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처음 이 집에 들어섰을 땐 빈집이 아닌줄 알았다.
낮이었지만 집안에 불도 환하게 들어와 있었고 2층으로 향하는 계단 위에 오른 개 한 마리가 나를 향해 짖고 있었다. 잠시 신세나 질까 싶어 염치없이 문을 열고 들어왔더니 운 좋게도 비어있는 집에 들어왔다.
지금은 냉장고에서 내 멋대로 음식을 꺼내 먹으며 소파에 앉아 티비를 보고있다. 이 좋은 집을 왜 내다 버렸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좋은 집…….
누가 봐도 좋은 집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에 집에 멋대로 눌러 앉아 할 이야기는 안돼지만 나는 이런 집을 소유한 ――흔히 부자라 부르는―― 자들이 싫다. 겉으로 닝글닝글 웃으면서 뒷 손으로 재산을 챙기는 꼴이란 보는 이를 껄끄럽게 만든다.
우숩게도 남이 부자인 것은 싫어 하면서 자신이 부자가 되길 바라는 사람이 세상에 많다. 난 정말 부자가 싫고 부자가 되고 싶지도 않다.
재산은 내게 사치일 뿐…….
이 '좋은' 집에는 집 열쇠뿐만 아니라 충분한 돈과 장식품까지 그대로 있었다.
나는 열쇠와 돈을 챙겨 집을 나왔다. 염치 없는 일이지만 나는 열쇠로 문을 잠갔다. 이 곳에는 띄엄띄엄 배부른 집들이 보기 좋게 늘어서 있었다.
가게에 가기 위해선 한 참을 걸어야했다. 걸으면서 조금 이상했던 것은 사람들이 모두 집안에 틀어박혀 티비를 보는지 거리에 나와 있는 사랑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한참을 걸어 가게에 도착하였고 저녁에 요기할 것을 고르기 시작했다.
가게에는 생각보다 많은 먹거리가 있었다. 가게주인이 동네 여자들과 수다를 떠는지 시끌시끌했다.
강도에 관한 이야기 같은데……. 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요즘 동네에 강도나 살인 사건이 부쩍 늘었다면서요?"
"거, 왜 요즘 뉴스에 나오자너. 대낮에 집에 다짜고짜 들어가 사람을 죽인다는 살인범 말이여.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며 살인을 한다는데 끔찍하기도 하지 쯧쯧……. 이래서야 거리에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지."
이 동네 뿐만 아니라 다른 동네도 강도나 살인이 빈번히 일어나는 듯했다. 처음엔 껄끄러웠지만 빈집을 그대로 두었다가 강도 당하는 것 보단 집 문을 잠그고 온 것에 조금은 자부심을 느꼈다.
챙겨온 돈으로 값을 지불한 후 다시 한참을 걸어 집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가니 이제는 얼굴이 낮익을만도 한데 개는 여전히 계단에 올라 나를 향해 짖어 대었다. 나는 개이치 않고 소파에 누워 잠을 청했다.
잠에서 깨어나 보니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내 몸에서 나는지 집에서 본래 나던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한동안 씻지 않은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나는 자연스럽게 계단을 올라 욕실로 향했다. 보통 이런 집은 윗 층에 욕실이 있다는 것쯤은 집에 살고 있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계단을 오르며 생각해보니 나는 꽤나 이 집을 잘 알고 있었다. 냉장고나 2층에 있는 욕실이나……. 계단 위에서 엎드려 선 잠을 자던 개가 계단을 딛는 발을 힐끗 바라보았다.
혹시나 일어나 짖진 않을까 했으나 다행이 개는 다시 엎드려 잠을 청했다.
'끼이익.'
욕실 문을 열자 역한 냄새가 풍겨 나왔다.
공기 탓인지 눈도 따끔따끔 쓰라렸다.
욕조는 붉은 빛을 띠며 한 남자와 한 여자, 한 어린아이를 품고 있었다.
자는 줄 알았던 개가 어느새 뒤에 쫓아와 왈왈 거리며 욕실 밖에 놓인 어린 아이의 흰 손을 핥아대었다.
내가 큰 착각에 빠져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내가 처음 집을 들어섰을 때부터 이 집은 빈집이 아니었고, 여지 껏 빈집이 아니었던 것이다.
너무도 많은 일을 치뤄 그저 이 집이 익숙한 곳인 줄만 알았다.
나는 어서 집을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욕실바닥에서 칼을 집어 허리춤에 찾다.
개짖는 소리를 뒤로하고 욕실을 빠져나와 부리나케 집을 빠져나왔다.
이 집은 내가 이전에 빈집으로 만들어 둔 곳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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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차근차근 활동하도록 하게씁니당 :0..
반전 굿입니다 'ㅅ' 추천 ㄱ
댓글 한개에 힛갤..................
근데 재밌네요 ^^ 집중해서 읽었습니다
이래야 루리웹 힛갤답지
2009년 04월 02일... ㅡ_ㅡ;;;;;;
글은 좋긴한데.. 이런타임머신의 순간에 있다니
단편 영화급 스토리 인데...
시간을 달리는 힛갤
범인은 김전일
복선이 너무 뻔해....
반전 느낌이 왔음ㅎ
마지막이 마음에 듭니다 추천
에이 너무 뻔해요 ㅋㅋ
애쓰셨는데,,,, 힛갤 기준이 뭐지 진짜 ㅋㅋ (2)
힛갤 기준: 운영자 마음
맞춤법 쩐다
1년도 더된 힛갤.. 시간을 달리는 유게관리자
'빈집' 첫문장과, 글 분량이 작다는 점에서 몇가지가 떠올랐고, 열쇠와 돈을 집고 나오는 부분에서 두세가지로 좁혀졌고, 가게부분에서, 너무 뻔하게 드러났고 ;;;;
진짜 대대적으로 시간역행중이구나. 이거 한두개도 아니고.
재미있긴 한데 결말이 예상이 갔었네요 ㅠㅜ
애초에 냉장고에 티비에 돈도 있는데 빈집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놈인데
주인공이 범인
뎃글 한개에 힛겔이 말이되나 이거 ㅋㅋㅋ 오 근데 반전 괜찮은데....전 약간만 예상했다는...
동네 여인의 대화에서 유추가 가능하죠 재밌게 봤습니다 ㅎㅎ
처음 아바타 봣을 때 어디서 본건가 싶었는데 내 글이 왜 여기에 게다가 일년 전 꺼; 부끄럽 부끄럽
ㄴ 글쓴이 댓글이다 ㅋㅋ~
알츠하이머 초기증세가 엿보입니다. 정신과 상담과 약물치료로 초기치료가 가능하니 가까운 종합병원을 추천합니다.
마르게리타/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ㄲ아니.. 의사양반...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