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 메리> 의 스포일러 포함
<마션> 작가의 세 번쨰 장편 소설에는 상당히 특이한 종류의 외계인이 등장한다.
바로 외계 미생물인 아스트로파지.
굳이 따지자면 외계'인'은 아니고 일종의 외계 해조류로, 이런 미생물은 SF물에서 자주 등장하는 클리셰지만...
문제는 이 아스트로파지라는 생물이 그야말로 우주적 대재앙에 행성 파괴자란 점.
이는 아스트로파지의 생태에 기반하는데,
아스트로파지의 주식은 바로 항성이다. 이름부터가 astro+phage, 그러니까 별을 먹는 자라는 뜻.
아스트로파지는 우선, 항성의 빛을 감지해 충분히 밝은 항성에 도착한다.
그 뒤, 아스트로파지는 항성의 빛과 열을 흡수하고, 그 에너지를 100% 질량으로 변환해 축적한다.
에너지를 충분히 비축한 아스트로파지는, 항성계에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행성을 찾아내어 그쪽으로 이동한다.
아스트로파지의 이동 방식은 몸속의 중성미자를 쌍소멸시켜 질량-에너지 등가원리로 밝은 빛을 내어 추진력을 얻는 방식인데,
간단히 말해서 <아바타> 에 나오는 이 우주선하고 규모만 작지 원리가 거의 똑같다.
그렇게 이산화탄소가 풍부한 행성에 도착하면 아스트로파지는 이산화탄소를 재료로 사용해 증식하며, 증식한 후에는 다시 항성으로 되돌아가 에너지를 축적하며 순환을 시작한다.
<프로젝트 헤일메리> 에서는 바로 태양이 이 아스트로파지들에게 감염되어 버리는데, 그야말로 경악할 만한 번식력을 보여준다.
태양에 도착한 지 얼마 안 지나 태양 전체를 완전히 뒤덮어서 태양빛의 출력 자체를 감소시키고,
번식을 위해 이동하면서 지구에서 적외선으로 관측 가능한 규모의, 태양에서 금성까지 이어지는 선을 만들어낼 정도.
심지어 과학자들이 조사해 보니, 이대로 내버려 두면 지구를 비추는 태양광이 10%나 줄어들어서 인류 멸망은 확정인 상황. 아무리 좋게 봐 줘도 19년 안에 기아로 인한 사망자만 세계 인구의 절반이 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연구 끝에, 고래자리 타우 항성이 유일하게 아스트로파지 감염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어, 아스트로파지를 연료로 쓰는 우주선을 만들어 고래자리 타우로 보내는 헤일 메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