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41 리뉴아는 붙잡혀 끌려온 이후에도 비협조적으로 나왔다.
그렇지만, 리뉴아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R41 리뉴아의 마음을 돌리려던 리뉴아는, 그녀에게서 차가움이라곤 찾아보기 힘든 표정을 발견하고 말았다.
"흑뉴아. 정말 안 마셔?"
"흐, 흑뉴아라니!! 난 리뉴아다! R41 리뉴아!"
"R뉴아."
"이, 이상한 별명으로 부르지 마라! 나, 난 R41 리뉴아란 말이다!"
그리고서 교주가 사라지면, 아주 작게, 그가 자신을 부를 때 사용했던 별명들을 아주 작게 속삭이는 것이다.
"...R뉴아... 흑뉴아... 바보같아..."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붉히는 R41 리뉴아의 모습은 기시감이 심하게 느껴지는 광경이었다.
숨긴들 뭐할까? 바로 리뉴아 본인이 저랬는데.
"리뉴아."
"...뭐야. 저리 가."
"교주님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거죠?"
"무, 뭐, 뭐, 뭐, 뭐야아앗?!"
그녀의 말에 R41 리뉴아는 화들짝 놀랐지만, 리뉴아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말을 이어나갔다.
"이해해요. 나 또한 당신이니까."
"시끄러워!! 네, 네가 뭘 안다고 그래!!"
"교주님과 대화, 해보고싶지 않아요?"
"..."
R41 리뉴아는 이를 거절하지 않았다.
"하, 하하하! 멍청한 녀석! 내 함정에 걸려들었구나! 이대로 빠져나가서, 네놈과 교주의 세상을...!"
"교주님 앞에서는 야드-파운드 법 사용하시면 안 돼요. 아, 물론 파렌하이트 역시도."
"..."
대체 왜 야드-파운드와 파렌하이트를 사용하면 안 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R41리뉴아는 빠르게 교주에게로 향했다.
"교주... 님!"
"음? 리뉴아구나? 여긴 무슨 일이야?"
"그, 그냥 교, 교주님이 보고 싶어서 왔어요. ...안 되나요...?"
R41 리뉴아의 말에, 교주는 피식 웃으며, 익숙하다는 듯이 R41 리뉴아를 자신의 품에 안아, 운동으로 인해 튼튼해진 자신의 팔에 앉혔다.
"안 될 리가 없지. 오히려 반가워서 한 말이었어. 그럼, 어디 놀러라도 가볼까?"
그리곤, 그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교주의 품에 안겨서, 교주가 바라보는 곳을 함께 바라보는 건, 정말 기쁜 경험이었다.
그렇지만, 그 어떤 경험도 교주와 서로 마주 보며 시선을 맞추는 것보다 기쁘진 않았다.
"즐거웠던 것 같네. 네가 기뻐보여서 다행이야, 리뉴아."
"...네. 그래요."
"프론티어의 준비도 그렇고, 항상 늘 바쁘고 힘들게 살았으니까. 이렇게 팽팽한 삶을 풀어주는 기회도 있어야지. 안 그래?"
"...네..."
그렇지만, 그녀가 돌아갈 때가 되자, 그녀는 깨닫고 말았다.
교주의 이런 시선은, 오로지 R41 리뉴아가 아니라 이곳의 리뉴아를 위한 것이란 사실을.
그리고, 그 사실을 눈치 챈 리뉴아는 애써 미소 지으며, 이제 돌아가 보겠다고 말한 뒤, 교주를 돌아보지 않고 자신의 감옥이 있던 곳으로 향했다.
이대로 도망쳐버릴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제 R41 리뉴아는 교주가 자신을 향해 분노의 감정을 내비치는 모습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때, 그때 승리했어야만 했다.
그때 승리해서, 교주를 R41 세상으로 끌고가, 저 멀대 하나만큼의 구멍이 난 R41을 채워야만 했다.
그런데, 실패했지.
이제, 자신은 영원히 그 세상을 채울 수 없다.
그러니, 이제 R41로 돌아가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세상은 완벽하지 않으니까.
그렇기에, R41 리뉴아는 얌전히 감옥에 돌아왔다.
"돌아오셨군요. R41 리뉴... 어?"
주륵.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로 말이다.
"당신... 울어요?"
"...내 자리에서 나와. 그리고, 네 자리로 돌아가."
"...리뉴아."
"날 동정하지 마. 이미 아프니까."
부러워.
네가 부러워.
교주의 관심을 받는 네가 부러워.
교주의 걱정을 받는 네가 부러워.
그 말을 애써 삼킨 채, R41 리뉴아는 리뉴아와 자리를 바꾸었다.
그리곤 몸을 잔뜩 웅크린 채, 무릎에 자신의 고개를 파묻고 축객령을 내렸다.
"당분간 오지 마. 혼자서 엉엉 울 시간이 필요하거든."
"리뉴아..."
"그 동안, 너는 내가 받을 수 없는 교주의 관심과 사랑을 받도록 해. 패배 투성이였던 네 삶에, 비로소 뜻 깊은 승리가 찾아왔다고 생각하고 말이야."
"리뉴아."
"가라고!! 가란 말이야!!"
"어... 나 가?"
"엣?"
마지막에 R41 리뉴아를 부른 건 교주였다.
R41 리뉴아는 자신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재빨리 고개를 돌렸지만, 이미 들켰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뾰족한 귀를 붉게 물들였다.
"...왜 왔어?"
"왜 오냐니. 말이 너무 심한 걸? 우리 아까까지만 해도 즐거웠잖아."
"윽..."
교주는 애초부터 자신이 리뉴아 행세를 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노, 놀리려고 하는 거라면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이 세상이랑 같이...!"
지워버린다. 그 말만은 차마 나오지 않아 삼켜버렸다.
아마 다시는 말하지 못하겠지.
애초에, 교주도 없는 R41은 완벽하지도 않으니까.
"리뉴아. 감옥을 열어."
"네~. 교주님."
"에...?"
그때, 교주가 감옥을 해제할 것을 지시했고, 리뉴아는 그에 응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혹스러워하는 R41 리뉴아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틈을 타서, 그는 R41 리뉴아의 볼따구를 크게 한입 깨물었다.
"흐엣?!"
그리곤, 욕심껏 빨아당기며 자신의 볼따구를 길게 늘어뜨렸다.
"이, 이게 뮤, 뮤슌 지시얏?!"
말은 그렇게 했지만, 교주의 얼굴을 밀치는 R41 리뉴아의 양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눈물흘리며 돌아오기 전까지, 그토록 원했던 상황이었으니까.
자신을 리뉴아라고 생각하며, 자기 멋대로 자신의 볼따구를 빨아당기는 상황 말이다.
"으음. 쏘 쥬시."
"으으... 내, 내 볼따구..."
"이제, 나쁜 짓 안 할 거지? R뉴아?"
교주는 이전에 자신을 내려다보며 지어줬던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자신에게 싱긋 웃어줬고
R41 리뉴아, 아니 R뉴아는 그 모습에 차마 시선을 맞추지 못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녜, 녜에엣..."
쮸와아아압.
그렇게, 모나티엄의 창은 꺾였다.
"에잇! 더블 볼따구!"
"아앗-! 교, 교주님! 지, 지금은 R뉴아를 위해...! 으읏..."
"으으... 기, 기분이 이상햇..."
이곳에는, 이제 R뉴아만 있을 뿐이다.
ㄷㄷ 자작소설 잘 쓰셨네요
소설 맛있다. 헤헤헼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