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한 하늘, 가을 날씨 덕분에 기분 좋았던 지난 주말
오랜 친구와 친구의 와이프
그들과 초밥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해서 구파발로 왔습니다.
[ 야스티 ]라는 작은 커피숍
친구집 내무부장관님이 합류하시기 전에,
둘이서 카피 한잔 마시기로 합니다.
가게 안에는 앵무새 몇 마리와
사장님, 초등학생 아이들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었어요.
앵무새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 흔쾌히 OK
이렇게 어깨에 올려서 포즈까지 잡아줬습니다.
자기가 청계천에서 구조한 새라며 자랑하듯 내미는 손길
응? 청계천에서 구조?
그게 가능한가?
암튼 뿌듯한 얼굴로 앵무새 이야기를 하는 모습,
아이들 모두 순수해 보였어요.
페스츄리가 맛있어 보였지만,
곧 초밥으로 가득 채울 배를 비워둬야기에 참았습니다.
시그니쳐 라떼라는 [ 버터스카치 라떼 ]
부드러운 거품과 굉장히 진한 커피향
딱 취향을 저격하는 맛이었어요.
커피 한 잔 마시고,
친구집 내무부장관님과 합류해서 초밥집으로 이동
[ 소야일식 ]
독바위역 인근 의외의 장소 있는 작은 업장
주말 디너 예약을 어렵게 성공해서 드디어 와보게 됐네요.
가득 채우면 8명의 인원이 앉을 수 있는 작은 공간
사장님 혼자서 운영하는 1인 식당입니다.
[ 하루가스미 준마이 ]
메뉴판의 설명은...
부드러운 터치와 매끄러운 질감
감칠맛과 쥬시한 산미를 샤프하게 담아낸 사케
설명이 뭐 이리 어렵다냐... ㅎㅎ
사케는 잘 모르기에 사장님께 추천 부탁 드려서 선택했어요.
개별로 준비된 채소절임 중,
줄기상추가 참 매력적이었어요.
안주거리가 있으니 일단 술부터 장전해야죠.
요란한 메뉴판의 설명이 과언이 아니었던 건,
진짜 목 넘김이 매끄러웠어요.
부드러운 목 넘김 뒤에 오는 단맛과 감칠맛
그리고 마지막에 느껴지는 탄산감
색다르고 신기한 술맛이었어요.
씨뻘건 색의 강렬한 레이블
레이블의 강한 인상과는 다른, 부드러운 맛이 맘에 들었어요.
이제 코스의 시작
[ 일본식 계란찜 ]
보드라운 식감과 은은하게 느껴지는 트러플향
간간히 씹히는 고구마의 단맛
따땃한 온도감이 첫 음식으로 제격이네요.
[ 해초 초무침 ]
큰실말이라고 하는 해초 위에 오크라와 성게알을 얹은 초무침
특별한 요리라기 보다는 침샘을 자극해서 입맛을 돋우는 포지션 격
[ 찐 새우. with 달걀노른자 기미스 소스 ]
노랑색의 기미스 소스가 상큼하고 달콤해서 새우의 단백함과 잘 어울렸어요.
쫀득한 식감과 더불어 새우의 향이 진하게 나서 좋았습니다.
[ 대구간 ]
크리미한 질감과 풍미, 꼬소함이 좋았던 대구의 간
초간장 덕분에 상콤한 끝맛이 기분이 좋아지는 맛입니다.
마치 아귀간과 흡사하면서도 좀 더 몰캉한 느낌이에요.
美味
[ 사시미 4종 ]
도미, 부시리(맞나?) 등 횟감 몇 종
맛은 나쁘지 않지만 솔직히 임팩트는 부족했습니다.
본격적인 초밥 코스 전에 술이랑 곁들이기 좋은 정도...
[ 전복 술찜. with 게우 소스 ]
꼬득꼬득한 생전복과 상반 되는 야들야들한 식감의 찐 전복
전복 내장 소스는 생크림을 섞었는지 더 부드럽게 느껴지고,
정말 녹진하고 고소했어요.
마음 같아서는 초밥 한 덩이 부탁드려서 함께 맛보고 싶었네요.
美味
[ 관자 튀김. with 성게알 크림 ]
갓 튀겨 나온 가리비 관자 튀김과 꾸덕한 우니 크림소스
갓 튀긴 튀김은 언제나 갓!!!
특히 관자 결이 살아있도록 튀긴 게 절묘했습니다.
꾸덕꾸덕한 우니 크림도 잘 어우러졌구요.
美味
[ 대구 스테이크 ]
포슬포슬하게 익힌 담백한 대구살이 술과 곁들이기 좋았습니다.
다만 앞전에 맛봤던 기미스 소스랑 겹쳐서 좀 아쉬웠네요.
[ 돌게 장국 ]
차가운 술이 계속 이어질 때,
이런 뜨끈한 장국이 나오면 참 반갑죠.
돌게와 조갯살로 잔하게 우려낸 구수한 장국
진심 좋았습니다.
美味
이제부터 본격적인 초밥 코스 시작입니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아는 만큼만, 느낀 대로 적어볼게요.)
[ 도미 ]
담백한 흰살 생선 초밥의 시작이 좋아요.
적초를 사용해서인지 밥알이 검붉은 게 눈에 띕니다.
적초라서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지만...
초맛이 강하지는 않았고,
밥이 질지 않고 꼬득 쫀득한 편이었어요.
밥알의 질감이 살아있는 거 같아서 개인적으론 좋았어요.
[ 지중해 농어 ]
그리스 농어, 브란지노라고 불리는...
보통 양식에서 스테이크로 많이 사용되는 재료인데요.
저도 초밥으로는 처음 맛봤습니다.
담백하면서 은근히 기름져서 좋았습니다.
[ 도화새우 ]
주시면서 상당한 몸값이라고 강조하셨던 도화새우
그만큼 맛도 좋았고 임팩트가 좋았어요.
입안에 쫙~쫙~ 찰진 감기는 식감이 훌륭했습니다.
새우 특유의 단맛이 와....
짧은 식견으로 맛 표현이 어렵다는 게 아쉬울 따름이네요.
맛있는 건 사진 한번 더!!
美味
[ 광어 지느러미살 ]
이 부위는 항상 좋아하고 반가운 재료입니다.
상당히 두껍게 내어주셨음에도 질긴감 없이 먹었어요.
고소함은 두말할 필요 없었구요.
美味
[ 금태구이 ]
눈볼대라고 불리는 생선인데 이곳은 구이로 내어주셨어요.
금태란 생선이 기름기가 많기로 유명한데,
(이 생선 횟감으로 먹으면 맛이 미쳤어요.)
갈치와 비슷한 느낌으로다가 담백하게 구워주셨어요.
소금간을 조금 쌔게 하셔서 밥이랑 먹기 좋았습니다.
[ 단새우 & 성게알 ]
미친 조합이죠!!
크리미한 풍미가 입안에서 터지는 조합이죠!!
이게 맛없게 느껴진다면 입병 난 거나 마찬가지예요.
예상컨대 김도 좋은 거 쓰시나 봐요.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美味
술이 들어간다 ♪
쭉~ 쭉쭉~ ♬
언제까지 어깨춤...
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메로구이 ]
간장의 감칠맛이 잘 벤 메로구이
초밥 코스 중간에, 달큰짭짤하니 술안주로 제격이었습니다.
[ 참치 중뱃살 ]
기름짐 참 좋네요.
이전 초밥들과 다르게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 주셨어요.
부드럽게 녹아내리며 혀 위를 덮는 이맛...
시원하게 입안으로 퍼지는 기름짐??
역시 맛 표현하기는 어렵네요 ;;;
美味
[ 청어 ]
등푸른 생선은 언제나 환영이지만,
청어는 왠지 정이 안 가는 생선이에요.
이유는 아마도 청어 특유의 향인 거 같네요.
청어는 엄청나게 기름지지 않고서는 맛있게 먹었던 적이 없어요.
비리거나 그랬던건 아닌데 선호하지 않다보니...
뭐 이건 개인 취향 차이죠.
갑자기 분주하게 돌아가는 앞 주방
바로 알아차렸죠.
앗!!! 고등어구나... 크~
[ 고등어 봉초밥 ]
비릿함 없이 과하지 않았던 초절임 상태도 좋아서 맛있었어요.
다만 마지막에 초생강 맛이 좀 강해서,
초생강을 좀 줄였으면 더 좋았을거 같았습니다.
그래도 :)
美味
[ 옥돔구이 ]
비늘을 살려내 구운 옥돔구이
튀긴듯한 비늘 덕분에 바삭한 식감이 재밌어요.
기름짐이 올라온 고소함과 흰살 생선의 담백함
양파절임과 간장소스 조합이 이것 역시 훌륭한 술안주
美味
[ 붕장어 ]
붕장어가 나오면 초밥 코스의 끝자락을 알리는 신호죠.
아쉽지만 한편으로 배가 터질 것 같은 상태입니다.
과하지 않은 은은한 벤 간장소스
입 안에서 녹아내리듯 풀어지는 장어 살 밥
다만 초밥 쥠 새가 부스러져 살짝 아쉽....
그리고 초밥 코스의 마지막 한 덩이
만드는 모습은 사진은 못 찍었는데...
사장님이 이거 만드는 모습을 보고 좀 쫄았어요.
[ 굵게 말은 김초밥 ]
흔히들 '후토마끼'라고 부르죠.
혹은 대왕 김밥
자투리 횟감과 채소 절임 등을 말아낸 건데 이게 별미입니다.
횟감만은 얹은 초밥과는 또 다른 맛이지요.
이거 나오면 어딜 가든 나오는 똑같은 멘트
"한 입에 넣어야 맛있습니다"
"넵. 알아요. 압니다요."
"근데 이걸 어떻게 한입에..."
....라고 생각할 때 다른 팀 손님이 한입에 먹네요.
저도 한번에 털어 넣었으면 입안 터지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아쉽지만 또 아쉽고 후회됩니다 ;;;
美味
[ 우동 ]
코스의 진짜 끝
미니 우동 한 그릇
그동안 코스 끝에 먹었던 슴슴한 우동과는 다르게,
국물이 짭조름하고 진합니다.
[ 달걀구이 ]
거의 카스테라와 같았던 디저트
달달하고 폭신한 계란빵 딱 그 맛이에요.
[ 말차 아이스크림 ]
배불러서 터질 거 같은데 이게 또 들어가네요.
시원하고 개운하게 마무리 잘했습니다.
계산할 때 알았어요.
술병과 물병 사이에서 뒤늦게 발견한 염탐꾼
????
너 이녀석!!
다 보고있었구나!!!
두 시간 가량 진행되는 초밥 코스
코스 음식 모두 정말 맛있게 먹었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성비도 좋게 느껴져서 예약만 수월하다면 자주 오고 싶네요.
다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면...
예약 방법의 불편함
(성공률이 거의 복불복이라...)
코스 가격에 대한 공지가 부족했습니다.
(가격 인상을 했음에도 인스타그램, 캐치테이블링에서 언급X)
그럼에도 또 가겠냐는 물음엔,
"기회 된다면 또"라고 말하고 싶네요.
좋은글이라 써주셔서 감사하긴 하다만... 요즘 내무부장관이란 단어가 많이 불편한 단어인가요? 친구 와이프도 오랜 친구라 존중하는 차원에서 쓴건데 당췌 이해가... 타령까지 들어야 하는 소리인가?
친구 와이프도 오랜 친구라 존중 차원에서 쓴 단어인데... 내무부장관이란 단어가 왜 불편하죠? 아... 전 참고로 미혼입니다.
으 내무부장관 타령
결혼해서 여성이 경제적으로 주도권 갖는 거 가지고 발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길게 쓰면 뭐하니 이 정도만.
동감합니다! 좋은글에 내무부장관 타령....
구성미쳤네요 어지간한 원스타미슐랭스시보다도 좋은데요!?
그정도인가요? 오랜만에 초밥집 다녀와서 그런지 맛있게 먹긴 했네요 :)
진짜 다 화려하고 맛있는 것만 나오는군요. 막짤 대왕 후토마키는 위대합니다.
크기가 진짜 위대했고 맛도 위대했어요 ㅎㅎㅎ
우와~~ 말이필요없네요 가봐야겠습니다 사진도 잘찍으셨고 코멘트도 좋네요 좋은곳 소개 감사드립니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꼭 예약에 성공하셔서 다녀오시길 바랄게요.
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기회가 된다면 꼭 가보고 싶은곳이네요 :)
좋은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기회가 되시면 다녀오시길 추천드립니다 :)
가격이 어땟나요?
가격은 두당 6.5 1인 1 주류 필수인데... 저흰 세명이서 1 사케 한병 먹었네요.
냉부에서 후토마키 유래 말해주는거 봤는데 먹을떄마다 이거 한입에 먹으라고?? 싶음
ㅎㅎㅎ 공감이요. 한입에 털어넣기엔 너무 와구와구죠.
흐미 대구간에 다른 재료들도 맛나보이네요ㅎ 저런 후토마끼라면 한입에 클리어!
대구간 정말 맛있었어요. 꼬순맛이 지대로였어요 ㅎㅎㅎ 저 큰 후토마끼가 한입에요? ㅎㄷㄷㄷ
오 하나같이 맛있어 보이고 내공이 상당하신거 같네요
맛도 가성비도 좋다고 생각해요 :) 맛있게 잘 먹었어요~
으 내무부장관 타령
MRㅎ
동감합니다! 좋은글에 내무부장관 타령....
친구 와이프도 오랜 친구라 존중 차원에서 쓴 단어인데... 내무부장관이란 단어가 왜 불편하죠? 아... 전 참고로 미혼입니다.
좋은글이라 써주셔서 감사하긴 하다만... 요즘 내무부장관이란 단어가 많이 불편한 단어인가요? 친구 와이프도 오랜 친구라 존중하는 차원에서 쓴건데 당췌 이해가... 타령까지 들어야 하는 소리인가?
빠오빠오개초코
결혼해서 여성이 경제적으로 주도권 갖는 거 가지고 발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길게 쓰면 뭐하니 이 정도만.
길가다 떨어진 쓰레기를 줍기 위해 자기 주머니를 더럽히실 필요는 없습니다. 자기 소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본 글에 딱 두 번 쓰인 글에 불편 느끼는 사람들 이네요. 역지사지로 봐도 같아요. 자기 주장 확실히 하고 싶으면 직접 호소하는 글이나 쓸 것이지 남의 글에서 소인배 마냥 ..에잇 쯧 좋은 음식 잘 봤습니다.
정신병 있는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게 좋습니다
저딴 댓글에 추천수가 16인 것도 어질어질 하네요...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내무부장관, 의무방어전 등의 단어가 루리웹 멸칭의 대명사 정도로 여겨지는 인식은 예전엔 아무렇지 않게 웃어넘기던 말들이 지금은 어딘가에서 불편해하는 밈이 되어있고 기혼자의 자학성 우스개 넋두리 단어가 젠더 갈등의 프레임에 덧씌워져 본의미가 퇴색한 서글픈 오늘날 시대상
와 후토마키 저는 한입에 못 먹을듯 ;; 덩치는 큰데 입은 작은 편이라서요
공감입니다 ㅎㅎㅎㅎ 저도 입도 입안 저장용량이 작아서 무리였어요 T-T
청계천에 애완동물 파는 가게들이 있는데 거기서 앵무새 데려오셨나 보네요 ㅎㅎ
이런글 볼 때 마다 감탄은 하면서도 막상 가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던데 이 가게는 굉장히 먹어 보고 싶네요
이런 세상도 있구나 좋은 구경 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옥돔구이는 원래 비늘 째로 먹는건가요? 한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음식이 참 맛있어보이네요~ 오른쪽에 올라오는 일식집 후기들은 우리말로 쓸 수 있는 용어도 전부 일본어 발음으로 쓰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국어로 써주셔서 글 읽는 내내 참 보기 좋았습니다 ㅎㅎ
좋네요.. 보는것만으로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