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일즈 광팬은 아니라서 마지막에 엔딩본게 테일즈 오브 레젠디아와 리버스였습니다.
그 이후 제스테리아로 간만에 접해봤다 스토리 호불호 따지기 전에 게임 자체가 너무 노잼이라, 카무이 합체하는 곳까지 진행하곤 접었죠. (플레잉 타임 8시간 정도....)
베르세리아도 시작하기 전에 걱정이 좀 많았는데, 무난하게 엔딩을 봤습니다.
초반 스토리는 썩 재밌진 않았지만, 일단 전투가 확실히 재밌어졌더군요. 평타 4번치고 RT로 캔슬하고 또 평타로 콤보 연결해 강력한 기술로 마무리하는게 보는 재미도 있고 플레이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반엔 전투하는 재미로 진행하다가 동료 하나둘 들어오고나서 스토리도 꽤 재밌어져서 흥미진진하게 진행했네요. 특히 마길루와 엘레노어 영입되고나서 이벤트들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문제는 후반으로 갈수록 전투 비중이 심각하게 높아져서 게임이 루즈해집니다.
뒤로 갈수록 던전 길이가 점점 길어지면서 초반엔 이벤트 - 전투 - 이벤트 - 전투 느낌이라면, 후반엔 이벤트 - 전투 - 전투 - 전투 - 이벤트 - 전투 - 전투 - 전투 - 전투 - 이벤트... 이런 식으로 전투가 점점 길어집니다. 거기다, 뒤로 갈수록 몹 맷집도 늘어서, 가뜩이나 전투 많이해야 하는데 전투 시간도 너무 늘어지더군요.
장비 마스터리도 초반엔 합리적인 수준으로 마스터 가능했는데, 후반 장비들은 노가다를 강요하는 마스터리 요구치들을 가지고 있어서, 뒤로갈수록 지루해집니다. 차라리 첫 엔딩까진 깔끔하게 진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투와 노가다를 조절하고, 파고들기 요소는 2회차나 엔딩 이후 플레이에 넣어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네요. 막보스도 난이도가 너무 급격히 상승해서 짜증이 났습니다. 원래 레벨 노가다 같은건 싫어하는 편이라, 난이도가 급격히 널뛰면 플레이하기 싫어지더군요.
그래픽은 줌 아웃하면 볼만해도 이벤트씬에서 줌인되면 시대에 좀 뒤쳐진 느낌입니다. 특히 이벤트씬 모션캡쳐 일부는 눈뜨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이질감이 심하더군요.
OST도 딱히 인상에 남는곡이 한두곡 밖에 없을 정도로 평이해서, 음악만으로 엔딩보게 만든 레젠디아보다 많이 아쉬웠습니다.
후반 스토리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수준이던데, 개인적으로도 조금 불호였습니다. 중반까지 스토리는 참 재밌었는데....
그래도, 이런 단점들을 다 무시하고 엔딩까지 달릴 정도로 즐겁게 했습니다. 액션게임에 밀리지 않는 전투 시스템, 동료간에 대화하는 이벤트들, 여러가지 코스튬과 악세사리 수집요소 등등... 간만에 웰메이드 JRPG를 한 느낌이군요.
요즘 가격도 엄청 저렴해진터라 JRPG 좋아하는데 안해본 분이라면 추천합니다.
PS3로 개발된거니 그래픽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그래도 플라이트유닛 외주를 줘서 그런지 캐릭터 모델링 만큼은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일반 이벤트 모션캡쳐도 아마 처음 도입한 걸로 아는데 다음작부터는 개선되겠죠. (테일즈는 나아지기라도 했지 아틀리에 시리즈는 아직도..) 후반부 스토리는 제스테리아랑 연관되면서 날림은 아니도록 해서 저는 좋게 봤는데 안좋게 느낀 부분은 성우 연기력으로 무마되는 느낌이네요 물론 장비 마스터리 기획한 개발자는 석고대죄 해야합니다.
저는 처음이자 마지막 작품이 PS2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