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이 넘는, 20년 가까이의 시간이 흘러 드디어 공개된 시드 극장판입니다.
그저께 일본 온천여행을 하면서 남는 시간에 보고 왔습니다.
어째선지 1회차와 2회차의 느낌이 매우 달랐던 작품.
1회차 - 이런 스토리로 괜찮은 걸까….
2회차 - 그래! 이거면 되는거야!
어째서 느낌이 달랐을까 생각을 해봤는데, 가장 큰 이유는 이번 극장판을 보기전에 예상하고 원했던 스토리와, 극장판의 스토리가 상당히 다른 방향성이었기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사실 극장판 감상하기 전, 제가 예상하고 보고싶었던 건, TV판 이후의 세계 정세는 어떻게 흘러가는가, 그리고 주인공들은 세계가 품고 있는 문제에 맞서 어떻게 행동하는가, 였습니다. 내츄럴과 코디네이터의 갈등으로 인한 다툼이 시드의 이야기였고, 그 다툼에 더해서,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공개된 데스티니 플랜을 둘러싼 싸움을 다룬 것이 시드 데스티니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극장판에서는 데스티니 플랜을 부정한 주인공들이, 내츄럴과 코디네이터의 갈등에 대해서 데스티니 플랜과는 어떻게 다른 방법으로 행동할 지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극장에 찾아가서 처음 감상할때, 극장판의 스토리는 그런 기대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나쁜 의미로 충격이었기에, 처음 극장에서 보고 있을때는 재밌게 볼 수가 없었습니다. 보면서 자꾸 '어라, 어라, 이런 식으로 진행되어도 괜찮은거야?'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더군요.
그렇지만 전체적인 스토리를 파악하고 나서 다시 한번 볼때는, 어떤 내용인지 이미 파악했기에 그런걸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신기하지만, 정말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스포일러를 가급적 언급하지 않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간단히 설명한다면, 세계를 지배하려는 반란군이, 치밀하게 계획을 꾸며서 주인공들을 포함한 세계를 속이고, 쿠데타를 일으킨다. 주인공들도 예상치 못한 전개에 뒤통수를 맞고 큰 피해를 입는다.
그 후, 어떻게든 한 숨 돌리고 정신을 차린 주인공들인데, 빡쳐서는 아직 남아있는, 쓸 수 있는 카드를 몽땅 꺼내들어서, 반란군을 박살내겠다고 출격하고, 최종결전이 벌어지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을겁니다.
즉, 이번 극장판은, TV판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보여주었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스토리가 아니라, 그 문제와는 전혀 다른 문제가 전혀 생각치 못했던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왔고, 그 갑툭튀한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려고 하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츄럴과 코디네이터의 갈등이라고 하는 지금까지 다뤄왔던 '세계의 문제'와 어떻게 마주볼지는 '앞으로를 기대해주세요', 라는 식의 열린 결말이라고 할 수도, 무책임하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그 점을 이해할 수 있어야, 이번 극장판을 즐겁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