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gn에서 첫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고 그 영상에선 재미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해서 소닉 이번에도 망했다며 좌절할때가 엊그제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영상이 공개될때마다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영화 소닉 2편의 성공으로 소닉 신작 게임에 대한 관심은 더욱 더 상승하게 되었죠. 거기에 발매일을 갓오브워 라그나로크와 하루 차이로 잡는 패기까지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게임 가격이 최근 7~8만원이 기본이 되어 버린 시대에 49,800원으로 저렴하게 책정되어 게임 볼륨이 너무 작아서 싼 거 아니야? 라는 걱정을 하게 만들기도 하였죠.
기대와 실망이 발매도 전에 많이 교차되면서 드디어 게임이 발매가 되고 실제로 플레이해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시도 오픈 존, 성공인가?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소닉 프론티어의 마케팅에서 가장 많이 강조한 부분인 ‘오픈 존’입니다. 우선 오픈 월드가 아닌 오픈 존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게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오픈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것이 하니라, 거대하고 열린 공간이긴 하지만 해당 공간이 여럿 존재하고, 그 공간 하나하나가 하나의 챕터 또는 스테이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소닉 시리즈에서 스테이지의 테마를 표현하는 존이라는 말을 따와 소닉을 위한 오픈된 스테이지인 오픈 존이 탄생하였습니다.
오픈 존은 특정 오브젝트를 통해 지도를 개방하고, 개방된 지도에 표시되는 수집요소를 찾아 수집하는 유비식 오픈월드를 철저하게 따르고 있습니다. 이 때분에 기존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게임에 거부감이 있다면 다소 취향이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유비식 오픈월드와 다른 점이라면 지도에 표시되는 마커의 종류가 굉장히 적습니다. 실제로 지도를 통해 탐색하게 되는 마커의 종류는 2가지 뿐입니다. 스토리를 개방하는 가장 핵심이 되는 메모리 아이템과, 지도 개방에 필요한 미니게임이 전부입니다.
메모리 아이템은 탐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는 몬스터를 쓰러뜨리거나, 상자룰 부수거나, 숨겨진 보물성자를 개방해서 얻을 수 있기때문에, 도전과제가 목적이 아니라면 굳이 일일이 찾아다닐 필요가 없는 수준입니다.
지도개방 또한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요소의 경우엔 게임 화면상단의 나침반이나, 화면에 항상 방향과 위치가 표시되고 있어서 지도를 열지 않아도 쉽게 진행이 가능하기때문에 지도를 열지 않아도 스토리 진행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지도를 모두 개방하면 포탈을 통한 빠른 이동이 해방되기 때문에 지도 개방은 적극적으로 하게 되네요.
오픈 존은 크게 방해되는 오브젝트 없이 개방되어 있는 느낌인데, 다른 오픈월드 게임이면 넓은데 아무것도 없다며 감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소닉의 경우엔 달랐습니다. 탁 트인 시야는 주변을 탐색하기에 도움이 되며 방해되는 오브젝트가 없으니 원하는 방향으로 마음껏 달릴 수 있어 소닉의 스피드를 방해하지 않아 오히려 적절한 선택이었다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화려하고 재미있지만 깊이는 부족한 전투
오픈 존 바로 다음으로 강조된게 새롭게 도입된 전투 시스템입니다. 기존 소닉 시리즈의 전투라 하면 몸을 둥글게 말아 적에게 부딪히는게 거의 전부라 해도 될 수준으로 솔직히 전투라고 말하기도 힘든 형태였죠.
소닉 프론티어에서는 소닉이 주먹을 휘두르고 방어와 회피를 하고 여러가지 스킬을 사용하여 공격합니다. 우선 적이 타케팅이 되면 공격버튼으로 호밍어택을 가해 접근 후 공격버튼 연타로 콤보를 사용하는 것은 ps2로 나온 쉐도우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프리퀄 게임인 쉐도우 더 헤지혹을 떠오르게 합니다. 그렇게 콤보를 때리다가 콤보 도중에 다양한 커맨드로 스킬을 쓰는 손맛은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스킬의 다양함에 비해 각 스킬들의 개성이 많이 부족한 느낌입니다. 스킬의 동작과 이펙트는 화려하고 다양한데에 비해 대부분의 스킬은 강력한 일격을 날린다로 동일한 효과를 발휘합니다. 어떠한 스킬은 적을 공중에 띄운다거나, 적을 공격한 후 적의 배후로 이동한다거나, 공격하는 도중에는 적의 공격으로부터 내성이 생긴다거나 하는 등, 상황에 따른 스킬의 선택지가 다양화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킬들의 커맨드가 동작과 입력 버튼의 매칭이 어려워 원하는 스킬을 사용하기 익숙해지는 데에는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는 개발사측도 인지를 하고 있는지 스킬중에 버튼 연타만으로 스킬을 자동으로 사용해주는 오토스킬을 해금하여 사용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액션게임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화려한 액션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자동 스킬은 개방 후 게임 옵션에서 온/오프가 가능하기에 선택지도 착실히 주어져 있습니다. 순수하게 커맨드로 액션을 즐기고 싶은 유저의 배려도 착실하게 되어 있는 것이죠.
적의 바리에이션과 격파 방법이 다양합니다만 이는 다양한 스킬을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공중으로 도망간 적의 기뢰를 호밍어택으로 파괴하며 접근한다던지, 적이 만든 레일을 타고 따라가서 공격하고, 상대의 가드를 스피드로 바람을 일으켜 무너뜨린 후 공격하거나 공중에서 스톰프로 내려 찍어 격파하는 등 대부분의 공략 방법은 새롭게 추가된 다양한 스킬이 아니라 기존 소닉시리즈에서도 가능한 방법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앞에 서술한 스킬들의 개성이 부족하다는 단점과 연결 되어 적절한 스킬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공략할 수 있는 디자인이 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적의 공격을 받아쳐 반격을 하는 패리 기능도 존재합니다. 보통 패리라 하면 적의 공격에 타이밍을 맞춰 회피나 방어를 하여 수행하는, 숙련이 필요한 기술이 연상됩니다. 소닉 프론티어에서는 이 패리가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적의 공격을 방어하면 자동으로 수행되도록 되어 있습니다. 거기에 패리를 성공하면 주변의 시간이 느려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죠. 때문에 패리의 난이도는 극단적으로 낮으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큰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의 시술이 되었습니다. 좋게보면 액션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시원시원한 액션을 스트레스 없이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지만 기존 타이밍에 맞춰 사용하는 패리와 같은 손맛을 느낄 수 없다는 부분은 호불호가 많이 갈릴 수 있는 부분입니다.
최소한의 흥미를 유발해주는 스토리
최근 소닉 시리즈의 스토리 작가가 바뀌었다는 소식이 있었죠. 아니나 다를까 스토리 부분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최근 소닉 시리즈의 스토리를 생각해보면 그저 “악역이 나쁜짓을 해서 정의의 히어로 소닉이 이를 해결한다”라는 아주 단순한 구성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때문인지 빌런의 매력이 부족하고, 스토리의 깊이감도 부족하여 스토리를 보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목적 의식이 굉장히 흐릿해질 수 밖에 없었죠.
소닉 프론티어에서는 이런 단순한 스토리 구성에서 서브캐릭터의 비중을 늘리고, 빌런과 소닉의 갈등을 좀 더 깊이있게 그리면서 빌런에게도 스토리를 부여하여 빌런의 매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소닉 시리즈는 시리즈가 나올때마다 새로운 빌런이 등장해왔고 메탈소닉, 카오스, 쉐도우 더 헤지혹 등 매력 넘치는 캐릭터도 많이 탄생시켜왔죠. 매력적이고 개성적인 빌런은 주인공과의 대립을 입체감 있게 그릴 수 있어서 스토리의 몰입을 더욱 더 좋게 만들어줍니다. 새로운 스토리 작가는 그것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동안 소닉의 달리기에만 집중하는 바람에 수십년간 쌓아온 소닉 시리즈의 매력적인 서브캐릭터들이 등장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서브캐릭터들이 소닉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스토리에 개입하고 그 개성과 매력을 남김없이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스토리를 진행하기 위해 서브캐릭터를 구출하고 대화하는 것이 필수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서브캐릭터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에이미는 처음부터 소닉과 동행하였고, 너클즈는 유적 수호라는 본인의 사명과 연관지어 유적조사라는 명목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형이 거기서 왜나와...? 하는 캐릭터는 낚시 컨텐츠의 빅 더 캣 이외에는 현재까지는 없었네요. 다양한 서브캐릭터의 등장은 소닉 팬으로써 굉장히 기쁜 부분입니다.
기존 스테이지의 재탕. 짧지만 밀도가 높다.
오픈 존 외에도 카오스 에메랄드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스페이스라고 불리는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여 열쇠를 수집하게 됩니다. 사이버 스페이스는 소닉의 기억을 기반으로 재구성 된 공간이라는 설정으로 기본적으로 기존 시리즈에 등장했던 스테이지가 거의 그대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제는 다시하기 어려운 시리즈의 스테이지가 등장하면 반갑기도 하지만 최근에 했던 스테이지를 또 보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스테이지의 구성의 ‘거의’그대로일 뿐이지 특정 구간은 잘라내거나 길이의 조절을 하는 등 어느정도 리뉴얼은 한 상태입니다. 거기에 클리어타임이 1분 내외로 조절되어 짧은 분량 속에 꽉꽉 채워넣은 액기스 스테이지 같은 느낌으로 되어 있급니다. 거기에 클리어, 타임어택, 링수집, 레드링 수집 4종으로 구성된 스테이지의 도전과재는 반복플레이에 정당성을 부여해주고 있어 반복 플레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히 적었습니다.
스테이지의 구성도 스피드에 집중할 수 있는 스테이지, 플래포밍에 집중할 수 있는 스테이지, 기믹에 집중할 수 있는 스테이가 따로 구분되어 있는 듯한 디자인이라 빠르게 달리다가 갑자기 속도를 줄여 플래포밍으로 전환하거나 플래포밍을 하다가 조금 달려보려 하니 스테이지가 뚝 끊어져 있다거나 하는 기존에 지적되어 왔던 흐름을 끊는 레벨 디자인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하였다고 판단해도 무리가 없었습니다.
솔직히 그레픽은 좋지 않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에그맨이 등장하며 유적을 작동 시키는 듯한 컷씬이 나오는데, 분명 플레이어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해 비쥬얼적으로 가장 좋아야 하는 첫 컷씬에서부터 무개져있는 텍스쳐와 낮은 폴리곤으로 각지어져 보이는 모델링이 눈에 띕니다. 거기에 스토리를 진행하며 나오는 컷씬에서도 캐릭터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는 부분이 많은데, 모델링과 텍스쳐가 별로 좋지 않다것이 더욱 더 부각됩니다. 필드에 풀과 꽃이 가득하지만 이 마저도 텍스쳐의 해상도가 매우 낮아서 그다지 퀄리티가 좋다고 하기 힘들고 심지어 이 구린 꽃밭도 클로즈업 되어 나오는 컷신이 존재합니다. 적어도 컷씬에선 컷씬용으로 고퀄리티 모델링을 따로 사용했다면 어땠을까싶긴 하네요.
또 다른 문제로 팝인 이슈가 있는데, 이는 단순히 팝인 현상이 아니라 가시거리 조절 문제로 보입니다. 빠르게 달리면 로드가 늦게 되는것이 아니라 천천히 움직일때도 어느정도 다가가면 나타나고 살짝 멀어지면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오픈필드 자체의 가시거리는 굉장히 멀면서 특정 오브젝트에 대한 가시거리만 유독 짧아서 마치 팝인 처럼 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이런 팝인같은 가시거리의 문제는 수집요소를 모을때 그 단점이 크게 부각되는되요. 특정 아이템을 수집하려 네비게이션에 표시를 해놓고 그 장소에 도착하면 정작 그 아이템이 안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 경우엔 아이템이 너무 높이 떠있어 가시거리가 닿지 않아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이템은 보이는데 아이템까지 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자주 존재해 아이템 수집을 할때 해당 아이템을 얻기 위한 루트 탐색에 어려움을 자주 겪게 됩니다. 이 부분은 패치를 통해 수정되기를 바랄 수 밖에 없네요.
총평. 소닉 프론티어는 소닉 콘솔게임 시리즈 부활의 청신호
소닉 게임들은 지금까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괴상한 레벨디자인과 부실한 볼륨. 있으나 마나한 스토리.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 등 많은 단점들이 시리즈 내내 해결되지 못했죠. 소닉 프론티어는 새로운 시도를 함과 동시에 고질적인 단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그 노력이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소닉 언리쉬드에서도 새로운 시도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새로운 소닉 게임의 시작을 알렸는데, 그 뒤로는 소닉 제네레이션을 제외하고는 오히려 게임이 퇴화하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새로운 시도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 게임은 49,800원의 가치를 충분히 하고, 그 이상일 수 있습니다. 게임이 전체적으로 초보자 친화적이고 소닉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도 하기 쉽도록 배려하거 있습니다. 기존 소닉 팬들에겐 최근 아쉬웠던 시리즈의 부활을 느낄 수 있고, 새로운 입문자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좋은 게임입니다.
사실 소닉 언리쉬드 방식은 제너레이션에서 끝났어야 했음. 부스트를 기반으로 한 일자형 질주 플레이는 06의 잿더미에 빠져있던 소닉 시리즈를 구할 수는 있었어도 장기적으로 시리즈를 갉아먹는 일종의 극약 처방이었어요. 그 플레이 방식이 허용되는 게 제너레이션까지라고 생각하고... 그걸 억지로 계속 끌고 오니 포시즈에서 파멸적인 결과가 나왔죠.
청신호!
이대로 발전해서 시리즈화 하면 좋겠네요 진짜 생각지도 못하게 재밌게 플레이 중 입니다 ㅠㅠ ost도 보스전이 역대 급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