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결정판 때부터 무척 재밌게 해서 후속작도 엄청 기대했는데 역시 여전히 웅장하고 아름다운 음악과 부드러운 움직임, 미려한 그래픽으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게임이네요.
중간에 루마 호수에서 수중에서 압사 바위 4개가 연속으로 떨어지는 구간을 못 뚫어서 다른 영역도 막 다녀오고 하는 삽질을 하면서 2시간 쯤 쓴 것 같은데 알고 보니 공기방울 기믹 1개를 제가 못 보고 놓치는 바람에 생긴 참사였습니다...
그 외에 어둠굴로 들어가기 전에 토크가 음표바위를 해석할 수 있는 자료가 있으면 좋겠다길래 저걸 주워서 건내줘야 퍼즐 풀고 진입이 가능하게 되는 건가 했는데, 알고보니 그런 거 없이 바로 옆의 소리나는 꽃을 쳐내기로 연주하면 되는 거더군요... 모든 맵을 사실상 다 돌았는데도 관련된 물건이 안 보여서(중간엔 퀘스트 도중 얻었던 지도 바위 파편을 먹고 혹시나 해서 갖다주러 간 적도 있어요.) 당황스러웠었습니다.
결국은 총 18시간 가까이 걸려서 100% 클리어를 했네요. 손에서 손으로 퀘스트 보상인 모든 숨겨진 아이템 지도 표시가 공략없이 100%를 보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외에 전작의 지도 바위 기믹에서 바뀐, 각 지역의 정해진 위치에 있는 지도 상인에게 지도 사기나, 한쪽에만 나무 지지대가 서 있어서 부술 수 있는 돌벽 지름길 등은 할로우 나이트를 생각나게 하네요.
-플레이-
전체적으로 퍼즐 및 탈출 위주던 전작보다 실제 싸울 수 있는 보스전이 상당수 생기고 오리가 직접 여러 무기를 사용하는 등 액션성이 강화됐습니다.
삼단 점프가 첫 상인을 만나는 시점부터 좀 비싸게나마 구매가 가능하게 풀려있어서 이후 진행이 편했습니다. 점프할 때 이단 점프로 1cm 차이로 못 먹고 떨어져서 재시도할 걸 바로 먹게 해줘요. 없다고 진행이 안되는 건 없지만 한 번 써보기 시작하면 조각 사용이 불가능한 정령 레이스에서 적응이 안 될 정도로 좋습니다.
그리고 전작과 달리 정령 우물이 아니라도 안전한 지대라면 지도상에서 바로 기록되어있는 우물로 이동이 됩니다. 처음부터 풀려있던 건지 중간부터 되던 건지는 잘 모르겠네요.
원숭이 상인에게 처음 기술 구매할 때 원기를 안 쓴다는 이유로 망치를 처음 구매했는데 느리긴 해도 기본 딜이 상당해서 구매 당시 자주 보던 슬라임을 한 방에 죽일 수 있단 게 마음에 들었고, 가시 가장자리에서 몹을 올려치기로 밀어서 죽여버리기도 좋은 데다가, 뭣보다 점프 후 하단 공격이 스톰프 판정이 있단 게 참 좋았습니다. 다만 저런 바닥 부수기처럼 진행에 필요한 기술은 상인에게서의 무기 구매가 아니라 전작처럼 진행 도중에 습득하게 해주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좀 드네요. 수중 무호흡은 구매 이후에도 계속 중간중간 숨쉴 수 있는 장소를 배정해준 걸 보면 없어도 진행은 가능할 것 같습니다.
원거리로 공격하는 건, 활은 쿠울록의 동굴인지 성지인지에서 퍼즐 풀 때만 쓰고 이후에는 원기 2칸차리 창 던지기를 애용했는데 충격파 업그레이드까지 마치니 주로 날아다니는 모기+모기 둥지를 한 꺼번에 처리할 때 무척 편했습니다. 보스전 때도 딜이 상당히 괜찮게 나오더군요. 원기가 고속으로 닳는 것 외엔 다 좋았습니다.
다음 플레이 땐 칼 + 충전 불꽃, 활 위주로 해봐야겠어요.
-엔딩-
칼날소리가 마지막에 방해해서 니옌숲의 버드나무를 무너뜨리고 세이르를 빈사상태로 몰아가는 바람에 착각할 뻔 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저 버드나무는 방해가 들어오기 이전에 이미 오리에게 새로운 수호자 역할을 떠넘겨버릴 작정을 하고 세이르를 도로 오리에게 돌려보내고 있었지요 . 망할 놈.
-버그-
대부분은 잘 나오긴 했는데 한 번 생기면 음악이 안 나오거나, 새벽의 TV 채널마냥 바리아ㅏㄴ아라낭라 거리는 전자적 잡음이 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가끔은 평타 관련 효과음도 함께 사라져요.
일부 오브젝트에 스톰프를 썻더니 그대로 오브젝트 속에 끼이고, 어쩔 땐 죽었더니 부활 위치가 오브젝트 속에 끼인채로 부활하고 해서 백업 세이브로 다시 돌아간 적도 몇 번 있고 이름 기억 안나는 모래사막 맵에서 바닥에 스톰프를 썻더니 그대로 허공 속으로 추락하거나(이건 그래도 상정을 했는지 일단 게임 맵 속 아래로 전송해주긴 하더군요.) 이벤트 진행 때 오리의 모습이 사라지고 NPC들은 허공에 말을 거는 기묘한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컴퓨터도 산지 한 달도 안 된 새컴이건만...
가장 환장할 노릇이었던 게 평타 미적용 버그였는데 평타가 몬스터나 오브젝트에 판정 들어가는 게 전혀 없어서 하는 내내 망치 스톰프로 주는 간접 데미지로 게임을 진행해야 했습니다. 한 번 걸리면 몇 분 내내 계속 걸린채로 가다가, 잠시 풀렸다가 얼마 안 되서 또 걸리던데 발생이유나 해제방법을 전혀 모르겠어요. 중간에 올가미 기술 강화 조각을 낀 이후로 몇 번 터지길래 올가미 판정이 들어가는 몹을 일반 오브젝트로 취급하게 되서 생기는 버그인가 했는데 저 조각을 빼고도 게임 끝까지 계속 생기더군요. 심지어 이게 껏다 켜는 걸로도 해결이 안 됐습니다.
덕분에 보스전 때 내가 원래 판정이 없는 곳을 때려서 딜이 안 들어가는 건지, 아니면 뭔가 기믹을 써야 딜이 들어가는데 안 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냥 버그가 터져서 딜이 안 들어가는 건지 혼란스러웠습니다. 버그가 생길 때의 대부분은 계속 생성되는 원기 원석을 스톰프로 부숴서 회복 후 창 던지기 + 쳐내기로 투사체 반사로 깻는데 하면서 내가 왜 게임을 자체 하드모드로 해야 하는가 하는 고민과 함께 내가 했던 1편 결정판이 최종적으로 이런 버그들을 다 해결하고 나온 버전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마지막 칼날소리 전에서는 버그가 안 터지긴 했는데... 어려움으로 다시 할 땐 이런 버그들이 안 생겼으면 좋겠네요.
그외에 뛰어내릴 수 있는 얇은 바닥에 충격파 업그레이드를 마친 망치 스톰프를 쓰면 그 아래의 지상에 충격파가 생기던데 이건 버근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버그 같은데....
결론적으로 약 3만원을 주고 할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P.S 세이브 파일에서 바로가기를 누르면 정령 레이스나 보스전, 탈출미션만 따로 선택해서 타임어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걸로 탈출 미션을 할 땐 정령 레이스와 마찬가지로 3단 점프 등의 정령 조각은 적용이 안 됩니다.
저도 진짜 끝나고나서 오리 나루 구모 쿠가 다시 행복하게지내는걸 꿈꾸면서 열심히 막보를 잡았는데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