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잔티움 연대기, 존 줄리어스 노리치. 전 3권. 추천도 ★★★☆.
시기 : 콘스탄티누스 1세 ~ 콘스탄티노스 11세(306~1453)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입문자라면 가장 무난한 선택.
흥미 위주의 사건과 야사를 잘 배합해 역사서보다는 소설에 가까운 구성을 갖추었다. 입문자 입장에서 확실히 쉽고 재밌다.
다만 저자가 동로마사 전문 연구가가 아닌 대중역사가란 점이 한계 요소.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서술이 드물지 않다.
국내 도서 중 가장 유사한 책을 찾자면 <로마인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재미있게' 동로마사를 쭉 훑어보고 싶다면 좋은 선택. 그 이상의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싶다면 별로지만, 어차피 입문서잖은가.
장점 : 쉽고 흥미로운 구성
단점 : 다소 출처가 분명하고 부정확한 '카더라', 부정확하거나 편향된 서술
비잔티움 제국사 324-1453, 게오르크 오스트로고르스키. 전 1권. 추천도 ★★★★.
시기 : 콘스탄티누스 1세 ~ 콘스탄티노스 11세(324~1453)
동로마 통사의 고전.
<비잔티움 연대기>가 쉽게 풀어서 쓴 소설이라면, 이 책은 다소 교과서를 떠올리게 하는 구성이다.
번역 문제인지 문제가 다소 딱딱하지만, '교과서' 같다는 말을 풀이하면 무난하면서도 정석적인 학술을 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과서'답게 뒷면의 부록 구성이 상당히 알차다. 이것만 봐도 통사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정도.
피로한 구성을 이겨낼 근성만 있다면 기초 지식을 쌓기 위한 입문서로서 가장 균형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단점은 뭐니뭐니해도 '낡았다'는 것이다. 초판이 1940년에 출간되었으니 말 다했다. 80년 된 책이란 의미다.
최신 연구 결과가 거의 반영되지 않았음에도, 서가에 입문서 하나를 꽂아놓고 두고두고 읽고 싶다면 이 책이 제일 괜찮다.
장점 : 무난하고 정석적인 구성, 책 뒷면의 부록(세력도, 연표, 사건 타임라인)
단점 : 낡은 사관, 최신 연구가 반영되지 않음, 지루함
비잔틴 제국의 역사, 워렌 트레드골드. 전 1권. 추천도 ★★.
시기 : 디오클레티아누스 ~ 다비드 콤니노스(284~1461)
오스트로고르스키의 <비잔티움 제국사>와 더불어 고전으로 꼽히는 책이다.
현직 동로마 사학계의 원로인 트레드골드 세인트 루이스 대학교 교수의 저서.
사두정 체제를 성립한 디오클레티아누스 때부터 시작하는 독특한 구성. 보통 콘스탄티노폴리스를 세운 콘스탄티누스 1세부터 시작하는걸 생각하면 확실히 특징적이다.
고전 답게 <비잔티움 제국사>처럼 안정적이고 무난한, 다소 낡은(오스트로고르스키보단 살짝 최신이다) 사관을 담고 있지만, 그보다 치명적인 단점이 몇 있다.
첫째로, 종이책이 품절되었다. 전자책이나 중고책을 알아봐야 할 것이다.
둘째로, 번역이 망했다. 이 책의 서평을 보면 모두 번역가를 욕하고 있다.
번역만 더 좋았다면 <비잔티움 제국사> 만큼의 추천도를 부여했겠지만, 입문자 입장에서 번역 문제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 별점을 박하게 주었다.
장점 : 트라페주스 제국의 멸망까지 다루는 폭 넓은 시대, 무난하고 정석적인 구성
단점 : 종이책 품절(중고 또는 전자책으로만 구매 가능), 번역 상태
로마제국 쇠망사, 에드워드 기번. 전 6권. 추천도 ★★★.
시기 : 트라야누스 ~ 콘스탄티노스 11세(98~1453)
이 책은 정말 드물게 단독황제가 통치하던 통일로마시대부터 다룬다. 제목부터가 <로마제국> 쇠망사니 그럴 만 하다.
동로마 통사를 다룬 책은 콘스탄티누스 1세나 디오클레티아누스를 기점으로 다루는 경우가 많으니 확실히 독특한 선택이다.
그 결과 정발본 기준 6권이라는 엄청난 분량이 되었지만, 이 때문에 '로마제국'의 흐름을 읽기에는 오히려 좋은 구성이 되었다.
큰 문제가 있다면 이 책이 18세기 영국에서 집필되었다는 점이다. 당대 고증 오류와 낡은 사관이 여실히 드러날 수 밖에 없어 <고전>임에도 한계가 명확한 편.
이 책을 읽는다면 다른 입문서와 함께 읽어 사관이 편향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당신이 18세기 영국인이라면 모를까, 지금은 이거 읽는다고 로마사 마스터하는 거 아니다.
<역사서>보다는 <고전 문학>으로서 접근하여 읽는다면 괜찮을 것이다.
장점 : 로마 제국의 연속성을 이해하기에 좋은 구성, 유려한 문체
단점 : 18세기 특유의 편협하고 낡은 사관, 억측과 고증 오류, 6권이라는 긴 구성, 반 기독교적인 견해, 시오노 나나미가 이 책을 보고 <로마인 이야기>를 썼음
비잔티움: 어느 중세 제국의 경이로운 이야기, 주디스 헤린. 전 1권. 추천도 ★★★★.
시기 : 콘스탄티누스 1세 ~ 콘스탄티노스 11세(306~1453)
서문을 보면 이 책은 대중서를 집필할 의도로 쓰였다고 한다.
실제로 구성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죽 늘어놓기보다는 흥미를 자아낼 만한 큼직한 주제로 나누어 독자의 집중을 끌어내려 한 시도가 보인다.
그러나 정말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이 책을 읽은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중서'라기엔 진짜 대중 입장에선 초반에 눈이 좀 핑핑 돈다.
개인적으로는 대중서라기보다는 대학교 1학년 과정의 개론서에 가깝지 않나 싶다. 대1때 서양문명의 역사 읽을 때보다 어려웠다.
(움베르토 에코도 <바우돌리노> 쓰면서 쉽게 썼다 했지만 이거 하나도 쉽지 않았다. 석학이 생각하는 '대중'의 수준은 대체 어느 정도일까?)
공예품, 건축, 미술 등 다양한 이미지를 수록하여 동로마의 화려한 문화를 엿볼 수 있고
여성, 환관, 문화, 경제, 종교, 사회상 등 풍부한 주제를 제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에 출간된 비잔티움 입문서 중 가장 '최신' 사학을 담았다는 것이다.
그나마도 원서가 출간된 시기가 2007년이니 이미 10년도 더 된 낡은 책이지만, 트레드골드나 오스트로고르스키보다는 최신이 맞다.
장점 : 국내 도서 중에서는 가장 최신 연구를 담음, 풍부한 풀컬러 이미지, 나름 대중친화적 구성, 연구가의 애정이 묻어나는 서술
단점 : 대중서라기엔 다소 높은 진입 장벽
프로코피우스의 비잔틴제국 비사, 프로코피우스. 전 1권. 추천도 ★★.
시기 : 유스티니아누스 1세 치세(527~565)
비록 영문 중역이긴 하지만, 국내 출간된 거의 유일한 동로마사 1차 사료.
그 유명한 안나 콤니니의 <알렉시아스>도차 출간되지 않았는데 이건 나왔다. 분량이 짧고 자극적인 내용 때문이리라 짐작해본다.
유스티니아누스 치세의 '빛'을 서술한 <전쟁사>, <건축기>는 번역되지 않아 이 시대를 이해하기에는 다소 편향적인 구성이 되었다.
황제의 반대파가 본 유스티니아누스 치세를 일부 조명하기에는 여전히 좋은 당대 사료.
1차 사료라 다소 부담스러울 지도 모르지만, 어차피 나오는 이름이 몇 개 안된다. 유스티니아누스, 테오도라, 벨리사리우스 욕만 가득하니까.
위의 입문서를 어느 정도 읽어봤다면 한 번 시도해보자. 다양한 관점을 기르는 데는 도움이 된다.
장점 : 국내에선 거의 유일한 동로마사 1차 사료,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페이지 터너, '대제'의 그늘을 조명 가능
단점 : 영문 중역의 아쉬움, <전쟁사>·<건축기>의 부재, 편향성, 사전 지식의 필요성, 읽으면 나한테 니카당함
만화로 보는 술탄과 황제, 김형오/조한. 전 2권. 추천도 ★★★★☆.
시기 : 콘스탄티노폴리스 공방전(1453)
동롬빠 치고 모를 리 없는 1453년의 콘스탄티노폴리스 공방전을 소재로 한 만화.
원작은 <술탄과 황제>라는 일기 형식의 소설(이라고 하자니 좀 지루하고 역사대중서라고 하자니 좀 허구를 섞은 애매한 것)이다.
아무래도 일기 구성이다보니 1인칭 사점에서 주절거린 사족이 많은데, 만화화하는 과정에서 그걸 싹 쳐내어 알짜로 압축한 구성을 보여준다.
한국인 입장에선 아무래도 침략자로 보일 공격측 보다는 수비측에 더 감정이입이 될 수 밖에 없는데,
원작자가 터키와 좀 커넥션이 있다보니 이 점이 밸런스 요소가 되어 로마 제국과 오스만 제국 양측에게 모두 매력을 부여했다.
(굳이 어느 쪽에 더 편향되었느냐고 묻는다면 오스만 쪽 대우가 더 좋긴 하다. 분량은 로마가 더 많지만.)
중간중간 삽입된 동로마사 '썰'도 있고, 동로마사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는 동기부여로 정말 괜찮은 책.
무엇보다 만화라서 정말 쉽다. 그림체도 유려하고 간간히 귀여운 묘사도 넣어두었다. 입문자가 아니어도 읽어보지 않았다면 권장한다.
장점 : 유려한 그림체, 읽기 쉬움, 양 진영에 나름 공정한 대우, 원작보다 더 알찬 구성
단점 : 약간은 오스만 쪽에 편향된 묘사, 폭넓지 않은 시대 묘사, 자잘한 복식 고증 오류, 부녀자가 보면 좀 위험함, 원작자의 소속 정당
"추천도"는 배경 지식이 별로 없는 입문자 기준입니다. 가령 <비사>는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께는 오히려 추천도를 더 올려 잡고 싶습니다.
이 중 가장 먼저 읽을 3권을 추리자면 <비잔티움 연대기>, <만화로 보는 술탄과 황제>, <비잔티움 제국사> or <비잔티움>을 추천합니다.
<1453 콘스탄티노플 최후의 날>이나 <비잔티움 최후의 날>은 입문서라 하기에는 좀 하드하고
<비잔틴제국: 천 년의 명암>은 유스티니아누스 1세, 바실레오스 2세 정도만 짚고 넘어갈 정도로 분량이 적어 추천하지 않습니다.
비잔티움: 어느 중세 제국의 경이로운 이야기 지금까지 평들 보면 이게 그나마 나은듯
정보 감사합니다. 와드 찍고 나중에 구매해보겠읍니다.
비잔티움: 어느 중세 제국의 경이로운 이야기 지금까지 평들 보면 이게 그나마 나은듯
좀 대학교 교양 수준으로 묘하게 어려운거 빼면 그게 제일 밸런스가 좋은거 같음.
트레드골드의 비잔틴 제국의 역사의 또다른 단점은 다른 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이 빈약하다는 것도 있음. 국내 번역판 분량 자체가 비잔티움 연대기는 둘째치고 오스트로고르스키의 비잔티움제국사보다도 훨씬 얇은 수준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의 중세 4부작도 동로마를 다루고 있어서 얘도 좀 추천할만 하던디
그것도 좋은 시리즈긴 한데, '중세'라는 대분류에 하위로 들어가 묘하게 디테일이 부족한데다 너무 비싸고 두꺼워서 아직 못 사고 있음 ㅋㅋㅋㅋㅋㅋ
중세 4부작은 리디같은 곳에서 전자책으로 구매 가능함
정보 감사합니다. 와드 찍고 나중에 구매해보겠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