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어 표기문제
중세 그리스어야 음운론이 일관되지만, 라틴어는 크게 고전 라틴어와 교회 라틴어로 나뉩니다. (...)
음운론 면에서 생각보다 간극이 큰데, CAESAR를 고전으로는 카이사르라 읽으나 교회로는 체사르라 읽는게 그 예시입니다.
사실 고전 라틴어는 키케로 때의 라틴어를 재구한 결과고, 교회 라틴어도 난립하던 속 라틴어를 현대에 들어 교통정리한 거라
어느 쪽이든 완전한 고증이라 할 수 없어 고민이네요.
그나마 교회 라틴어가 고전+속화의 절충안이라, 개인적으로 중세 로마 제국의 라틴어는 교회 라틴어로 음역하는 걸 선호하곤 있습니다.
정확한 고증을 위해선 제가 속화 라틴어 음운론을 따로 배워야할 텐데, 솔직히 골 때리네요.
2. 번역 문제
말 그대로 번역 문제입니다.
몇몇 아마추어 분들은 중국 당~명대의 관직에서 따와 번역하곤 합니다만, 아무래도 중국사 배경지식이 없는 경우에는 다소 생경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전성기 블리자드처럼 직관적인 번역에 공화정 성격을 살리는 '-관(官)'이라는 접미어를 선호합니다만,
어디까지나 저는 아마추어라 이게 합당한 선택인지 모르겠네요.
솔직히, Magister militum보다는 '군사령관'이나 '총사령관'이라는 말이 한 방에 이해가 가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고유명사 번역이 정말 골치 아픈 작업입니다. 유럽 근대사의 귀족 작위를 번역하는 것도 굉장히 힘들죠. 일본 학자들을 선두로 한 사람들이 보통 귀족 작위를 서주 시절 오등작 시스템에 빗대어 번역했는데, 문제는 단순 오등작 시스템으로는 유럽 각국의 귀족 작위를 번역할 수 없다는 거죠. 영지가 있는 귀족과 없는 귀족 간 지위 차이, 왕족에 준하는 대우를 받은 귀족층인 '슈탄데스헤어' 등등, 떠오르는 것만 해도 이 정도네요. 철학에서도 고유명사 번역 문제로 학계에서 이견이 분분합니다. 가장 유명한 게 니체의 '위버멘쉬' 개념이죠. 이전에는 '위버멘쉬'를 '초인'이라 번역했는데, '위버멘쉬' 개념을 곡해하고 왜곡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니체 전공자들은 해당 개념을 그냥 번역하지 않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최근 출판되는 니체 논문이나 서적은 '위버멘쉬'라는 용어를 그냥 씁니다. 니체의 개념 번역 문제를 참고하여 동로마 시대의 관직명을 표기하실 때 일단 고유명사를 그대로 쓰고, 번역하신 관직명을 괄호 안에 쓰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상기한 마지스테르 밀리툼의 경우, "마지스테르 밀리툼(magister militim, '군사령관' 혹은 '총사령관')" 식으로 표기할 수 있겠죠.
황제님 이렇게 지적이고 전문적인 모습 너무 어색합니다 --;;;;
북유게에선 그 분위기에 맞게 행동하는 거죠. 공자나 부처는 타인에게 말할 때 그 사람의 수준에 맞춰서 이야기했다고 하는데, 그와 비슷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곳에서 억울하게 광대취급 받는 것 뿐이지 이제 제 원래 모습입니다 ㅡㅡ;;
다른 온라인상의 동롬 덕후들과 의견 개진을 하는 것이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