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6의 비잔틴 문명 테마곡은 '아카티스토스 찬가(Ἀκάθιστος Ὕμνος)'.
한국 정교회 공식 명칭은 '성모 기립 찬양'이다.
'아카티스토스'란 그리스어로 '기립'을 뜻하는 말이다.
선창자를 포함한 전원이 이 노래를 부르는 동안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붙은 명칭이다.
이 노래는 626년, 이라클리오스 치세의 콘스탄티노폴리스 공방전에서 기원했다.
당시 콘스탄티노폴리스는 페르시아인과 아바르인에게 포위되었으나
머지않아 갑작스러운 폭풍으로 적 함대가 패주한 끝에 해방되었다.
당시 로마인들은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수호성인인 성모 마리아가
도시를 수호하여 공방전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믿었고,
그에 대한 감사와 찬미로서 이 찬가가 널리 퍼지게 되었다. (다만 노래 자체는 6세기에 지어졌단 말이 있다.)
이 노래는 공방전 승전일마다 불려 당시의 고난과 승리를 환기해주었는데,
요즘 개념에 비유하자면 비공식 국가 비슷한 인식으로 사랑받았다.
<꺼무위키에도 불펌된 가사 번역>
승리로 이끄신 수호자시여,
고난으로부터 구원에 대하여,
찬미로써 당신의 도시를 당신께 돌리나이다,
오, 테오코토스(하느님의 어머니)시여,
요해견고한 당신의 권능으로
모든 위협으로부터 저를 구해주소서.
그리하여 그대에게 외치나이다.
기뻐하소서, 동정녀이시여!
이라클리오스는 말년 운이 끝장나게 안 좋았죠. 전임 황제였던 폭군 포카스가 멸망 직전까지 몰아간 제국을 일으켜세우긴 했는데, 이슬람 세력이 발흥하는 바람에 성과가 빛이 바래버렸으니까요. 게다가 정통론과 합성론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것에도 실패했죠(유스티니아누스 1세도 실패했고, 이미 두 교파 사이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격화되어서 어쩔 수 없는 사안이긴 했지만 말입니다). 게다가 늘그막에 3촌 조카딸과 결혼하는 바람에 당대인들에게서 근친상간이라고 욕을 엄청나게 얻어먹고, 후계 구도도 꼬여버렸죠. 그래서 이라클리오스가 이슬람 세력 발흥 전에 세상을 떴다면 대제 칭호도 받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간혹 있는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