이가 나을수 있다는 희망때문에 선뜻 입밖으로 꺼내지 못했습니다.
사람이라면 티비보고 스마트폰이라도 하며 지낼수 있을텐데... 그 조그맣고 작은 생명이 매일매일을 아무것도 못하고 누워지내야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찢어질듯이 안좋았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안락사에 대해 여쭤봤을때 내심 아직 희망이 있다는 말을 듣고싶었지만... 아무나 안락사를 시켜주는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아이는 안락사를 하는것에 해당된다라는 말.. 그날은 하루종일 하염없이 눈물만 흘렀습니다. 아이를 보기만 해도 눈물이 나는데 아이가 느낄까봐 꾹참고 있습니다.
이제는 보내줘야 하는데 ... 너무도 가슴이 찢어집니다.....
완치 가능성이 없으면 그냥 보내주는것도 좋을거 같습니다. 괜히 치료한다고 이거저거 하는것도 동물들은 더 괴로운거 같더라고요. 저희 댕이도 치료한다고 이거저거 하다 죽었을때 그냥 치료안하고 편하게 보내줄걸 하고 후회엄청 했습니다.
네.. 저도 편하게 보내줬어야하는데 제 욕심으로 4개월을 꼼짝없이 누워서만 지내게 한 한 것 같아 너무 미안하네요. 그런데 아직도 옆에 있어줬음 하네요. 제 욕심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