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도성 안 대부분의 집이 더럽고 지저분하다. 수레가 없어서 오물을 퍼 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 서울에서는 날마다 뜰이나 거리에 오줌을 버려서 우물물이 전부 짜다. 냇가 다리의 축대 주변에는 인분이 더덕더덕 말라붙어서 큰 장마가 아니면 씻겨지지 않는다.”
조선 후기 실학자 박제가는 <북학의>에서 수도 한양의 모습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문헌으로만 전해지던 조선시대 한양의 지저분한 거리 모습이 실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의대 인류학·고병리연구실 신동훈 교수팀은 10일 “경복궁 담장,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 동상 아래, 시청사 부근, 종묘 광장 등 서울 주요 지점의 조선시대 지층에서 회충·편충 등의 기생충 알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기생충 알은 주로 인분으로 배출된 뒤 채소 등의 먹거리에 섞여 다시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감염된다는 점에서 이 지역에 인분이 널려 있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연구결과 경복궁 앞에서 추출한 흙에서는 1g당 최고 165개의 알이 나왔고, 나머지 샘플에서도 평균 35개의 알이 검출됐다.
저 당시 유럽도 똥드랍은 매한가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