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 추억속에 있는 게임들을 소환하려고 하니 제가 쌓아온 게임의 두께가 생각보다 얇다는 것을 알기도 했지만 정작 재미있게 플레이 했음에도 이미지는 남았지만 정작 게임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는 것도 참 많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에 이어 추억 속 게임들 몇가지를 더 꺼내놓아 봅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추억을 많이 공유해 주시던데 이번주도 그랬으면 좋겠네요. 번호는 지난 주에 이어 4번부터 시작합니다.
4. 삼국지 영걸전
90년대 삼국지를 소재로 '방망이 깍는 게임사' 코에이에서 만든 '삼국지 영걸전'도 상당히 인기를 끌었던 JRPG류의 게임이었습니다. 특히 당시 대부분의 JRPG 게임들이 판타지 세계관을 차용하였던 것과는 달리 '영걸전'은 삼국지를 소재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플러스 요인이었습니다. 모든 시나리오가 삼국지와 같지는 않지만 몇 몇 이벤트 씬에서는 책에서 읽었던 장면들이 등장하는 등 대체역사물을 잘 각색하여 실제 역사에 대한 환상을 키워주기도 했죠. 특히 코에이는 삼국지를 소재로 했던 당시 최고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중 하나인 '삼국지'시리즈가 있었기에 '영걸전'까지 제작하며 명실공히 최고의 삼국지 게임제작사가 되었죠.
영걸전은 SRPG스타일로써 전략 육성 등을 강조하며 인기를 끌었죠. 특히 육성에 있어서는 자신이 실제 좋아하는 장수를 키우는 등의 메리트는 판타지 세계관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다만 중후반으로 갈수록 말도 안되는 난이도 때문에 난관을 겪기도 했는데 버그인지 노린건지는 모르겠지만 게임의 주인공인 유비 초상화의 코에 '클릭난무'를 시전하면 난이도가 99가 되기도 했죠. (사실 그래도 후반가면 어려움.) 당시 저를 포함해 제 주변에선 크랙(혹은 에디트)를 쓰지 않고 엔딩을 본 사람이 없었는데 혹시 순정으로 엔딩보신 분 계시면 답장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사람을 찾습니다~!!!) 영걸전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작인 '공명전', '조조전' 등이 시리즈로 꾸준히 출시하기도 했었죠. 저역시 여전히 엔딩까지는 가지 못했지만 꾸준하게 시리즈가 나올때면 즐겼던 기억이 있네요.
-로컬 코옵게임 3대장 근황 : https://blog.naver.com/rdgcwg/223012833757
5. 어스토니시아스토리
JRPG붐에 휩싸여 한국게임 제작사에서도 비슷한 양산형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개중에는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게임들도 있지만 창세기전과 같이 역사에 남은 작품이나 나름 수작으로 인정받아 시리즈를 이어갔던 코룸같은 작품들도 있었죠. 제 블로그에서 소개할 게임은 그 중에서도 한국 게임사의 부흥기의 문을 열었던 '어스토니시아스토리'입니다. 90년대에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시리즈와 '손노리'사의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포가튼 사가', '악튜러스'까지 이어지는 작품 등으로 한국RPG의 양대산맥이라 일컬어지기도 했죠.
한국 JRPG의 뿌리라 불리는 '어스토니시아스토리'는 1994년 출시되었던 가장 초창기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죠. 나무위키에 의하면 한국 최초의 RPG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최초의 RPG라고 할 수 있다고 되어있네요. 그만큼 '어스토니시아스토리'의 영향력은 대단했습니다. 사실상 이 작품의 흥행성공으로 이후의 '창세기전'도 제작에 탄력을 받을 수 있었고, 정신적 후속작이라 일컬어지는 '포가튼 사가'를 비롯해 '악투러스'등까지 꾸준하게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창세기전'은 사실 엔딩까지 본 작품이나 재미있게 즐겼던 작품은 없지만 '어스토니시아스토리'와 '악투러스'는 정말 재미있게 즐겼네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가 정통 JRPG류에 SRPG를 가미한 작품이라면 '악튜러스'는 JRPG에 그래픽향상과 전투시스템에 변형을 가했던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 작품들은 리메이크가 한번되어도 용서가 될법한 추억팔이라고 생각되는데 소식이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그나저나 꿩대신 닭이라고 '창세기전' 신작은 도대체 언제쯤...
-원작을 뛰어넘는 스핀오프 게임들 : https://blog.naver.com/rdgcwg/222835605460
6. 쯔꾸르(RPG 메이커)
이번에는 제가 직접 한 것은 아니고(사실 친구가 만든 것이나 투더문을 했으니 안한것도 아닌...) JRPG류의 게임들이 인기를 끌고 우후죽순으로 나오다보니 유저들을 시험(?)하는 상품도 등장했습니다. 90년대 당시에는 '쯔꾸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RPG메이커'라는 이름으로 출시하는 게임(이라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도 있었습니다. ('쯔꾸르'라는 이름 역시 정식 이름입니다. 일본어로 '만들다'와 '툴(TOOL)'의 합성어라고 하는군요. 제목처럼 게임은 아니고 게임 제작 툴이죠. 과거에는 RPG게임만 만들 수 있었는데 요즘에는 상당히 다양한 버전들이 나와 액션게임, 슈팅게임, 대전격투게임까지 제작할수 있는 툴이 나와있는 상태라고 하더군요. 물론 가장 유명한 것은 RPG쯔꾸루인데 서양식 RPG보다는 JRPG게임을 만들 수 있죠. 그 유명한 '투더문'도 이 게임툴을 이용한 게임이라고 알고있습니다.
중고등학교 당시 뭔가 공부는 애매하지만 말투나 생각하는 것이 독특한 친구들이 하나씩 있으셨을 겁니다. 제 곁에도 그런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이 툴을 가지고 게임을 제작하더군요. 그러면서 직접 시연까지 하는 센스~! 독특한 발상을 하는 친구답게 게임도 재미있더군요. 클리셰가 가득하면서도 교묘히 그 틀을 피해가는 시나리오느 연출, 생각지도 못했던 장소의 뭔가 비밀스러운 장소와 보물, 그리고 그러한 것에 대한 스포까지 해대던 친구들과 재미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친구의 총명함을 보고 전 만들 엄두도 나지 않더군요. 물론 아직도 만들 엄두는 나지 않습니다.
-JRPG의 봄은 오는가 ? https://blog.naver.com/rdgcwg/22308893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