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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 스토리 총정리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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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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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 스토리 총정리 1부 - <지난편 링크>

- 월드 앳 워

- 암시

- 프로젝트 노바

- 숫자의 의미

- 해저 기지

- 1963년 11월 22일


■ 콜 오브 듀티 : 블랙옵스 스토리 총정리 2부 - 현재 페이지 

- 증오의 씨앗

- Back face of the America

- 역린

- 각인

- 업(業)

- 코르디스 디에

- 심판의 날

- hidden ending


BG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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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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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efina linda, nunca te dejare.


어여쁜 호세피나, 네 곁을 절대 떠나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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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은 여동생의 펜던트를 뺏어들었다. 펜던트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목을 그어 자살하기 위해서였다. 호세피나는 자신을 두고 가지 말라며 오빠를 만류했다.


여동생의 모습은 참혹했다. 전신 화상을 입은 탓에 머리는 다 타버렸고, 얼굴은 반쯤 녹아내렸으며, 다리마저 불구가 되었다. 확실히 그녀를 남겨두고 간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이 든 소년은 펜던트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이 모든 사태를 조장한 증오의 대상을 떠올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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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비극을 겪은 남매



20세기 후반. 자본주의를 표방하던 미국은 이념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은밀히 세계적 정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미국 CIA가 니카라과 공화국의 사회주의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우익 성향의 반군에게 자금 지원을 해준다던가, 반공주의를 택한 대한민국 정부에게 다방면으로 경제 원조를 해준다던가 하는 식이었다. 물론 이 행위들이 세계적 정세에 유효하게 작용하려면 은밀히 진행되야 했다. 따라서 미국은 이 사실을 한동안은 표면화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원조 받은 국가의 군부 독재자가 마침 경제 발전의 얼굴마담이 되는 등의 일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미국은 최우선적 목표를 위해 이를 묵인했다.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니카라과 반군은 더욱 끔찍한 만행을 저질렀다. 그들은 민간 영역을 가리지 않고 파괴했다. 혼란스러운 내전 중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지진까지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남매가 겪은 비극 역시 그러한 흐름 속에 일어난 작은 사건 중 하나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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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미국의 의도로 조장된 니카라과 내전



소년의 아버지 호세 메넨데즈는 지진과 내전으로 잃어버린 재산을 복구하기 위해 마약 유통 무법 조직 <메넨데즈 카르텔>을 형성하고 암시장의 큰 손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한 CIA는 이조차 두고 보지 않고 곧 호세를 암살해버렸다.


호세의 어린 아들 라울 메넨데즈는 그 누구보다 미국을 증오하며 성장했다. 미국, 미국인, 미국의 자본주의 모든 것을 철저히 증오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매우 이성적이고 영리한 인물이기도 했다. 아버지의 세력을 이어받은 라울은 차근차근히 확실하게 복수를 준비했다. 소련군에게 무기를 사들여 앙골라, 쿠바의 반미 세력들에게 팔아 아프가니스탄에 자신만의 군대를 만들고 공산권 세력을 돕는 등 자신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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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세력을 키워나가는 '라울'



Opulence is sinful, and we all pay for it.


과다한 부유는 죄악이며, 우리는 그 대가를 치른다.



수십 년 후, 라울은 국제 테러조직 <코르디스 디에>를 설립했다. 이른바 세계 혁명을 위해서였다. 세상의 일부는 그를 '오사마 빈 라덴 이후로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라 불렀다. 또 일부는 그를 '혁명가 오디세우스'라 부르며 위대한 인물로 떠받들었다. 그 일부는 무려 수십억 명에 달했다.






Back face of the Amer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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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무서워요. 조금만 도와주세요!"

"넌 이제 7살이다, 데이비드. 칭얼대지 말렴."

"...진짜 싫어."


아버지에게 나무 위를 올라가는 법을 배우고 있던 소년이 낮게 중얼거렸다. 소년은 용을 써봤지만 결국 나무에서 떨어지고 말았다. 나무 꼭대기에서 기다리던 아버지는 급히 아래로 내려가 아들이 다쳤는지 살펴보려 했다. 하지만 소년은 아버지를 무시하고 혼자 일어섰다.


"군대나 다시 가세요.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처럼..."


1986년 7월. 알렉스 메이슨은 알래스카에 있었다. 자신의 아들 데이비드 메이슨과 함께였다. 데이비드는 아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언제나 가족보다 국가와 전우들을 우선시했고, 심지어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에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주제에 자신에게 엄격하게 대하기만 하는 아버지가 때로 원망스럽기도 했다.


메이슨은 그런 아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아내가 죽은 이후로 그는 군대를 은퇴했다. 그리고 알래스카에서 조용히 지내왔다. 허드슨이 다시 찾아오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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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메이슨의 아들 '데이비드'



헬기 소리가 들려왔다. 허드슨이었다. 오랜만에 찾아온 그는 즉각 상황부터 알려왔다. 죽은 줄 알았던 옛 동료 우즈가 아직 살아있고, 앙골라에서 실종되었기 때문에 서둘러 구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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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건 메이슨 뿐?



18년 전, 크라프첸코의 수류탄 자폭 시도에 휘말려 사망한 줄 알았던 우즈는 의외로 수류탄이 멀리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살아남았었다. 하지만 먼저 정신을 차린 크라프첸코에 의해 우즈는 베트남의 포로 수용소로 꼼짝없이 끌려가야 했다. 우즈는 그곳에서 끔찍한 고문과 학대를 경험했다. 같이 끌려온 자들 대부분이 이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나갔다. 하지만 우즈는 악착같이 살아남았고, 끝내 그곳에서 탈출해 미국으로 귀환하는데 성공했다.


우즈는 CIA 요원으로 복귀해 다시 활동을 이어나갔다. 하지만 앙골라에서 라울 메넨데즈라는 남자를 사로잡기 위한 작전 중 또다시 사로잡히고 말았다. 그곳에서의 시간은 더욱 끔찍했다. 라울은 우즈의 눈앞에서 그의 동료들을 산 채로 하나씩 불태워 죽였다. 그리고 컨테이너 안에 그 태워 죽인 시체들과 함께 가두고 몇 주 동안을 방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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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에게 사로잡힌 우즈



"아빠. 다시는 군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요."

"우즈 삼촌이 위험에 처했단다 아들아. 내가 도와야 해."


우즈를 못 본 채 할 수 없었던 메이슨은 허드슨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았다. 데이비드는 또다시 자신을 떠나려는 아버지에게 투정을 부려봤지만 결국 아버지는 떠났다. 이후 데이비드는 허드슨의 아내 제니의 손에 맡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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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를 구출하기 위해 복귀를 결심한 메이슨



아프리카 남서부에 위치한 앙골라 공화국은 이념 분쟁과 독립 문제로 내전이 치열한 상황이었다. 


미국은 이곳에서도 반공주의를 택한 군벌 독재자 '조나스 사빔비'를 은밀히 지원해 앙골라에서 반공 세력을 몰아내고자 했다. 미국은 정의를 표방하는 척하지만 실상은 정의와 관계없이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일들도 수없이 무책임하게 벌여왔다. (※ 작중 등장하는 협력자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이며, 사건 역시 모두 실제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얼마 후, 메이슨은 사빔비의 협력을 얻어 그의 내전을 돕고 대신 우즈의 위치를 알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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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잔혹한 독재자가 되는 반공주의자 '사빔비'



우즈가 호송되고 있다는 배 근처의 강가를 수색하던 메이슨과 허드슨은 격전 끝에 배에 실린 컨테이너 안 시체들 사이에서 앙상하게 마른 모습의 우즈를 찾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우즈를 데리고 탈출하는 과정에서 통신탑이 있는 어느 작은 마을에 잠입해 들어갔다. 사빔비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서였다.


메이슨은 무전기가 있는 건물을 발견해 그 안으로 숨어 들어갔다. 그리고 무전기를 잡고 있던 남자를 권총으로 위협했다. 


"내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넌 죽은 목숨이다. 무전기를..."


통신 장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 남자는 대담하게도 장비를 때려 부수고 메이슨에게 맞서왔다. 그의 눈빛은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있었다. 남자는 라울 메넨데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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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조우하게 된 라울



때마침 건물 안으로 순찰 중이던 쿠바군 병사들이 들어오자 라울은 수류탄을 뽑아들었다. 메이슨이 당황한 사이 라울은 메이슨에게 칼을 휘둘렀다. 메이슨은 라울의 공격을 막고 재빨리 라울의 얼굴을 향해 총알 한 발을 먹인 다음 창문 밖으로 탈출했다. 총알은 아슬하게 라울의 눈가를 스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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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라울은 한쪽 눈을 잃게 된다.



마을 전체에 경보가 울렸다. 메이슨 일행은 추격군들에게 쫓겨야 했다. 하지만 마침 사빔비의 헬기가 나타나준 덕분에 일행은 무사히 탈출한다.


그리고 두 달 뒤, 메이슨 일행은 아프가니스탄에 있었다. 라울을 잡기 위해서였다. 


일행은 이번에도 현지 협력자를 만났다. 무자헤딘이라 불리는 반정부 게릴라 조직의 한 계파를 이끄는 '라만'이란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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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무장 게릴라 '라만'



라만을 만나고 있을 때 급작스럽게 소련군의 공습이 시작됐다. 일행은 라만을 도와 곧바로 몰려드는 소련군의 기갑 부대를 먼저 상대해야 했다.


격전 중 일행은 뜻밖의 낯익은 얼굴을 만나게 된다. 크라프첸코였다. 그는 거대한 검은 전차를 이끌고 나타나 게릴라 군에게 맹공을 가해 왔다. 일행은 전차에 접근해 그를 무력화하는데 성공했지만 메이슨은 아직 세뇌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였다. 크라프첸코를 본 메이슨은 한동안 잊고 있었던 숫자들이 다시 어지럽게 보이기 시작했다. 심지어 레즈노프의 환청마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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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한 레즈노프 증후군(?)



어쨌든 일행은 크라프첸코를 생포해 게릴라 군의 은거지로 데려왔다. 우즈는 즉시 크라프첸코를 고문하여 라울에 대한 정보를 얻어냈다. 덕분에 라울의 현재 위치는 물론, CIA에 라울이 첩자를 심어뒀다는 사실까지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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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로잡힌 크라프첸코



우즈는 더 이상 쓸모 없어진 크라프첸코를 그 자리에서 쏴 죽였다. 그러나 이때 또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라만의 게릴라 병사들이 메이슨 일행에게 총을 겨눈 것이다.


허드슨 : 뭐 하는 짓이야! 우린 당신들의 적이 아니야!

라만 : 아니, 우리의 적은 언제나 '너희들'이었다. 전부터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야.


그는 사실 처음부터 라울과 한 패였다. 전략적으로 종종 미국과 협력 관계를 맺기는 해도 그들은 언제나 정서적으로 뿌리 깊이 미국을 적대하는 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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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증오하는 자들



메이슨 일행은 신나게 얻어터진 뒤 황량한 아프간 사막 한가운데에 버려졌다. 다행히 일행은 미군 측에게 발견되어 무사히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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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도 레즈노프의 환영을 본 메이슨



메이슨 일행은 복귀 직후 곧바로 다음 작전을 개시했다. 크라프첸코에게서 얻어낸 정보에 따르면 라울은 니카라과에 있는 <메넨데즈 카르텔>의 근거지 마을에 있었다. 그곳은 라울의 고향이었다.






역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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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대통령은 CIA의 라울 체포 작전에 기꺼이 협조해주었다. 이번 작전의 협력자는 파나마 국방군을 이끄는 '마누엘 노리에가'라는 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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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훗날 파나마의 비열한 독재자가 되는 '노리에가'



1986년 9월 25일. 메이슨, 우즈, 허드슨. 그리고 노리에가 휘하의 파나마 군이 합동하여 라울 체포 작전을 실시했다. 그가 있는 곳은 그의 여동생 호세피나가 머무르고 있는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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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이 잠든 침대 옆에서 그녀의 옛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라울



"이게 무슨... 괴물이잖아?"


호세피나의 방에 파나마 군의 병사들이 먼저 들이닥쳤다. 라울 역시 제압당했다. 이때 파나마 군 장교 중 한 명이 침대에 누워서 자고 있던 호세피나에게 다가갔다. 라울은 그녀를 건드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지만 장교는 아랑곳하지 않고 호세피나의 머리를 잡아챘다. 그리고 화상에 녹아내린 그녀의 끔찍한 얼굴을 확인하고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그녀를 화장대에 처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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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린을 건드린 파나마 장교



그 순간, 분노한 라울이 자신을 붙잡은 파나마 군인들을 뿌리치고 단숨에 장교에게 달려가 화장대 거울 파편으로 장교의 목을 미친 듯이 찔러 죽였다. 두 눈이 뒤집혀 반쯤 미친 라울을 다시 제압한 군인들은 그에게 진정제를 투여해야 했다.


잠시 후, 저택에서 멀지 않은 언덕에서 라울은 정신을 차렸다. 그는 두 손이 결박된 채 무릎 꿇려 있었고, 그 앞에는 노리에가가 있었다. 노리에가는 갑자기 샷건으로 주위의 병사들을 쏴 죽이고는 목격자는 없다며 라울의 수갑을 풀어주었다. 미국과 흥정을 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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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 면모를 드러내는 노리에가



하지만 그 순간에 라울의 머릿속엔 호세피나의 안위 밖에 없었다. 노리에가에게 달려들어 그를 기절시키고 샷건을 주워든 라울은 무작정 호세피나의 저택으로 달려갔다.


마을은 불타고 있었다. 파나마 군은 노리에가의 명령에 따라 민간 마을에 불과한 그곳의 주민들을 학살하고 집을 불태웠다. 라울은 가히 초인적인 의지로 파나마 병사들을 뚫고 저택으로 달려갔다. 


이때 달려가는 라울을 발견하고 그를 추격하는 자가 있었다. 라울을 누구보다 증오하는 사람 중 하나인 우즈였다. 그는 허드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라울을 죽이기 위해 그를 맹렬히 추격했다. 


그들이 마주친 곳은 호세피나의 방으로 통하는 복도였다. 우즈는 앞뒤 잴 것 없이 복도 안에서 라울을 향해 수류탄을 집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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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복도에서 수류탄을 집어던지는 우즈



그러나 수류탄은 벽과 문지방에 부딪히며 뜻하지 않게 호세피나의 방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라울은 절망적인 얼굴로 호세피나의 방 안으로 뛰어들어갔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수류탄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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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예상치 못한 비극



건물이 무너지면서 메이슨은 잠시 정신을 잃어야 했다. 얼마 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상황은 이미 끝나 있었다. 개인적인 원한으로 독단적 행동을 벌인 우즈는 허드슨에게 잔소리를 듣고 있었고, 건물 안에서 발견된 시체는 포대에 쌓여 수습되고 있었다. 허드슨은 이제 막 정신을 차린 메이슨에게 눈짓을 흘기며 말했다.


"저게 그놈이다. 저 시체가방 안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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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군인들에 의해 수습되는 라울의 시체



이로써 라울 포획 작전은 종료되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파나마에선 새로운 골칫거리가 대두된다. 마누엘 노리에가였다.


파나마 군 최고 사령관이었던 노리에가는 3년 뒤 대통령을 축출하고 파나마의 실권을 장악했다. 그는 군부 독재 체제를 추구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야당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했으며 미국으로 가는 마약 밀매를 용인하는 등 국내외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노리에가가 미국의 심기를 거스른 결정적인 원인은 그가 CIA의 하수인으로 활동하던 시절 그의 마약 거래 자금이 미국의 니카라과 우익 반군 지원 사업(소위 이란-콘트라 사건)과 연관되었다는 점을 빌미로 미국의 약점을 잡아 부시의 심기를 거슬렀다는 점이다. 앞서 라울의 가족과 이웃을 망가뜨렸던 원인이기도 한 '이란-콘트라 사건'은 당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을 탄핵 직전까지 몰고 갔으며 부통령 부시 역시 사전에 이를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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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와 비리로 얽혀있었던 노리에가



결국 1989년 12월, 미국은 전면적인 파나마 침공을 단행했다. 노리에가를 수반으로 하는 파나마 군부 정권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정부를 승인시키기 위함이었다.


메이슨, 우즈는 격전 끝에 노리에가를 생포하는데 성공했다. 이때 메이슨은 그의 집무실에 사용한 흔적이 있는 마약과 포르노 잡지를 일부러 널어놓았다. 세계 언론에 공개하여 노리에가의 평판을 망가뜨리기 위함이었다. (※ 실제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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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둔 포르노 잡지를 흐트러 놓는 메이슨



그런데 왜인지 노리에가의 표정에 여유가 넘쳐 보였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듯했다. 그때 허드슨에게 무전이 들려왔다. 목표물은 노리에가가 아닌 다른 타깃으로 변경되었으며, 노리에가는 그 타깃과 교환용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우즈는 납득하기 힘들었지만 상부의 명령이었기에 지시대로 노리에가를 교환 장소까지 끌고 갔다. 계속된 허드슨의 무전에 따라 메이슨은 검문소로 향했고, 우즈는 따로 흩어져 지시받은 건물 위 옥상으로 올라갔다. 


잠시 후 건물 아래 저 멀리서 얼굴에 왠 검은 포대를 뒤집어쓴 인물이 군인들에게 붙잡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허드슨의 무전이 계속 들려왔다.


"그놈이다. 우즈. 새로운 표적은 바로... 라울 메넨데즈다."

"......미리 말을 했어야 했다. 허드슨."


우즈는 라울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이 의아했지만 라울을 누구보다 증오하는 그에게 있어서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상부의 지시도 떨어졌겠다, 우즈는 망설이지 않고 저격용 소총을 남자에게 조준했다. 검은 포대를 뒤집어쓴 그는 격렬히 몸부림 중이었다. 이번에야말로 라울의 숨통을 직접 끊을 수 있다는 사실에 우즈는 희열마저 느끼고 있었다. 우즈는 숨을 죽였다. 그리고 신중히 격발했다. 총알은 정확히 남자의 머리를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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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의 저격으로 즉사한 타깃



저격 성공 후 우즈는 노리에가를 데리고 건물을 내려가 표적에게 접근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라울을 붙잡고 있던 군인들도 조용히 사라졌고, 뭣보다 노리에가의 표정이 부자연스러웠다. 우즈는 노리에가에게 이죽거리듯 말했다.


"뭘 그리 우쭐해하며 보냐?"


노리에가는 침묵했다. 표정은 여전했다. 슬슬 낌새가 심상찮음을 느낀 우즈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씨발, 대체 무슨 일이야?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우즈는 서둘러 표적에게 달려갔다. 느낌이 매우 엿 같았다.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아냐......"


쓰러진 타깃에게 도달한 우즈는 곧장 표적의 얼굴에 씌인 포대를 벗겨냈다.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현실과 통하는 법이었다.


그는 메이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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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메이슨의 죽음



"메이슨!!!!!!!!!!!!!!"

"어리석은 놈."


등 뒤에서 노리에가의 조소 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즈는 쌍욕을 퍼부으며 권총을 빼들었다. 하지만 총구는 노리에가를 미처 향하지 못했다. 우즈의 오른쪽 무릎이 누군가의 샷건에 의해 박살 난 것이다. 비명을 질러대던 우즈는 샷건을 든 남자의 얼굴을 확인하고 낮게 으르렁거렸다.


"라울... 메넨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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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줄 알았던 라울의 등장


라울은 우즈의 욕설에 아랑곳하지 않고 조용히 다가왔다. 그리고 우즈의 반대쪽 무릎도 마저 박살 냈다.






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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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 : 네 친구 알렉스 메이슨은 죽었어... 네 손에 죽었지. 왜 그리된 줄 아나?

허드슨 : 우즈, 놈이 데이비드를 죽이려고 했었어...

라울 : 너희는 고통받아야만 하니까!! 내가 고통받았듯이!!


라울이 우즈를 끌고 온 창고에는 두 명의 낯익은 얼굴들이 더 있었다. 메이슨의 아들 데이비드와 의자에 묶여있는 허드슨이었다. 데이비드는 기절한 상태였다. 아마도 데이비드의 목숨을 빌미로 허드슨을 협박해 아까와 같은 무전을 하게 만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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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라울이 꾸민 짓이었다.



3년 전 호세피나의 방 안에서 일어난 수류탄 폭발 사건 당시 쓰러진 라울을 먼저 발견한 것은 노리에가였다. 그는 파나마 군인들을 시켜 재빨리 라울을 빼돌리고 다른 병사의 시체로 적당히 바꿔치기했다. 이후 라울은 3년간 복수의 칼날을 갈아왔다. 결국 우즈의 손으로 메이슨을 죽게 만든 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듯이 우즈와 허드슨을 향해 외쳤다.


"자, 이제 한 명 더 죽어야 해! 너, 우즈, 아니면 데이비드. 당장 결정하지 않으면 십 초 후엔 너흰 다 죽는다."

"우즈... 난 안돼... 애가 둘이나 있어... 애들을......... 씨발!! 나다!! 죽여!! 죽이라고!!"


낮게 흐느끼며 중얼거리던 허드슨은 그런 자신을 경멸한다는 듯 곧장 태도를 바꾸어 라울에게 자신을 죽이라 부르짖었다. 라울은 그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을 망설이지 않았다. 샷건으로 먼저 허드슨의 양쪽 무릎을 박살내 고통을 준 라울은 자신의 목에 걸고 있던 목걸이의 날카로운 부분으로 허드슨의 목을 그어 마무리를 지었다. 목걸이는 호세피나의 펜던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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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의 생명을 빼앗은 호세피나의 펜던트



"네 인생은 완전한 상실 속에서 갉아먹힐 것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네놈이 나한테 한 짓이 어떤 짓이었는지 깨닫게 될 거야."


우즈에게 다가온 라울이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리고 이번엔 데이비드에게 다가갔다. 그는 펜던트를 들어 보이며 데이비드의 귓가에 속삭였다.


"널 죽이진 않을 거란다. 데이비드. 이제 우즈처럼, 나와 함께 고통받는 거야. 그리고 어느 날... 이 펜던트를 다시 보게 될 거다. 그러면 기억이 날 거야... 오늘 밤 보고 느낀 모든 것이. 분노와 고통에 휩싸인 채로 보낸 수 년들이 기억날 거야. 그러거든 말이다... 데이비드... 부탁이니... 날 찾아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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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에게 악몽을 각인시키는 라울



이후 라울은 30년간 행적을 감춘다. 그가 다시 나타났을 때, 세상은 그를 '세계 99%의 대변자'라 불렀다. 그가 원하는 것은 국가 체제의 완전한 붕괴였다.






업(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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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우즈는 볼트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곳은 퇴역 군인들을 위해 정부에서 운영하는 일종의 요양소였다. 


95세의 노환에 양 다리까지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었지만 우즈의 기세는 여전히 펄펄했다. 사소한 일에도 뻑하면 흥분해서 소리치는가 하면, 흡연과 음주 등 간호사가 하지 말라는 것들만 골라 해댔다. 그래도 정정한 걸 보면 생애주기를 1세기는 거뜬히 찍을 요량인 듯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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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삭 늙었어도 성질은 여전한 우즈



"이제 시작이다."


그날 우즈를 찾아온 남자가 한 말이었다. 남자는 그 말대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오랜 시간 준비를 해왔고, 이제부터 그 결실을 맺고자 하는 듯 보였다. 그는 우즈의 손에 펜던트를 하나 쥐여주고 떠났다. 낯익은 펜던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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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이 건네주고 간 펜던트



라울은 30여 년 동안 세계 혁명을 준비했다. 군수 생산 사업에 투자하여 자본과 기술을 모으고, 전 세계의 마약 유통을 장악했다. 2014년엔 <코르디스 디에>라는 단체를 설립. 자신은 '오디세우스'라는 가명으로 SNS와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며 '1%의 자본가를 위한 현재의 세계'를 무너뜨리자는 범세계적 운동을 진행했다. 세상은 오디세우스가 마약 밀매 조직의 두목이란 사실을 알 수 없었기에 그의 사상에 쉽게 동조했고, 전 세계적으로 수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를 추종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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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우스'란 가명으로 사상 운동을 펼쳐온 라울 메넨데즈



라울은 그 힘으로 민병대 조직 및 용병 고용을 통해 자신만의 군대를 만들었다. 그리고 과거 냉전 사이였던 미국과 중국을 이간질시켜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킬 준비를 했다. 예를 들면 중국에 사이버 테러를 가한 후 그 흑막이 미국이라는 음모를 SNS를 통해 뿌린다던가 하는 식이었다. 미 정부는 적극적으로 결백을 주장했지만 그동안 워낙 거짓말을 해온 전과가 많았기에 사람들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았다. 결국 미국은 라울의 <코르디스 디에> 트위터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바로 그 다음 날 FBI 국장의 불타죽은 시체가 발견된다.



"부유함은 죄악이며, 모두가 대가를 치른다.(Opulence is sinful, and we all pay for it.)"



라울은 한마디로 무정부 공산주의자였다. 이는 부르주아 계급을 몰아내고 프롤레타리아의 중앙집권을 꾀하는 마르크스식 공산주의와는 다른 개념이었다. 라울은 부르주아를 몰아낸 뒤 어떠한 세력도 중앙집권적 권력을 쥐지 못하게 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했다. 독재라는 부작용의 예를 숱하게 드러냈던 마르크스식 공산주의에 환멸을 느낀 이들은 라울의 사상에 적극적으로 감화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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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증오하는 모든 것들에 대한 철저한 복수를 준비해온 라울



2025년 4월 4일. 미합중국 해군 소속 특수부대 <네이비 씰> 팀의 요원들이 우즈가 요양하고 있는 볼트를 점거했다. '가장 위험한 테러리스트'로 분류되는 라울 메넨데즈의 마지막 행방이 그곳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이때 해당 작전 팀을 이끄는 지휘관은 다름 아닌 데이비드 메이슨 중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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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아재가 된 데이비드


데이비드는 아버지가 죽은 이후 우즈 삼촌의 손에 맡겨졌었다. 그리고 성장한 이후에는 아버지처럼 미 해군에 입대하여 그중에서도 최고 엘리트 팀이라 불리는 SEAL 6팀(미국 해군 특수전 개발단)으로 착출되었다. 그의 옆에 선 동료 마이크 하퍼 역시 같은 SEAL 6 출신의 전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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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동료 '하퍼'



데이비드가 우즈의 방 안에 진입하자 삼촌의 자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총 치워, 등신아."
"......정정하시네요. 영감님."


데이비드와 하퍼는 요양소를 샅샅이 수색했지만 라울의 흔적을 찾지 못했다. 그들은 결국 우즈에게 라울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고, 우즈는 그가 남기고 간 펜던트를 보여주며 라울에 관한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1970년대 니카라과에서 라울이 겪었던 비극부터 그의 성장 과정, CIA가 라울을 잡기 위해 앙골라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벌였던 일들... 그리고 메이슨의 죽음. 


우즈는 데이비드를 맡아 키울 때 메이슨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말을 아껴왔었다. 당시의 일이 데이비드에게 트라우마로 작용하여 기억이 불완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즈의 고백은 데이비드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이 일로 데이비드는 라울에 대한 복수심을 다시금 각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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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 앉아봐라. 지금부터 X 쩌는 이야기를 들려줄 테니...



한편 2025년의 국제 정세는 이전 세기와는 많이 달라진 상황이었다. 미국이 중동과의 신경전으로 국력을 소모하는 동안 중국과 러시아 사이가 가까워졌고, 특히 중국은 차세대 첨단 무기 제조에 필요한 전 세계 '희토류 자원'의 95%를 장악하고 있었다. 세계는 점차 로봇화, 무인화 되어가고 있는 시대였기 때문에 미국 경제계는 더 이상 중국을 무시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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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독점하다시피 한 차세대 자원



또한 미국을 대표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의 한계가 점점 더 명확히 드러나면서 라울 메넨데즈의 무정부 공산주의 이념을 가진 조직 <코르디스 디에>가 소셜 네트워크 상에서 끼치는 영향력은 상상 이상으로 커져만 갔다. 이는 결국 북한과 이란마저 폭동이 일어나게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미국을 점점 더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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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타오르는 이념 갈등



미국은 라울을 체포하는 일에 총력을 다했다. 전 세계 10억이 넘는 사람들이 '오디세우스'를 그들의 진정한 구세주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단순한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현시대의 체제를 뒤엎을 수 있을 만큼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아주 위험한 사상가로 분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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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할 수 없게 된 라울의 영향력



2025년 4월 20일. 데이비드와 하퍼, 그리고 니카라과 출신의 같은 SEAL 6 팀원 살라자르가 라울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정체불명의 시설을 급습했다. 그곳은 미얀마의 산속 깊은 은밀한 장소에 있었다. 이때 시설 보안 해제는 <심판의 날>에 잠입한 미 중앙 정보국 스파이 파리드가 도움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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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를 돕는 동료들



나노 장갑, 윙슈트, 광학 위장 슈트 등 첨단 장비로 무장한 데이비드 일행은 역시 첨단 시설인 무인 포탑, 무장 로봇 등의 방해물을 뚫고 들어가 거대한 비밀 지하 시설을 발견해냈다. 그곳은 사실 라울이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각종 무기와 장갑 등을 제조하는 공장이자 연구시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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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장비로 무장한 데이비드의 대테러 팀



일행은 그곳에서 한 과학자를 만났다. 그는 현존하는 모든 마이크로칩 기술을 구식으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셀레륨'이라는 새로운 희토류 원소를 발견해 연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과학자는 일행에게 셀레륨을 토대로 한 조그마한 장치를 건네주었다. 과학자의 설명에 따르면 그 장치는 미국의 군 시설 전체보다 강력한 처리 능력을 가졌으며, 라울이 이를 이용해 <카르마>라는 어떤 사이버 무기를 만들고 있을 것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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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정보 처리 능력을 가진 '셀레륨' 장치



과학자의 말은 더 이상 길게 이어지지 못했다. 적군의 총탄이 그의 머리에 꽂힌 것이다. 데이비드 일행은 셀레륨 장치를 가지고 서둘러 시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또 두 달이 지난 6월 12일. 데이비드 일행은 이번엔 케이맨 제도(카리브 해에 있는 영국령 제도)에 있는 인공섬 '콜로서스'에 투입되었다. 카르마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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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인공섬 휴양지 콜로서스



라울이 고용한 쿠바 출신 용병들의 방해를 뚫고 중앙 기록 컴퓨터실에 진입한 일행은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마침내 카르마의 정체를 알아냈다. 뒷목에 業(업)자 문신을 한 여성. 즉 카르마는 병기가 아니라 사람이었다. 전 타키투스 기업(무인 병기 생산 업체) 직원인 그녀는 클로에 린치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다. 


조회 결과 그녀는 현재 콜로서스의 한 댄스 클럽에 있었다. 하퍼가 그녀의 협조를 부탁하기 위해 인파를 뚫고 다가갔다. 하지만 이때 라울의 용병들이 등장해 클럽 내부의 민간인들을 학살하며 클로에 납치를 시도해왔다. 데이비드 일행은 격전 끝에 그들을 제압하고 클로에의 신변을 무사히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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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의 정체는 다름 아닌 '클로에 린치'라는 여성이었다.



클로에는 라울이 계획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일류 해커였다. 데이비드 일행에게 협조를 승낙한 그녀는 코르디스 디에의 네트워크를 해킹하여 그들이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에 동시다발적으로 테러를 감행. 2차 냉전을 가속화할 거라는 정보를 넘겨주었다. 또한 그에 앞서 라울이 예멘에서 추종자들에게 연설을 할 계획이라는 것도 알아냈다. 그날은 6월 19일 '자유의 날(노예제가 폐지된 날)'이기도 했다. 


데이비드는 이 정보가 라울의 함정이 아닐까 의심스러워했지만 상관의 명령에 따라 곧 예멘으로 출동했다.


6월 19일, 예멘.


<코르디스 디에> 내부에 잠입한 미 중앙 정보국 요원 파리드는 라울의 곁에 있었다. 그는 라울의 위치 정보를 지속적으로 알리고 마지막에 하퍼와 접선해 탈출하기로 계획 중이었다. 


곧 라울이 추종자들 앞에 섰다. 그가 '코르디스 디에(심장의 날)'을 외치자, 추종자들의 함성이 거세게 터져 나왔다. (※ 호세피나의 펜던트가 하트, 즉 심장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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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시작된 심판의 날 6월 19일.



그가 연설을 시작하려던 찰나, 뒷편에서 전투기가 나타났다. 미군의 기습이었다. 그런데 라울은 이 공격을 마치 예상이라도 한 듯이 당황하지 않고 곧바로 대공 무기를 준비해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그리고 전면전이 벌어지자 곧장 시타델로 향했다. 그곳은 파리드가 하퍼와 접선하기로 한 지점이었다.


파리드는 접선 지점으로 가기 위해 사실상 아군인 미군들을 공격해야 했다. 그렇게 힘겹게 시타델에 도달하자 먼저 와있던 라울은 파리드의 손에 묻은 미군의 피를 확인하더니 마침 나타난 하퍼의 전투기마저 대공 무기로 격추시켜버렸다. 곧 예멘 군에 의해 하퍼가 끌려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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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렬히 저항하는 하퍼



라울은 하퍼에게 코르디스 디에 내부의 첩자에 대해 물었다. 당연히 하퍼는 욕설을 퍼부으며 대답을 거부했다. 그러자 라울은 갑자기 권총을 꺼내 파리드에게 겨누었다.


"파리드."


파리드는 당황했다. 그러나 라울은 권총을 빙 돌려 파리드에게 손잡이를 향하게 했다.


"죽여라."


라울은 파리드를 시험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파리드는 머뭇거리며 권총을 손에 쥐었다. 하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쏴봐! 범생이! 네 할 일을 해! 네 역할에 충실해!"


하퍼는 임무를 위해 자신을 죽일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어차피 자신은 살 수 없으리란 판단 때문이었으리라. 파리드는 떨리는 손으로 하퍼의 관자놀이에 총구를 겨누었다.


"그래, 쏴!! 쏘라고!! 네놈은 날 쏠 배짱도 없냐?! 쏴라! 범생이!! 쏴!!!"






코르디스 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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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는 방아쇠를 당겼다. 그의 총구는 하퍼를 향하고 있지 않았다. 미리 대비하고 있던 라울은 가볍게 총알을 피하고는 리볼버로 파리드를 쏘았다.


"넌 우리를 배신했다. 파리드. 네가 섬기는 놈들은, 네 목숨 따윈 신경도 쓰지 않아."


라울은 파리드를 확인 사살했다. 같은 시각, 하퍼에게 문제가 생긴 것을 눈치챈 데이비드는 시타델로 향하고 있었다. 그는 VOTL기의 미니건을 이용해 라울의 민병대를 뚫고 하퍼를 구출해냈다. 그리고 도망친 라울을 추격해 그를 생포하는 것까지 성공했다. 


라울은 붙잡히는 순간에도 여전히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조용히 데이비드에게 속삭였다.


"고맙구나, 데이비드. 보다 새로운 세상을 찾는 데에 힘이 되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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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붙잡힌 라울



데이비드는 라울을 체포해 미군의 현 사령탑이라 부를 수 있는 항모전단 오바마 호로 데려갔다.


오바마 전단에는 무인 전투기가 가득했다. 당시 미/중/러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기 때문에 국방장관은 25년 만에 데프콘 3를 발령하고 중국과 러시아가 도발할 경우 수천 대의 미합중국 무인기들을 언제든 출격시킬 수 있도록 준비해둔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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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군의 최대 전력이자 상징인 오바마 항모전단



라울은 주황색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찬 채 오바마 호의 심문실로 향했다. 심문을 맡은 살라자르는 라울의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어가며 거칠게 심문을 시도했다. 하지만 라울은 데이비드를 불러줘야만 입을 열겠다며 버텼고, 결국 데이비드가 심문실에 불려오게 된다.


라울이 입을 열었다.


"그녀는 내 곁에서 떠나버렸어... 넌 그 기분을 아니?"


라울이 꺼낸 것은 오래된 이야기였다.


"한 미국 놈이... 보험금을 노리고 창고에 불을 질렀지. 11,000달러야. 그게 그들이 그녀의 삶에 매긴 값이야. 그녀는 내 삶의 이유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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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심문의 흔적



"너에겐 뭐가 있나, 데이비드? 무엇이 너를 이끄나? 혹시 그게 나인가?"


라울은 오래된 이야기를 통해 데이비드로부터 뭔가를 끌어내고 싶은 게 있는 것 같았다. 효과는 있었다. 안그래도 데이비드는 우즈로부터 과거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후부터 정신적 착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는 머리가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라울이 계속 말을 이었다.


"아인슈타인이 한때 자본주의의 경제적 혼란이 악의 원천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어. 너의 아버지... 그리고 그의 사람들이... 내게서 호세피나를 앗아갔어. 그래... 네 애비는 죽었지. 네 아버지는 이미 죽었다. 그리고 그의 사람들도..."


그때, 상부로부터 긴급한 연락이 들어왔다.


"문제가 생겼다. 우린 현재 오바마 호의 영공에 들어오고 있는 여객기 하나를 추적 중이다. 잠깐... 저게 뭐야? 새들인가?"


다급한 무전이었다. 그러나 라울은 마치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다는 듯이 한마디를 더했다.


"나는 야만적인 족속에게 보상과 벌을 내려줬어."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데이비드는 즉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심문실 밖으로 달려나가려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라울이 뒤에 있던 살라자르를 제압해 데이비드의 투항을 강요해온 것이다. 데이비드는 살라자르가 어떻게 그 짧은 순간에 수갑을 풀고 살라자르를 제압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그가 원하는 대로 권총을 내려놓고 뒤로 돌아섰다. 곧 데이비드는 머리에 둔탁한 통증을 느끼며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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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살라자르를 제압한 라울



잠시 후 데이비드가 정신을 차렸다. 라울은 사라져 있었다. 희한하게도 그는 주변의 병사 모두를 죽여놓곤 데이비드만 살려놓고 도주했다. 살라자르의 시체도 없었다.


데이비드는 빠르게 무기를 정비하고 함 내부를 살펴보았다. 함선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침입해온 라울의 용병들은 물론 오바마 호의 방어 시스템 전체가 해킹당해 오바마 호 내부 방어용 무기들까지 아군을 공격하고 있었다. 데이비드는 서둘러 적 병력을 물리치며 함선의 중앙 통제실로 향했다.


그 시각, 라울은 함선의 제독을 인질로 잡고 그의 호위 병력과 대치 중이었다. 제독은 병사들에게 라울을 쏘라고 외쳤지만 병사들은 그럴 수 없었다. 그들의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살라자르가 병사들을 모두 쏴 죽인 것이다. 그는 처음부터 라울의 첩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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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와 하퍼의 정보를 흘린 것도, 라울을 풀어준 것도 모두 살라자르였다.



라울은 제독을 마저 죽이고 중앙통제실 메인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자신의 오른쪽 의안을 꺼내어 부쉈다. 그 안엔 숨겨온 '셀레륨 드라이브'가 있었다. 라울이 그것을 중앙통제 장치에 삽입하자 셀레륨은 엄청난 연산속도로 오바마 호의 중앙통제 네트워크의 암호를 풀어버리고 미국의 무인 항공기과 군사위성, 미군 네트워크를 전부 장악했다.


라울은 처음부터 이 순간을 위해 카르마라는 미끼를 만들고 스스로 체포되었었다. 계획은 더할 나위 없이 성공적이었다. 이제 미국의 모든 무인 군사 시설은 라울의 통제 하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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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의 손에 넘어간 미국의 무인 병력 통제권



무인기들은 라울의 통제에 따라 일부는 중국으로, 또 일부는 미국 펜타곤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LA로 향한 무인기들이었다. 그곳엔 현재 전 세계 강대국의 정상들이 모인 G20 세계 정상 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심판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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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통제실 밖 CCTV를 통해 상황을 지켜본 데이비드는 분노한 목소리로 함선 내부 인원들에게 배신자 살라자르를 생포할 것을 명령했다. 얼마 후 데이비드는 그가 저항 없이 투항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살라자르는 자신을 보러 온 데이비드에게 태연하게 말했다.


"오늘은 힘든 날이야. 하지만 내일이 되면, 우리 모두는 승자가 되겠지."


데이비드는 살라자르의 연행을 지시한 후 라울을 뒤쫓았다. 하지만 라울은 간발의 차로 오바마 호에서 떠나가 버렸고, 그의 조종을 받는 무인기 편대까지 몰려와 오바마 호를 강습해왔다. 데이비드는 하는 수없이 퇴함 명령을 내린 후 함선을 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곧 무인기 편대의 무차별적인 폭격이 가해졌다. 이로 인해 미 해군 최대 전력이자 최고의 상징이었던 오바마 항모전단은 전멸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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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몰하는 오바마 호



데이비드는 보스워스 미국 대통령 및 정부 요인들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서둘러 LA로 향했다. 하지만 도중 매복해있던 코르디스 디에 대원들에게 격추당하고 만다. 다행히 대통령과 대통령 보호를 위해 탑승했던 데이비드는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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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와 메르켈을 반반 섞어 모델링 했다는 보스워스 대통령



그 시각 LA는 이미 미국의 무인기들에게 공습을 당하고 있었다. 게다가 중무장한 채 나타난 수백 명의 용병들 때문에 LA 경찰들도 밀리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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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상공에 출연한 무인기 편대



다행히 LA 중심가에서 시민들의 대피가 완료되고 북미 항공 방위 사령부(NORAD)에서 FA38 편대를 긴급 출격시켜 LA 방어가 시작되었다. 곧 격전이 벌어졌다. 데이비드 일행은 대통령 일행을 호위하며 LA 시내로 계속 이동했다. 도중에 적들에게 습격을 받기도 했지만 호위는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들로부터 이 사태의 주도자로 의심을 받는 중이었다.


보스워스 대통령 : 미국이 중국을 침공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이는 라울의 소행으로...

첸 총리 : 수천만 대의 미국 무인기가 우리 수도로 오고 있어요! 당신들의 무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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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머리카락 끝까지 난 중국의 첸 총리



보스워스는 이 사태를 스스로 수습하지 않으면 협조와 이해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했다. 곁에 있던 미 국방장관은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상황을 브리핑했다.


국방장관 : 대통령 각하. 라울이 어떻게 탈옥했는지 알아냈습니다. 라울은 그의 공격을 실행하기 위해 일부러 잡혀서 오바마 호에 끌려온 것입니다.

보스워스 : 트로이 목마... 오디세우스군요.

국방장관 : 그놈은 셀레륨 장치를 사용해 우리 내부 서버에 우리의 군용 위성 인프라 전체를 손상시키는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습니다. 무인기들은 여전히 라울이 조종하고 있습니다. 그놈은 전 세계의 통신 위성을 사용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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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셀레륨의 위력



보스워스 :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입니까?

국방장관 : 좋은 소식들도 있습니다. 저희는 신호의 발원지를 추적했습니다. 이곳입니다.

보스워스 : 아이티...라고요?

국방장관 : 합동특수전사령부 대원들이 지금 공중에 있습니다. 10분 안에 지상으로 강하할 것입니다.

보스워스 : 무인기들이 다른 도시에 다다르려면 얼마나 걸립니까?

국방장관 : 현재 속도와 궤도를 보면... 10분 가까이 남았습니다.

보스워스 : 맙소사, 중국은 어떻습니까?

국방장관 : 모든 연락책은 막혔습니다만, 보시다시피 베이징, 상하이, 홍콩들도 저희처럼 위험한 상황입니다.

보스워스 : 이것이... 우리의 최후인가요?

국방장관 : 대통령 각하... 신께서 우릴 도와주실 겁니다.


미국의 모든 무인기와 군사 위성 시설이 무력화된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무인기를 통제하는 전파 발신원의 위치를 파악한 것이다. 그곳은 아이티에 있는 무인 병기 제작 공장이었다. 곧 대규모 합동특수작전 사령부 병력들이 무인기들에 대한 통제권을 재확보하기 위해 아이티로 급파되었다. 하지만 시간은 고작 10분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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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통제 전파 발신지로 파악된 아이티의 무인 병기 공장



데이비드의 네이비 씰과 미 육군 레인저들은 대규모 공수 작전을 펼친 끝에 코르디스 디에 소속 용병들의 방어선을 뚫고 통제실에 도착했다. 데이비드와 팀원들은 서둘러 무인기 통제권 확보를 위해 콘솔들을 조작해보았다. 하지만 콘솔들은 모두 잠겨있는 상태였다. 어찌할 수 없는 일촉즉발의 절망적인 상황에 통제실의 모든 모니터에서 갑자기 라울의 모습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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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실을 이미 장악하고 있는 라울



병사 : 젠장, 라울 메넨데즈가 방송을 띄우고 있어요!

라울 : 부유는 죄악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대가를 치른다... LA는 물질주의의 상징이다. 그래서 파괴했다. 놈들은 내가 대통령을 죽일 것이라 생각했겠지. 대통령... 내가 마음만 먹었으면 몇 번이라도 죽였지. 하지만, 보길 원했다. 어떤 기분인지 말이야."

병사 : 잠깐 이건... 데이비드! 무인기 컨트롤이 아이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데이비드 : 뭐?


무인기 통제권은 아이티에 없었다. 결국 이조차 함정이었다. 10분이 모두 흘렀다. 수천 대의 무인기 편대가 미국과 중국의 주요 도시 상공에 진입했다. 데이비드는 절망적인 목소리로 외쳤다.


"놈이 뉴욕을 공격하려 한다!"


그런데 편대가 공습을 진행하려는 찰나,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순간에 모든 무인기들이 동시에 폭발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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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뉴욕, 홍콩, 상하이, 베이징 모든 곳에서 동시에 폭발하는 무인기

 


"뭐지...? 무인기가 자폭하고 있잖아?"


라울의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대통령. 당신의 전쟁 기계는 더 이상 없다. 당신의 군대는 무너졌다. 이제 우릴 막을 순 없어."

"왜지...? 왜 이런..."

"......코르디스 디에."


라울의 방송이 종료됐다. 동시에 아이티 무인 공장 곳곳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데이비드는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기 힘들었지만 어쨌든 서둘러 시설을 탈출했다. 그러나 그 길목에서 데이비드는 라울을 마주하게 된다.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똑바로 서서 데이비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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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과의 대면



데이비드는 망설이지 않고 달려가 라울의 왼쪽 허벅지와 오른쪽 어깨에 칼을 꽂았다. 그리고 권총을 꺼내 그의 머리에 겨누었다. 그러나 라울은 여전히 침착했다. 그가 천천히 속삭였다.


"나를 순교하게 해다오. 코르디스 디에를 위해..."


라울은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다. 그가 증오하는 자들의 무기를 무력화하고, 자신은 순교를 함으로써 자신의 추종자들에게 강력한 봉기를 촉구하는 것. 그가 죽으면 전 세계의 코르디스 디에의 추종자들은 그들의 순교자를 위해 '성전'을 일으킬 것이라 그는 믿었다.


사실 라울이 진정 꿈꾸는 것은 강대국의 지도자들을 다 죽인다거나 혹은 자신이 새로운 강자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그들에게 '강자를 위한 강대국 논리'와 '소수를 위한 자본주의 세계'가 무너지는 것을 직접 보여주는 것. 그것이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복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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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라울의 의도에 끌려다닌 셈



데이비드는 선택해야 했다. 아버지와 동료들의 원수이자 이 모든 사태의 주범인 라울을 죽일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체포해 살려둘 것인가.


데이비드는 선택했다.






※ 라울을 죽일 경우 (진 엔딩)


라울 메넨데즈가 죽자 유튜브에 동영상이 하나 업로드되었다. 그가 사망했을 때 자동으로 업로드되도록 해놓았던 영상이었다.


 

118.png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하는 라울의 영상



영상이 공개되자 비로소 세계는 혁명의 불길에 휩싸였다. 그는 불의에게 암살당한 순교자가 되어있었다. 미 정부는 그가 마약 밀매 조직 두목이라는 사실과 그의 죽음에 대한 경위를 해명했지만 그동안 수많은 거짓말을 해온 정부의 말을 믿는 자들은 많지 않았다. 곳곳에서 폭동이 일어났다. 백악관 역시 불타올랐다. 이제 혁명의 불길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 라울과 카르마(클로에)가 모두 살아있을 경우


라울이 체포되고 재판을 받게 되자 그의 정체가 세상에 드러났다. 미 국방 전력을 마비시켰던 셀레륨 어택 역시 클로에가 무력화하는데 성공했다. 클로에 린치는 세상을 구한 유명인이 되어 TV 쇼에 출연했고, 라울은 감옥에서 TV를 통해 이 모습을 지켜보며 이를 갈아야 했다. 


 

119.png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라울



급기야 클로에가 카메라 화면을 바라보며 라울을 조롱하자 화가 난 라울은 TV를 박치기로 부숴버렸다. 그리고 실성한 듯 웃음을 터뜨렸다. 이마에서 피가 흘러내렸지만 그에게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 라울은 살아있고 카르마는 죽었을 경우


미국은 라울을 수감시켰지만, 오바마 호를 통해 심어두었던 셀레륨 바이러스는 처리하지 못했다. 세계적인 봉기는 일으키지 못했지만 라울의 힘은 여전히 건재했다. 


며칠 뒤, 라울이 수감된 곳에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경보가 울리고 수감소 문이 모두 개방되는 등 곳곳이 소란스러웠다. 교도관들은 재빨리 라울의 방 안을 확인하러 들어갔지만 그들은 그곳에서 다시 나오지 못했다. 교도관들의 시체 사이에서 걸어 나온 것은 라울이었다.


 

120.png

어둠 속에서 조용히 걸어 나오는 라울



탈옥한 라울은 곧장 미군 장교복으로 위장하고 우즈가 있는 요양소로 향했다. 요양소 안내원 역시 역할을 마친 후 그 자리에서 라울의 손에 죽었다.


"거창하게도 들어오시네."


밤이 깊은 시각이었지만 우즈는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태연하게 투덜거렸다. 라울은 의자를 하나 끌어다 우즈 앞에 놓고 앉았다. 그리고 그에게 작은 물건을 하나 던져주었다. 그것은 오래된 핏자국이 묻은 펜던트였다.


"호세피나."


 

121.png

우즈의 요양소로 찾아온 라울



우즈는 그가 던져준 펜던트를 가만히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걸 기다려 왔지."


라울은 말을 아주 천천히 끊어서, 한마디 한마디 곱씹듯이 이었다.


"그녀는 화염 속에서 살아남았어. 날 위해 말이지. 난 그녀를 버리지 않았어. 네가 그녀를 빼앗아 갔지."

"그래서 뭘 배웠지?"

"뭘 배웠냐고?"


우즈는 대답을 듣지 못했다. 호세피나의 펜던트는 우즈의 목을 깊숙이 가르고 지나갔다. 라울은 우즈의 머리를 붙잡고 눈을 감기며 조용히 속삭였다. 


"코르디스 디에."


라울은 우즈의 시신 위에 펜던트를 놓고 조용히 떠났다.


 

122.png

30년에 걸쳐 마무리된 복수



그날 밤 라울은 호세피나의 묘지를 파헤치고 있었다. 언제나 침착함을 유지하던 그의 얼굴은 무덤 속에서 드러난 호세피나의 유골을 바라보며 더할 수 없을 만큼 일그러져 있었다. 라울은 준비해둔 휘발유를 자신의 몸에 부었다. 그리고 성냥을 꺼내들었다.


잠시 후, 무덤가가 밝아졌다.






hidden ending

───────────────────────


한가로운 오후, 우즈의 방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들어오지 마."


우즈가 투덜댔다. 누군지 궁금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방문은 열렸다.


"맹세하는데, 내 당장 이 휠체어를 네 엉덩이에 쑤셔박..."

"박아 넣는다고?"


우즈는 그 자리에서 굳었다. 방문자는 메이슨이었다.

 

 

123.png

죽은 줄 알았던 알렉스 메이슨



"메이슨, 내가 널 쐈는데."

"네놈이 총 쏠 줄 모른다는 게 밝혀졌지." (※ 플레이어의 사격 여부에 따라 메이슨의 생사가 달라진다.)

"지랄하네. 씨발, 30년 동안 대체 어디에 처박혀 있었던 거야?"


메이슨은 대답 대신 그날 밤의 일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날 우즈가 메이슨을 저격한 곳은 하복부였고, 정신을 차린 후엔 라울의 복수극으로부터 데이비드와 우즈를 지키기 위해 그들 앞에 나타나지 말아야 했다.


그 시각 또 한 명의 메이슨이 요양소로 들어오고 있었다. 데이비드 메이슨은 우즈의 방문 앞을 경호하는 남자에게 말했다.


"우즈를 보러 메이슨이 왔다."

"또 메이슨인가?"

"...뭐?"


데이비드는 경호원의 말 한마디에 상황이 심상찮음을 직감하고 곧바로 총을 빼들었다. 그리고 경호원에게 건물을 확보하도록 지시한 뒤 우즈의 방 안으로 진입했다. 누군가 자신을 사칭해 우즈를 노리는 게 분명했다.


"헤이~ 꼬맹이."

"......젠장, 우즈."


자신의 기우였음을 파악한 데이비드는 총을 다시 꽂아 넣고 우즈에게 안부를 물었다. 곁에 백발이 성성한 남자가 보였으나 그다지 위험해 보이지 않았으므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우즈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얼굴에 웃음기를 가득 머금고 옆 사람을 소개했다.


"누굴 소개해 주지. 알렉스, 여긴 데이브. 여긴... 네 아빠다."


데이비드의 얼굴이 다시 굳었다. 


 

125.png

30여 년 만의 부자 상봉



백발의 남자는 천천히 일어서서 아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데이비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즈는 알아서들 잘 해보라며 자리를 비켜주었다. 


"간호사! 시발! 내 담배 어딨어!"


한결같은 라울의 자상한 목소리를 뒤로하고 메이슨이 먼저 말을 꺼냈다.


"아직도 그 상처 있니?"


데이비드는 어릴 적 나무에서 떨어진 날을 떠올렸다. 그날 상처가 나긴 했지만 데이비드가 그날을 기억하는 이유는 그날이 아버지가 자신을 떠난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날, 난 네가 자랑스러웠단다."

"...전 떨어졌잖아요."

"그래...... 하지만 다시 일어섰잖아."


메이슨은 미소 지었다.




<完>


 

 

 

 

05 하단+.png






댓글 8 | 쓰기
1


BEST
1,2,3 공통점이 있다면 스토리 하난 기가막히게 잘 만든듯...특히 개인의 선택에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2편이 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습니다
Dist.roid | 223.39.***.*** | 19.04.02 00:33
BEST
블옵3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가던데 1,2는 정말 스토리 좋았음.
SPOILER MANIA | 134.180.***.*** | 19.04.02 17:44
BEST
라울 메넨데즈 콜 오브 듀티 악역 마카로프와 양대 산맥
청년인물 | 106.102.***.*** | 19.04.05 22:27
라울 스토리가 저런거였나? 라울이 우즈를 죽인거밖에 못봤는데 엔딩이 2개가 더있을줄이야
됴스 | 220.85.***.*** | 19.03.31 22:52
레이건이 지원하던 니카라과의 극우 반군(콘트라)이 날뛰던건 80년대죠. 70년대는 쿠바 와 러시아의 지원을 받은 산다니스타 좌익 반군이(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못지않게 부패한 집권세력이 되버렸지만) 소모사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 한창 싸우던 땝니다.
Rickroller | 211.178.***.*** | 19.04.01 20:36
BEST
1,2,3 공통점이 있다면 스토리 하난 기가막히게 잘 만든듯...특히 개인의 선택에따라 엔딩이 달라지는 2편이 제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습니다
Dist.roid | 223.39.***.*** | 19.04.02 00:33
Dist.roid
블옵3 캠페인이 이러나 저러나 욕먹어도 스토리랑 반전은 개인적으로 역대급 이었는데 연출의 한계때문인지 이해가 힘들고 사이버코어니 뭐니는 올히려 플레이가 복잡난해해져서 독이되버리니... 많이 아쉬운 작품.....
VOIDHUNTER | 218.156.***.*** | 19.04.03 20:59
BEST
블옵3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가던데 1,2는 정말 스토리 좋았음.
SPOILER MANIA | 134.180.***.*** | 19.04.02 17:44
블랙옵스 좀비모드 스토리 총정리도 보고싶네
찍찍T | 1.254.***.*** | 19.04.04 00:11
BEST
라울 메넨데즈 콜 오브 듀티 악역 마카로프와 양대 산맥
청년인물 | 106.102.***.*** | 19.04.05 22:27
콜옵 시리즈 스토리가 원래 좀 개연성이 부족하고 지나치지만 연출이 멋지고 캐릭터가 쩔어줬는데 이편에서 대폭발! 초 카리스마 라울 하나로 얘기 끝.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조연이 하퍼인데 옆에서 추임새 넣어주는게 재밌는데 죽는 분기 지나니까 빈자리가 확 느껴져서 안죽는 분기로다시 했음.
Berserker Suite | 223.26.***.*** | 19.04.10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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