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깨달아야만 했다.
자신 또한 누군가의 앞에서는 약자(弱者)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든 의지가 단 하나의 점에 모인다.
전생연기를 하면서 만났던 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메아리쳤다.
[신에게 농락당하는 무한의 굴레와 업(業)…… 그 모든 걸 벨 수 있겠소?]
나는…….
여기서 베어야만 한다.
’우우우우 -
심뢰(心雷)과 함께 검명(劍鳴)이 울린다.
모든 힘을 버린 상태에서 도리어 마음속에 검명이 울리는 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었다.
마음이란 그 형태가 없기에, 비운 만큼 다시 채워지고 있는 것이리라.
이 허약하기 짝이 없는 육체가 조각조각 부스러지더라도 이 검(劍)만큼은 내 삶을 증명할 수 있을까?
…… 이상한 일이었다.
이미 죽음과 멀어진 육체가 되어 버렸는데도 - 이런 지경에 와서야 도리어 삶을 느끼게 되어 버린 것은.
천둔(天遁)
“뇌신검명(雷神劍鳴).”
일 합(一合).
한 차례의 짧은 울림과 함께 북방상제 전욱의 팔이 잘려 나갔다.
이정도로 뽕맛 체워주는 무협 요즘에 드물다...