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그런 전투를 치른 상황에서도
핏자국은 커녕
먼지 한 톨 묻지 않은
고쿠엔 교복 차림에
교복 넥타이까지 매고 있는 차림의 잇토키는
저 멀리서
토마호크 미사일에 의해 초토화된
아부사야프 놈들의 어선을
감상하듯 지켜보았다.
그 폭사된 현장을 보고 있자니
놈들에게만 적용되는 명언(名言)이 떠올랐다.
역시 바퀴벌레 같은
이슬람 테러 놈들의 박멸에는
납탄과 미사일 같은
정의봉(情義棒)만한 것이 없다고 말이다.
또한
얼마나 폭발력이 강했던지
그 후폭풍의 여파가
멀리 떨어져 있는 잇토키에게 까지 전해졌다.
사실 잇토키는
이런 충격여파를 고려해
놈들이 최대한 멀리 도망가기만을 기다렸었다.
놈들의 어선이
어설픈 거리에서 미사일을 맞게 되면
근처에 있던 크루즈가
피해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사실을 몰랐던 하빌론은
최대한
잇토키에게서 멀어지기 위해
바보처럼 죽어라 도망만 쳤던 것이었다.
결국,
하빌론과
그의 부하들은
어선과 함께 산산조각남과 동시에
그대로
바다에 수장되고 말았다.
놈들의 확실한 죽음을 확인한
사쿠라바 잇토키는
그 즉시 ‘3층 중앙홀’로 이동했다.
자신이
거하게 벌려 놓은 일의
전후처리를 위해서였다.
곧 ‘3층 중앙홀’에 도착하니
아부사야프 놈들의 시체와 함께
수많은 파편들이 어우러진 난장판이
잇토키의 눈에 들어왔다.
그 눈앞에 펼쳐진 상황에
잇토키는
살짝 난감한 듯한 얼굴을 보였다.
폭발의 잔해와 총기들
그리고
놈들의 시체를
당장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감이 서지 않아서였다.
현재
잇토키가 치워야 할
시체 수는
다른 곳 까지 합치면 총 30구였다,
스케노 부하 일당
시체 5구,
아부사야프 놈들의
시체 25구였다.
아마 남들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당장 기절을 했을 상황이었다.
“어쩔 수 없지.”
곧바로 고민을 마친
잇토키는
중앙 홀 외곽에 위치한 창고로 이동해
해치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넉넉한 공간임을 확인한
잇토키는
놈들의 시체를 이 안으로 옮겨 넣기 시작했다.
원래
죽은 시체를 옮기는 작업은
성인남성 2인 이상이 가능했지만,
기프티드 능력 중 하나인
알파코어로 인해 강해진
잇토키에게는 전혀 해당 사항이 없는 조건이었다.
그것을 증명하듯
잇토키의 양손에는
놈들의 시체가 하나씩 들려 있었고,
곧 창고 안쪽으로
무슨 쓰레기 주머니 집어던지듯이
휙휙 집어 던져 넣으며
작업을 진행했다.
그 덕분에
이 작업은 20분 안에 끝낼 수 있었다.
마론에게
이 창고 안에 설치된 냉방기를 최대한 틀어 달라는
무전을 보냈다.
당분간 부패(腐敗)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이어서
중앙 홀에 걸려있는
커다란 장식용 천을 뜯어냈다.
이 빨간색 천은
은근이 두꺼운 재질로
가로 세로 5m 정도의 크기였다.
잇토키는
그 장식용 천을 펼친 다음
놈들의 파손된 무기와
여러 파편들을 수거해
그 안에 쓸어 담았다.
그 다음
놈들의 시체가 쌓여 있는 창고 안으로
휙 던져 넣은 뒤,
해치문을 완전히 닫아 버렸다.
이 모든 작업을 끝낸
잇토키는 화장실로 이동해
손과 발을 깨끗하게 씻은 뒤
혹시 자신이 입은 교복에
무슨 핏자국이 있나 확인을 한 뒤
별다른 흔적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는
교복 윗저고리를 단정하게 다듬은 뒤
화장실 밖으로 나왔다.
하지만
아직 전후처리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 마무리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잇토키는
그것을 위해
마론이 있는 상황실로
서둘러 이동했다.
잠시 후,
잇토키가 상황실에 도착하니
마론이 헐레벌떡 다가와
말문을 열었다.
“노, 놈들은 어떻게 됐나?”
“일단 크루즈 안의 시체는
전부 한곳으로 모아놨습니다.
나머지 놈들은
물고기 밥으로 만들어 줬으니,
이젠
집으로 가는 일만 남았군요.”
잇토키는
마론에게 말을 높이며
이번 일의 성공을 알렸다.
잠시 작전 중에는
마론에게 반말을 했지만,
그것은
원활한 정보소통을 위한 것이었다,
이젠
모든 상황이 종료됐으니,
그를 존중을 해 주는 것이 맞았다.
“대단해!
정말 혼자의 힘으로
그 많은 놈들을 물리치다니!”
반면에
마론은
그것과 상관없이
놈들을 일망타진했다는 소식에
어린아이처럼 뛸 듯이 좋아했다.
“그럼 이제......
비상상황을 해제해도 될 것 같습니다.”
“맞다!
내 정신 좀 봐.”
마론은
잇토키의 말에
아차! 하며
황급히 상황실 마이크를 고쳐 잡은 후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마론의 활기찬 목소리가
콩코드 크루즈 내에 설치된
모든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게스트 오피스(Guest Office)’ 최고 책임자 ‘마론’입니다.
모든 승객 분들에게 알려 드립니다.
우선······.]
마론은
승리의 여운 덕분인지
잠시 목이 메는 듯했었다.
곧바로
목을 가다듬은 마론은
이 기쁜 소식을 이어 나갔다.
[승객 여러분.
이제 저희를 위협한 적들은 모두 사라졌습니다.
우리는 승리했고,
지금부터
여러분을 집까지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
때문에
현시간부로 ‘브라보 탱고(Bravo Tango)’를 해제합니다.
다시 한 번 알려 드립니다.
현시간부로
‘브라보 탱고(Bravo Tango)’를 해제합니다.]
그리고
마론은
한 가지 사실을
더 승객들에게 전했다.
[마지막으로
위험한 상황 속에서
끝까지 싸우며
모두를 지켜 준
그 용병에게
저희 콩코드 크루즈를 대신해
정말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 방송을 듣고 계신 여러분께서도
그 용감한 청년에게
감사와 축복을 내려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렇게 마론의 방송은 종료되었다.
현재
콩코드 쿠르즈의 모든 선내는
쥐 죽은 것같이 고요했다.
다들 너무나 뜻밖인
이 승리의 소식을
바로 이해하지 못한 듯 보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순간 콩코드 크루즈의 각 대피소에서
거대한 함성이 울려 퍼졌다.
- 우-와아아아!!!
감사합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교복 차림의 잇토키라.......... 말 그대로 킹스맨 그 자체네요...........
정확한 말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