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 제로던도 재미있게 했던 플레이어라는 점 감안하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제로던도 꽤나 인상깊게 플레이했던 게임이었는데, 포비든 웨스트는 정말 교과서 같은 후속작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쩔었던 그래픽을 더 쩔게 발전시키고, 세계관, 스토리 확장, 게임 메카니즘과 플레이의 다양화 및 심화. NPC 상호작용 발전 등.
여기서 더 바랄 게 없을 정도로 저에게는 우주 명작입니다.......만
개인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많이 보여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완벽한 건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알지만 이런 부분이 아니었다면 더 개쩌는 작품이 나왔을 거 같은 느낌적인 느낌.
단점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버그
플스로 출시된 지 꽤 지났고, PC판으로 컴플리트 에디션 이름을 달고 나왔는데, 아직 자잘한 버그가 많습니다.
특히 전투 중에 무한 제자리 경련 일으키는 버그 같은 거 걸리면 짜증이 많이 납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지형에 끼어 움직이지 못하거나, 대형 몬스터(특히 슬리더팽ㅂㄷㅂㄷ)와의 전투 중 몸체에 접촉하면 이상한 동작을 반복하게 되는 버그 등, 플레이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버그가 아직도 산재해 있습니다. 또한 특정 퀘스트 진행이 막히는 버그도 아직 있는 걸 직접 확인했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에는 이전 세이브를 불러오면 해결되긴 하지만, 버그 걸린 줄도 모르고 제자리에서 한참 헤매면서 시간을 낭비한 경험은 썩 기분 좋지 않죠. 특정 전투 메카니즘이 의도대로 반영이 안 되는 버그로 의심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게임이 처음 나온지가 2년이 넘은 걸 감안하면 앞으로 패치로 크게 나아질 거라는 기대는 안 드는군요.
2. 쌍욕이 나오는 조작
이건 아무리 좋게 봐주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는 부분입니다. 특히 도구 사용 UI 부분은 디자인한 사람이 누군지 궁금할 정도로 어이없게 만들어져 있죠.
도구 선택 메뉴를 이렇게 만든 것도 어이없는데 그걸 변경하는 것도 불편할 뿐더러, 도구 소지 개수에 제한까지 있는 데다, 새로운 도구를 루팅하면 자동으로 도구 사용 창에 등록되는 XX같은 시스템 때문에 최대한 간소하게 정리하면서 써도 힘든 도구 선택창이 엉망진창이 됩니다. 인벤에 있는 아이템을 마음대로 버릴 수도 없어서, 약이나 음식 같은 거 정리하려면 상인 찾아가서 팔거나 보관함 가서 일일이 정리해줘야 하는 삽질을 계속하게 됩니다. 최소한 도구 선택창 아이템 등록을 자동으로 할 건지 수동으로 할 건지 옵션에 넣어주고 인벤 소모품은 파괴나 버리기가 가능하게 했어야 해요. 그래야 최소한 물약 칸에 물약 안 채워 놓은 상태로 다른 물약 루팅되면 정작 필요한 물약을 못 만드는 그지 같은 상황이 안 생기죠. 덕분에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는 재미를 느낄 수가 없어요. 만약 여러 종류의 함정, 도구, 물약, 음식 등등등 다 도구 선택창에 등록하면 고르는 데 한세월이거든요.
그리고 포커스 기계 태그 시스템도 하면서 정말 욕 많이 했습니다. 플스로도 예전에 잠깐 했었는데, 상호작용 오브젝트나 적 기계들이 시야에 겹치면 계속 제대로 태그가 안 되고 대상이 와리가리 되는 현상은 여전하더군요. 이거 사실 전작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는데, 후속작도 여전한 문제고 pc판으로 오면서 키보드 마우스 플레이로는 1000배 더 끔찍해졌습니다. 부품 태그하려면 혈압 올라요. 계속 대상이 와리가리 됩니다. 대형 기계일 수록 이 현상은 심해서 슬리더팽 같은 놈은 가까이(대략 15미터 이내)에서는 부품 태그가 아예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다른 대형 기계도 마찬가지예요. 해보신 분들은 아마 공감하실 겁니다. 진짜 태그할 때마다 인내심 시험하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근접 공격의 대상 추적도 문제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근접 공격이 자동으로 바라보는 방향 근처 대상을 추적하게 되어있는데 추적을 할 거면 확실하게 하든지, 근접 공격 한정 락온 기능을 넣어주든지 아니면 아예 추적 기능 자체를 끄는 옵션을 넣든지 했어야 하는데 이래저래 문제가 많아요. 특히 대부분의 전투가 다수와의 적과의 교전으로 이루어지는데 내가 때리려던 대상이 아닌 엉뚱한 대상으로 날아가서 때리는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대형 기계에는 아예 제대로 타게팅이 작동을 안 해서 자꾸 이상한 방향으로 돌진해서 때린다든지, 분명 시각적으로는 때린 거 같은데도 타격 판정이 안 된다든지, 아무튼 개판입니다. 특히 대형 기계들은 그냥 가서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피격 판정이 들어오기 때문에 미세한 조작이 필요한 부분인데 히트 박스나 여러 시스템 문제 때문에 근접 공격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건 정말 크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 게임이 상호작용 종류가 원체 많고, 다양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을 거라는 건 이해합니다만, 솔직히 인벤토리나 부품 태그 같은 부분은 게임 플레이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라 '이게 최선이었나?'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군요. 패드로는 옵션에서 지원하는 상시 달리기 기능을 키보드 마우스로는 쓸 수 없다는 것도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고요.
3. 저퀄 번역
게임 자체의 문제는 아니고, 전작 제로던(제로던은 진짜 한글 자막 보기 싫어서 영문판으로 했습니다)보다는 나아졌습니다만, 번역의 질이 너무나 구립니다.
단순히 오역이 몇 개 있다 이런 수준이 아니고, 전체적으로 다 한국인이 번역한 것 같지 않은 번역투예요. 대사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진짜 일상생활에서 한국인이 이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말한다면 아마 이상한 사람 취급 받을 겁니다.
물론 볼륨이 크고 대사가 어마무시하게 많은 게임이라 블리자드나 CDPR같은 현지화까지는 기대하지 않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으로서 현지화에 아쉬움이 큰 건 사실입니다.
말투나 대사의 문제도 문제지만 이 게임 번역의 가장 큰 문제는 글자가 너무 많다는 겁니다. 책이라면 몰라도 화면과 자막을 동시에 봐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자막은 최대한 짧은 게 미덕입니다. 배우 실제 대사는 1초, 딱 두 단어인데, 한국어 자막 글자가 15자 넘어가면 자막 읽다가 화면은 쳐다보지도 못합니다. 이게 번역투 문제랑 맞물려 있는데, 쓸데없는 주어(그, 그녀, 나는....등등등) 이런 거 다 넣어가며, 필요 없는 수식어까지 계속 넣다 보니 자막 길이가 길어질 수 밖에요. 게다가 관용적인 표현들도 직독직해 같은 수준으로 번역하다보니 당연히 길어지고요.
아무튼 이제 그냥 현지화만 해줘도 감사해 하던 시대는 오래 전에 지났으니, 게릴라 게임즈도 한국 현지화도 좀 더 신경 써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상술한 여러 단점에도 불구하고 호라이즌은 독자적인 매력이 넘칩니다. 시각적인 만족감을 제외하고라도 기계와의 싸움을 나름의 방식으로 맛깔나게 풀어낸 이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되면 좋겠군요.
어제 전설 무기 먹는 다고 반란군 야영지 도는데, 두목도 잡고 하라는 거 다 하니까 잔몹이 남았는지 반란군 처치가 계속 떠서 1시간 넘게 샅샅이 뒤지고 시체까지 뒤지고 다녔는데도 없어서 개열받아서 발로 PC 찼더니 컴터가 꺼지더라고요. 다시 켜서 접속했더니 퀘 완료가 된 것을 보고 제 컴퓨터가 반란군이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주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다 사랑해서 까는 일리있는 불만이시군요. 그러게요. 아이템이나 무기 휠이 커스텀 등록 되었으면 좋았을 것같아요.
어제 전설 무기 먹는 다고 반란군 야영지 도는데, 두목도 잡고 하라는 거 다 하니까 잔몹이 남았는지 반란군 처치가 계속 떠서 1시간 넘게 샅샅이 뒤지고 시체까지 뒤지고 다녔는데도 없어서 개열받아서 발로 PC 찼더니 컴터가 꺼지더라고요. 다시 켜서 접속했더니 퀘 완료가 된 것을 보고 제 컴퓨터가 반란군이었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아주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