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초 3~4쯤?
4살때 혼자 한글을 익혀서 책을 읽기 시작,
그때까지 독파한 책이 1000권 좀 넘을 듯.
학급 도서관, 학교 도서관, 아부지 서재, 언니 교과서까지
모조리 털어 읽었었음.
민음사 삼국지하고 허준, 상도 시리즈 아빠가 갖고 있어서
창고정리하다가 발굴해서 정말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남
덕분에 허준 드라마 볼 때 원전이랑 다르다고 비교하면서
흥미진진했다
암튼 난 국어 쪽으로 매우 뛰어난 아이였음
대회만 있다 치면 나가서 상 타오고 참가에 의의를
두자 했던 고학년 대회에도 나가서 입상하고 했었음
글짓기도 좋아해서 당시 꿈이 소설가였던게 기억남
주말 오후에 아빠하고 재잘재잘 이야기하다가 난 커서
예쁜 단어들만 모아서 이야기를 쓸 거야! 하고 자랑했는데
아빠가 그때 씩 웃더니 하던 말이 30년만에
갑자기 엊그제 밤에 떠오름
"그걸 가식이라고 하는 거야."
아빠도 30대 초중반의 애새끼였기 때문에
애의 힘과 꾸망을 산산히 깨뜨린 걸 그때 아빠보다
나이를 더 먹은 나는 탓하지 않지만 한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으이그 입방정!! 입방정!! 아빠가 되가지고
새파랗고 귀여운 딸내미가 아름다운 한글로 글쓰겠다는데
그걸 갖다 가.식. 이러는 거 보면 아빠도 사회성 부족한 찐-이었다ㅋㅋ
난 그래서 우리 딸한테 절대 그런 말 안함
무조건 흥미 떨어질 때까지 해보라고 서포트하고
옆에서 참견도 하고 정보도 물어다줌
우리 딸 암튼 잘한다ㅠㅠㅠㅠㅠㅠㅠ
아빠가 좋은 반면교사가 됬네
아이 육아와 교육에 대해서도 그렇고 커리어 발전에 대해서도 아주 좋은 반면교사가 되었음. 사람은 착한데 몇몇 인격적 결함으로 인해서 자식들과 정서적 본딩이 안되서 문제였지ㅎㅎ
탐미주의적으로 '멋드러진 글'인데 알맹이가 없는 소설을 안 좋게 볼 수는 있고 여러 시각을 제시할 수는 있는데, 그건 어느정도 가치관이 형성 되어서 진지하게 업을 준비하는 사람한테 할 조언이지 어린애한테 할 말은 아닌데 참 ㅋㅋㅋ; 아버지도 그때는 어리셨네
많이 어렸지ㅎㅎ 특히 아빠도 예술적 감각이 어느 정도 있으셔서 약간의 허영심도 있으셨을겨ㅋㅋ 하지만 그런 분이 자비출판하실 땐 10대이던 나한테 교정봐달라고 하셨지
나도 어릴때 아빠한테 니가 그걸 할수 있냐? 라는 식의 말 종종 들은지라 학생때 자신감 진짜 개박살이였는데
그건 심했다ㄷㄷ 내가 나이 들어서 생각해보니 아빠도 중딩때부터 타지역 유학가셔서 정서적 박탈감으로 인해 올바른 인격형성을 못하셨던 거야. 최선은 다했지만 시작이 잘못되서 일그러진 류? 암튼 그런 식으로 이해하고 난 그렇게 안살아야징ㅎ 하고 있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