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설이고 자시고, 누설하고싶어도 그럴만한 내용이 없습니다ㅋㅋ ;
3D 아틀리에는 토토리만 해봤는데, 엄청난 망작이어서 크게 실망했었습니다.
그 후유증의 여파로 아틀리에 시리즈는 손도 안대고 있다가, 최신작 소피가 괜츈하다는 소문이 있어서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1. 연금술 (아이템 조합)
네, 이 게임은 연금술 게임입니다. 연금술 파트는 플레이해본 역대 시리즈 중 가장 재밌었습니다.
퍼즐에 가까운 시스템이라 조합과정에서 상당히 고민을 하게 만들어주는데, 이 과정이 매우 흥미진진했습니다.
특성치가 1~2 모자라서 효과가 발동되지 않는 경우가 의외로 자주 발생해서 머리쥐어뜯으면서 고민하게 만들더군요ㅋㅋ
조합에 이르기까지의 수단이 무궁무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하면서 짜맞출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시행착오,시도를 거듭하면서 점차 익숙해져가는 과정이 자신이 진짜 연금술에 숙달되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후반에 이르러, 특성인계를 카테고리별로 옮겨타면서 자유자재로 원하는 특성을 붙이거나, 품질을 최대한 올려서 결과물을 완성했을 때의 기쁨은 엄청납니다.
(특성인계는 포켓몬이나 페르소나에서 스킬인계하는 거랑 비슷한 느낌)
연금술의 편의를 위한 '도감' 시스템이 매우 편리하게 진화해서 유용하게 썼습니다.
보유중인 전체재료 중에서 원하는 특성이 붙은 재료를 찾을 수 있는 기능이 있었더라면 좀더 편했을텐데 아쉽습니다.
2. 전투
별로 재미없습니다 ... 시스템을 알기 어렵고요.
사실상, 이게임 전투는 전략이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아이템이 허접하면 뭔짓을 해도 절대 못깨고, 아이템만 갖추면 뭘해도 안 집니다.
전략이래봤자 초중반엔 아틀리에 시리즈 전통의 폭탄던지기, 후반엔 짱짱쎈 장비빨로 평타(평타가 스킬보다 더 쎔) 연타가 전부입니다.
이 게임에서 전투의 의의는, 흥미진진한 연금술로 어렵게 완성한 강려크한 아이템의 성능을 직접 확인해보기 위한 수단이라는 겁니다.
3. 캐릭터
개인적으로 매력을 느낀 캐릭이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게 슬픕니다.
모든 캐릭터의 설정이 얄팍하고 뻔한데다, 관련 에피소드나 이벤트들이 단조롭고 재미가 없습니다.
그나마 유일하게 프릿츠가 약간 삐딱한 설정(변태중년)이라 약간 낫기는 한데, 재미없는 건 마찬가지고요.
캐릭터 대사들도 하나같이 밋밋하고 영양가 없는 뻔한 소리만 해대서 소름끼칠 만큼 재미없었습니다.
4. 스토리
평범무난한 캐릭터에, 평범무난한 이야기. 반전이고 복선이고 나발이고 없습니다.
마치 한편의 동화를 읽는듯한 불면증치료제 역할을 해줍니다.
풀보이스 대사는 웬만해선 스킵 안하고 끝까지 다 들으면서 진행하는데, 도저히 못 들어주겠더군요.
대충대충 넘기면서 하는데도, 중학생이 쓴 일기장보다 수준낮은 텍스트를 읽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습니다.
캐릭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기쁘긴 커녕 짜증이 느껴질 정도로 심각합니다. 게임 몰입을 오히려 방해하는 요소에 가까움.
이렇게 재미없는 글을 쓸 수 있다니, 정말 엄청난 재주입니다.
메인스토리 진행이 시간경과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아서, 스트레스 없이 마음껏 딴짓이 가능합니다.
이부분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중반 이후쯤부터 게임흐름이 굉장히 루즈해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목표의식 없이 방황하게 된달까 ... 게임중반쯤부터 플레이의욕이 식어가는 느낌입니다. (메인스토리가 재미없다는 것도 한몫함)
" 아틀리에는 니맘대로 운영하고 1년 뒤까지 현자의돌을 가져오셈!! " 라는 식의 큰 목표설정이 있는 쪽이 더 재밌었을 것 같습니다.
5. 그래픽
캐릭터모델링은 모니카, 코르네리아가 그나마 비쥬얼이 괜찮은 편이고, 나머지 캐릭터들은 눈이 썩는듯한 감각이 옵니다.
특히 유겐 일러스트의 모델링은 퀄리티가 처참합니다. (소문에 의하면 유겐일러스트 캐릭은 외주 안주고 자사에서 만들었다고 ... )
애당초, 기술력이 딸리는 제작팀이어서 전반적으로 그래픽 수준이 낮습니다.
배경이 허접한 건 그렇다치고, 모델링조차 셰이더도 제대로 못써서 텍스쳐로 땜빵해놓은 거라던가 (스샷만 보면 괜찮은데 움직이는거 보면 위화감 작렬)
땅을 미끄러지며 달려가는 모션이라던가, 처음 조작할때부터 병맛나는 카메라웍이라던가 (절대 빤쓰를 못봐서 이러는 거 아님)
플스4 최신게임의 그래픽이라기에 너무나도 부끄러운 수준.
... 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사실 크게 신경 안쓰고 플레이했습니다. 만일 이게 액션게임이었다면 하다가 때려쳤을 듯한 그래픽.
6. 사운드
BGM 교체 가능한 부분은 좋았습니다.
거의 모든 시리즈가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음악인 '공방'에서의 음악이 괜찮은 편인데, 이걸 과거시리즈 음악으로 교체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인 부분.
돌메이크에서 '돌메이크의 노래'(곡명)가 보컬로 깔리는 부분에선 무심코 뿜었습니다. 가사도 은근히 웃김.
< 총평 >
연금술 파트를 제외한 모든 부분의 완성도가 끔찍하게 낮습니다.
반면, 연금술 파트가 역대 시리즈 최고로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은 연금술 게임이죠! )
이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느냐 마느냐는, 연금술 시스템을 이해하고 깊이있게 파고들 수 있느냐없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결론적으로, 할만한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한테나 추천...까지는 못하겠고, 아틀리에 시리즈 팬이라면 해봐도 괜찮을 겁니다.
스토리는 괜찮아도 캐릭터까지 매력없다니 구매가 망설여지네요;;
오메가퀸텟처럼 덤핑예감이 드는군요.
케바케라고 봐요. 전 캐릭터성 아주 맘에 듬.
제가 극히 공감하는 부분을 족집게처럼 딱 집어주셔서 놀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