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소감]어비스 다음으로 스토리에 깊게 몰입한 작품
이었습니다. 지크프리드의 출처라든가 과거의 도사이야기, 서약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라이라, 사이몬) 등이 자세히 다뤄지지 않아서 아쉽지만,
아직 DLC가 남아있고 북의 나라가 언급만 되고 전혀 다뤄지지 않은 점을 봤을 때 2가 나올지도 모르니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도사 슬레이의 근간이, 슬레이 스스로 타고난 것도 있지만, 육성된 점이라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슬레이의 마냥 성격 좋은 샌님스러운 점과 고민하는게 답답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이유없이 천성이 그런게 아니고,
'그렇게 되게끔' 목적을 가지고 육성을 했으니까요. 전형적인 주인공의 성격이었으나, 이러한 까닭에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또, 도사는 인간적 고뇌에 깊게 빠지면 안 된다는 족쇄도 참 좋았습니다.
라일라가 슬레이에게 인간의 소원을 너무 들어주면 안 된다고 조언하다가도, 안 들어주는 쪽이 슬레이에게 더 큰 고뇌를 안겨줄 것 같아서
돕자고 태도를 돌변하는 장면은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고뇌로 인해 더렵혀지면 안 된다는 족쇄는 인물의 행동을 제한하는 요소이긴 하나,
열라 짱쎄게 묘사된 도사가 인간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충분한 까닭이 되어서 이리저리 아둥바둥 우아아아앙 하는
슬레이 일행에 더 쉽게 몰입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특히 이번 작은 그간 테일즈 하면서 몰입을 방해했던 요소인 세상의 위기인데, 왜 주인공들만 난리치고 있고
딴 놈들은 뻘짓거리 하고 자빠졌냐? 의 이유를 가장 잘 표현한 작품이었습니다.
존나 짱쎈 도사>효마>>>넘기 참 힘든 벽> 인간 이란 점을 느낄 수 있는 묘사를 자주 넣어줬기에 참 좋았습니다.
처음 도사가 전쟁에 개입할 때 병사들을 상대로 양학하는 것과 드래곤 잡을 때 인간들이 쏴주는 화살 더미들이 수가 많아서 대미지는 좀 박혔으나
한 발당 1 씩 박히는 모습에서 잘 드러났지요
이번에 크게 문제가 됐던, 아리샤의 이탈과 로제의 합류도 저는 상당히 맘에 들었습니다.
이번 제스티리아는 걍 꿈과 열정, 근성을 갖고 있는 젊은 청년 소년 소녀 들의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초인' 도사의 이야기 였습니다.
만약 아리샤가 계속 함께 했다면 이게 도사의 숙명 이야기인지 아니면 그냥 인간들 이야기인지 혼동을 줬을 겁니다
아리샤는 슬레이와 함께하기엔 '너무 순수한 인간' 이었어요. 설령 아리샤가 영응력이 충분했다고 하더라도,
아리샤는 이탈했어야 했습니다. 도사의 여행을 하기엔 아리샤는 너무나도 인간 측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히로인은 아리샤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제스티리아의 인간 사이드 이야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으니 비중도 확실히 있고
작중에서 슬레이의 모험의 이유는 도사의 숙명 외에 '아리샤'였으니까요.
또, 슬레이의 인간적인 면인 고고학에 관한 관심을 공유하는 여성은 아리샤 뿐입니다. 로제와 그러한 공감이 0 라는건
정말 지겹도록 반복되서 표현되었죠. 보호받고, 구출 대상인 동시에 같은 즐거움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아리샤는 히로인이 맞습니다.
더이상 자신은 아리샤를 받쳐줄 수 없기 때문에 아리샤를 독립 시키는 아리샤와의 마지막 대사. 그리고 또 조용히 잘하고 있나 지켜보는 장면은
뭉클 거렸습니다.
반면 로제는 영응력도 영응력이지만, 특히 심적인 면에서 도사와 비슷한 초인입니다. 따라서 혹독한 도사의 여행에
함께하기 적합합니다. 도사와 비견할만한 로제의 강인함 또한 작중에서 자주 언급되었죠. 그렇지만 슬레이와 인간적 교감은
상당히 부족했습니다.
기존 테일즈 스럽지 않아서 낯설긴 했지만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납득이 가게끔 제거 해줘서 참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중요한 복선들 회수해서 엔딩으로 이은 것도 자연스러웠습니다. 캐릭터의 근간을 처음부터 끝까지 잘 유지한 점에서 아주 맘에 들었어요
보통 주인공이 마지막에 희생하는 게임들은 클리어한 다음에 씁쓸한 느낌이 나서 싫어하는데 이번 제스티리아는 주인공이 마지막에 짊어지고 세상
을 구원하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져서 놀랐습니다.
다음 테일즈 작품도 제스티리아 만큼 몰입할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