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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모션과 판매량, 그리고 음악성.
얼핏 닭과 달걀의 문체처럼 생각될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우선 순위가 확실합니다.
프로모션을 아무리 많이 해도 노래가 안 좋다면 음반은 팔리지 않습니다.
물론 프로모션을 아예 안 한다면 대중과의 접점이 없어 팔리지를 않겠지요. 하지만 하로프로의 프로모션이 그 정도로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우연히 발생한 하나의 사건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최근 프로모션이 없다는 비난을 받았던 고토가 프로모션을 있었던 아야야보다 많이 팔렸습니다.
판매량을 떠나서 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곡의 질일 것입니다.
이번 아야야 싱글에 대해 노래는 좋다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 생각에는 판매용으로는 부족한 노래였습니다.
중심멜로디를 벗어나면 이렇다 할 게 없고, 곡전개도 단조롭고 음악구성도 단순합니다.
거의 유일한 장점으로는 익숙한 멜로디라는 건데 곡 구성이 개성이 없는 상황에서의 익숙한 멜로디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이런 스타일의 곡은 대중들이 프로모션에 많이 노출되더라도 기억을 하기 힘듭니다.
이런 문제는 이번 아야야 싱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하로프로의 대부분의 곡들이 비슷한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곡을 만들고 프로듀싱을 하는 층쿠의 탓일까요?
층쿠의 멜로디는 늘 훌륭하지만 다작에 따른 소재 고갈은 층쿠같은 뛰어난 사람도 쉽게 넘기 힘든 벽 같습니다.
메인멜로디의 수준은 최대한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서브멜로디에서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그로 인한 곡의 단순화도 심해졌습니다.
서브멜로디의 질이 떨어지고 길이도 짧아지면서 메인멜로디만 기억이 되거나, 러닝타임중 메인멜로디 외의 부분이 기억에 남지 않으며 곡의 중간중간에 공백이 생기는 언밸런스형태가 되거나, 곡 전체에서 서브멜로디가 맡는 부분이 너무 적어서 곡 구성이 지나치게 단조로워지는 등의 문제가 생겼습니다.
게다가 멜로디 자체도 신선한 멜로디 보다는 익숙한 멜로디가 늘어났습니다.
층쿠도 그걸 벗어나기 위해서인지 곡의 스타일 자체를 바꾸는 방법으로 상황을 타개해보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오히려 바뀐 스타일이 대중과 더 멀어지게 한 듯도 합니다.
무난한 해결책이라면 층쿠에게 휴식기를 주는 건데 하로프로가 층쿠를 중심으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왔기 때문에 그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층쿠가 빠진다면 하로프로만의 중요한 개성이 사라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하로프로를 중심권에 있는 유닛과 중심에서 벗어난 유닛으로 나누어 전자는 층쿠가, 후자는 새로운 프로듀서와 작곡가를 영입해 운영했으면 합니다만 최근까지 지금의 시스템으로 성공을 한 기억을 갖고 있는 하로프로가 그 성공적인 시스템을 바꾸는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겠지요.
단편적인 해결책으로는 편곡가를 바꾸는 것이 있습니다.
멜로디는 나쁘지 않은데 곡이 단조롭게 느껴진다면 편곡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모무스의 곡들중 가장 유명한 곡들들이 유독 이제는 떠나고 없는 한 편곡가가 담당한 곡들이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말이지요.
우에토 아야의 경우 연기가 주업이고 노래는 부업인 아이돌로, 가수로서의 활동은 하로프로에 비해 적습니다. 가수로서의 역량도 하로프로의 주요 멤버들에게는 미치지 못하고, 판매량 역시 아직 하로프로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음반을 들어보면 좋다는 느낌이 듭니다. 쟈켓이 화려하고 특전이 대단하다거나 PV에 돈을 써서 좋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외적인 부분은 인지도에 비해(배우로서의 인지도이지만) 수수하다고 생각될 정도입니다.
우에티는 전업가수가 아님에도 음반의 내적인 부분에서 꽤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단순하게 얘기하자면 하로프로보다 적어도 2, 3배는 많은 악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프로듀서와 작곡가 섭외 등에도 많은 공을 들였겠습니다만 하로프로와 비교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리의 질'입니다. 곡의 수준차이 많이 난다기 보다는 귀에 들리는 소리의 질이 훨씬 뛰어납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만 가정해보자면 곡의 수준이 낮고 우에티가 노래를 못 부르더라도 우에티의 음반은 듣기가 좋다는 것입니다.
이건 단순히 프로듀서나 작곡가 등 중요한 한두명의 인물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 아닙니다. 사무소의 역량, 프로듀서와 작곡/편곡/작사가의 능력, 기타 스텝 등 전체의 밸런스의 문제입니다.
우에티의 곡중 명곡이 있을까요? 팬이라면 자신만의 명곡을 찾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명곡으로 꼽게 되는 곡은 없을 것입니다.
이런 면은 작곡의 부분에서만 그런 것은 아닐 것입니다. 가사와 편곡 그리고 프로듀싱, 연주, 가창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나누어서 봤을 때는 일류가 없지만 합쳐서 봤을 때는 일류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우에티의 음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로프로의 문제 역시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있고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해서 층쿠 한명만의 문제로 생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로프로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그런 하로프로에 문제가 생겼고 앞으로의 발전을 꾀한다면 그 방법 또한 시스템에서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하로프로를 운영하는 업프론트에이전트는 하로프로라는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였지만 그 운영에 있어서는 보수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습니다. 그 보수적인 면이 좋게 작용한 것으로는 멤버들의 은퇴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고, 나쁘게 작용한 것으로는 위기가 눈에 보일 때에도 적절한 대처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업프론트에이전트가 과거 자신들이 새로운 시스템을 받아들여 하로프로를 만들었다는 것을 기억해 낸다면 또한 스스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새로운 미래를 그려낼 수 있다면 보다 새롭고 발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하로프로에게 어울리는 발전방향일 것입니다.
우에티의 명곡은 역시 퍼즐... PR이 적었던게 흠...
층쿠 힘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