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격수 사격하러 갔을때 있던 일임
난 저격수는 아니고 저격수 경계병으로 사격하는 동안 주변에 뭐 없는지 감시하는 역할이였는데
한 겨울에 산 꼭대기에서 있는 사격장에 아침 일찍 가서 밤 늦게 들어오니까 준비 단단히 하라고 해서 옷 껴입고 사수 간식 챙기고 핫팩 넣을 공간 없어서 흑복 바지에 무릎 보호대 넣는 곳 에서 까지 쑤셔넣어서 만반의 준비 했는데
문제는 사격장이 준비가 안되있었음
얼마전에 폭설이 내려서 길이 다 얼어서 차가 못 올라간다는 거임
그래서 부대 복귀해서 염화나트륨이랑 모래랑 곡괭이 같은거 챙겨와서 별짓을 다 해봤는데 결국 실패해서 아 장비 들고 등반하게 생겼구나 하고 있었는데
그냥 부대 복귀하자는 거임
?!?!?!?!?!?!?!?!?
솔직히 개꿀이긴 한데 저격수 사격장 구경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쳐서 많이 아쉬웠음
그래서 다시 차 타고 복귀하는데 웬 공원에서 차가 서는 거임
내리라길래 내렸는데 얼마전에 부임한 중대장이 나한테 종이 봉투 하나를 쥐어졌음
안에는 롯데리아 햄버거 세트가 들어있었음
알고 보니 그 중대장도 특임대 처음으로 부임해서 처음으로 저격수 사격장 온다고 오는 인원수 맞춰서 햄버거 세트를 사왔는데 부대에서 온 사람들끼리만 먹기 그러니 여기서 먹고 가자고 하는거임
그래서 동기랑 같이 근처에 벤치에 앉아서 강을 바라보면서 그 햄버거를 먹기로 했음
하필이면 그때 복장도 위장무늬 전투복이 아니라 흑복에 흑캡모에 검은 마스크라 좀 수상해 보인다는 걸 제외하면 일반인 복장이랑 비슷한 했고 그 공원도 처음 간 곳이고 동기도 자대가서 처음만나 같은 팀에 들어간지 1년도 안된 사이였는데
뭔가 이 공원에서 걔랑 같이 몇년동안 항상 햄버거를 먹은 기분도 들고 쇼생크 탈출에서 "우리는 마치 자유인처럼 앉아 햇빛을 맞으며 맥주를 마셨다"라는 대사가 떠오르더라고
아마 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햄버거이지 않았을까 싶음
한화에서 먹어본 한화에서 제일 맛있는 한화
낭만 미쳤는데?
한화에서 먹어본 한화에서 제일 맛있는 한화
낭만 미쳤는데?
한 20년은 술자리에서 이 썰 풀어도 될거같은데 ㅋㅋㅋㅋ
제일 맛있던 콜라는 훈련소 때 교회에서 세례 받으면 몽쉘이랑 콜라, 티타늄으로 만든 십자가 목걸이 등등 준대서 갔거덩 세례는 무슨 ㅅㅂ 수영장에서 머리 끝까지 잠기는 침례식이라 하더라고.. 이미 엎질러진 물, 어쩌겠나 풍덩 들어갔다가 나와서 물방울 송골송골 맺혀있는 차디찬 콜라 한캔을 딱 받았는데 이게 그렇게나 맛있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