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 변하지 않아 아쉬운 두 번째 리메이크, 스타폭스

| 제목 | 스타폭스 | 출시일 | 2026년 7월 2일 |
| 개발사 | 닌텐도 | 장르 | 음악 |
| 기종 | NS2 | 등급 | 전체 이용가 |
| 언어 | 자막 음성 한국어화 | 작성자 | 정필권 (Mustang) |
올해 초, 영화 ‘슈퍼 마리오 갤럭시’에서 폭스 맥클라우드가 등장함이 밝혀졌을 때. 스타폭스 시리즈의 팬들의 머리 속에서는 기대감 또는 희망회로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닌텐도가 괜히 폭스를 넣을 이유가 없었던 것도 있고 이전 영화의 동키콩처럼 신작까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영화에서의 등장에 흥분을 감추지 못한 팬들은 이후 시간이 지난 5월 초. 아무런 예고 없이 갑자기 공개된 ‘스타폭스 다이렉트’를 통해 오랜 기다림에 보상을 받게 된다. 예고 이후 10분 뒤에 시작을 해버린 해당 다이렉트에서는 시리즈에서 여전히 회자되는 스타폭스 64를 바탕으로 다시금 리메이크를 한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그리고 시리즈 최초로 더빙이 이루어지는 등 여러모로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시리즈의 마지막 타이틀이자 리부트를 진행했던 2016년작 스타폭스 제로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스타폭스는 이렇게 시리즈의 연장선이 아니라 다시금 리메이크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1993년 최초의 스타폭스 시리즈의 리부트를 한 1997년작 ‘스타폭스 64’. 바로 그 타이틀의 두 번째 리메이크가 현재 시점에 새로운 옷을 입고 돌아온 것이다.
● 스타폭스 최신작 - 아케이드적 레일 슈터라는 방향성, 거기서 나오는 것들
우선, 스타폭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알아야 하는 정보가 있다. 이를 인지하고 있는가 또는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서 스타폭스를 바라보는 시점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스타폭스라는 타이틀을 판단함에 앞서 사전에 설정된 기준점이자 기대치로 작동한다. 이번 스타폭스의 플레이를 가늠할 수 있는 사전 정보들은 다음과 같다.
0. 리메이크 타이틀이라는 점 - 기본 뼈대는 1997년 작품에서 출발한다
1. 다회차 플레이가 기반이 된다는 것 - 한 호흡의 플레이 / 여러 루트
2. 다소 고전적인 조작 -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들
3.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는 플레이 - 하이 스코어와 챌린지로의 유도
우선은 리메이크 타이틀이라는 점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 리메이크를 함에 있어서는 여러 방향성을 가져갈 수 있겠지만, 스타폭스의 경우는 ‘기존의 플레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재의 비주얼과 편의성 등을 더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이는 이번 스타폭스가 새로운 일면을 보여주는 것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호평을 받았던 플레이를 현재 시점에 구현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단은 조작 체계까지 전부 다 그대로다
여기서 기존의 플레이 구조는 ‘다회차 플레이’라는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닌텐도 64의 기기적인 특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세이브 데이터를 카트리지에 대부분 저장하는 구조였고 일부 타이틀이 컨트롤러 팩을 통해서 저장을 할 수 있는 기기였다는 점이다. 카트리지의 용량 한계도 존재했고 그렇기에 당시 슈팅 타이틀은 세이브를 하면서 길게 가져가는 타이틀 보다는 한 호흡에 플레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는 형태를 보여주곤 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스타폭스는 레일 슈터 장르를 한층 가다듬고 여러 번 플레이를 하더라도 다양한 상황을 마주할 수 있도록 플레이를 구성하고자 했다. 즉, 다회차 플레이다. 게임 플레이 도중 플레이어는 여러 상황을 마주하게 되며, 선택 과정에서 어떻게 행동을 했는지에 따라 이전에 보지 못한 상황과 스테이지 구성을 마주하게 되는 형태였다.

코네리아에서 시작해서 베놈까지. 총 7개의 미션을 진행하는 구성
바로 이 점이 과거 팬들이 오래도록 기대를 한 지점이기도 하다. 당시 기준으로는 예상하지 못한 경험을 제공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함께 미션에 도전하며, 어려운 코스에 도달해 숨겨진 보스까지 마주했던 경험. 그 자체가 스타폭스 64를 아직도 언급하게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동했다.
이번 스타폭스 또한 마찬가지다. 스타폭스 64를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회차 플레이를 기반으로 둔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게임 플레이 경험들이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를 잡는다. 다회차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하며 - 여러 루트를 경험하도록 만든다는 지향점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일면은 한편으로는 ‘각 회차의 길이가 1시간 정도면 끝이 난다’는 사실로 귀결된다. 원작과 마찬가지다.
다회차를 요구하는 아케이드적인 레일 슈터의 경우, 한 번의 회차가 길게 구성하지 않는 편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플레이어의 피로감을 조절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플레이어의 집중력을 고려해서 짧은 시간 동안 몰입감 있는 플레이를 경험하게 만든다. 그리고 다음에는 다른 선택과 스테이지를 마주하도록 설계하면서 조금씩 경험을 확장하는 구조를 택했다.


집중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한 호흡으로 짧고 굵게 이루어지는 경험을 기반으로 두고 시도마다 조금씩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또한 고전적인 타이틀이 최대한 적은 용량으로 다양한 경험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 같은 경험의 반복보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 그리고 레일 슈터라는 장르의 한계를 조금 더 벗어나기 위한 시도와 같았다.
기존 원작의 플레이 경험을 기반으로 하게 되면서 전반적인 조작 체계 또한 같은 선상에 놓인다. 기본적인 조작 개념은 이전과 동일하다. A 버튼으로 사격 / 스틱으로 기체 이동 / 적의 탄환을 튕겨내는 롤링 / 폭탄 / 기체 기울이며 선회 / 유턴과 같은 요소 등 모든 것들이 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고전적인 형태의 레일 슈터 혹은 배경이 다가오는 형태의 클래식 슈팅 타이틀을 생각하면 되겠다
다만, 일부 추가되거나 변경된 지점들이 있다. 이번 스타폭스에는 스위치 2에서 이용할 수 있는 마우스 조작 기능이 제공되는 상태다. 마우스 조작 시에는 화면이 1인칭으로 변화하며, 기존과는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플레이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이는 호불호가 갈릴 지점이기도 하다. 기존의 3인 기준 플레이가 1인칭으로 변화하면서 오히려 게임 플레이가 어렵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개인적으로는 튜토리얼 구간에서 한 번 플레이를 하고 다시 이용하지 않는 기능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본적으로 레벨 디자인이나 적의 행동 패턴 등이 3인칭 슈팅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기에 1인칭 플레이는 멀미 문제나 시야 확보 등에서 그리 좋은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아쉬운 점은 자이로 조작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생각해보면 조금 의아한 결정이기도 하다. 이전에 3DS에서 리메이크 되었던 ‘스타폭스 64 3D’의 경우, 자이로 조작을 지원해서 유의미한 플레이 환경을 만들기도 했다. 적응이 필요한 것이기는 했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아날로그 스틱을 사용하는 것보다 용이할 때도 있었다. 이번에는 자이로 조작이 아예 사라진 상태다.

솔직히 기대했던 마우스 모드는 한 번 하고 바로 포기했다
전반적인 난이도는 노멀 기준으로는 적당히 플레이 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베놈까지 가는 어려운 루트의 경우에는 나름의 난이도가 유지됐다. 기존작과 첫 번째 리메이크작과 마찬가지로 루트별로 각기 어려운 스테이지가 존재하며, 상황에 따라서 서로 다른 플레이를 마주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상위 난이도인 익스퍼트의 경우 노멀 난이도를 기준으로 훈장을 모아야 개방되는 방식을 유지하고 있으며, 조금 더 쉬운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하위 난이도를 추가한 것이 이번 스타폭스의 큰 변화 중 하나다. 다소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는 조작감 -기체가 이동한다기 보다는 배경 화면이 다가온다는 느낌을 주는 고전적인 레일 슈터이므로- 자체가 적응이 필요한 영역이기 때문에 현재 기준에 맞는 쉬운 플레이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다. 쉬움 난이도의 경우에는 별도의 스코어는 기록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원작의 플레이를 계승한 이번 스타폭스는 ‘다회차 플레이를 해야 하며 / 고전적인 아케이드적 레일 슈터이고 / 회차별 플레이는 1시간 정도에 끝이 나고 / 중간 세이브는 없이 한 호흡에 엔딩까지 달려야 하는’ 타이틀 이라는 특징을 갖게 된다. 장점도 단점도 그대로일 만큼 변화가 적다. 다분히 요즘 게임처럼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결과물임은 분명하다. 게다가 여차하면 진행 과정이 초기화 되는 상황을 겪기도 할 정도로 한 번에 엔딩까지 주파하는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

생각 없이 나가기를 누르면 바로 게임 오버가 되어 재시작을 해야 한다. 주의할 것
● 그럼에도 충분할 수 있는 요소들 - 다회차 플레이, 특유의 ‘감각’
좋은 의미에서나 나쁜 의미에서나 이번 스타폭스는 과거의 플레이와 경험을 현 세대에 옮긴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스타폭스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우리는 여기서 다회차 플레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고전적인 레일 슈터의 문법을 따랐던 스타폭스 64가 호평을 받았던 부분이고 이후 첫 리메이크에서도 이를 중심으로 플레이가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재플레이를 바탕으로 하는 게임 구조는 이번 작품에서도 동일하며, 몇 번이고 플레이를 하도록 견인하는 역할을 한다.
스타폭스의 재플레이는 일종의 도전에서 시작한다. 가장 처음 마주하는 도전은 첫 스테이지인 코네리아다. 진행 도중 플레이어는 팔코의 도발을 받아들이고 바다 위에 있는 아치 형태의 지형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도전을 모두 마친 이후에는 이전과는 다른 루트로 진입하며, 이전에 볼 수 없던 보스와 적들을 상대하게 되는 구조다.
이렇게 스타폭스에서 루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동료의 생존 / 두 번째는 앞서 언급한 도전 요소들이다. 특히, 동료가 쓰러졌을 때에 바로 복귀하지 않는 노멀 이상의 난이도에는 동료의 생존 여부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동료가 생존하지 않는다면 이벤트 트리거가 발생하지 않고 특정 루트로 진행이 고정된다.

새로운 루트를 발견하고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반대로, 특정 미션과 루트에 돌입하기 위해서는 동료가 쓰러져야 할 때도 있다. 타이타니아와 같이 슬리피가 파괴되어 불시착했다는 설정으로 루트를 고정시키기도 한다. 그리고 각 미션과 분기에 맞는 컷신을 제공한다. 일부 미션의 경우 미션 달성 또는 실패에 따라서 별도의 연출이 더해지는 것도 볼 수 있다. -섹터 Z에서 미사일을 파괴하지 못했다거나 하는 것들-
코네리아에서 시작하여 최종 목적지인 베놈에 도착하기 까지 플레이어는 아주 많은 선택과 루트를 반복하게 된다. 때로는 해저로 들어가게 되며, 때로는 지상에서 작전을 진행하는 등 매 플레이마다 다른 상황과 디자인을 경험할 수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이외에도 특정 NPC와 함께 전투하거나 들키지 않고 잠입을 하는 등 여러 조건들로 분기를 구성한다.

분기마다 다른 상황과 대사들이 나오는 것도 여전하고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도입 컷신과 게임 플레이가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컷신은 실시간으로 구성되며, 바로 게임 플레이로 연결되어 플레이어의 몰입감을 높인다. 비주얼 측면에서는 현재 기기인 스위치 2에 어울리는 퀄리티를 가지고 있으며, 광원과 텍스처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구성되는 각각의 루트는 시작부터 끝까지 보통은 1시간 정도에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각각의 분기를 따로 찾는 것까지 생각하면 볼륨은 조금 늘어난다. 개인의 실력에 따라서 차이가 있겠지만, 노멀 난이도 기준으로 미션을 모두 개방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5시간에서 6시간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레일 슈터 타이틀의 싱글 플레이 기준으로는 나름 평범한 분량이다.

한 번의 플레이 사이클은 1시간. 하지만 분기를 다 열고자 하면 5~6시간 정도가 걸린다
싱글 플레이를 마친 이후에는 반복 플레이 과정에서 도전할 수 있는 목표들이 제공된다. 상위 난이도인 익스퍼트를 개방하기 위해서 각 미션마다 정해진 숫자 이상의 적을 격추하고 훈장을 모으는 과정이 우선적으로 자리한다. 그리고 각 미션의 하이 스코어 갱신 / 새로운 루트 탐색 등이 이어진다.
이번 리메이크의 경우 이와 함께 신규 모드인 ‘챌린지 모드’를 선보인다. 재플레이 시에도 첫 시작부터 플레이가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챌린지 모드에서는 클리어한 스테이지를 선택하고 제시된 과제를 달성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별도로 도전적인 반복 플레이를 제공하는 모드라고 할 수 있으며, 나름대로 난이도가 있는 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미션별로 가볍게 재플레이를 할 수 있는 챌린지 모드
그리고 멀티 플레이 모드도 제공하여 구색을 갖춰뒀다. 코네리아 / 피치나 / 섹터 Y 까지 세 개의 스테이지가 제공되며, 각 스테이지마다 다른 승리 조건이 제시된다. 코네리아의 경우 일반적인 거점 점령의 형태이고 피치나는 포인트 아이템인 크리스털 코어의 회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섹터 Y는 깃발뺏기를 규칙으로 삼아 플레이어 사이의 경쟁을 유도한다.
4vs4로 제공되는 PvPvE 모드와 같은 구성이라고 하겠으나, 실제 플레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어디까지나 루트를 반복하는 플레이가 중심이 되는 타이틀이기도 하고 멀티 플레이로 제공되는 보상 등이 구체적이지 않아 멀티 플레이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만들지 못한다. 게다가 온라인 서비스 가입까지 사전에 진행되어야 하고 유저 풀 또한 충분하지 못해 거의 모든 경기에서 봇이 사람을 대신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멀티 플레이는 나름의 재미는 있지만 굳이 이걸? 이라는 물음을 던질 수 있다
이렇게 싱글 플레이를 중심으로 멀티 플레이 및 도전 요소를 곁들인 이번 스타폭스는 플레이 경험만을 따지자면 원작의 두 번째 리메이크로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비주얼은 한층 개선이 되었고 스위치 2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비주얼로 게임 플레이 전반을 구성하고 있다. 휴대 모드는 물론이고 TV 모드로 구동할 때 모두 안정적인 플레이로 플레이어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근본적인 플레이 양상에는 변화가 없다는 측면을 가지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싱글 플레이 + 다회차라는 구조는 사실 원작과 첫 번째 리메이크도 마찬가지다. 새로이 도입한 챌린지 모드는 나름 유의미하기는 하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무방한 것이다. 멀티 플레이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이번 스타폭스는 분명히 고전적인 레일 슈터 관점에서 즐거운 경험을 했음에도 미묘한 뒷맛을 남긴다. 게임 플레이는 다소 낡게 다가옴을 제외하면, 흠잡을 데 없이 재미있다. 하지만 원작은 물론이고 첫 번째 리메이크를 했던 사람들에게는 ‘사실 이미 10여년 전 그대로 몇 번씩 경험했던 것들이 아닌가?’라는 물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비주얼을 제외한 모든 것이 같아서다.

재미있게 하면서도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기도 하다. 이미 같은 경험을 해봤다는 점
● 또 페이스 리프트, 풀 체인지도 고민을 해야할 때 - 스타폭스
돌이켜보면 스타폭스 시리즈는 계속해서 제자리 걸음만을 하고 있는 셈이다. 1993년 최초의 스타폭스가 탄생했고 이후 1997년 스타폭스 64의 발매가 이루어지면서 첫 번째 리부트가 진행된다. 이후 시리즈 자체는 발매가 되었지만, 외부 개발사의 제작이 이루어지면서 평가는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다. 평단이나 플레이어들의 평가가 긍정적이었던 것은 2011년 3DS로 발매된 스타폭스 64 3D (국내는 2012년) 정도에 불과했다.
그리고 2016년 ‘스타폭스 제로’를 통해서 또 한 번의 리부트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후 2026년이 되기까지 스타폭스 시리즈는 이어지지 못했다. (중간에 나온 클래식 미니의 스타폭스 2는 미공개 작품이니 제외하고) 그러다 10년이 지나서야 스타폭스라는 시리즈에 다시금 생기가 부여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스타폭스 또한 닌텐도 64를 기반으로 두는 리메이크가 되어버렸다.
즉, 최종적으로 스타폭스 시리즈는 1997년 스타폭스 64 이후 제자리 걸음만을 지속한 것과 같다. 돌고 돌아서 다시 시리즈 중 가장 호평을 받았던 타이틀을 기반에 두는 선택을 보여줬다. 그렇다고 게임 플레이가 나쁜 것은 아니다. 게임 플레이에서 좋은 평을 받았던 작품을 기반으로 했고 구현해야 하는 경험과 재미를 꽉 눌러 담았다.

기기가 달라졌을 뿐. 모든 경험 자체가 첫 리메이크와 동일하다
변화한 비주얼은 스위치 2에서 이 정도의 표현이 가능함을 증명했고 조작이나 플레이는 여전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그리고 플레이어의 조작이나 상황에 따라서 루트가 갈리며 - 루트에 따라서 완전히 다른 플레이 양상을 보여준다. 루트 진행 조건 등은 원작과 동일하지만, 비주얼과 이후 나오는 영상 등이 발전하면서 더욱 몰입감 있는 경험으로 완성됐다.
플레이 경험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대한민국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풀 더빙이 이루어지기도 했고 -애초에 한국어화를 거친 타이틀은 64 3D 뿐이지만- 이번 작품에서 시네마틱의 볼륨도 증가했다. 덕분에 미션에 돌입하면서 플레이어가 마주하는 상황 설정이나 감정 등은 원작보다 한층 더 발전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그리고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조작 감이나 특유의 플레이 경험은 세월이 꽤 지난 현재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리메이크의 원점인 ‘스타폭스 64’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명확한 시작점 또는 한계를 가진다. 돌고 돌아서 다시 스타폭스 64에 기반을 둔다는 결과물은 분명히 나쁘지는 않다. 여전히 플레이는 재미있고 스타폭스 특유의 감각은 살아있다. 하지만 무려 29년이라는 세월 동안 시리즈가 더 나아가지 못했다는 사실을 다시금 강조하는 결과처럼 다가온다.
그렇기에 원작인 스타폭스 64는 물론 리메이크 타이틀인 스타폭스 64 3D를 플레이 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조금은 낡은 구조의 타이틀로 다가온다. 시리즈 팬들에게 있어서는 비주얼이 업그레이드 된 복각판이라는 위치를 갖게 된다. 발전을 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게임 플레이 요소를 지칭하는 뼈대는 그대로 두고 외형적인 부분 등을 개선한 페이스 리프트에 가깝다. 여전해서 좋기는 하지만 반대로 이 점이 가장 아쉬움을 남긴다.

이번 작품이 첫 번째였다면, 조금 더 긍정적인 판단을 했을 것 같다. 명작도 두 번 리메이크를 하면 미묘하게 다가오는 법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준이지만, 이제는 페이스 리프트가 아니라 시스템이자 플레이 경험을 발전 또는 개·보수하는 풀 체인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한다. 그동안 많은 시도들을 해왔음은 알고 있으나, 결과물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더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충분한 시행착오라는 느낌보다 계속 과거의 것을 기준점으로 삼는 시도는 그리 좋아보이지 않는다. 돌고 돌아서 이미 했던 것으로 귀결되는 도돌이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네마틱을 중심으로 두는 슈팅 플레이로 어느 정도의 방향성을 잡은 것처럼 보인다는 사실이다.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내부의 모습이나 한층 세밀해진 캐릭터들의 감정 표현 그리고 캐릭터 성격의 변경 등은 유의미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다. 레일 슈터라는 장르적 한계에서 오는 아쉬움. 기존의 요소에서 크게 변한 것이 없는 플레이 경험은 약간의 실망감을 남긴다. 단적으로 말해서 2012년 스타폭스 64 3D를 플레이 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소감과 경험이다. 첫 번째도 아니고 오랜 시간이 지나 같은 것을 또 하는 경험 말이다.

그래도 캐릭터 비주얼이나 성격 그리고 연출은 발전했기에, 이 방향성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개인적으로는 그 당시 ‘재미는 있지만, 구조나 경험 자체는 과거 타이틀의 그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 작품은 이 문장에 ‘그래도 최신 기기라서 영상과 비주얼은 좋아짐’ 이라는 평가가 덧붙여지는 정도다.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지만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10년이 넘게 지나서 근본적으로는 완전히 같은 경험을 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시리즈의 최신작임에도 여전히 미래가 아닌 과거를 기준점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하겠다.
애초에 리메이크임을 알고 있었다면 거창하거나 큰 기대는 없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같은 작품의 두 번째 리메이크라는 것을 생각하면? 여기서 나오는 부정적인 관점은 벗어날 수 없는 비판점이 된다. 여러모로 정직하고 그대로이며 변화는 억제되어 있으며, 하드 루트까지 도달했을 때의 감동이나 경험까지 그대로다. 더 나아질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변화가 아예 없었다. 그렇기에 부디 앞으로는 변해야 할 것은 변하고. 새로이 시도해야 할 것은 과감하게 시도할 수 있는 시리즈로 자리를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