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까티아 농장(Planta Catia)
카라카스 베네수엘라
서카라카스의
까티아 바리오 외각에 위치한
까티아 농장 사무실에 앉아 있는 티노 토르,
일명 더블 티는 책을 보고 있었다.
그가 18살이 되던 해에
처음 읽었던 책,
그 이후
수백 번, 수천 번을 반복해 읽고 또 읽은 책을
그는 오늘도 읽고 있었다.
원제 일 프린치페(Il Principe),
영어로는 The Prince라고 불리는 책.
마키아벨리가 쓴 군주론이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강력한 중앙집권 국가를 이루었던 주변국과는 달리
여러 소국으로 쪼개어져 있던
당시 이탈리아에
강력한 중앙집권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을
더블 티는 읽고 있었다.
‘군주는
자기네 백성을 단결시키고 충성을 지키게 하려면
잔인하다는 악평쯤은 개의치 말아야 한다.
자애심이 너무 깊어서
혼란 상태를 초래하여
급기야
시민들을 죽거나 약탈당하게 하는 군주에 비하면
소수의 몇몇을
시범적으로 처벌하여
질서를 바로잡는 잔인한 군주가
결과적으로 훨씬 인자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그가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었다.
더블 티에게 군주론은 성경이었고,
이 문장은 복음이었다.
뜨거운 마음을 품고
카라카스 중앙 자치대학에 입학한 더블 티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후
빈민 연구로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모든 것을 걸고
바리오에서 빈민 운동에 헌신했다.
그런 그에게 돌아온 보답은
암살 위협이었다.
바리오를 중심으로
그의 정치력이 커지는 것을 원치 않던 가진 자들은
티노 토르라는 젊은 청년을 제거하기로 마음먹었다.
언제나 해왔던 것처럼
암살자를 고용해
그를 죽여 암매장 하려고 결정한 것이다.
티노 토르는 몸을 숨겼다.
바리오의 깊숙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
목표가 사라지자
가진 자들은 차선책을 택했다.
티노 토르의 어머니가
그녀의 직장인 슈퍼에서 총을 맞았다.
카라카스 자치대학 학생이었던
그의 여동생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시신에는
강간 흔적이 남아 있었다.
피눈물을 흘리며
지하로 숨어든 빈민 운동가는
복수의 화신이 되었다.
그가 가진 카리스마와 지식을 발휘해
사람들을 모았다.
그의 몸에 문신이 하나씩 늘어 갈수록
그를 따르는 충성스러운 부하들이 늘어났다.
티노 토르는
그들에게 충성을 요구했다.
부하들은
사람답게 살게 해주겠다는
티노 토르의 약속을 대가로
충성을 맹세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기사(騎士)라고 불렀다.
카바예로 카르텔의
시작이었다.
차베스 정권이 물러난 뒤,
경제위기 발생 이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티노 토르는
더 이상 빈민 운동가가 아니었다.
카라카스 서부 전역을 지배하는,
그를 위해 목숨을 건 기사들을 거느린 냉혹한 군주가 되어 있었다.
빈민 운동가 티노 토르는 죽고,
카바예로 카르텔의 수장인 더블 티만이 남아 있었다.
더블 티의 기사들은 용맹했다.
그들은 군주의 명령을 받아
수많은 사람을 납치하고, 살해하고, 토막 내고, 불 지르고 묻었다.
특히 더블 티의 가족들을 건드린 사건과
아주 조금이라도 연관이 된 자들은
당사자는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전부 살해당해
거리 이곳저곳에 장식품처럼 전시되었다.
더블 티 그 자신도
모습을 드러난 해에만
백 명이 넘는 사람을
그 스스로의 손으로 처치했다.
군주론에는
‘군주가 경멸을 당하는 이유는 변덕이 심하고 경박하며, 여성적이고 무기력하며, 결단력이 없다고 보일 때’
라고 쓰여 있었다.
마키아벨리의 훌륭한 수제자인
더블 티는
일관되고 진중하게,
남성적이고,
힘 있고, 결단력 있게 복수했다.
‘가진 자’를 대표해
더블 티의 가족을 살해할 것을 명령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의 부총재를 납치한 후
고령인 그가
쇼크로 죽지 않도록
의료진까지 배치해 놓고
그의 눈앞에서
그의 가족들을
하나하나 직접 강간하고 살해함으로써
그는 바리오의 전설이 되었다.
사람들이
그의 잔인함을 비난하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더블 티는 개의치 않았다.
그것은
일반 백성들의 시각이다.
군주에게는
군주만의 생각과 방식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의 베네수엘라를 바꾸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선거를 통한 의회 진출, 같은 생각을 가진 정치인들을 모아 세력화하고
입법을 통해 사회변혁을 이루어내야 한다는
교과서 같은 수단 가지고는
지금의 베네수엘라에 통하지 않는다.
라 만차 네그라(La Mancha Negra).
어느 날
고속도로에 발생해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정체불명의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서 청소를 하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기후 환경을 감안하지 않고 건설된 고속도로를
전부 뜯어내고,
새롭게 고속도로를 깔았을 때만이
라 만차 네그라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는 것이다.
더블 티.
그가 바라는 것은 고속도로를 새로 까는 것이다.
전반적이고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베네수엘라를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갈아엎기 위해서는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하다.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군주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더블 티 자신이 되어야 한다.
그만이 할 수 있다.
그의 기사들은 혁명군이 될 것이다.
끼익.
농장 바깥에서 차량이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더블 티는
그 소리에 읽고 있던 책을 덮었다.
얼마나 읽었는지
표지가 다 해져 있는 책을
그는 조심스럽게 테이블 위에 올렸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리더니
조금 있다가 문이 열리고
여러 사람의 남자들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왔다.
“데려 왔습니다.”
더블 티의 용맹한 기사 중 한명이 말했다.
기사는 손이 묶인 채
검은 두건을 뒤집어 쓴 남자를 한쪽 팔에 끼고 있었다.
납치 과정에서 저항이라도 했는지
남자의 양복이
여기 저기 찢어져 있었다.
더블 티가 턱짓으로
그 앞의 의자를 가리켰다.
기사들은
남자를 끌고 와
더블 티 앞에 앉혔다.
“벗겨.”
더블 티가 말하자
부하 중 한 명이
손이 묶인 남자가 쓰고 있는 남자의 두건을
확 벗겨 냈다.
두건이 벗겨진 남자는
갑작스럽게 눈으로 들어온 빛에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눈 뜨시지.”
더블 티가 말했다.
그 말에
납치되어 온 남자는
눈을 뜨기 위해 노력했다.
눈을 살짝 뜨고,
빛을 받아들여 적응하고,
그리고
초점을 맞추고 나서야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어서 오시오.
오시는 길은 편하셨는지 모르겠군요.
장관님.”
베네수엘라 여성부 장관인
살바도르 발데즈 바렐라(Salvador Valdez Barela)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남자가
바리오의 지배자 더블 티임을 알고는
공포보다 더한 절망감을 느꼈다.
[연재] 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123)
에단 헌트
추천 0
조회 19
날짜 00:03
|
에단 헌트
추천 2
조회 531
날짜 2024.09.23
|
에단 헌트
추천 2
조회 638
날짜 2024.09.22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547
날짜 2024.09.21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695
날짜 2024.09.20
|
에단 헌트
추천 0
조회 34
날짜 2024.09.19
|
페르샤D
추천 0
조회 27
날짜 2024.09.18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446
날짜 2024.09.18
|
에단 헌트
추천 2
조회 560
날짜 2024.09.17
|
에단 헌트
추천 0
조회 55
날짜 2024.09.16
|
루리웹-0616179134
추천 0
조회 69
날짜 2024.09.15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784
날짜 2024.09.15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673
날짜 2024.09.14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64
날짜 2024.09.13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477
날짜 2024.09.13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49
날짜 2024.09.12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520
날짜 2024.09.12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54
날짜 2024.09.11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48
날짜 2024.09.11
|
페르샤D
추천 0
조회 48
날짜 2024.09.11
|
에단 헌트
추천 2
조회 619
날짜 2024.09.11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40
날짜 2024.09.10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478
날짜 2024.09.10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39
날짜 2024.09.09
|
에단 헌트
추천 1
조회 426
날짜 2024.09.09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40
날짜 2024.09.08
|
에단 헌트
추천 2
조회 748
날짜 2024.09.08
|
미친돌고래
추천 0
조회 52
날짜 2024.09.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