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별로 춥지도 않은데
매년 겨울 그랬던 것처럼 춥다는 핑계로 야외활동도 안하고
운동도 안하고 업장도 비수기에 들어서 한가하고 해선지
바로 체중이 느네요
저녁에 티비보다가
" 요즘 살이 좀 쪘나 몸이 둔하네 " 한마디 했더니
애엄마 처제 딸 세여자가 아주 작정 한듯이 물어 뜯네요
" 당신 운동부족이야 헬스 끊어준건 대체 왜 안가는데? " 라는 애엄마 잔소리에
" 알자나 나 어깨 아파서 웨이트 못하는거 " 라고 해봤자
" 런닝 머신은 뒤집어 졌냐? " 라는 소리만 나오고
" 형부는 딴거보다 탄수화물을 너무 드세요 맨날 빵 면 밥 떡 과자 " 라는 처제의 갈굼에
" 업장에서 일해봐 빵이나 국수로 간단히 요기 해가면서 일하는 심정을 아냐? " 라고 해봤자
" 형부는 그 요기를 하루 열다섯번은 하자나요 " 라는 소리만 나오고
" 아빠는 팔다리는 날씬한데 얼굴하고 배가 뚱뚱해 " 라는 딸의 소리엔 딱히 반박할게 없어서 눈물만 나오고
그래도 배는 고프니까 먹어야살지 하는 맘으로 삼겹살을 볶습니다
탄수화물을 줄이라니까 밥은 반공기만 ㅠ.ㅠ
재료
삼겹살400g 양파큰거 한개 마늘쫑 한단 팽이버섯 한봉 청양고추3개
양념
간장1스푼 설탕1스푼 굴소스1스푼 맛술4스푼 치킨스톡 1작은스푼 밑간용 소금 후추 약간 볶은깨 약간
스푼은 가장 흔히 쓰는 계량스푼 15cc --- 5cc가 양쪽에 있는걸로 했어요
삼겹살 양파 마늘쫑은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썹니다
마늘쫑은 생으로 먹었을땐 아삭하고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좋고
익었을땐 껍질은 살짝 질기면서 속은 부드럽고 달큰한 맛이 나며
특히 간장양념에 졸이거나 볶았을때 굉장히 맛있습니다 저는 거의 일년내내 먹어요
청양고추는 다지고 팽이버섯은 밑둥을 잘라 잘게 찢어 씻은후 물기를 빼주세요
삼겹살에 소금 한꼬집 후추 세번톡톡톡 해서 주물러 밑간을 해주세요
달군팬에 식용유를 한방울만 두르고 삼겹살을 볶아 주세요
겉면이 하얗게 되고 기름과 수분이 나오기 시작할때쯤 설탕 한스푼을 넣습니다
설탕이 돼지기름에 녹으면서 달큰향 향이 나게 볶습니다
고기 겉면이 갈색이 되기전 노릇해질때까지 볶아지면 맛술 4스푼을 넣습니다
맛술은 알콜함량이 14% 정도되는게 좋습니다
맛술이 끓어오르면서 한번쯤 잡내같은게 올라올수도 있습니다
이때 간장과 치킨스톡 굴소스를 넣습니다 간장이 끓으면서 맛있는 향이 올라옵니다
양념이 한번 끓어 오르면 썰어둔 양파와 마늘쫑을 넣고
양파가 살짝 투명해질때까지 볶은후에 다진청양고추를 넣습니다
고추의 매콤한 향이 한번 올라오면 팽이버섯을 넣고
빠르게 한번 볶아주고 바로 불을 끕니다
불을 끈후 잘 섞어가며 잔열에 버섯의 숨을 죽입니다
접시에 담고 취향에 따라 참기름을 한방울 떨어트려도 좋습니다
통깨는 먹기직전 한스푼만 작은팬에 살짝 볶아서 손가락으로 비비거나
스푼같은걸로 으깨서 뿌리는게 가장 맛과 향이 좋습니다
저는 삶아지듯 부드러운 삼겹살을 좋아해서 이렇게 했지만
바싹구워서 마이야르가 확실히 된 고기가 좋으시면
삼겹살을 자르지 마시고 밑간도 생략 하시고 팬에 노릇해질때까지 구운후에 조리하시면 됩니다
맛술을 많이 넣고 충분히 끓이지 않으면 아이들이나 술 못하는 사람들은 살짝 취합니다
불이 붙었다가 저절로 꺼지는 수준이 아니라면 알콜이 잘 날아가질 않습니다
밥은 정말로 반공기만 먹었습니다
아 저도 마늘쫑 사다 해 먹어야겠습니다. 요즘 잎마늘도 나오기 시작하던데 잎마늘도 괜찮을 거 같아요.
밥 양이 살짝 적어보인다 했더니 다이어트용 반공기군요 ㅎㅎ
마늘쫑과 삼겹살의 궁합도 좋겠네요.
ㅋㅋㅋ 주절이주절이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